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서사에 힘 기울인 여성향 게임, '잭잔느'

주역들의 성장 체감 가능
2025년 03월 01일 18시 05분 36초

​대원미디어 게임랩은 일본의 브로콜리와 협력해 지난 13일 닌텐도 스위치용 '잭잔느' 정식 한국어판을 발매했다.

 

잭잔느는 만화 도쿄 구울의 작가 이시다 스이와 도쿄 구울 소설화에 참여한 토와타 신이 원작, 캐릭터 디자인, 각본 등에 참여한 소년 가극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지난 2021년 3월 발매된 후 글로벌 누적 판매 10만장을 돌파하기도 한 인기 여성향 어드벤처 게임이다. 남성이 남성의 역할인 잭과 여성의 역할 잔느를 모두 연기하며 오로지 남성으로만 구성된 극단 타마사카자 산하의 남학교 유니베일 가극학교에 무대의 길을 포기하고 있던 주인공 타치바나 키사가 입학하게 되며 펼쳐지는 청춘의 한 페이지를 다룬다.

 

본 타이틀은 스토리 및 연출의 재미가 뚜렷한 게임으로, 직접 플레이 하는 게이머를 고려해 리뷰에선 작중 초반부인 신입생 연극의 끝부분까지만 언급한다.

 

 

 

■ 여학생이 남학교에 몰래 입학​

 

어찌보면 이런 여성이 남성의 집단으로 모종의 이유 때문에 들어가게 되는 것은 미디어나 서브컬쳐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는 익숙한 소재다. 잭잔느의 주인공 타치바나 키사(디폴트 네임)의 경우도 이와 마찬가지다. 어릴 적 연기놀이를 하면서 놀던 오빠와 소꿉친구 중 오빠는 남성 극단 타마사카자 산하 남학교인 유니베일 가극학교에서 이름을 날렸지만 어느 순간 행방이 묘연해졌고, 어려운 집안 사정에 아버지를 위해 꿈을 포기했던 타치바나 키사는 모종의 만남으로 길게 잡으면 수백 년 동안 금녀의 구역이었던 유니베일 가극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이렇게 몰래 입학하게 된 타치바나 키사에게 걸린 조건은 1년 동안의 학교 일정 끝에 기다리고 있는 최종공연, 유니베일 공연의 주인공으로 서는 것과 그 때가 올 때까지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다. 유니베일 가극학교는 남학교지만 남학생이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모두 하는, 현실에서 여성으로만 꾸려진 다카라즈카 가극단과 그 산하 다카라즈카 음악학교와 같은 특수한 환경이기에 상당히 여성스러운 남학생들도 많이 존재해 당장은 키사의 존재가 가려지나, 이 학교의 목적이기도 한 무대에 오르기 위해 성장할수록 키사에게는 난관이 다가옴을 알 수 있다.

 

여성향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장르적 이미지에 빗대어 보면 특이하게도, 잭잔느의 스토리는 공략 대상인 남성 캐릭터들의 개별 루트 진입 시기가 꽤 늦는 편이며 공통 루트의 분량이 많아 이야기 전개에 보다 힘을 주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그렇다고 연애적인 요소를 등한시한 것도 아니다. 뚜렷하게 캐릭터들의 매력과 특징을 드러내고 그들과 친밀도를 쌓으며 에피소드를 감상하면 해당 캐릭터들의 매력과 연애의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만큼은 분량과 퀄리티가 할당됐다.

 


 


 

 

 

■ 육성 게임 스타일의 진행

 

잭잔느의 메인 컨텐츠 진행 방식은 주인공 키사를 육성해 각 분기별 무대에 성공적으로 올리고, 반 성적과 키사의 개인 성적을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정을 소화하다 발생하는 메인 스토리 관련 이벤트나 서브 이벤트 등을 보며 다른 캐릭터들과 친분을 쌓는 아주 모범적인 스타일의 육성 어드벤처 게임 구조다. 아마 명작 시리즈인 프린세스 메이커 등을 플레이해봤다면 이 게임에서도 뭘 해야 하는지 알기 쉬울 것이다.

 

평일에는 일 단위로 키사의 레슨 과목이나 휴식 여부를 결정하고 주말에는 다른 캐릭터들과 만나 어울리거나 집에서 쉬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서 휴식은 틈틈이 넣어주는 편이 좋다. 레슨을 받을 때마다 키사의 체력이 10씩 감소하고, 휴식을 해줘야 평일에는 70, 주말에는 100의 체력이 회복되니 안정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 휴식을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주말에는 직접 친밀도를 올릴 대상을 고를 수 있어서 이 날 쉬는 대신 평일 휴식을 하는 쪽이 더 나아보이고 말이다.

 

레슨 과목들은 각각 공략 대상 캐릭터와 연관이 있는 능력치를 올려주며, 이 능력치는 이벤트에서 선택지를 고르는 것에도 영향을 받을 때가 있다. 또한 미니게임으로 라인을 따라 이동하는 방식과 떨어지는 노트를 치는 정통 리듬액션 방식까지 두 종류가 존재하며 본 공연에서 이 성적이 좋으면 반 성적 등을 올릴 수가 있다. 특히 레슨에서는 멜로디 라인만 존재하고 백그라운드도 밋밋했던 것과 달리 본 공연에 돌입했을 때는 3D 뮤직비디오와 2D 백그라운드 무비가 재생되어 기분 좋은 깜짝 놀람을 안겨준다.

 


 


 

 

 

■ 진엔딩을 위해선 다회차 필요

 

사실상 키사의 스토리를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다른 공략 대상을 모두 공략할 필요가 있다. 공통 루트에서 개인 루트로 갈리는 분기가 너무 늦어 세이브 파일을 만들어두는 것으로는 단축하기 어렵고, 능력치 문제로 한 회차에 실상 한 명 정도만 퍼펙트 엔딩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이미 본 스토리 넘기기 기능을 활용해 시간을 단축해도 어찌됐든 고스란히 다른 루트도 전부 소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캐릭터들의 매력이나 이야기의 진행이 좋은 편이고, 여간해선 잘 언급하지 않는데 성우들의 보이스 연기도 적절하게 잘 갖춰져 분위기를 살려주니 플레이하며 취향에 잘 맞았다면 진엔딩까지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겠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바 있지만 잭잔느가 여성향 타깃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고는 하나, 여성향 테이스트를 제외하더라도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장에 초점을 많이 맞춰주고 있다는 점에 더해 연출적인 맛이 뛰어난 편이며 좀 클리셰적인 요소가 섞여있더라도 이야기의 전개에 궁금증을 불어넣는 힘 또한 좋은 축에 속한다. 사실 여성향 게임이라고 해서 처음에 우려를 했는데, 좋은 의미로 첫 공연에서의 변모에 뒷통수를 맞은 기분이 됐다. 물론, 여성향 게임은 여성향 게임이다 보니 그런 요소 자체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게이머라면 잘 맞지 않을 것 같다.

 

잭 잔느의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신인공연까지의 컨텐츠를 담아낸 데모도 제공되니 관심이 생긴다면 한 번 데모부터 플레이해보고 결정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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