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어느새 한 해가 끝나가고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의 여파에 유독 희비가 엇갈렸던 한 해였다. 게임산업이 다시 급성장하기도 했지만, 계속되는 재택근무로 신작의 출시일정이 연기되고 2차,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떠들썩했을 연말도 여느때보다 조용한 분위기다.
물론, 정부의 게임법 개정안을 비롯하여 여성단체까지 나선 젠더 갈등, 에픽게임즈가 쏘아올린 앱마켓 수수료 논란, 올해도 계속 된 중국發 리스크, 어몽어스를 위시하여 주목되고 있는 인디게임의 위상, 보다 활발해진 국내 게임업계의 콘솔 시장 도전 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많은 일이 있었다.
2020년 한 해를 정리해보고자 10대 뉴스를 선정해 보았다.
1. 코로나19 전 세계 게임산업 강타
연초부터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 됨에 따라 전 세계 게임업계는 호황을 맞았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미국내 비디오 게임 매출은 전년 11억8600만달러 대비 35% 증가한 15억9700만달러(약 1조9728억원)로 집계됐으며, 1분기 중국 게임 시장 전체 매출은 732억 위안(한화 약 12조 6,043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4분기에 비해서는 25.22% 증가한 143억 4천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 세계 콘솔 게임 시장 역시 대폭 성장했다. 닌텐도는 2분기 연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배 늘어난 1천64억 엔을 기록했다. 매출도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소니는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2.6%, 영업이익이 68% 증가하면서 PS4 출시 이후 2분기 중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MS 역시 2분기 엑스박스 콘텐츠 및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65% 가량 증가했고, 하드웨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게임시장 역시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1분기에 매출 7,311억 원, 영업이익 2,414억 원, 당기순이익 1,95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4%, 영업 이익은 204%, 당기순이익은 162% 상승했으며, 전분기 대비 매출은 37%, 영업이익은 71%, 당기순이익 261% 상승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2020 1분기 실적
이처럼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게임업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꼭 웃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달라진 근무 형태로 인해 신작 출시가 지연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 된 타이틀은 셀 수도 없다.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물론, 라스트오브어스 파트2, 소드 아트 온라인 앨리시제이션리코리스, 테일즈 오브 어라이즈 등 수 많은 게임들이 출시를 연기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어둠땅'도 10월 중 출시 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를 거쳐 11월 출시됐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는 출시 일정이 올해 연말이었으나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으며, 아이온2 역시 코로나19의 여파를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백년전쟁'도 올해 12월 출시 될 예정이었지만 내년 2월로 연기됐다.
이러다보니 기존 작품의 시장 장악이 계속됐다. 지난 3월 슈퍼데이터가 발표한 전세계 게임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PC 온라인 게임부문에서는 던전앤파이터 온라인, 리그 오브 레전드, 크로스파이어가, 콘솔 부문에서는 모여봐요 동물의숲, 피파 20, MLB 더 쇼 20이, 모바일 부문에서는 아너 오브 킹스, 가든스케이프, 캔디크러시 사가가 1~3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기존작이다.
중국 GPC 역시 기존작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0년 2월 기준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위 안에 신작이 없었고,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200위 안에 든 새로운 게임은 4종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하반기 들어 상황이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신작 출시 연기는 코로나19의 여파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 될 전망이다. 특히 게임쇼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신작 게임을 대대적으로 알릴 기회가 없어진 것도 신작 출시에 영향을 줬다. 콘솔 게임사들은 보통 E3에서 신작을 공개하고, 게임스컴에서 첫 체험판을 공개한 뒤 11월~12월 홀리데이 시즌에 발매한다는 사이클이 공고했지만, 올해는 E3가 취소되고 게임스컴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되면서 출시 일정을 확정하는데 고심하고 있는 형국이다.
참고로 올해 웬만한 게임쇼는 모두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를 비롯하여 게임스컴, TGS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E3와 타이페이게임쇼, 플레이엑스포, GDC는 결국 취소됐다. 정상적으로 진행한 게임쇼는 차이나조이가 유일하나 해외 업체들이 참가를 꺼리면서 '반쪽짜리 게임쇼'가 됐다는 평을 받았다.
