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온 와일드랜드...'허탈한' 마무리가 아쉽다

[리뷰] 고스트리콘: 와일드랜드 '라스트 라이츠'
2026년 08월 13일 23시 19분 09초

'유비식 오픈월드'. 한때는 양산형 게임을 비꼬는 표현으로 쓰이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적어도 평균 80점대의 재미는 확실히 보장한다'는 게이머들의 묵직한 신뢰를 뜻하기도 한다.

 

2017년 출시된 '톰 클랜시의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이하 와일드랜드)'는 이러한 유비식 오픈월드의 정수를 보여준 대표적인 수작이다. 특수부대 잠입 슈팅의 묵직한 손맛에 GTA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광활한 오픈월드를 결합했고, 그 덕분에 출시 9년 차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스팀이나 엑스박스 게임패스에서 '시간 때우기 가장 좋은 게임'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 와일드랜드가 고스트리콘 시리즈 25주년을 기념해 무료 대형 업데이트 '라스트 라이츠(Last Rites)'를 선보였다. 2019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배포된 대형 콘텐츠이자 차세대 콘솔 업그레이드 소식에, 수많은 '노마드'들의 가슴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억압적이고 어두운 분위기, 훌륭했던 초반 판짜기

 

이번 '라스트 라이츠'는 기존 와일드랜드가 보여준 가벼운 샌드박스 느낌과는 궤를 달리한다. 배경은 신앙과 희생, 폭력적인 정의를 내세우는 광신도 집단 '로스 페니텐테스'가 지배하는 볼리비아의 늪지와 밀림이다.

 

게임이 시작되면 플레이어를 둘러싼 환경은 대단히 억압적이다. 그동안 든든한 우군이 되어주었던 저항군의 지원은 완전히 사라졌고, 이용할 수 있는 탈것조차 극도로 제한된다. 오직 노마드와 팀원들의 순수한 실력만으로 교단의 비밀스러운 지도자 '라 요로나'를 추적해야 한다.

 


 

기술적인 진일보도 눈에 띈다. PS5와 Xbox Series X|S 네이티브 지원을 통해 깔끔한 4K 60FPS 환경을 제공하며, 특히 PS5의 듀얼센스 적응형 트리거와 햅틱 피드백은 총기 드라이브의 손맛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전장의 서막이 열리고 늪지대의 습한 공기 속에서 새로운 거악 '라 요로나'를 추적해 나갈 때만 해도, '역시 와일드랜드'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J.J. 에이브럼스 영화를 본 듯한 황당함


문제는 그 흥분과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발생한다.

 

거창하게 서사를 벌려놓고, 라 요로나의 숨통을 조여가며 한바탕 뜨거운 총격전을 기대하던 차에 갑자기 그녀의 정체가 밝혀지더니 뜬금없이 게임이 끝나버린다. 마치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영화처럼 떡밥과 판은 웅장하게 깔아두고는 허무하게 커튼을 내려버리는 격이다.

 

무료 업데이트라는 점을 감안하고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질맛만 남기는 극도로 짧은 분량은 깊은 허탈감을 안겨준다. 플레이하는 내내 완성도 높은 분위기와 콘셉트에 감탄했던 터라 그 아쉬움은 배가 된다.

 

"이 정도 콘셉트와 기획이라면, 차라리 볼륨을 꽉 채운 '유료 DLC'로 출시하는 게 훨씬 낫지 않았을까?"

 

속편에 맞먹는 깊이 있는 재미를 선사할 수 있었던 훌륭한 재료를 가지고, 그저 '무료 찍먹용 콘텐츠' 수준에서 황급히 마무리를 지어버린 유비소프트의 선택에 짙은 안타까움이 남는다.

 


 

<총평>


장점:

​4K 60FPS 및 듀얼센스 지원 등 훌륭한 차세대 콘솔 최적화

저항군 지원을 배제한 어둡고 억압적인 특수부대 고립 분위기 연출

 

단점:

기대감을 한순간에 꺾어버리는 허무하고 짧은 스토리 분량

거대한 서사에 비해 지나치게 조잡한 결말

 

한줄평:

잘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대고 올려놓다 갑자기 치워버린, 참으로 감질나는 25주년 선물.​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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