3년 전까지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역대 최악이라 평할 정도로 가능성이 없던 시장이었으나, PS4가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면서 다수의 한글화 신작 수 증가, 이로 인해 콘솔 유저들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매년 이 시장은 큰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는 국내 판매 20만대를 돌파하며 빠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고, 이에 국내 게임사는 시장 초기 빠른 진출로 인한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이 플랫폼으로 신작을 개발 중이다.
리듬액션 명가를 꿈꾸는 수퍼브도 콘솔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인 국내 개발사 중 하나이다. 이 회사는 디제이맥스부터 탭소닉, 슈퍼스타SM타운 등 국내 내로라하는 리듬액션 게임 개발에 참여한 멤버들이 모인 회사이고, 현재 40여 명의 인력이 스위치 리듬액션 '피아니스타'를 개발해 오는 10월 25일 출시할 계획이다.
스위치용 피아니스타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독특한 구성에서 쉬움, 보통, 어려움 난이도는 물론 4키, 6키 플레이 및 마티네(아케이드), 콩쿠르(코스), 앙상블(2인 플레이) 3개의 게임 모드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합주 모드인 앙상블 모드는 친구와 경쟁이 아닌 한 곡을 함께 클리어하는 합주 컨셉의 플레이 환경을 제공해 스위치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
더불어 수퍼브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는 지난해 모바일로 출시한 피아니스타 첫 번째 작품과 최근에 선보인 리듬액션 '유미의 세포들'이 있다.
게임샷은 스위치판 피아니스타 론칭 직전, 수퍼브 김민택 사운드 디렉터와 김영대 사업 PM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좌측부터 김영대 PM, 김민택 디렉터
- 수퍼브는 어떤 회사인가?
김영대 : 리듬액션을 좋아했던 게이머들과 게임 및 음악 업계 관계자들이 뭉쳐 지난 2106년에 설립한 회사이고, 그간 선보였던 게임들이나 현재 개발 중인 게임들도 리듬액션 장르 중심으로 개발 중이다.
- 스위치용 피아니스타를 출시하기 전에 모바일 버전을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는데, 반응은 어땠나?
김민택 : 수퍼브의 데뷔작이기 때문에 큰 성과나 흥행을 목표로 두기보단 우리가 얼마만큼 리듬액션 장르를 잘 만드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또 피아니스타는 클래식곡만 사용한다는 독특한 컨셉 때문에 해외 작곡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김영대 : 글로벌에 서비스하면서 클래식 음악으로도 시장에 승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특히 디제이맥스에 참여했을 때 선보였던 리메이크된 클래식 곡들은 당시에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런 부분에 특화된 피아니스타는 국가별 클래식 곡 마니아들이 호평을 보여줬다.
또한, iOS 버전은 PR을 하지 않아도 외국 매체에서 취재 기사를 내주거나 리뷰를 써주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 다양한 국내 개발사들이 PS4로도 신작을 개발 중인데, 스위치로 신작을 개발한 이유는?
김민택 : 플랫폼을 처음부터 고르기보단 스위치의 휴대성과 우리가 보여주려는 게임이 잘 맞아떨어져 선택하게 됐다. 스위치의 조이콘 한 쌍은 별도의 추가 패드 구입 없이 둘이서 앙상블 모드라는 협력 플레이를 손쉽게 플레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 클래식 곡은 게임 내 어떤 형태로 이뤄졌나?
김민택 : 우리 게임에 나오는 클래식 곡 전부가 피아노로 어레인지한 점이 특징이고, 내부의 오디오 아트팀 4명이 최대한 원래 악곡에 사용했던 음표 및 진행 방식에 충실하게 따르며 색다른 감각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또 수록곡은 23명 작곡가의 77곡이 있고, 패턴은 693가지로 이뤄졌다.
또한, 곡 선정 기준은 누구나 들어도 알 수 있는 알짜배기 곡들로 구성했으니, 피아니스타를 통해 클래식에 대한 매력을 제대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 오디오 아트팀의 역할 구체적인 역할은?
