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캡드 게임즈는 지난 8일부터 새로운 PC 실시간 전략(RTS) 게임 '배틀 에이스'의 2차 베타 테스트를 PC 스팀에서 개시했다.
언캡드 게임즈는 RTS 게임 개발자들로 구성된 새로운 스튜디오이며, 서머 게임 페스트를 통해 배틀 에이스를 첫 공개한 이후 글로벌 게임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바 있다. 이번 2차 베타 테스트에서는 전략의 재미를 더할 새로운 유닛이나 2인 협동 모드를 선보였다. 또한, 계약 시스템을 통해 추가로 워크레딧을 얻는 방법, AI와의 대전에서 새로운 유닛 덱을 테스트하는 기능, 유닛 카운터를 강조하는 UI 등을 추가해 플레이어들의 유닛 활용도를 높였다.
이외에도 기지 커스텀 스킨이나 유닛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페인트, 아바타 등으로 플레이의 외견을 조정할 수 있는 기능과 밸런스 조정 업데이트 등이 진행되어 지난 1차 테스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 RTS의 공식에 변형을 주다
배틀 에이스를 처음 접하게 된 시점에서 뇌리를 스친 것은 '좀 색다르다, 근데 이렇게 가도 되는걸까?'라는 생각이다. 언캡드 게임즈의 구성원들은 긴 시간 역사를 이어 온 RTS 장르에서 이름을 들어보았을만한 작품들에 참가한 개발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배틀 에이스 또한 기존 RTS 공식을 크게 파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헌데, 뚜껑을 열어보니 배틀 에이스는 그 플레이 스타일이 정통파 RTS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양새였다.
배틀 에이스의 모드는 기본적으로 1v1이나 2v2 구성으로 양쪽 플레이어가 맵 끝에 본진을 두고, 미리 덱에 세팅한 기본 유닛들을 생산하거나 자원 기지 멀티를 확장해 자원 채집 속도를 높일 수도 있고 시설 업그레이드를 통해 세팅했던 높은 티어의 유닛을 생산하는 등 상황에 따른 판단을 하며 상대방의 본진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일종의 MOBA 장르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을 접목시켰다. MOBA나 RTS나 궁극적으로 상대방의 본진을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플레이어가 다양한 빌드업을 위해 건물을 이것저것 짓는 기존의 방식 대신 플레이어가 자신의 선택지를 조절할 수 있고 유닛을 최대로 담더라도 그렇게 많은 선택지를 제시하지 않아 바로 전략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단계로 갈 수 있도록 덱 시스템을 탑재해 빌드업을 제거, 플레이 단계를 간소화했다. 사전에 덱에 각 유닛을 세팅한 뒤 매치에 진입하는 방식이며 이를 통해 나의 손에 맞는 전술을 짜고 실제로 활용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상대 본진을 시원하게 터뜨리면 된다.
■ 전략대응성 늘린 2차 테스트
이번 2차 베타 테스트는 몇 가지 변경점들이 존재한다. 지난 테스트가 기본적인 게임플레이 요소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면 이번 테스트는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됐을 때 어떤 방식으로 게임이 운영될 것인지, 그리고 게임플레이의 경험이 얼마나 쾌적하고 개선될 수 있는지를 살짝 엿볼 수 있는 테스트라고 느껴진다. 이번 테스트의 소개에서도 이런 부분을 다소 엿볼 수 있으며 신규 모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이번 2차 베타 테스트를 처음 진행하면서 AI 상대로 1v1 플레이를 연습할 수 있다. 지난 테스트와 동일하게 이번 테스트에서도 초기에는 몇 번의 매치를 승리해 증명의 땅 진행도를 높여 게임의 각종 기능이나 유닛을 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사양인데 이 구간의 대부분을 AI와의 대전으로 채우는 것도 가능하다. 9승을 거두면 게임의 모든 기능이 개방되며, 10승에는 신규 유닛, 12승에서는 워 크레딧을 보상으로 습득할 수 있다. 9승으로 모든 기능이 개방되기 전에는 메인 화면에서 AI 트레이닝과 1v1 모드만 이용할 수 있다.
서로 덱이 어떻게 구성됐는지 시작과 함께 확인 가능하다.
전 기능을 개방한 이후에는 AI 트레이닝이 있는 자리에 지난 테스트에도 존재했던 2v2 모드와 신규 모드인 2vAI 모드가 자리한다. 여기서 신규 모드인 2vAI 모드는 문자 그대로 플레이어 두 명이 팀을 맺고 AI와 상대하는 일종의 2v2 협동전 겸 트레이닝 모드의 느낌을 주는데, 맵도 1v1 기본 맵과는 다른 맵에서 제공되며 본진 건물은 1v1 본진 자리에 두 명의 본진이 모여있는 구조를 띈다. AI 협동전이지만 팀의 유닛 생산 등 밸런스를 잘 맞춰서 AI의 유닛에 대응하지 않으면 빠른 패배를 맛보게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초기에 제공되는 AI 트레이닝보다 난이도가 더 높아 팀원과 잘 맞추는 것이 상당히 중요해진다.