2. 3N, 확고한 점유율로 국내 게임 업계 장악
몇 년 전부터 계속 이어지던 양극화 문제는 올해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3N으로 일컬어지는 엔씨소프트, 넷마블, 넥슨 3사의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비중은 6월 한달만 보더라도 45% 가량을 차지한다. 엔씨소프트는 35%, 넥슨과 넷마블이 각각 5% 가량이다.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만 봐도 3N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하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출시 이후 줄곧 1,2위를 점령하고 있으며, 이어 세븐나이츠2,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연, V4,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까지 상위 TOP10 중 7개가 3N의 게임이다.
특히 '리니지' 형제는 2020년 1분기 동안 전세계 구글플레이 매출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엔씨는 1분기 '리니지' 형제들로 5531억원의 매출을 거뒀고 2분기에는 3571억원, 3분기에는 389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3분기까지 총 1조 2999억원의 매출을 두 게임으로 거둔 셈이다.
넥슨은 올해 모바일 게임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점유율을 늘렸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캐주얼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7위에 랭크되어 있는 '바람의나라: 연'은 한때 2위까지 오르면서 '리니지' 형제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작년 말 출시한 'V4'도 꾸준히 매출 TOP10에 순위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3N의 시가총액은 60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이 19조원인 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한 바 있고, 넥슨은 최근 시가총액 30조원을 넘었다. 넷마블은 10조원에 달한다. 참고로 넥슨은 지난 5월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한 이후 7개월만에 30조원을 돌파했다.
6월과 11월 기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점유율
3. 코로나19 시대, e스포츠가 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대회를 정상개최하기 힘들어지면서 잠시 흔들렸던 e스포츠가 전세계에서 새로운 스포츠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e스포츠계도 모처럼 활발해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창단 소식이 활발했다. VRLU가 e스포츠단 '브이알루 기블리(VRLU GHIBLI)'를 공식 창단한 것을 시작으로 e스포츠 프로팀 락헤드 플레이어즈가 OZ 게이밍으로 이름을 바꾸고 재창단했고,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에서 활약 중인 '엘리먼트 미스틱'의 빅픽처인터렉티브 주식회사는 리그오브레전드 팀을 창단했다.
여기에 전통적인 식품 제조업체도 힘을 더했다. 농심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임팀 ‘농심 레드포스(Red Force)’를 창단했고, 한국야쿠르트는 브리온이스포츠가 운영 중인 리그 오브 레전드 팀과 파트너십을 통해 e스포츠계에 입성을 알렸다. 롯데제과도 e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쏟고 있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월드콘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e스포츠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고 LCK 서머부터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모터스포츠를 기반으로하는 새로운 리그 '2020 CJ대한통운 e슈퍼레이스'도 출범했다. 9월 25일 첫 경기를 시작으로 개막한 'e슈퍼레이스'는 지난 12일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시즌 챔프를 탄생시키며 약 4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 지었다. CJ대한통운 e슈퍼레이스 시리즈는 모터스포츠의 경계를 확장하고, 국내에 새로운 e스포츠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진행해냈다. 특히 게임 속 레이스에서 국내 최고 실력을 인정받았던 김규민은 생애 처음 도전한 실제 레이스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현실과 e스포츠를 교차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알리기도 했다.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의 위상도 다시 한 번 높아졌다. 지난 10월 31일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리나라의 담원 게이밍이 중국 쑤닝 게이밍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것. 국내 팀의 결승 진출은 3년 만이었다.
4. 여성게이머 증가에 PC로 젠더 갈등
김자연 성우 이후 계속되어 온 '젠더 갈등'은 사회 문제로까지 번졌다. 지난 1월 명일방주가 공식카페에 게시한 축전 중 한 여성 일러스트레이터가 과거 불특정 다수 남성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드러내거나 조롱하는 트윗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되면서 해당 축전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노동탄압을 멈추라고 항의하고 나섰고, 이후 7월에는 전국여성노동조합 외 32개의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게임 업계의 여성혐오와 차별적 관행에 관련한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게임업체를 향해서는 게임 이용자의 반인권적 진단행동 옹호를 중단하고 피해자를 업계로 복귀시키라고 성토했다.
