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슈터 명가다운 신작 '보더랜드4'

전작보다 더 개선된 플레이
2025년 10월 03일 12시 43분 05초

루터 슈터 게임을 논하면 빼놓기 힘든 명작 패키지 게임 시리즈가 있다. 기어박스 소프트웨어가 개발하고 2K가 유통하는 보더랜드 시리즈다. 비록 최근 신작의 출시 전후로 게임 외부에서 상당한 구설수를 몰고 다니기는 하지만 누구도 루터 슈터라는 카테고리를 정립했다고 평가 받는 보더랜드 시리즈를 억지로 저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런 보더랜드 시리즈의 최신작 '보더랜드4'는 지난 9월 12일 PS5, Xbox Series X/S, 윈도우 스팀 및 에픽스토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정식으로 첫 삽을 떴다. 이번에도 유통은 2K, 개발은 기어박스 소프트웨어가 맡았다. 여담으로, 10월 3일 출시 예정이었던 닌텐도 스위치2 버전은 퀄리티 조정을 위해 무기한 연기됐다.

 

제작진에 의해 상당한 구설수 논란에 자주 오르내렸던 보더랜드4지만, 막상 색안경을 치우고 게임 자체의 감상부터 말하자면 루터 슈터를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시리즈 최신작 답게 생각보다 재밌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PC 버전이 특히 성능 최적화와 관련해 말이 많았기 때문에 플레이했던 PC의 주요 부품을 먼저 적고 진행한다. 기자가 대여해 이용하고 있는 PC는 RTX 5070 Ti, 32GB RAM, AMD Ryzen 7 9700X 8-Core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 왕도적인 스토리 전개 속 혼란

 

기자에게는 보더랜드 시리즈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매드맥스와 흡사한 스타일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감성, 그리고 다른 하나는 혼란이라는 단어 그 자체다.

 

시리즈 내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보더랜드2의 이미지가 기자에게도 박혀있어서 그런 것인지, 보더랜드 시리즈를 플레이하면 스토리적인 요소나 혼란 그 자체인 특유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쓱 둘러보게 되는 편이었다. 이번 신작 역시 플레이하며 그런 방면을 염두에 두고 살펴봤는데 확실히 혹평을 받았던 보더랜드3 대비 스토리의 전개가 꽤 좋아졌다.

 

그렇다고 이번이 시리즈 최고점이라는 간판을 차지할 정도로 스토리가 뛰어나다고 하기는 어렵고, 전작 대비 스토리를 왕도적으로 무난하게 풀어나간다에 가깝다는 감상이다.

 


 

 

 

솔직히 말해 이 장르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들을 2편에서 소진해 그를 뛰어넘기가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대신 전작에서 호평을 받지 못했던 요소들은 방향성을 수정하고, 정갈해진 이야기 사이사이에 보더랜드 특유의 감칠맛 나는 잡음들을 쏙쏙 삽입해 이 게임이 보더랜드 시리즈의 최신작이라는 사실을 꾸준히 주지시킨다.

 

보더랜드4는 카이로스라는 행성에서 타임키퍼라는 절대적인 폭군과 척을 지게 되고 서서히 타임키퍼의 세력을 박살내며 대항하는 볼트헌터의 이야기를 다룬다. 4명의 선택 가능한 주인공이 존재하고, 이들 중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각각의 주인공들은 볼트헌터라는 설정상의 직업 외에도 게임 시스템적인 일종의 클래스가 있어서 각기 다른 느낌으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처음 하는 사람에게 추천할만한 직업은 동물을 소환하는 사이렌 벡스다. 보통 난이도 기준으로도 특히 장비 파밍이 덜 된 초반에서 어려움을 겪을만한 상황이 드물게 있는데 이 때마다 소환수를 활용한 주의분산 전략이 제법 도움이 됐다.

