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6일, 넷플릭스는 한국 인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속편인 '오징어 게임 시즌2'를 공개했다. 총 7부작으로 구성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전작의 흥행에 힘입어 출시 전 국내와 글로벌 지역에서 많은 기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넷플릭스에서 정식으로 공개되기 전부터 광화문이나 축구장에 오징어 게임 속 핫핑크 의상의 진행 요원들이 등장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편 공개 이후에는 외신의 평가 등으로 인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슈성은 확실하게 챙길 수 있었다.
이번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드라마와 현실 세계 마케팅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 서비스 되고 있는 게임과 직접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액티비전은 오징어 게임의 캐릭터들을 북미·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FPS 시리즈 '콜 오브 듀티'에 등장시켰다.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된 본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오징어 게임 속 각종 게임에 기반한 모드를 즐길 수 있고, 테마에 걸맞는 보상들도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콜 오브 듀티는 외부 IP와 콜라보를 자주 하기는 했으나 한국 드라마 소재의 컨텐츠와 콜라보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또한 처음 오징어 게임의 히트 이후 여러 게임에서 유저 창작 컨텐츠로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시즌2 기반의 유저 창작 모드가 등장해 다시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국산 드라마의 흥행이 게임 이용자들에게도 유저 컨텐츠 제작 및 플레이 등으로 자발적인 호응을 끌어내는 선순환의 좋은 사례다. 오징어 게임을 구성하는 다양한 한국의 놀이들이 폴 가이즈처럼 미니게임 여러 개로 구성된 서바이벌 게임과 잘 어울린다는 점도 이런 현상에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샷은 드라마의 경계를 넘어 게임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몇몇 오징어 게임 컨텐츠들을 가볍게 살펴봤다.
■ 콜 오브 듀티
앞서 언급했던 액티비전의 콜 오브 듀티는 아예 정식 콜라보를 진행해 게임 내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컨텐츠들을 만나볼 수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영희를 오퍼레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과 함께 각종 도안이 포함된 영희 트레이서 팩을 판매하고, 오징어 게임 패스를 판매해 프론트 맨 등의 보상도 습득할 수 있다. 오징어 게임 패스의 경우는 유료 패스를 구매하지 않아도 프론트맨 외에 두 명의 오퍼레이터 스킨을 획득 가능하다.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6에서는 멀티플레이어 컨텐츠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모드와 오징어 게임 난투 모드가 도입됐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모드는 원작과 마찬가지의 규칙으로 참여한 모든 플레이어가 최후의 1인을 가려낼 때까지 라운드별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즐기는 방식이다. 감지 상태에서는 이동하는 것은 물론, 시야를 움직여도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해 바로 사살되는데, 원래 FPS 게임이다보니 원작에서도 등장하는 사살 시퀀스의 사운드가 꽤 그럴듯하다.
바로 전에 마우스 시점이 고정되는 버그가 있어서 둘러봤다가 이 뒤에 그대로 죽어버렸다.
오징어 게임 난투 모드는 난투 모드에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얹은 모드다. 기존의 난투 모드와 비슷한데, 좁은 전장에서 사방을 노리는 적들과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빨간불 상태에선 시야도 움직이면 안 되니 독특한 플레이 감상을 느끼게 만든다. 물론 그래도 난투의 템포가 그렇게까지 느려지지는 않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변수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콜 오브 듀티 워존도 오징어 게임:워존이라는 별도의 모드를 준비했다. 각종 미니 게임이 수시로 진행되면서 최하위권 스쿼드를 탈락시키는 규칙을 추가한 난투 모드다. 각 구역에 영희가 배치되어 있어 게임을 플레이하는 도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진행되기 때문에 교전 도중에도 모든 플레이어가 멈춰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이외에도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기, 체공시간 누적시키기 등 전투 외의 행동을 포함한 목표를 충족시키는 미니 임무가 제시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앞서 언급한대로 최하위 팀이 탈락하는 방식이라 교전에 더해 보다 긴장감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격렬하게 싸우다가도 멈추게 만든다.
워존의 오징어 게임 모드. 우측에 현재 진행중인 미션이 표시된다.