특히 나지현 전국여성노동조합 위원장은 "게임업계에서 사상검증 내지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직장·일자리·경력을 잃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더 이상 벌어지면 안 된다"며 "게임업계는 사업자이기 때문에 '돈 되는 일 때문에 했다', '돈을 못 벌까봐 잘랐다'고 했지만 사회적 책임 없이 무책임한 발언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여성단체의 비판은 다소 초점이 어긋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해당 일러스트나 작업물은 회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이를 사용 할지 말지 결정은 오로지 회사의 권한인 일이며, 넥슨이나 요스타, 그 외 모든 회사들은 해당 일러스트레이터 또는 성우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급했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작업물을 삭제한 이유 역시 '페미니즘'이 문제라기 보다는 '혐오'가 문제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명일방주'의 경우,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트윗을 본 이용자는 "특정 성별 전체를 비난하는 행위는 남녀노소 누구나 비판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정상적인 집단이라면 배제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고, '명일방주'의 개발사 역시 "우리는 어떠한 정치적 입장과 사상적 입장에도 치우치지 않고, 늘 중립의 자세로 모든 유저분들께 다가가고자 한다. 그렇기에 해당 게시글은 현재 전부 내려가 있는 상태이며, 재게시 예정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러한 젠더 갈등에 실제 매출 타격을 입은 사례도 있었다. 지난 2월 일러스트레이터 교체로 사상검증 논란이 제기됐던 '크로노아크'의 이형주 대표는 "해당 일러스트레이터의 개인 SNS로 커뮤니티내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며 "매출이 여기에 굉장히 휘둘렸다. 실제 스팀에서 환불이 굉장히 많이 들어왔고 이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정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5.정부의 게임법 개정안
지난 2월에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이 공개됐다. 먼저 '게임산업진흥에 관련 법률'은 '게임사업법'으로 법률 제명이 변경되며, 총칙, 게임문화 진흥, 게임산업 진흥, 등급분류, 게임사업, 게임 이용자 보호, 사업자에 대한 지도와 감독, 보칙, 벌칙 등 미미한 규정이 보완된다.
또한, ‘게임물’을 ‘게임’으로 변경, ‘온라인게임제공사업(PC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통합)’ 정의 신설 등 게임제공사업 관련 용어 및 정의 변경, 청소년 연령조정 등이 이뤄지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주는 표현(사행성 게임, 중독, 도박 등)이 정비된다.
더불어 '게임문화의 날' 지정과 같은 게임문화, 게임산업 진흥기반 조항이 보완되거나 강화되며, 실태조사, 지식재산권 보호, 표준화 등 기존 규정 보완 및 다양한 지원(해외 진출지원, 세제 지원, 중소게임사 지원 등)과 게임산업 협의체 구성, 게임산업진흥시설 지정, 게임산업진흥단지 조성, 한국게임진흥원 신설 근거도 마련될 계획이다.
이외로도 게임 이용자 보호 및 의무 규정이 신설되며, 자율 규제 근거 및 지원 규정 마련, 내용 수정 신고 의무완화(롤백 조항 개선),’ 타법과의 관계규정이 마련된다. 또 의제조항 신설로 사업자 행정부담 경감, 사업자 처벌 경감 근거 마련, 영업질서 유지 관련 행정규제 정비(서류, 기기, 기구 등 열람권 신설)가 정비된다.
게임업계는 당시 공개 된 개정안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유독 게임산업에 대해서만 기존 진흥법에서 사업법으로 제명을 변경한다는 것은 문체부가 게임산업을 진흥의 대상이 아닌 규제?관리의 대상으로 보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고, "게임 관련 전문가 등 의견 청취를 통해 게임산업 진흥과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그 시행 방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보다 구체적인 게임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11월에는 등급분류절차 간소화를 담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 1년 후 시행될 예정인 이 개정안은 위원회 및 등급분류기관이 구축한 온라인 업무처리시스템의 설문으로 등급분류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 등급분류에 따른 소요기간이 단축되어 게임 개발자의 부담이 경감되고, 이용자에게 새로운 게임이 빠르게 제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기준에 해당하는 내용을 포함한 게임물을 제외한 비영리목적의 게임물에 대하여 등급분류를 면제하는 근거가 마련되어 인디 게임 및 게임개발자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습작품 등이 보다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게 됐다.
