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RPG의 재미 살린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

투박한데 손이 가
2022년 05월 06일 17시 57분 32초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가 퍼블리싱하고 카도카와 게임즈가 개발한 던전 RPG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가 지난 4월 26일 PC 스팀에 정식 출시됐다.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는 2013년 일본에 발매된 이래로 호평을 받았던 인기 던전 RPG로, 당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장점들은 유지하고 그래픽을 강화, 다양한 신요소를 추가해 한층 더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엑스트라 에디션이다. 지난해 12월에는 PS4와 닌텐도 스위치판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 패키지 제품이 출시되기도 했으며 플레이어는 고속 전투 기능과 리트라이 기능, 오토 파일럿 기능 강화 등의 다양한 신 요소를 만나볼 수 있었다. 여기에 회차 플레이 요소가 해방되어 기존 플레이어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특색이었다.

 

첫 출시 후 많은 시간이 지나 이식된 던전 RPG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의 스팀 버전은 현재 58,800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 데몬 게이저

 

게임은 별의 아이에게 인도되어 새로운 운명의 톱니바퀴가 움직인다며 시작된다. 플레이어는 처음 자신의 캐릭터 성별이나 외형, 음성 등을 결정한 뒤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의 무대가 되는 미스리드 지방의 어느 감옥같은 장소에서 깨어나게 된다. 자신의 몸에 깃든 마를 지배하는 눈동자 데몬 게이즈를 인정받아 현상금 사냥꾼이 된 플레이어는 미스리드의 미궁들을 지배하는 데몬과 끊임없이 대결하고 그들을 지배 하에 두는 데몬 게이저가 된다. 작중의 던전은 지상과 지하, 수중 등 다양한 특징의 미궁으로 등장하며 플레이어는 이런 곳들을 직접 탐험하면서 한 사람 몫의 현상금 사냥꾼이 되어야만 한다.

 

현상금 사냥꾼들의 여관이자 술집인 용희정에 의해 구조된 플레이어는 층 하나를 통째로 빌릴 수 있게 되며 용희정의 개성적인 주민과 업자들과의 관계, 동료들과의 관계 등을 쌓아나갈 수 있다. 미스리드 지방에서 많지 않은 안전지대 용희정은 미궁을 탐사해 막강한 힘을 지닌 데몬들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거점이자 돌아올 집의 역할을 한다. 매번 미궁을 탐색하고 돌아올 때마다 방세를 내야한다는 점은 플레이어가 탐사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하기도.

 

선배 현상금 사냥꾼인 란슬로나의 도움을 받아 현상금 사냥꾼의 규칙이나 미궁 탐험에 대한 것, 그리고 용희정에서의 생활에 대해 배운 플레이어는 비로소 한 사람 몫의 현상금 사냥꾼이자 데몬 게이저로 활약하기 시작한다.

 


 

 

 

■ 전형적인 던전 RPG에 마안을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는 시작할 때부터 던전 RPG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친다고 언급하는만큼, 전형적인 던전 RPG 스타일의 플레이 방식에 충실하다. 용희정을 나와 미궁에 향했을 때는 3D로 구현된 미궁을 1인칭 시점으로 돌아다니면서 맵핑을 하고 랜덤 인카운트나 심볼 인카운트를 곁들인 방식으로 전투를 치르고 보상을 습득하게 된다. 또, 숨겨진 길이나 보물을 발견하는 탐험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보인다. 여기에 데몬과 그들을 다룰 수 있는 주인공의 마안 능력을 더하면서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만의 특색을 내려는 시도를 했다.

 

데몬 게이저라는 주인공의 마안은 이 세계의 강력한 존재들이자 미궁의 지배자라고 볼 수 있는 데몬들을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이다.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코멧의 경우 튜토리얼격으로 상당히 쉽게 승리해 지배할 수 있지만 이후 만나게 되는 데몬들은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데몬조차 상당히 강력해 철저히 준비하고 가지 않으면 순식간에 전멸을 당할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를 지니고 있다. 전투는 보편적인 턴 방식이며 지배한 데몬은 주인공의 능력으로 전투에 불러내 자율적인 행동을 하도록 명령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불러낸 데몬이 무제한으로 싸울 수 있으면 밸런스가 상당히 무너질 것이라 의식했는지, 시스템상의 제약을 두었다. 데몬은 플레이어나 동료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레벨 시스템과 흡사한 성장 시스템이 존재하나 전투 화면 좌측 상단에 표시되는 지배 턴을 넘길 때까지 소환해두면 다음 턴에 폭주해서 아군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행동에 나서게 된다. 따라서 데몬을 다룰 때는 플레이어의 신중한 턴 관리가 필요하다. 게다가 데몬에게 명령을 내리고 불러내거나 돌려보낼 수 있는 것은 주인공 캐릭터뿐이므로 데몬이 폭주할 것을 대비해 주인공은 전투불능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데몬의 능력은 전투에서의 활약으로 끝이 아니다. 당장 처음 반드시 지배하게 되는 코멧도 던전 탐험에서의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코멧을 데리고 있으면 던전의 숨겨진 길이나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던전 탐사 과정에서는 제법 유용한 데몬이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반적인 던전 RPG 요소에 데몬이라는 시스템을 끼얹는 것으로 전투와 탐험 두 가지 토끼를 모두 노린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투박한데 묘하게도

 

일단 보이는 것부터 이야기하자면 상당히 발전한 수준의 작화들을 보아오던 서브컬쳐 게이머들에게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의 일러스트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서브컬쳐 게임을 비롯한 컨텐츠들도 많이 접한 입장에서 데몬 게이즈 엑스트라의 일러스트 첫인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UI와 마찬가지로 연식이 느껴지는 것은 둘째치고 약간 아마추어틱한 느낌이 들기까지 하는 캐릭터 일러스트들이 꽤나 많이 보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면에서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캐릭터 일러스트는 그렇게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UI나 시스템들도 투박하다거나 다소 나사가 빠졌다고 느껴질만한 부분들이 있다. 심지어 조작감도 처음에 별도로 세팅을 하지 않으면 꽤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말이다. 물론 게임 컨트롤러를 사용한다면 이 부분은 좀 나을수도 있지만, 어쨌든 기본 설정으로는 조금 납득이 가지 않는 조작감이 기묘했다.

 

 

 

그러나 던전 RPG를 좋아한다면 묘하게도 생각이 나는 게임이기도 하다. 이는 던전 RPG의 기본기를 갖추고, 거기에 데몬이라는 특별 요소를 살짝 가미한 익숙한 맛의 게임 플레이에 있다고 생각한다. 던전 RPG 자체가 취향에 맞지 않으면 그렇게 호응을 얻기 어려운 게임이기는 하지만 던전 RPG 팬이라면 나름대로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한다.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크 아이템의 존재나 탐험할만한 던전, 그리고 데몬이라는 변수를 활용하는 전투 등은 던전 RPG란 장르를 빛나게 하는 요소들이다.

 

다만 뒤늦은 이식이라고 생각하면 풀 프라이스의 가격은 조금 크지 않은가 싶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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