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 농심 레드포스가 브리온을 꺾으며 2라운드 첫 승을 신고했다. 2대 0 스코어는 다소 예상 외이기는 하나 그만큼 브리온의 의지가 느껴지지 않았던 경기였고, 농심 레드포스는 사력을 다 하며 두 번째 승리를 만들어 냈다.
광동 프릭스는 최근 물오른 실력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지만 아쉽게도 승리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반면 kt롤스터는 마지막 경기에서 DRX에게 승리할 경우 정규 시즌 3위를 확정 짓게 됐다.
- 3월 18일 경기 분석
금일 경기는 사실 상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의 순위가 확실하게 결정 나는 경기다. 물론 19일 kt롤스터 경기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겠지만 DRX를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여지기에 금일 진행되는 두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그대로 결정될 듯 하다.
kt롤스터의 3위는 확정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전, 그리고 한화생명e스포츠와 리브 샌드박스전은 그 분위기가 조금 다른데 한화생명e스포츠와 리브 샌드박스전 경기는 승리해서 5위가 되던, 패해서 6위가 되던 간에 플레이오프에서 생기는 차이가 단 하나도 없기 때문에 사실 승패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물론 6위보다는 5위로 정규 시즌을 마치는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이고, 어찌 됐건 동부보다는 서부에 속하는 것이 보다 만족스러운 일이겠지만 한화생명e스포츠와 리브 샌드박스 모두 현재의 순위가 결코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면서 메리트도 크지 않다 보니 서로 간에 동기 부여가 크게 되지 않을 만한 상황이랄까.
반면 젠지와 디플러스 기아의 경기는 사실 상의 데스매치다. 이 경기 승자는 2위가 되어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건너 뛸 수 있고, 2라운드에서 패배하더라도 패자조의 기회가 있어 목숨을 하나 더 가지는 기회가 생긴다. 반면 패배한 팀은 4위(99% 확정)로 1라운드를 거쳐야 하고 1라운드에서 패할 경우 바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된다.
3위와 달리 4위는 상대 팀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사실 상 5,6위와 별반 차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현재 T1이 LCK 1티어의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이번 스프링 시즌 및 서머 시즌을 우승할 확률이 높기에 두 팀 모두 포인트에도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2위 진출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1경기 – 리브 샌드박스 VS 한화생명e스포츠
한화생명e스포츠는 현재 플레이오프 진출 팀과의 연속 매치에서 전패하며 4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약팀들을 상대로 5연승을 기록했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과거 경기 분석 기사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들과의 경기에서 반타작도 쉽지 않다고 언급했었는데 실제로는 1승도 하지 못했다. 이번 리브 샌드박스전 또한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강팀들과의 4연전에서 나타난 단점들도 상당히 많다. 클리드는 강팀을 상대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제카 역시 한 사람 이상의 몫을 전혀 해 주지 못하고 있다. 킹겐은 완전히 침체된 플레이로 하위권 탑 솔러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직까지 팀 전술에도 문제가 있다.
여기에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초반 라인 주도권을 살리지도 못하고 있으며, 높은 체급을 가진 팀이라고 하기에는 라인전에서 상당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당연히 초 중반 CS에서도 차이가 나며 이를 바탕으로 중반 이후 어려운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간간히 역전을 하는 장면들이 나오기는 한다. 이는 팀 자체가 나름 대단위 교전에서는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고, 팀에서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하고 있는 바이퍼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한화생명e스포츠는 T1에게 승리한 경기를 제외하면 승리한 모든 경기를 하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기록했다. 어느 정도 체급이나 전력이 있는 팀에게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플레이가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리브 샌드박스 역시 상황이 좋은 편은 아니다. 2라운드 첫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잡으며 좋은 출발을 했지만(심지어 이 당시 실력이라면 2,3위까지도 바라 볼 만 했다), 이후 플레이오프권 팀들에게 모두 패하고 광동 프릭스에게까지 덜미를 잡히면서 5,6위 권으로 추락했다.
3연패 후 2연승을 기록 중이기는 하나 하위권을 상대로 거둔 승리일 뿐 팀 자체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고 보기 어렵다. 심지어 DRX에게는 자칫 패배할 수도 있던 경기였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현재 리브 샌드박스는 4위권 이상의 팀에게 승리할 만한 실력이 없는 상태다.
어쨌든 이 경기에서 승리한 팀은 정규 시즌 5위가 확정된다. 서로 간에 동기 부여는 크게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지고 싶은 경기도 아니다.