6. 더욱 커진 중국發 리스크
중국발 리스크도 커져만 갔다. 국내 게임을 대상으로 하는 판호 문제는 물론 여전한 선정적 광고, 우리나라의 문화를 중국의 것이라고 우기는 동북 공정 사태, 그리고 퀄리티 높은 중국 게임이 국내 게임 시장은 물론 전세계에서 부상하면서다.
판호는 중국에서 서비스 하려면 받아야 하는 일종의 허가증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유독 한국 게임을 대상으로 판호 발급을 거절했고, 이로 인해 그 동안 출시 된 신작 게임들은 중국 시장에서 유통 될 수가 없었다. 반면 중국 게임들은 국내 시장을 활개하는 역차별 현상까지 일어나 게임업계는 한국 정부에 해결해달라 주문하기도 했고, 국회에서도 1인 시위 등을 통해 중국 정부에 항의한 바 있다.
특히 중국 게임들이 국내 시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선정적 광고다. 지난 2018년 '왕이되는자'를 시작으로 '상류사회', '아르카' 등 다수의 중국 게임들이 선정적인 광고를 내보냈고, 올해는 '왕비의 맛'이라는 게임이 여성 캐릭터에 '맛'을 부여해 여성을 성 상품화했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어났다. 결국 선정성과 허위광고라는 판단에 게임위는 플랫폼사업자에 '왕비의 맛' 광고를 차단하라는 시정권고를 내렸다.
중국 게임들의 선정적 광고
여기에 동북공정사태까지 일어났다. 11월 국내 출시한 '샤이닝니키'는 한국 론칭 직후, 한국과 중국에 한복 의상을 출시했다. 이 한복에 대해 중국 이용자들이 “한복은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했고 게임사인 페이퍼게임즈는 중국 이용자들의 편을 들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이용자들이 즉각 항의했지만, 게임사는 도리어 한국 이용자들이 중국을 비난하는 정도가 지나치다는 이유를 들면서 출시한지 보름도 안된 시점에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통보해 황당케 했다.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게임사인 미호요의 '원신'이 국내 시장을 휩쓸기도 했다. 지난 9월 28일 정식 출시 된 '원신'은 출시 후 열흘만에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 3위까지 기록하면서 국내 유수의 게임들을 위협했다. 참고로 원신은 출시 후 열흘 동안 약 9천만 달러, 한화로 약 103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모바일은 물론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활발히 서비스 중이다.
한편 지난 11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이례적으로 판호를 발급받는데 성공했지만, 아직 한국 게임 전체에 대한 문호 개방까지는 아니라는 평도 나온다. SWC에서 중국 선수가 2번 우승을 차지했고, 컴투스가 아시아퍼시픽 지역컵과는 별도로 중국대표 선발전을 개최할 정도로 중국 시장에 공들여왔다는 점 등 그 나름의 배경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7.국내 게임업체들, 콘솔시장 정조준
올해들어 국내 게임업체들은 콘솔 플랫폼에서 더욱 큰 결실을 맺고 있다. '검은사막' 콘솔 버전으로 해외 콘솔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반향을 일으킨 펄어비스는 지난 지스타 2019에서 신작 콘솔 타이틀 라인업으로 '붉은사막'과 '도깨비', '플랜8'을 발표해 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넥슨은 Xbox One으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PC와 콘솔 간에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이 게임은 원작 본연의 게임성과 향상 된 그래픽이 특징이다. 언리얼 엔진 4 기반의 4K UHD 고해상도 그래픽과 HDR 기술을 탑재, 생동감 있는 최상의 몰입감을 제공한다.
엔씨소프트는 '퓨저'를 지난 11월 10일 출시했다. '퓨저'는 엔씨웨스트가 퍼블리싱 하고, 미국의 음악리듬 게임 전문 개발사인 ‘하모닉스(Harmonix)’가 제작한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 매니악한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후 반응이 좋은 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콘서트나 음악 페스티벌이 줄줄이 취소되어 아쉬운 사람들에게 제격이라는 평이다.