김민택 : 음원 제작뿐만 아니라, 게임 내 나오는 효과음 제작뿐만 아니라, 곡의 패턴 등의 기획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팀이다.
- 모바일 버전 피아니스타의 경우 글로벌에 진출했는데, 이번 콘솔 버전도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제작했나?
김영대 : e샵이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국가들은 모두 다운로드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단 한국은 아직 e샵이 없어 글로벌 랭킹 시스템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출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국어는 지원할 계획이고, 영어, 일본어 등 총 8개 언어가 마련됐다.
- 모바일 버전과 콘솔 버전의 차이는?
김영대 : 모바일 버전을 스위치로 단순 포팅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스위치 버전은 처음부터 새로 만들었다. 모바일의 터치와 조이콘의 버튼 조작감이 다르기 때문에 이 밸런스를 새롭게 구성했고, 해상도와 UI 등도 스위치에 최적화했다.
- 리듬액션하면 보통 전용 컨트롤러를 떠올린다.
김영대 : 스위치로 선보인 라보를 통해 컨트롤러를 구현해볼까 생각했는데 아직 닌텐도와 이 부분에서는 협업을 이뤄내기 힘들었고, 라보만으로는 우리 게임 특유의 조작감을 구현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전용 컨트롤러에 대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니, 게임 론칭 후 반응을 보고 준비해보겠다.
- 수록곡이 클래식만 있는데 다른 장르 곡의 추가 가능성은?
김민택 : 곡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지만, 우리 게임 자체 컨셉이 클래식 곡이고 이 곡들도 무수히 많기 때문에 당장은 타 장르 곡들의 추가 계획은 없다. 하지만 타 장르 곡도 내부에서 제작은 하고 있다.
- 콘솔 시장은 국내 게임사에게 있어서 아직도 어려운 시장인데, 이 시장을 진출한 이유는?
김민택 : 우리의 아이덴티티는 리듬액션이고, 이 장르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면 가리지 않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특히 피아니스타는 스위치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 수퍼브 리듬액션 게임의 강점은?
김영대 : 우리는 콘솔, 아케이드, 모바일에서 모두 리듬액션을 개발한 경험자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플랫폼이든 가리지 않고 리듬액션을 만들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최근 출시한 유미의 세포들은 인기 IP(지적재산권)과 리듬액션 장르를 결합해 현재 국내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스위치 피아니스타도 콘솔용 리듬액션 개발 노하우가 들어갔기 때문에 유저들도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 스위치로 출시한 타 게임의 경우 모션 센서로 리듬액션을 즐길 수 있다. 피아니스타도 그런 기능이 있나?
김민택 : 내부에서도 그 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피아노와 조이콘 모션 센서는 아직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됐기 때문에 스위치 피아니스타는 조이콘 버튼 조작만 지원한다.
- DLC 출시 계획은?
김민택: 새로운 콘텐츠는 내부에서 계속 준비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DLC 출시 계획은 없다. 단 유저들이 바란다면 발맞춰서 DLC를 준비할 것이다.
- 김민택 디렉터는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게임 업계로 온 이유는?
김민택 : 어릴 적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했고, 이후 대학교 실용음악과에 들어가 작곡에 흥미를 갖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음악 관련 회사에서 취업하다가 운 좋게 리듬액션 개발사로 넘어와 계속 일을 하게 됐다.
- 김영대 PM은 어떻게 슈퍼브에 합류하게 됐나?
김영대 : 게임 매체 기자로 활동하다가 유학 생활을 하게 됐고, 이때 한국 게임의 우수함을 해외에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운 좋게 디제이맥스 콘솔 및 아케이드 버전의 글로벌 진출을 돕게 됐고, 현재 슈퍼브에서도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 피아니스타 PS4 버전의 출시 계획은?
김민택 : 기회가 있다면 출시할 계획인데, 만약 PS4 버전 개발이 확정된다면 스위치 버전처럼 완전 새롭게 만들 것이다.
- 끝으로 한마디.
김민택 : 수퍼브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유저들이 수퍼브 오디오아트팀이 어떤 음악을 만들까라는 기대를 하도록 다양한 행보를 펼칠 것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
이동수 / ssrw@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