 

물론 추천한다 정도지 사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캐릭터를 골라 마음 내키는대로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보더랜드다운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보다보면 클리셰 비틀기도 훌륭하게 해낸다

 

■ 총 쏘는 맛, 주울 맛 나네

 

보더랜드4의 전투는 아이템을 반복적으로 파밍하는 것 자체에도 높은 비중이 실리는 루터 슈터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어박스답게 주울 맛 나는 아이템과 전투 자체에서 느껴지는 쾌감이란 특장점을 잘 살렸다는 인상을 남겼다.

 

파밍 가능한 여러 무기와 장비들은 무기 제조사에 따라 같은 총기라도 옵션이 다르거나 아예 외형이 달라져 이름은 같은데도 사용감 자체가 달라지기도 하며 이런 등급과 옵션들을 살피면서 자신의 캐릭터 빌드에 더하기가 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면서도 높은 등급으로 무기의 수준이 높아져도 너무 과도하게 복잡하지 않은 선을 지켜 이것저것 사용해보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빌드를 테스트하고 아이템을 파밍할 수가 있다.

 


 


보스전도 공략하는 재미가 있다

 


보스와의 재전도 지원

 

전투나 필드 이동에 있어서도 속도감과 편의성이 보다 더욱 증가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호버바이크 디지러너도 별도의 과정 없이 바로 불러내 탑승할 수 있는데다 파괴당해도 잠깐의 시간이 지나면 바로 다시 디지러너를 불러낼 수 있어 이동의 쾌적함도 크게 와닿는다.

 

여기에 글라이딩이나 그래플, 더블 점프와 대시 등을 조합해 경쾌한 속도감 속에서 게임 플레이가 이루어져 보더랜드의 호쾌하고 빠른 전투를 더욱 강화했다는 느낌이다. 각종 이동기를 잘만 활용하면 굉장히 아크로바틱한 전투를 구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처치 효과 또한 자제하지 않아서 전투를 표현할 때 정말 빠르고 호쾌하다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

 


 

 

 

■ 전작보다 더 발전한 재미

 

서두에서 제작진의 발언에 의해 구설수에 오르내렸다는 말을 구태여 적을 정도로 보더랜드4는 뜨거운 감자였다. 하지만 게임 자체만 두고 본다면 전작보다도 더 발전한 재미 있는 게임이었다는 것이 최종적인 감상이다. 아마 발언만 아꼈더라도 지금보다 더 좋은 평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좀 더 속도감 있고 정신없는 전투에 루터 슈터 명가에서 선사하는 파밍의 재미, 사용할 맛 나는 다양한 무기들, 전작보다 더 개선된 스토리 라인 등은 확실히 보더랜드4를 더 성장한 게임으로 만드는 데에 이바지했다. 또, 새로운 행성을 무대로 새로운 볼트헌터들이 펼쳐나가는 이야기나 여기서 탐험할 수 있는 네 개의 지역이 보여주는 서로 다른 분위기의 풍경들은 다음 지역을 탐험할 맛이 나게 한다.

 


 

 

 

최적화 문제나 최저사양이 너무 높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공감하는 바이다. 기자의 경우 게임 크래시는 가장 처음 구동했던 때 한 번만 겪고 그 이후로는 크래시를 겪지 않았다. 너무 오래 플레이했던 날은 프레임이 원래보다 살짝 떨어지는 현상은 있었다. 표기된 것에 비해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최저사양이 너무 높다는 부분에는 꽤 공감하고 최신에 가까운 그래픽 카드에서도 안정성 관련 이슈가 발생하는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

 

보더랜드4는 보더랜드 시리즈를 좋아하던 게이머라면 전작보다 더욱 발전한 게임플레이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타이틀이다. 아쉬운 부분은 개선하고 새로운 요소로 게임을 즐겁게 만든다. 루터 슈터, 보더랜드 팬에게는 확실히 재미있게 느껴질만큼 잘 만들었다. 멀티플레이를 함께할 친구가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가장 급한 과제는 최적화와 게임 외적인 이슈 정도인데, 이 부분을 잘 대응해나갈 수 있으면 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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