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뉴에이지 사이키델릭 호러, '더 챈트' : 게임샷

플레이온 프라임매터가 퍼블리싱하고 브라스토큰이 제작한 70년대 뉴에이지 컬트 분위기의 사이키델릭 호러 게임 '더 챈트'가 지난 3일 PC, PS5, Xbox Series X/S에 정식 출시됐다.

더 챈트는 호러 어드벤처 액션 게임을 표방하는 신작으로 언리얼 엔진4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게임은 영적인 기운이 흐르는 외딴 섬 속 수련원을 무대로 하는 싱글 플레이어 전용이며 플레이어는 생존을 위해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고 적과 싸워나가면서 어긋나버린 영적 의식이 거대한 공포의 차원을 일깨웠을 때 풀려난 사이키델릭한 공포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더 챈트 스토리의 시작은 1970년대 초반 사이비 단체의 의식이 벌어지던 섬을 비추며, 본편에서도 그들의 유산을 풀어내어 뒤틀린 의식을 돌이킬 수 있다.

한편 더 챈트는 한국어 자막을 공식 지원한다.

■ 사이비 의식이 진짜라면?

상당히 단촐하게 꾸며진 더 챈트의 초기 화면을 지나 게임을 시작하면 1972년 글로리 섬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장면은 괴상한 가면을 쓰고 있는 일종의 사이비 집단과 여성을 비추며 그들이 의식을 진행할수록 기괴한 현상이 시작되고, 두려움을 느낀 여성은 다른 일원들로부터 도망치다 결국 절벽 아래의 바다로 몸을 던지고 만다. 이런 인트로를 거쳐 현대로 돌아온 시점에서 주인공인 제스가 겪는 트라우마를 살짝 보여주고는 그녀의 친구 킴을 통해서 섬에서 진행되는 영적 수련을 추천받고 그곳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킴을 따라 섬으로 향한 제스가 수련원을 방문하면서 더 챈트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치 인트로의 글로리 섬에서 보여주던 사이비 집단과 비슷한 복장과 목걸이, 그러니까 프리즘을 착용하고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꾸리고 있는 모습은 이런 사이비 관련 매체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불안함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이런 게임의 특성상 뒷이야기나 스토리 관련 설정을 파악하기 위해 갈 수 있는 곳을 죄 뒤지면서 일종의 사업처럼 이곳이 이용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 내용의 타이틀에 던진 물음이다. 시키는대로 이야기를 조금만 진행시키면 이 '영적 수련원'의 구성원들은 한밤중 인트로의 사이비들처럼 일종의 의식을 치르고, 갑자기 발생한 돌발적 상황으로 인해 의식이 깨지면서 본격적으로 섬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사이비 의식이 진짜라면? 그런 상상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어떻게 보아도 사기 집단 같은 이들의 의식은 불행하게도 실제 효과가 있는 의식이었다는 시각에서 본편이 진행되며 섬 곳곳을 돌면서 확인할 수 있는 우화에서는 몬스터들의 정보를, 그리고 의식을 비롯한 각종 정보들을 입수할 수 있다.

■ 의외로 전투에 공을

호러 장르를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의외로 더 챈트의 주요 컨텐츠는 전투라고 볼 수도 있다. 뭐 처음에는 각종 공포 영화나 이야기 소재에 사용되는 세이지 풀을 엮어 무기로 대신하고 있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새로운 무기를 만들 수 있게 되고 보다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게 되어 체감 난이도가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세이지 풀을 엮은 단순한 무기부터 시작해 다양한 제작 가능 무기들은 각기 다른 속성을 지니고 있어 신성 등 속성에 취약한 적들을 상대할 때 올바른 상성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등장하는 적인 만다리치나 만다코어는 인간형이 아니고 일종의 식인꽃처럼 생긴 존재이기 때문에 거리감을 가늠하기가 조금 어려운 편이나 몇 번 전투를 치르다 보면 익숙해지는 시점이 온다. 더불어 플레이어는 프리즘 능력을 활용해 어둠을 밝히거나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적을 늦추는 등 다양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획득한 프리즘의 색에 따라서 들어갈 수 있는 장소도 추가되기 때문에 점점 다양한 능력과 다양한 장소에 진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캐릭터에게는 세 가지 능력이 존재한다. 돌발적으로 정신 공격을 받거나 어둠 속에 있을 때 깎여나가는 정신, HP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운 육체, 그리고 프리즘 능력과 정신 게이지 회복을 위해 명상을 할 때 소모되는 영혼 능력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상당히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인공을 조금 더 강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식물을 먹고 회복하는 수치가 늘어난다거나 방어력 또는 밀치기 등의 능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 정신 게이지가 전부 깎여버리면 회복할 때까지 도망가는 수밖에 없고 도구를 사용해 무기를 제작하는 것이기에 재료 관리를 잘 해주지 않으면 맨손으로 이형의 괴물들과 마주하는 상황에 닥치기도 한다.

정신이 모두 깎인 상태

■ 크리쳐물에 가까워

더 챈트는 70년대 뉴에이지 사이키델릭 호러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프리즘으로 진입할 수 있는 구역이나 특정 장소에서 보이는 환각들을 그럴듯하게 플레이어에게 보여준다. 또,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겁보라면 나름대로 호러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호러보다 크리쳐물에 가까운 게임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괴물은 그렇다 치고, 인간형 적들이 다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투적인 측면을 꽤나 신경써서 만들었기 때문에 상기한 크리쳐물의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점을 가속화하고 있다. 적으로 등장하는 괴물들이 기괴하고 징그럽게 생기기는 했지만 결국 내가 무기를 만들어서 쥐어패고 다닐 수 있는 상대라 생각하니 상대적으로 공포감이 덜어진다. 초반에는 특히 속성 수단이 적으니 맞춰서 때리지 않으면 제법 적을 때려야 쓰러뜨릴 수 있지만 이조차도 회피를 잘 섞으며 싸우면 돌발적인 정신 공격에만 주의해도 무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는 정도이며 지도나 길 찾기 가이드가 작동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순간들이 제법 있었다. 정리하면 확실히 사이키델릭한 장면이나 크리쳐들은 등장하지만 호러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약하고 의외로 전투를 열심히 만들었다고 느낄 수 있는 신작이다.

같은 색의 프리즘이 있다면 진입 가능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