사실 상 어느 팀이 승리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는데 있어 가장 쉽지 않은 것이 이러한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팀들 간의 경기다. 어느 팀이 승리해도, 패배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승리가 더 눈에 보인다. 리브 샌드박스의 버프 효과가 사라지고 100%의 상태로 돌아왔다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워낙 변수가 많기에 충분히 리브 샌드박스도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기는 하나 현재의 저점 상태를 보더라도 한화생명e스포츠가 조금 더 나은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바이퍼라는 최고의 원딜러도 건재하고 말이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2대 1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로, 잘 안 풀리는 팀 간의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킬 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될 확률이 높다. 다만 매 세트 간 접전이 일어나기 보다는 우세한 팀이 보다 큰 우세를 가져가는, 일방적인 경기가 될 듯한 경기다.
2경기 – 젠지 VS 디플러스 기아
상위권 팀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이자, 2위와 4위를 결정 짓는 스프링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매치다. 이 경기 하나로 플레이오프에서의 유리함이 크게 달라진다. 세트 득실도 필요 없이 무조건 이기기만 하면 된다.
젠지는 최근 분위기가 이상하다. 분명 전력이 크게 나빠진 것은 아니다. 물론 페이즈가 다양한 견제를 받으며 2라운드 들어 성적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그만큼 쵸비의 폼이 올라온 부분이 있고, 전반적으로 큰 문제 없는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렇듯 무난한 모습이 문제인 것인지 2라운드 들어 kt롤스터나 광동 프릭스처럼 기세가 좋은 팀에게 패하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결국 2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젠지에게 뼈 아픈 점은 디플러스 기아 역시 최근 기세가 좋다는 것이다. T1에게 패한 것은 순수한 전력 문제이니 그렇다 치고 리브 샌드박스전 패배 이후 팀이 몰라보게 단단해졌다.
반면 젠지는 크게 잃은 것도 없지만 얻은 것도 없다. 엄밀히 말하면 1라운드보다 미세하게 약해졌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디플러스 기아는 리브 샌드박스전 패배 이후 흐름이 상당히 좋다. 기세가 좋던 kt롤스터에게도 승리했다. 무엇보다 T1을 제외하고는 현재 어떤 팀과 경기를 해도 전혀 질 것 같지 않을 듯한 경기력이 장점이다.
초 중반 라인전은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고, 칸나와 쇼메이커도 보란 듯이 살아났다. 이와 더불어 선수들의 지표도 1라운드에 비해 확연하게 높아졌다.
1라운드에서는 분명 3위도 되지 못하는, 4,5위권 정도의 전력이었지만 2라운드의 전력 평가는 오히려 젠지보다 높다. 보여 준 경기력이 그러하고 팀 자체의 폼도 상당히 올라왔다. 어찌 보면 현재 멤버로 이 정도 성적을 기록하는 것을 보면(22년 선수 실력 기준) 팀웍 자체도 상당히 좋은 듯 보인다.
세부적인 전력을 살펴 보면 정글이야 명실 상부한 세체정 캐니언이 있는 디플러스 기아의 우위이고, 미드와 탑은 서로 간에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총 합으로 보면 얼추 비슷하다. 결과적으로 디플러스 기아의 상체가 조금 더 단단하다.
관건은 바텀 싸움인데, 최근 페이즈가 많은 견제를 받으면서 전반적으로 1라운드와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반면 데프트는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치트키 캐니언까지 있다 보니 바텀에서도 젠지의 우위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두 팀 간의 대결은 라이벌 매치 성격이 강해 전력 이상의 실력을 보여 줄 때가 많고, 또한 매치 자체도 중요한 만큼 전력이나 분석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기는 하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경기에서 디플러스 기아가 승리할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이고, 전력 역시 디플러스 기아가 더 좋다. 디플러스 기아의 2대 0 또는 낮은 확률로 2대 1승리가 예상되는 경기다.
젠지는 교전을 즐겨 하는 팀이고, 디플러스 기아는 생각보다 불필요한 교전을 피하는 팀이다. 하지만 이는 디플러스 기아가 초 중반 우위를 가져가기 때문에 변수를 피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상황이 그렇지 않다면 굳이 교전을 피할 일은 없다. 무엇보다 메이킹의 황제 캐니언이 있는 팀이기도 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 두 팀의 경기는 첫 세트부터 많은 킬이 나오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이며 접전 양상보다는 매 세트 어느 한쪽에 무게 추가 기우는 흐름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