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ICT 관련 법안, 국내는 '내불남로'

[취재기] 대한민국 ICT 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
2021년 02월 18일 17시 57분 41초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포함하고 있는 게임법 개정안에 이어 모바일게임까지 셧다운제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ICT 분야에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18일, '대한민국 ICT 규제 대변혁을 위한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하고 국내 ICT 규제에 대해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은 먼저 경인교대 입법학센터장 심우민 교수가 '20대 국회ICT 입법활동 평가 연구결과'를 주제로 20대 국회가 발의한 국내 ICT 관련 법안에 대한 현황을 소개했다.

 

심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요 ICT 관련 법안 815건 중 73%가 규제 법안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의원발의 법안이 92%, 위원장 법안까지 합하면 97%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고 모든 법안이 통과되는 것은 아니었다. 상임위 심의에는 317일이 소요됐으며, 법안 중 44%는 심의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특히 '보여주기'식으로 쏟아져나오는 법안 발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N번방 같은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면 단시일 내에 선정적인 규제 법안이 다수 발의된다"며 "그렇다고 규제 법안이 통과되는 것도 아니다. 발의 된 법안 중 69%가 미반영된 채 폐기되는데, 이는 규제를 당연하게 여기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심 교수가 30인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대 국회에서 입법한 법 중 가장 좋은 법안으로는 공인인증서 폐지법을, 가장 나쁜 법안으로 타다금지법이 꼽혔다.

 

이어 규제개혁 당당하게의 대표활동가인 구태언 변호사는 '대한민국 ICT규제의 현주소-코로나19 뉴노멀의 관점에서'를 주제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개인이동장치 시장, 온라인 플랫폼법 등 구체적 규제 사례를 발표했다. 

 

구 변호사는 시장 스스로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정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 성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봤음에도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클라우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원격진료 등 ICT 관련 산업들이 전 세계에서 뒤처져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처럼 제대로 된 실태조사도 없이, 해외와 같은 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부처별로 규제 대상을 먼저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한다. 그러나 정부가 모든 일을 책임지려고 하는 것은 아날로그 시대일뿐더러 정부가 책임을 지지도 못한다"며 "국내에서 선전하고 있는 플랫폼들을 앞다퉈 규제하려는 정부발 입법은 최소 5년 이상 장기 과제로 전환하고, 민간의 실패로 정부개입이 불가피함이 확인된 사항에 대해서만 규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 자리에서 박용후 피와이에이치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규제와 싸워야 하고, 입법기관과 싸워야 하는 점이 안타깝다"며 "정부나 국회에서는 새로운 산업에 미리 짐작해서 규제를 만들지 말고, 믿고 놔둬 봐 달라"고 호소했다. 

 

또 한국공유경제협회의 조산구 회장은 "공유숙박이 등장한 지 10년이 됐는데, 아직도 한국에서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는 불법"이라며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지만 규제 측면에서는 내불남로 같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의 서정근 기자는 "온라인 게임 성인 결제 한도의 경우 풀리는데 14년이 걸렸다"며 "'시끄러우면 안돼, 문제 생기면 안돼' 하는 관성이 규제 혁파를 막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과 과장은 "지난 2년간 규제 샌드박스 업무를 담당했는데 사회적 갈등이 심한 경우 샌드박스 지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지정되더라도 갈등이나 이해관계자의 반대 때문에 사업이 정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날 나온 발제 내용에 공감하며 앞으로 ICT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스타트업이 사회적 갈등을 풀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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