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농사 시뮬레이션,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

니혼이치의 수작 탄생
2026년 08월 11일 12시 08분 13초

혹시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게임은 비주얼이 예쁘지만 비싸고 깊이가 얕다. 플레이타임도 짧다. 그런 인식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생각을 깨줄만한 신작이 있다.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다.

 

게임피아와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협력해 PS5, 닌텐도 스위치 1, 2 등에 선보인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이름처럼 고요한 일본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며 스토리라인을 즐기는 농장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다만, 마을의 규율은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임을 플레이한 기종은 PS5다. 높은 사양을 요하는 게임은 아니니 닌텐도 스위치2를 사용해 편하게 누워서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시작부터 심상찮다

 

■ 공포와 궁금증을 미끼로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를 플레이하며 스토리를 감상하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야, 이 사람들 이거 미끼 좀 쓸 줄 아는구나.

 

작중 주인공은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수수께끼의 인물을 두고 깊은 구덩이 아래로 떨어져 피가 흐를 정도의 부상을 입는다.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는 숲에서 길을 잃어 시골 마을의 주민들에게 구조되고 젊은 촌장에게 임시로 지낼만한 거처를 받게 된다.

 


이건 아동학대야...

 

그 후 처음 구조될 때는 친절하게 말을 걸었던 이들이 규율 운운하며 무시하거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친해지고 있는 주민들이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말하거나, 같이 무서운 일을 겪는 등 공포인지 뭔지 모를 것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면서도 굳이 발을 들여놓을만큼 적절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이 능숙하다. 정석적일 정도.

 

나폴리탄 괴담이라는 포맷이 유행하면서 그와 함께 유행한 '주인공이 일을 시작했더니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미심쩍은 규칙을 읽게 되는' 이른바 규칙 괴담과도 비슷한 느낌이다. 이는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는 충분히 그들만의 질서 유지를 위한 규치를 갖고 있을만 하다는 인식과도 일치한다.

 


자꾸 호기심을 살살 긁어댄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마을의 규율은 그것과 비슷한 감성이다.

 

몇 가지는 정말 그럴듯 하다. 또 몇 가지는 안전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일부 항목은 약간의 위화감을 자아내면서 이전의 규율 항목들도 덩달아 의미심장하게 들리도록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실제로 모든 이야기를 즐기고 싶다면 이 규율은 깨어져야만 한다.

 

 

 

■ 마을의 두 얼굴

 

주인공은 촌장의 호의에 따라 허름한 집을 받는다. 낮에는 집 앞에 딸린 정원에서 다양한 작물이나 꽃을 키우는 농사도 짓고, 마을 주민들과 친해지거나 사냥, 낚시 등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골 농사 시뮬레이터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계절마다 특별한 이벤트나 품평회와 같은 이벤트도 있다.

 

마을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하고, 편안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의 마을을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놀다 보면 어느새 집에 들어가야만 하는 시간이 온다.

 


집으로 빠른이동을 하게 해주는 우리 쥬니올

 

 

 

'규율 그 첫째. 밤 11시 이후엔 돌아다니지 말 것.'

 

처음에는 주인공도 이 규율을 잘 지킨다. 사실 어떻게 되나 보고 싶었는데 초반에는 강제 이벤트로 알아서 잘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밤이 될 때마다 무서운 일들이 이어지고, 급기야 기절까지 하면서 이 규율을 깨게 된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이 게임의 또 다른 컨텐츠이자 평온한 마을이 가진 정반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밤의 마을은 평화롭던 주간과 달리 온갖 요괴들이 돌아다니는 무시무시한 장소로 탈바꿈한다. 그것도, 그날 어떤 귀신이나 요괴가 출근도장을 찍을지는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지는 방식이라 처음에는 무작정 도망다니기도 한다. 무섭다면 바로 돌아가서 다시 자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밤에만 진행되는 스토리도 있고, 밤이나 비 오는 밤에만 주울 수 있는 아이템들도 있어 주인공을 더 튼튼하게 만들려면 밤 타임 플레이는 필수다.

 


끼야악

 

다행히 크게 무서운 경우는 별로 없다. 정말 겁쟁이인 내 입장에서도 실눈을 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아기자기한 공포 요소들이다. 대신 효과음과 화면 효과로 긴장감을 유발해 나도 모르게 패드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기는 했다.

 

이렇게 낮과 밤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마을,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통해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천천히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생각보다 우호적인 녀석들도 있다

 

■ 편식 장르가 아니라면 분량 빵빵한 수작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니폰이치 소프트웨어의 모든 게임이 예쁜 비주얼이지만 비싸고 깊이가 얕으며 플레이타임도 짧다는 인식을 완전히 깨줄만한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사실 가격은 풀 프라이스급이니 여전히 비싸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취향이 맞는 경우 제값을 주고 구매해도 아깝지 않은 경험을 선사한다.

 

비주얼은 여러 차례 입증했던 것처럼 예쁘다. 낮에는 고요한 시골이 아기자기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 시골의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게 해주며, 밤에는 마치 요마와리 시리즈처럼 다양한 귀신과 요괴들을 피해다니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농사와 공포, 이야기의 템포를 느긋하게 가져가며 시골 마을의 이야기는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진행된다.

 

 

 

BGM을 비롯한 사운드도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본격적인 공포 게임들과는 달리 적들도 크게 무서운 모습보단 데포르메가 한껏 들어간 형태로 등장해 시각적 공포는 약하다. 하지만 사운드를 통해 주는 압박감으로 이를 보완한다.

 

느긋한 템포에 좀이 쑤시는 게이머이거나, 아예 이런 장르를 싫어하는 게이머만 아니면 이번 고요한 시골 정원 이야기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분량 많은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 템포는 느린데 이 스토리만 보자, 이것만 키우자를 하다 보면 플레이타임이 계속 쌓여가는 시간도둑 같은 게임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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