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둘, '배그'와 '포트나이트'

흥행작의 이모저모
2018년 02월 14일 00시 53분 31초

정식 출시로부터 각각 2개월, 4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나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유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명확한 방향성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3월 24일 얼리억세스를 시작해 처음으로 일반 플레이어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고, 같은 해 7월에는 북미 지역에 PVE 모드인 포트나이트:세이브 더 월드가 얼리억세스를 개시했다. 이어 9월에는 PVP 모드이자 배틀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100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전투를 벌이는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모드가 무료로 공개됐다. 정식 서비스만으로 본다면 두 작품 모두 그리 길지 않은 서비스 기간을 갖고 있지만 얼리억세스까지 친다면 1년에서 반년 정도 서비스를 이어가는 중인 셈이다.

 

또한, 포트나이트의 동시접속자 수가 지난 4일을 기점으로 배틀그라운드보다 높은 340만 명을 돌파했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통계를 바탕으로 13일 오후 7시를 기준 약 160만 명의 수를 기록했고, 같은 날 피크 타임에는 여전히 250만 이상의 플레이어를 유치하는 등 많은 수의 플레이어를 동원하고 있는 저력을 보여줬다(최고 325만 명).

 

이쯤에서 꾸준한 흥행을 보여주고 있는 비슷하지만 다른 두 작품에 대해 조금 살펴보려 한다.

 


 

 

 

■ 배틀로얄 장르의 흥행을 이끈 '배틀그라운드'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지난해 12월 21일 스팀에 PC 1.0 버전으로 정식 출시된 배틀로얄 장르로, 100명의 플레이어와 하나의 매치에서 전투를 벌이거나 생존해서 최후의 1인, 혹은 최후의 1팀으로 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에란겔, 미라마의 두 맵 중 하나에 입장해 무작위의 일직선 항로를 주행하는 비행기에서 낙하해 각종 장비를 수집하고 전투를 벌이게 된다.

 

PC 1.0 출시가 임박한 시기를 기점으로 배틀그라운드는 꽤 큰 변화를 맞이했다. 기존 얼리억세스까지는 기존 맵인 '에란겔' 단 하나에서 일반, 초저녁, 안개, 비 등의 환경이 지정되는 형식의 매칭이었다면 안개와 비 환경이 삭제되고 일반과 초저녁 환경만이 살아남았다. 이어서 PC 1.0 출시와 함께 사막 환경의 신규 맵인 '미라마'가 등장, 지형지물을 넘는 볼팅 액션, 데스캠, 리플레이, UI/UX 등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미라마의 경우 기존 맵인 에란겔에서의 플레이 스타일과는 일변한 방식으로 호불호가 갈라지기도 했다.

 

얼리억세스 기간 내내 꾸준하게 열정적인 플레이어들의 지지를 받았고, 서두에 언급했던 것처럼 지금도 피크타임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250만 이상의 플레이어가 즐기지만 점점 많아지는 게임 핵 사용 유저들로 인해 고역을 앓고 있다. 핵 사용 유저들에 대한 대책이나 처리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며 진정을 유도했으나 뿔난 플레이어들은 심하면 이탈, 그게 아니어도 불신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오후 9시엔 200만을 돌파했다.

 

이용자 분포에서 인구 등의 문제로 중국인 플레이어가 상당히 많다는 통계도 있었고, 게임을 열심히 즐기던 사람이라면 대부분 중국 이름으로 생성된 이용자의 핵 사용을 목격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일이 많다. 지난해 10월에도 배틀아이를 통해 전월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약 32만 명의 플레이어가 밴 처리되고 대부분이 중국 유저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심지어는 개발자 브랜든 그린이 직접 핵의 99%가 중국에서 왔다고 발표하면서, 그와 동시에 모든 중국인이 핵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라며 왜 중국 이용자의 타 지역 서버 접속을 금지해야 하냐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운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탄도학 적용 이후에도 스나이퍼 라이플에 권총을 들고 대응하는 무리수가 아닌 이상 나름대로 어떤 총기를 들더라도 실력과 상황으로 전투가 풀려나가는 일이 많아 나름대로의 밸런스가 갖춰졌다고 할 수 있다. 운 작용이 그나마 덜하고 코어한 스타일의 배틀로얄 장르를 즐기려면 이후 소개할 포트나이트보다는 이쪽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한편, 브랜든 그린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핵 프로그램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실제로 최근에도 핵 대응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보이고 있으나,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하게 핵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을 하지 않으면 어렵다. 점점 떨어져가는 이용자들의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급선무인 것이 핵 이용자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보다 나은 플레이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당장 게임을 켜고 몇 판 플레이 해보면 매번 마주하게 되는 핵 이용자의 불합리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배틀그라운드와 지향점이 다른 '포트나이트'