모든 모드가 개방된 뒤에도 1v1에서 AI와 트레이닝하는 기능은 존치된다. 덱 빌딩 화면에서 자신이 짠 유닛 덱을 시험하는 용도로 진입할 수 있으며 기존 AI 트레이닝과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되나 9승 이후부터는 AI 트레이닝으로 승수가 오르지 않으니 여기부터 야생에서 성장해야 한다.
또한 앞서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던 것처럼, 배틀 에이스의 전략적인 요소를 보완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었다. 1차 테스트에서는 빠르게 킹크랩을 뽑아서 러시를 들어가면 이기는 그림이 꽤 자주 나오기도 했고, 상대가 그런 식으로 어떤 전략을 들고 나왔을 때 대응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런 부분을 일부 보완하기 위해 유닛 간 상성을 처음부터 확실히 안내하고, 각 매치가 시작하기 전 자신과 상대방의 유닛 덱에 어떤 유닛이 편성되었는지 짤막하게 확인시켜주는 것으로 대강 상대의 전략을 짐작하며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셈.
2vAI 모드는 AI 트레이닝보다 난이도가 있는 편이니 대충 하면 고생 깨나 한다.
■ 향후 메타 변화가 궁금
게임 시작 직후 지난 테스트와 동일하게 진행되는 튜토리얼 구간에서 유닛 상성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생기고, 실제로 유닛의 상성 효과를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점은 이번 테스트를 시작으로 처음 배틀 에이스를 접했거나 아직 배틀 에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가 상성에 대해 가늠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좋은 변화라고 생각된다. 또, 처음부터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지 않고 전 기능 개방까지 잘 달려온 플레이어가 곧장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결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2vAI 협력 모드를 제공해 한결 부담이 덜한 상태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상적인 시스템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가르강튀아 같은 신규 유닛도 추가됐는데, 이들을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가르강튀아는 주조소를 두 번 올려야 250/250의 자원을 들여 한 기를 뽑을 수 있는 상위 티어 유닛이다보니 잘 활용하려면 전투가 어느 정도 길어질 필요가 있었다. 또, 밸런스상으로 상대의 유닛과 역상성이 잡히거나 조금만 수가 밀리면 기껏 뽑은 고급 유닛 가르강튀아도 속수무책으로 쉽게 터져나가는 일이 있으니 보다 확실하게 상성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만든다.
두 명의 덱을 빠르게 훑어야 되기도
상성을 좀 쉽게 알 수 있게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초반에 잠깐 표시되는 상대의 덱을 보고 대강 유닛 상성을 파악해야 하니 여러 유닛들에 대한 지식은 여전히 쌓을 필요가 있다. 대신 이 상성 시스템을 잘 이용한다면 조작 실력만이 아니더라도 상성을 완벽하게 구사하는 경우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물론 조작을 잘 하기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상성만 일단 파악하더라도 게임의 한결 전략과 대처의 깊이를 높여준다. 이런 부분에서 또 다른 장르적 요소인 덱 빌딩의 특징이 드러나는 느낌.
다만 전투 도중 상대의 유닛 유형을 바로바로 알기가 어렵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기는 하다. 먼저 덱을 보고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전 도중 상대의 유닛 구성을 얼추 파악할 때 마우스 오버 같은 방식으로 해당 유닛의 간략한 정보가 팝업되거나 한다면 좀 더 임기응변의 대응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번 빌드에서 이 기능이 포함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레이하면서 이래저래 시도해봤는데 급박한 상황에서 알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됐다.
향후 서비스가 이어지면서 밸런싱을 비롯한 게임의 메타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궁금해졌다. 1v1, 2v2 모두 각자의 재미를 챙기면서 밸런스도 잡고, 덱 메타에 변화를 얼만큼 주느냐는 단순화 된 새로운 RTS 배틀 에이스에 플레이어들이 보다 더 지속적으로 즐길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쉽게 서술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꽤나 고심이 필요한 부분이기에 기대도 걱정도 되는 부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AMA나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처럼 맵의 추가는 부정적인 전망인데 게임도 여러 전략이나 덱 빌딩 요소를 담아내고 있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가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편이고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이런 부분에서의 해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유닛의 경우도 드라마틱하게 각각의 차별점을 느낄 수 있게 된다면 더욱 좋을 것으로 보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