넷마블은 지난 11월 5일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글로벌 닌텐도 스위치 eShop에 정식 출시했다. 세븐나이츠: 타임 원더러는 원작 세븐나이츠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스핀오프 작품이다. 상성을 공략하는 실시간 턴제 기반 전투와 화려한 스킬 애니메이션, 다양한 세븐나이츠 영웅 수집 등이 특징이다. 특히 출시 전까지 진행된 예약 판매에서 국내 닌텐도 스위치 eShop 전체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외에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신작 '크로스파이어 X'와 함께 미공개 신작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 바르셀로나'를 설립, 미공개 콘솔 신작 게임을 개발 할 계획이다.
또 라인게임즈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과 '베리드스타즈'를 개발 중이며, 한국 1세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실제 콘솔 게임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PS4와 Xbox One용 트리플A급 액션RPG ‘프로젝트: 이브’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솔로 진출하는 인디게임들
한편, 국내 인디 게임들도 콘솔 플랫폼으로 진출 중이다. 지난 3월에는 '길고양이 이야기'가, 5월에는 '정령의 기사단'이, 7월에는 스튜디오소트의 '호텔 소울즈'가 닌텐도 스위치 eShop을 통해 출시되어 호평을 받았다.
향후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팀써니트의 인디게임 '블레이드 어썰트'와 루트리스스튜디오의 '사망여각', 국내 1인 개발 스튜디오 '스튜디오 HG'가 개발 중인 신작 '메탈릭 차일드' 등이 닌텐도 스위치 및 PC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는 PS4와 PS5 플랫폼에서 기간 한정으로 독점 출시 될 예정이다.
국내 게임업체들의 콘솔 시장 도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2016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에는 58.1%, 2017년에는 42.2%, 2018년에는 41.5%, 2019년에는 31.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7천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했다. 지금까지는 콘솔 게임을 발매할 때 해외 시장만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내수 시장 역시 기대할 수 있게 되면서 콘솔 게임 제작도 점차 열기를 더 하고 있다.
(출처: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
8.다시 시작된 차세대게임기 전쟁
소니와 MS의 차세대기 콘솔이 속속 발매되면서 7년만에 차세대 게임기 전쟁이 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1월 10일 차세대 콘솔 Xbox Series X와 Xbox Series S를 글로벌 출시했다. 1TB의 NVMe SSD, 4K 기준 60fps에서 120fps에 달하는 퍼포먼스 등 기존 Xbox One 대비 8배 이상의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그야말로 최고의 스펙이다. 특히 전 세대 하위호환으로 기존 타이틀을 향상 된 그래픽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호평을 받고 있다.
MS는 기기 자체는 물론 타이틀 라인업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Xbox Game Pass 얼티밋 24개월 이용권을 저렴한 월 이용료에 구매할 수 있는 Xbox All Access 프로그램을 올 연말 한국을 포함 12개국에서 확대 개시했다. Xbox Game Pass 얼티밋은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구독형 게임 서비스로 콘솔, PC 및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장치를 위한 다양한 고품질 게임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 또 EA와의 협업을 통해 EA Play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소니의 차세대 콘솔 PS5도 11월 12일 출시를 마쳤다. PS5는 PS5와 PS5 디지털 에디션 두 종류로 출시된 PS5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진행 된 예약판매부터 열기가 뜨거웠다.
국내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에서 진행 된 사전 예약 판매는 시작 되자마자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접속에 장애를 빚었고, 이 마저도 금세 모두 품절되거나 판매가 종료됐다. PlayStation 파트너샵의 경우 접속 지연으로 20분을 미루기도 했으며, 일부 쇼핑몰의 경우 PC 버전에서는 진행이 안 되고 모바일앱에서는 되는 등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했다.