 

2주 만에 1,000만 사용자, 72일 만에 2,000만 사용자, 100일 만에 4,000만 사용자. 굉장히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다. 먼저 소개한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에 비해 얼리억세스나 정식 출시 시기가 늦은 편이지만 포트나이트만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성장의 원동력을 확보했다. 최근에는 동시접속자 340만을 돌파하면서 기존 강자였던 배틀그라운드를 앞질렀다. 사실 포트나이트의 경우는 정식 출시나 얼리억세스 라인을 잡기가 애매한 것이, PVE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와 PVP 모드인 배틀로얄 모드가 별개로 작동하고 있다.

 

배틀로얄 모드는 그 이름에 걸맞게 100명의 플레이어가 한 매치에서 순위를 경쟁하는 모드다. 배틀그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무작위 항로에서 뛰어내려 장비를 파밍하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 기본 골자다. 팀 매칭 방식도 솔로, 듀오, 스쿼드로 동일하나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에서는 여기에 더해 스나이퍼 장비만 사용 가능한 저격전이 별도로 존재한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원 안쪽으로 이동해야만 피해를 입지 않는 방식이 기본 룰이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먼저 얼리억세스를 개시한 배틀그라운드와 굉장히 흡사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포트나이트만의 맛이 나온다. 필드에 있는 대부분의 사물을 곡괭이로 깨부숴 자원으로 환원할 수 있고, 여기서 획득한 자원으로 각종 건설을 해내 전투와 생존에 활용할 수 있는 빌딩 액션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배틀그라운드가 가방 레벨에 따라 채울 수 있는 무게량이 달라지고, 각 무기에 파츠를 수집해 붙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면 포트나이트는 한정된 슬롯만 제공되고 여기에 회복과 무기 모두가 들어간다. 또, 장비의 파츠가 아닌 각각의 장비 레어도가 있어서 레어도가 높은 장비를 습득한 쪽이 다소 유리함을 가져올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장비 슬롯의 명확한 한계로 인해 신중한 파밍 판단이 필요하다.

 

 

 

또, 사격 자체도 꽤 캐주얼한 방식이다. 게임 방식에 적응하기 전까지는 원거리의 적을 공격하거나 엄폐하는 것이 다소 서투를 수 있으나 빌딩 액션과 함께 능숙해지면 소위 빠요엔이라 불리는 학살을 자행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한편으로는 PVE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를 통해 스토리를 따라 즐기는 디펜스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여기에는 굉장히 다양한 수의 영웅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수집 가능한 장비와 그 도면이 있어 수집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물론……그를 위한 피냐타 뽑기가……. 원하는 영웅과 등급,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정말 운이 따르거나 많은 양의 과금이 필요하기 쉽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캐주얼한 플레이 스타일에 빌딩 액션과 레어도 요소 등으로 배틀그라운드와는 다른 지향점의 작품이다. 이쪽의 경우 배틀로얄은 F2P로 제공하고 있기에 접근성이 더 좋다. 향후 과제는 역시 핵 방지 또는 대처가 우선순위 상위권에 있어야 한다. 특히 이런 계열의 경쟁 게임에서 핵 사용이라는 부정이 일어나면 플레이어는 굉장히 쉽게 흥미를 잃고 스트레스를 받아 게임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을 덜어버린다.​ 이에 에픽게임즈 코리아 박성철 대표는 핵사용과 같은 불법 이용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으로 클린한 게임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같은 장르이나 서로 접근하는 바가 다르고, 또 실제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는 대전격투나 MMORPG 장르 초창기 때와 비슷한 양상인데, 과거에 빗대어 생각하면 단기적 시각에서는 양 게임 간에 경쟁구도에만 부각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선구자가 독점할 때와 달리 경쟁 게임이 나오면 각각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여 각기 다른 재미를 창출, 더 나가 해당 장르가 보다 대중적으로 커지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현재 두 게임 외에도 PC 및 모바일 플랫폼으로 관련한 신작이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는 상황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서로 시너지를 낼지, 아니면 잠깐 배틀로얄 장르가 반짝이다 끝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파워포토 / 1,087,430 [02.14-09:02]

포트 재미있는거 같습니다.....^^; 킬을 잘 못해서 늘 아쉽지만요.. 도망다니기 바쁜 1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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