■ 오징어 게임 모바일 서바이벌
넷플릭스 공식 출시작으로 지난해 12월 중순 출시된 오징어 게임 모바일 서바이벌은 공식 게임 답게 모바일에서 오징어 게임의 각종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생존 게임이다. 첫 시즌의 등장인물인 성기훈이나 시즌2의 타노스 같은 캐릭터도 만나볼 수 있다. 한 번 플레이 할 때 32명의 플레이어가 매칭되고, 라운드마다 절반씩 잘라 3라운드로 승부를 보는 방식의 게임이다. 플레이 가능한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유리 발판 건너기, 달고나, 용암에 빠지지 않고 살아남기, 마지막 지점까지 제일 먼저 도달하기 등이 있다.
게임으로 제작되면서 원작과 큰 차이가 생긴 것은 실수 한 번에 영영 탈락하는 방식은 아니게 됐다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위의 콜 오브 듀티에서도 난투 모드와 워존 모드는 부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오징어 게임 모바일 서바이벌에서는 1명만을 뽑는 마지막 라운드를 제외하면 절반씩 인원을 뽑기 때문에 몇몇 모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실수해도 다시 이어서 시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편의 상우가 독한 마음을 먹고 그럼 죽으라며 밀어버렸던 유리 발판 같은 경우도 잘못된 발판을 밟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돼지에 충돌하면 아래로 떨어져버리는데, 결국 인원이 다 차기 전까지는 시작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다른 특징이라면 조작감이 다른 오징어 게임 관련 게임들에 비해 좀 더 묵직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레드 데드 리뎀션2를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바로 감을 잡을 수 있는 그 조작감이다. 이동을 한다고 바로 정확하게 동일한 타이밍에 움직이는게 아니라 조금 늦게 움직이는 식이다. 또, 비주얼은 카툰 스타일로 캐주얼한 느낌을 주고, 우스꽝스러운 스킨이나 커스터마이즈 요소도 있지만 은근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같은 유혈이 낭자한 모드에서는 나름 살벌한 장면을 연출해낸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캐릭터마다 혜택을 보는 능력이 달라서 각각의 캐릭터를 키우는 목적의식도 나름대로 생기는 편.
상자에서 무기를 먹고 상우처럼 다른 플레이어의 뒤통수를 칠 수 있다.
의외로 순식간에 죽어나가는 플레이어들
■ 유저제작,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
로블록스는 유저가 직접 제작해 함께 즐기는 컨텐츠가 큰 특징인 게임이다. 로블록스에서도 다수의 오징어 게임 모드를 만나볼 수 있다. 당연히 이번 오징어 게임 시즌2와 관련된 모드도 있다. 로블록스 특성상 그래픽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투박하고 유저 제작인 만큼 모드마다 그 퀄리티가 달라진다는 점이 특징이지만 가볍게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함이 강점이기도 하다. 공통적으로 오징어 게임의 상징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시작해 4인 팀전으로 이루어지는 운동장에서의 경기, 방 인원수 맞추기, 블랙아웃 이후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라운드 등 다양한 라운드가 준비되어 있다.
채팅 기능을 통한 플레이어 간의 의사소통도 이번에 언급할 다른 세 종류의 게임들보다 훨씬 활발해 경기를 진행하면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고, 협력하자고 팀을 짜는 이들도 보여 마치 드라마의 그 감성을 게임으로 느끼게 만들어준다.
소등 라운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도 첫 출시 당시 배틀로얄과 세이브 더 월드 정도만 있던 시절과는 이미 상당히 달라져 유저 제작 컨텐츠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 유저 제작 컨텐츠 중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문어 게임 시즌2가 출시되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1월 17일을 기준으로는 피크가 꽤 지난 상황임에도 동시 이용자가 15,000명을 넘어서는 등 오징어 게임 컨텐츠와 게임의 조화를 게이머들이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포트나이트의 문어 게임도 이름이 문어 게임이지, 공식 게임이 아닌데도 퀄리티가 제법 높은 재현도를 보여준다. 다른 게임들과 달리 이쪽은 탈락하면 단호하게 그대로 해당 매치에서 재도전을 할 수 없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라운드가 존재하고, 점프로 오징어 게임이 진행되는 원작 속 계단 구조물의 함정을 피해 결승선까지 올라가는 라운드, 앞서 로블록스에서도 언급했던 운동장 라운드, 방 인원 수 채우기 라운드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로블록스의 오징어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운동장 라운드에서 팀전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전으로 제한 시간 안에 모든 도전을 완료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모바일 버전으로 플레이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