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아이템 확률공개, 다른 게임사도 호응할까

자율규제 개정안에 영향 미칠 전망
2021년 03월 05일 18시 20분 51초

넥슨코리아가 서비스 중인 게임과 향후 출시할 게임에 적용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기존 자율 규제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강화된 조치로 게임업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5일,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메이플스토리로 촉발된 아이템 확률 논란에 직접 반성의 뜻을 전하며 이용자들의 불신을 해소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를 시작으로 다른 게임들까지 기존 유료 확률형 아이템과 유료 인챈트(강화) 확률 등을 공개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실시한다. 또 아이템 정보를 부정확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많았던 '무작위·랜덤' 표현은 넥슨 게임에서 없애고, 역시 업계 최초로 '확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넥슨의 이번 결정은 메이플스토리의 확률 논란에서 비롯됐다. 지난 2월 18일, 이 게임은 사전 테스트를 위한 운영 공지를 올리면서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을 동일한 확률로 얻을 수 있도록 오류를 수정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일었고 이용자들의 항의가 날로 커져만갔다.

트럭시위는 물론 청와대 청원이 이어지자 정치권에서도 이번 논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상헌 의원은 물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까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고 사회적 이슈로도 부각되면서 전방위적으로 논란이 커지자 결국 이용자들의 눈높이와 요구에 맞춰 확률 정보를 전부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정헌 대표는 "직원 여러분 모두 우리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에 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알고 계실 것"이라며 "모든 것이 온전히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몫이다. 이용자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넥슨과 넥슨 게임, 그리고 게임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눈높이가 달라지고 있는데 저부터가 이런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반성한다"며 "변화를 시작하겠다. 넥슨을 성장시켜준 우리 사회 눈높이에 맞추겠다. 더는 이용자 목소리에 둔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넥슨의 이번 결정은 게임업계에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달 공개 될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을 물론, 특히 확률 논란이 일었던 게임의 이용자들이 넥슨의 사례를 예로 들며 각 게임사에 요구의 목소리를 높일 전망이다.



참고로 게임 내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운영하는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산하 자율규제평가위원회는 이르면 이달 가이드라인 개선안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기존 자율규제 강령보다 강도가 높을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 이용자들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배경에서다. 고로 넥슨이 이번에 내놓은 대책이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밑거름이 된다고 판단되면 자율규제에 반영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이번 논란의 경우 무려 15년간 서비스를 해 온 게임이기 때문에 더욱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거셌다고 본다"며 "어려운 결정이었겠지만 넥슨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고 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도록 넥슨을 시작으로 다른 회사도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이런 노력이 1년 전에만 있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 지금이 바로 그런 형국이다."라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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