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올해는 롤드컵 우승 가능할까

젠지 2025 시즌 프리뷰
2025년 01월 06일 08시 46분 15초

젠지는 2022년 서머 시즌 이후 24년 스프링 시즌까지 LCK 우승을 차지하며 독보적인 LCK 1황의 위치를 굳건히 했다. 

 

24 시즌에서도 ‘캐니언’과 ‘기인’을 영입하며 강력한 로스터를 꾸렸고, 실제로 24 롤드컵 우승 0순위 팀에 꼽히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24시즌 MSI에서 우승하며 지긋지긋한 국제전 부진을 떨쳐내는 모습을 보였고, LCK 내에서도 23년에 이어 최고 팀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EWC 첫 경기 탈락, 그리고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패하며 그간 독보적인 기록을 쌓아 가던 LCK 연속 우승 기록도 마감됐다. 

 

이어 롤드컵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복수전을 기록하며 가장 먼저 8강에 진출했지만 FLY와의 경기에서 졸전을 치룬 것도 모자라 그간 항상 이겨 왔던 T1에게 패배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4년에도 역시나 롤드컵의 길은 쉽지 않았다.

 


결국 롤드컵에서는 T1을 넘지 못했다

 

- 걱정되던 스토브 리그

 

24시즌 롤드컵 이후 진행된 스토브 리그에서도 험난한 여정이 예상됐다. 선수단 전원이 FA로 풀리는 상황, 그리고 올해도 역시나 롤드컵 결승에 오르지 못한 팀 성적으로 인해 어느 정도 선수들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간 최저 연봉 수준으로 활약했던 ‘페이즈’가 FA 자격을 얻게 되고 25시즌부터 샐러리캡 시스템이 정식으로 적용되다 보니 24시즌과 동일한 로스터를 구성한다고 했을 때 보다 많은 지출이 예상됐다. 

 

24시즌에도 캐니언이 상당한 연봉 하락을 감수하고 팀에 들어온 상황에서 과연 기존 멤버들을 얼마나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었다. 기인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강하게 노리는 선수였고 ‘리헨즈’ 역시 괜찮은 서포터가 부족한 LCK 내에서 원하는 팀들이 많았다. 현실적으로 24시즌과 동일한 로스터를 유지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쵸비와의 재계약을 이끌어 냈고 국내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캐니언 역시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기인을 무사히 보호함으로 해서 24시즌 최강의 상체 조합을 지켜 내는데 성공했다. 

 

다만 바텀 라인은 완전히 바뀌었다. 서포터 중 고액 연봉자에 속하는 리헨즈 대신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듀로’를 영입했다. 듀로의 경우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기는 하나 아직은 부족함이 있는 편이었고, 심지어 신인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상당한 실력을 평가받고 젠지로 이적했던 ‘딜라이트’와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2025시즌 젠지 로스터(사진출처: 젠지 SNS)

 

그러나 중국에서 리턴한 ‘룰러’를 다시 영입하며 반전을 꾀했다. 룰러는 바이퍼와 더불어 자타가 공인하는 최상급 티어 원딜러이고, 그만큼 팀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가 되는 선수다. 

 

페이즈가 지난 2년간 신인 치고는 잘 했다고 하지만 룰러와의 비교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페이즈는 국내에서 자리를 찾지 못해 LPL로 이적했다. 젠지에 있을 때도 분명 어느 정도의 한계가 노출된 상태고, 젠지의 상체가 아니라면 2년간 이와 같은 활약을 하기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높은 연봉을 주며 페이즈를 선택하기 보다는 서포터의 연봉을 줄이고 그 금액을 추가해 룰러를 영입하는 방향으로 스토브 리그를 마무리했다. 

 

현실적으로 젠지나 다른 LCK 팀들이 페이즈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만 생각 하더라도 페이즈 보다는 룰러가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룰러의 가세는 젠지에게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 25시즌 전망은?

 

현재 젠지의 전력은 24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나아졌다고 평가된다. 리헨즈에서 듀로로 변경된 부분은 분명 큰 마이너스 요소이고 안정감 면에서도 긍정적이지 못하지만 그만큼 룰러의 가세가 플러스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페이즈의 경우 상체의 잉여 자원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선수였고, 독단적으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부족했다. 반면 룰러는 혼자서도 충분히 플레이가 가능하며 팀 내에서 지원을 받지 않아도 성장이 가능한 선수다. 

 

심지어 ‘피어리스’ 밴픽 시스템 하에서 룰러의 가치는 더더욱 커진다. 듀로가 경험이 부족하다고는 하지만 로밍보다 룰러를 순수하게 보좌하는 용도로 더 활용된다면 이런 저런 변수를 줄일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심지어 룰러는 롤드컵에서도 잘 한다. 리그 우승보다는 롤드컵 우승이 절실한 젠지 입장에서는 결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팀의 프랜차이즈 선수로서의 측면에서도 더 어울리고 말이다. 

 


듀로가 한 사람 몫만 해 준다면 젠지는 정말 강해진다

 

하체에 추가적인 잉여 자원을 ‘헌납’할 필요가 없어진 상체의 힘이 더 강해지는 것도 기정 사실이 됐다. 이제 기인이 굶을 필요도, 캐니언이 자신의 특기인 캐리력을 발휘할 가능성도 더 커졌다. 

 

여기에 룰러가 가세함으로 해서 쵸비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미드라이너 같지 않은’ 플레이 역시 어느 정도 보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쵸비는 분명 상당히 잘 하는 선수지만 미드보다는 원딜러에 더 가까운 선수라는 평을 받을 정도로 미드라이너로서의 로밍이나 연계 플레이에 다소 문제가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부분들을 룰러가 어느 정도 감당해 주면서 팀 자체의 짜임새가 더더욱 좋아졌다. 

 

특히 룰러는 젠지에 오랜 기간 몸 담았던 선수다. 그만큼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추는 시간도 길게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젠지의 코칭스태프가 서포터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만큼 듀로의 성장 가능성도 높은 느낌이다. 

 

무엇보다 최상급 티어의 선수 4명이 한 팀에 모여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젠지는 올 시즌 충분히 기대를 가질 만하다. 듀로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LCK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각 포지션에서 1,2위를 다툴 만한 선수들인 만큼 이들의 모여 만들어 내는 플레이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특히나 상체 3인방의 파워는 전 세계 탑 수준이라는 것이 이미 밝혀진 상황이고, 올 시즌에는 더 무서워질 예정이다. 피어리스 밴픽 시스템 하에서도 이들 최상급 선수들의 플레이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25년에도 젠지는 부동의 LCK 1순위 후보다. T1은 팀의 경기력을 뽑아내는 데 아직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이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감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팀에 스스로 족쇄를 걸어 놓은 모양새다. 

 

LCK 리그 우승에도 가장 가까운 팀으로 보이며, 이번 LCK 컵 또한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을 만한 전력이다. 다만 롤드컵의 성적은 올 시즌 경기력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작년보다 그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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