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십매니저부터 풋볼매니저 시리즈를 플레이하며 들었던 생각이 있다. 취향이야 많이 타겠지만 이렇게 재미있는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사실 현 시점에는 서두에 언급한 풋볼매니저 같은 경우 모바일 버전과 애플 아케이드의 핸드헬드판이 존재하긴 하지만,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올해 출시 예정인 PS5, PS4, iOS, 안드로이드, PC 스팀용 게임 'SEGA FOOTBALL CLUB CHAMPIONS 2025(이하 SFCC 2025)'의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의 또 다른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을 선보였다.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CBT가 진행된 SFCC 2025는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SFCC 시리즈의 원점인 선수 육성과 클럽 경영 전략성을 계승하면서 현대의 트렌드에 맞춰 진화를 이룬 최신작으로 소개되고 있다. 신작은 J리그의 공식 라이선스 획득을 통해 J1부터 J3까지, 그리고 유럽 주요 리그와 FIFPRO, K리그 등 5,000명 이상의 실명 선수들이 등장한다.
이번 리뷰는 CBT를 진행한 안드로이드 기기에서의 플레이를 다루고 있으며 정식 출시 버전이나 콘솔 및 PC에서의 환경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감독이 되어 나만의 팀 꾸린다
매니지먼트 게임의 매력은 기존 스포츠 장르 게임들에서 플레이어가 곧 선수가 되어 직접 경기를 플레이하며 승리하는 쾌감과는 조금 다르다. SFCC 2025에서 플레이어는 선수가 아닌 감독의 입장으로 나만의 팀을 운영하게 된다. 감독으로 경기에 앞서 전술이나 포메이션, 선수 엔트리 등을 설정한 뒤 경기가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거나 바로 결과로 넘어갈 수 있다.
경기를 직접 보는 것으로 설정하면 경기 도중 히트맵을 보며 간단하게 공격 루트 세 군데 중 하나를 지정하고 철회하는 것이 가능하며 상황을 보면서 선수 교체나 전술을 재지정하는 조금 더 전술적인 방침도 적용할 수 있다. 대신 너무 딥하게 들어가지 않고 슬라이더의 조절 등을 활용해서 단순하게 경기 상황의 개선을 꾀할 수 있는 정도에 그쳐 기존 동일 장르 게임 대비 캐주얼함이 더 크다.
감독이 되어서 나만의 팀을 구축해나간다는 느낌은 BM과 인게임 요소가 결합됐다. 시즌 모드를 플레이하면 마치 패키지 게임처럼 감독 입장에서 계속해서 팀을 운영할 수 있고, 다른 팀으로 이적하거나 잔류, 나만의 팀으로 이적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팀의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거나 유스 팀을 콜업하는 등 게임 내에서도 자체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외에 뽑기 시스템인 스카우트를 통해 SP 선수라는 특별한 선수들과 트레이닝용 카드를 습득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획득한 SP 선수는 시즌마다 2명씩 시즌 모드에 영입할 수 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스카우트로 뽑은 좋은 선수들을 팀에 2명씩 보강해 강력한 팀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한 것.
기본적인 목표는 나만의 축구 클럽을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며 게임 내 직접 제안을 통해서도 프로 선수를 영입할 수 있지만 SP 선수는 그 길을 좀 더 빠르게 화려하고 강력하며 네임밸류 있는 스타 선수를 획득하는 방법이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미국의 프로 팀에서 말년을 보내는 리오넬 메시 같은 경우 게임을 시작하면 쉽게 얻을 수 있는 SP 선수로, 시즌 모드에서 어린 나이로 운용할 수 있어 꽤 유용했다.
SP 선수
특별 훈련에 사용하는 카드
■ 레벨 오를수록 늘어나는 컨텐츠
여느 라이브 서비스형 게임들의 시작이 그렇듯, SFCC 2025 역시 초반에는 모든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때문에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캐주얼한 매니지먼트 게임이라는 느낌이 더욱 부각되어 너무 단순한게 아닌가 싶어지는데, 감독 레벨을 높여갈수록 컨텐츠가 추가로 개방되면서 시즌 커리어를 쌓는 클럽 육성 모드 내의 기능 등이 더욱 풍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에서 언급한 유스 콜업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처음 클럽 육성 모드에서 팀을 고르고 커리어를 시작하면 직접 제안이나 유스팀, 감독 강화, 투자 등이 막혀있어 훈련을 지정하고 스카우트 리스트에서 선수를 영입하고, 편성하는 것을 위주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나 이후 감독 레벨이 오르면서 포인트를 투자해 감독의 각 분야 능력을 강화하고, 투자를 통해 클럽 서포터 수나 자금을 융통하는 등의 운영 측면 컨텐츠들이 늘어간다.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한다
플레이에 있어선 처음에 선택할 수 있는 팀의 전반적 수준이 높지 않은 편이라 리그 내 상위권 팀이나 중위권 팀과의 격차가 꽤 큰 편이다. 이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부분이 경기 전 볼 수 있는 종합 능력치라고 할 수 있는데, 잉글랜드 2부 리그의 AS 셰필드(셰필드 웬즈데이)를 플레이 하는 경우 반 이상의 팀이 종합 능력치에서 셰필드를 앞서며 중위권 팀과는 1만, 상위권 팀과는 2만 가량 차이가 나기도 한다.