이는 해외도 마찬가지로, 특히 미국에서는 예약 판매 시작 이후 12시간 동안 판매 된 PS5의 판매량은 이전 기종인 PS4가 3개월 동안 판매한 대수를 능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수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신들은 24시간 동안 100만대가 넘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참고로 소니는 PS5의 생산 물량을 올해 초 계획한 물량보다 50% 증가한 900만대로 수치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말인 지금에도 PS5를 구매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인 수준.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판매되는 곳을 찾아보기가 어려우며, 그마저도 원래 가격의 1.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9. 에픽이 쏘아올린 구글,애플 앱마켓 수수료 논란
지난 8월, 에픽게임즈가 자사의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에 자체 결제경로를 열면서 앱마켓 수수료 분쟁이 시작됐다. 애플과 구글은 자사의 정책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시켰고, 특히 애플은 언리얼 엔진을 비롯해 에픽게임즈와 관련 된 개발자 계정을 모두 차단했다.
에픽게임즈는 바로 그날 소송을 제기했고, 동시에 '반(反) 애플' 캠페인을 진행해 지지를 호소했다. 에픽은 "애플이 부과하는 30%의 수수료는 너무 과하다. 이러한 과세가 계속 될 경우, 애플 기기에 의존하는 이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애플이 iOS 애플리케이션 마켓, iOS 인앱 결제 프로세싱 마켓에서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자행하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소를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국내에서도 알려지자 국내 스타트업들도 구글과 애플에 반기를 들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앱 마켓 사업자인 구글과 애플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이 전기통신사업법에서 금지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애플은 앱 내부 구매 기능이 있는 모든 모바일 서비스에 대해 인앱 결제를 강제하고 30%의 수수료를 떼왔고, 구글은 게임 앱에만 수수료 30%를 적용했으나 향후 다른 앱에도 수수료 30%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국정감사에서도 회자됐다.
아직 에픽과 애플의 분쟁은 끝나지 않았지만, '에픽發 수수료 분쟁'은 애플과 구글이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로 바뀌었다. 애플은 앱스토어 판매금과 인앱 결제 비용을 더해 연간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의 수익을 버는 개발자에 대한 결제 수수료를 15%로 인하하기로 했고, 구글은 내년 1월부터 적용하려 했던 신규 앱 수수료 30% 부과 방침을 한국 개발자에 한해 내년 9월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한편, 페이스북도 에픽게임즈의 편에 서기로 했다. 애플이 ‘맞춤형 광고’를 제한하는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발표한 데 대한 반발이다. 페이스북은 애플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미국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싣는 등 애플을 향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에픽게임즈에 서류와 자료들을 제공해 소송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인디게임 날개를 달다
코로나19의 효과는 인디게임에도 미쳤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모바일 게임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증가한 가운데 ‘소프트'한(단순한) 게임일수록 총 인스톨 성장률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난 것. 즉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게임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이다.
이러한 관심은 대작게임보다 가볍고 간단한 인디게임으로 향했다. 특히 지난 10월 발매 된 국산 인디게임 '영원회귀'는 스팀에서 최대동시접속자 4만명을 눈 앞에 둘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전체 게임 중 플레이어수로도 톱25 안에 들었으며, 배틀로얄 장르 중에서는 배틀그라운드와 에이펙스 레전드 다음을 차지했다. 특히 1만개가 넘는 평가 중 87%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올 한해 가장 화제가 된 게임을 꼽으라면 단연코 '어몽어스'다. 무려 2년 전, 출시 당시엔 전혀 반향이 없었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빠른 속도로 역주행 하더니 '국민게임'이 됐다.
'어몽어스'는 마피아 게임을 모티브로 한다. 일반인 사이에 숨은 마피아, 게임내 명칭으로는 '임포스터'를 색출해내야하는 게임으로, 진행 도중 게임을 멈추고 이용자들끼리 채팅으로 회의를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는 특징이랄만한 것이 없다. 그래픽도 굉장히 단순하다.
그러나 그러한 단순함 뒤에 숨은 긴장감으로 국내외 게임 스트리머들에 의해 콘텐츠로 발굴되면서 급속도로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하다가 올해 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PC방도 갈 수 없고 외출도 자제하게 된 상황, 함께 놀 수 없는 상황에 함께 노는 재미를 어몽어스에서 찾은 것이다.
이러한 인기는 각종 순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국내 구글플레이 및 애플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미국과 독일,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 서구권 국가들의 구글플레이 및 애플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휩쓸고 있다. 모바일과 달리 5500원을 결제해야 플레이 할 수 있는 스팀에서도 인기 10위 내 들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