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속년수 1.7년은 몇몇 직종을 제외한 게임업계 대부분의 근속년수가 아닌가 싶네요.
펄어비스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조금 난처할 것 같아요. 남의 선전용으로 희생되자니 뒷맛이 씁쓸할 수 밖에없죠.
개인적으로 좋은 게임 퀄리티 뽑아주는 회사들은 회사 상황이 나아요.
블랙기업은 따로 참 많은데 말이죠...ㅋㅋ;;; 큰거 때려야 홍보효과도 좋은거겠죠?
정의당 류호정 후보가 펄어비스를 '블랙 기업'이라고 지목한 가운데, 류호정 후보의 주장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류 후보가 과연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정의당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는 기자회견을 열고 3월 18일부터 일주일동안 구글 설문조사를 통해 펄어비스의 부당 노동행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전면에 나선 것은 류호정 후보였다.
(영상 캡처=정의당 류호정 페이스북)
류 후보는 이날 "일방적 해고, 장시간 노동, 갑질 문제 등은 IT, 게임업계에 만연한 문제였다. 이 것이 펄어비스에서도 발견된 것"이라며 "매출 증대와 일자리 창출 기여로 대통령 표장을 받았고, 대외적으로 '초과 근무를 지양하는 회사'임을 장점으로 어필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의당과 화섬노조는 펄어비스가 '블랙 기업'인 근거로 회사의 평균 근속연수가 1.7년인 것과 기간제 노동자의 비율이 26.3%라는 것을 들었다. 또 설문조사 결과 십여 명의 전·현직 직원 제보를 확보했고, 그 결과 재량근로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자들을 공짜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류 후보는 펄어비스에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한 복지 보장 및 개선책 마련을 요구하고, 고용노동부에 펄어비스에 대한 근로감독을 촉구했다. 또 IT, 게임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제도화, 재량간주근로 시간제 운영 가이드 폐지, IT 노동자들을 위한 신고센터 운영, 주 52시간 상한 위반 등 고용노동부 근로 감독 실시, IT 노동조합과 연계 및 IT업계 노동조합 설립 지원 등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반응은 '류 후보가 게임업계를 대변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먼저 정의당과 화섬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의 경우 펄어비스의 직원 뿐만 아니라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구글 설문조사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류 후보는 "온라인에선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받았으며, 오프라인으로도 몇 분의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고,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직접 만나 명함을 교환했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진위 여부를 알 수 있어 거짓 증언은 없을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펄어비스의 평균 근속연수와 기간제 노동자 비율을 들며 펄어비스를 '블랙 기업'이라고 지목한 근거 자체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1997년), 컴투스(1998년), NHN(1999년), 웹젠(2000년) 등 비교대상이 된 다른 회사들은 2000년 전후에 설립되어, 20년에 달하는데 비해 펄어비스는 설립연도가 2010년으로 약 10년 밖에 되지 않은 회사인데다 2016년부터 매년 50% 이상 고용 인력을 늘려왔기 때문에 평균 근속연수가 짧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고로 2017년 12월에는 323명이었고, 2018년 12월에는 638명이었다. 또 지난 2019년 9월에는 697명이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펄어비스의 기간제 노동자 비율이 26.3%로 높은 것 역시 CS나 로컬라이징 업무를 담당하는 자회사를 따로 두는 다른 기업과 달리 직접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컨대 엔씨소프트는 엔씨소프트서비스를, 넥슨은 넥슨네트웍스를, 넷마블은 IGS를 자회사로 두고 CS 업무를 운영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고, 다른 회사들과 단순 비교하면서 펄어비스를 '블랙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는 셈이다. 한 게임업계 전문가는 "평균 근속연수가 짧아서 '블랙 기업'이라는 주장을 뒤집어보면 평균 근속연수가 길 수록 좋은 기업이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평균 근속연수가 가장 긴 엠게임이 제일 좋은 기업인가 묻지 않을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표=펄어비스 기자회견 자료)
이에 일각에서는 류 후보가 '대리게임 논란으로 곤란하던 와중에 펄어비스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경 불거지기 시작한 류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은 삽시간에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청년층과 게임업계인들의 지탄을 받았다. 나중엔 메이저 언론사에서도 다뤄졌을 만큼 류 후보의 '대리게임' 논란은 사회적 이슈가 됐다.
게다가 15일, 정의당에서 자격논란이 벌어진 후보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 결과 류 후보를 재신임한다는 소식에 류 후보를 넘어서 정의당에 대한 실망감까지 커져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펄어비스와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탈출구'로 삼았다는 것이다.
류 후보는 같은 날, 펄어비스의 부당해고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며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당인으로서 게임업계에 건전한 노동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수도 있겠으나, 아직 국회에 입성하지도 않은 류 후보가, 특히 자신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류 후보가 총선을 앞둔 시점에 게임 업계를 직접 겨냥해 비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평이다.
게임업계 대표 노동조합인 넥슨 노조도 선을 그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노조는 민주노총과 화섬식품 노조로부터 특정 정당 지지나 이데올로기를 강요받은 바 없고 혹여나 그러한 일이 생겨도 거부할 것을 약속한다"며 "앞으로도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참고로 펄어비스는 지난 19일 이번 논란을 인사 정책과 기업 문화를 개선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사내 공지를 통해 "적절한 절차를 마련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당사자가 충분히 납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절차를 충분히 개선하지 못한 것은 모두 경영진의 불찰"이라며 "여러분의 자긍심에 상처가 되지 않도록 펄어비스의 인사 정책과 기업 문화를 빠르게 개선하겠다. 특히, 문제로 여겨지는 당일 퇴사 등의 프로세스는 당장 개선하겠다"고 전했다.
펄어비스 정경인 대표
한편, 펄어비스 내부 직원들은 이번 논란이 곤혹스럽다는 분위기다. 고용 논란으로 회사가 위축되면서 직원들에 대한 복지 혜택이나 인센티브도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펄어비스의 한 직원은 "펄어비스는 게임업계에서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회사"라며 "이번 논란으로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지면 이마저도 소극적으로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참고로 펄어비스는 임직원 및 배우자, 직계가족을 위한 의료비 지원 및 거주비 지원, 양육지원금 지원, 난임부부 시술비용 지원, 자녀의 대학 등록금 지원 등 타사에서 부러워하는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류 후보에 대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류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해고 노동자'라는 타이틀이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스포츠서울은 지난 24일 류 후보가 권고사직을 통해 퇴사했고,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2차 퇴직위로금격인 전직지원금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의당과 류 후보는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은 패키지로 받은 것이고, 전직지원금은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했다고 설명했지만, 도리어 류 후보가 주장하고 있는 '부당해고'라면 전직지원금을 받을 때까지 왜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는지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고노동자'가 아닌 '해고노동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며 "류 후보가 내놓은 IT, 게임업계 노동문제에 관한 해결 방안들도 굉장히 모호하거나 구체적인 방법이 없다. 게임업계는 물론 노동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평균 근속년수 1.7년은 몇몇 직종을 제외한 게임업계 대부분의 근속년수가 아닌가 싶네요.
펄어비스 입장에서는 이 상황이 조금 난처할 것 같아요. 남의 선전용으로 희생되자니 뒷맛이 씁쓸할 수 밖에없죠.
개인적으로 좋은 게임 퀄리티 뽑아주는 회사들은 회사 상황이 나아요.
블랙기업은 따로 참 많은데 말이죠...ㅋㅋ;;; 큰거 때려야 홍보효과도 좋은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