절대적으로 종합력의 차이가 크기는 하지만 이게 낮다고 무조건 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첫 시즌이나 두 번째 시즌까지는 어찌저찌 두들겨맞는 경우는 있더라도 경질당하진 않다보니 계속해서 시즌을 거듭하면 대략 3시즌 즈음부터는 선수들의 성장과 맞물려 큰 전술적 혁신이 없더라도 중위권에서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다. 실제로 이 즈음 기자의 AS 셰필드 역시 직전 시즌 20위권에서 우승으로 크게 점프해 승격했다.
좀 아쉬운 점이라면 더비나 종합 능력치 차이가 큰 상대 팀과 싸웠을 때 수고에 비해 오르는 서포터 수가 그리 많지 않게 느껴진다는 점이었다. 확실히 여러 요소들이 붙어서 가산이 되면 일반적인 승리보다 서포터가 많이 오르기는 하지만 단위가 워낙 작다 보니 값진 승리를 거뒀다는 감상이 약하다.
시즌 모드 외에도 드림팀으로 경기마다 세 개의 승리조건을 달성하는 지역별 투어 모드나 다른 플레이어와 경쟁하는 룸 매치 및 월드 프리미어십이 존재한다. 월드 프리미어십 같은 경우 플레이해보니 팀 정보가 복사된 상대방과 싸울 수 있는 비동기 PvP의 성향이라 생각된다.
우승이 좀 슴슴하긴 하지만 선수들의 성장이나 공적을 찾아보는 맛은 있다
■ 좀 더 매끄러워진다면
CBT 빌드라는 점과 모바일 환경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SFCC 2025의 경기 장면이나 이벤트가 넘어가는 순간 등에서 사양을 타거나 안정성이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갤럭시 Z 폴드6 기준으로,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다보면 경기를 보던 중에 멈춰서 제자리뛰기를 하는 장면만 보이고 넘어가지 않는다거나, 이벤트를 넘길 때 마지막 동작에서 버퍼링이 걸리는 것처럼 빠르게 반복되는 모습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발열 부분에서는 상당히 괜찮았다. 밤새 플레이하면서 체크해봤는데, 일정 온도 이상으로 발열 온도가 높아지지 않아 열 부분에서는 쾌적한 편이었다.
한 번이지만 이런 조명 버그도 있었다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에서는 전략을 세우고 나만의 팀을 운영해나가는 재미가 핵심적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보는 맛도 은근히 중요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바둑알이 움직이던 시절에도 이 바둑알의 움직임이 매끄럽게 이어져 플레이어의 상상력이라는 그래픽카드로 장면을 보완하며 나만의 팀이 그려내는 판타지를 즐길 수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SFCC 2025의 보는 맛은 조금 아쉬운 축에 속한다. 일단 경기를 보는 설정에서 경기 장면을 3D로 구현한 것은 긍정적이나, 프레임이 꽤 떨어지는 편이라 답답한 느낌이 든다. 모션이 뛰어나진 않더라도 경기가 매끄럽게 흘러가는 장면을 볼 수 있으면 더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골을 넣었을 때 하이라이트 카메라 워킹도 조금 가시성이 떨어지는 편이라 마지막 슬로모션을 제외하면 감흥이 덜하다.
스케쥴을 빠르게 설정하고 경기도 스킵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지 않는다면 한 시즌의 호흡이 굉장히 긴 편이다. 일반 속도에서 스케쥴 진행 속도 등이 느리다는 문제도 있기는 하나, 모바일을 끼고 있는 멀티플랫폼 게임임에도 온전히 싱글플레이 컨텐츠를 꽤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놀라웠다.
정식 출시 빌드에서 이번보다 좀 더 매끄럽게 경기 화면을 보여주고 게임 진행 속도감이 개선된다면 보다 즐겁게 캐주얼한 느낌으로 나만의 클럽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