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시즌 LCK컵 이모저모

예상외의 전개, 아쉬운 운영
2026년 03월 04일 02시 54분 00초

올 시즌 LCK컵 대회는 젠지의 우승으로 끝이 났다. 이번 LCK컵은 젠지를 제외한 기존 강팀들의 부진, 그리고 팀웍의 중요성이 상당히 드러나는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 ‘젠지’ 외에는 모조리 몰락한 서부 팀들

 

젠지는 말 그대로 강했다. 홀로 독보적인 느낌이 들 정도였고, 결승전에서도 3대 0 완승을 거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LCK 주관 대회에서 결승전 스코어가 3대 0이 나온 경우는 이번 대회가 유일하다. 

 

반면 3강이라 불렸던 T1은 플레이오프에서 급격하기 무너지며 탈락했고, 한화생명e스포츠는 팀 구성 자체에 문제를 노출하며 가장 먼저 탈락했다. 물론 이는 시스템적인 문제가 가장 크기는 하지만 어쨌든 결코 강팀 다운 면모를 보이지 못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작년 롤드컵 준우승팀 kt롤스터 또한 플레이인을 넘어서지 못했다. 농심 레드포스 역시 로스터에 맞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으면서 플레이인을 끝으로 LCK컵을 마감했다. 

 

덕분에 이번 플레이오프는 매우 익숙하지 않은 팀 구성이 만들어졌다. 젠지와 T1을 제외하면 작년 기준 중위권 및 중하위권 팀들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심지어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낸 상위권 팀은 젠지가 유일했다. 

 

다만 BNK 피어엑스는 작년 시즌 중반 이후부터 꾸준히 상향중이다. 일명 ‘롤로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 준우승, 그리고 FST 참가 자격까지 따냈다. 작년의 선전이 일회성이 아닌, 이제는 그냥 팀 자체의 경기력이 올랐다고 판단해도 될 것 같은 모습이다. 

 

- 로스터를 유지한 팀은 결과가 좋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작년 시즌과 비교해 젠지와 BNK 피어엑스, 단 두 팀 만이 25시즌과 동일한 로스터로 26시즌을 시작했다. 그 외 팀들은 최소 1명에서 4명까지 로스터의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번 LCK컵 결승전은 젠지와 BNK 피어엑스의 승부가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로스터의 변동이 없어 변수가 적은 팀들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이다. 

 


로스터의 유지 자체가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다

 

이는 당연한 결과다. 시즌 초에 진행된 대회이다 보니 다른 팀들은 새로운 선수와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그만큼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실제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완전히 팀이 오합지졸이 된 느낌었으며, 농심 레드포스 역시 새로이 영입한 선수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kt롤스터 또한 새로운 듀오가 크게 돋보이지 않는(어찌 보면 이는 이전 준우승 듀오가 더 좋아서일 수도 있다) 모습이었고 말이다. 

 

유일하게 디플러스 기아만이 시즌 초 달라진 선수 구성에서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이러한 부분은 디플러스 기아의 팀 컬러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작년에도 시즌 초 디플러스 기아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젠지와 BNK 피어엑스, 두 팀의 전력 자체가 좋았던 것도 있지만 로스터의 변동이 없다 보니 그 경기력이 더 크게 돋보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단, 다른 말로 한다면 각 팀 별로 LCK컵에서의 모습과 정규 시즌에서의 모습은 많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팀웍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간 팀 전력은 분명 LCK컵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 국외 결승전, 취지는 존중하지만 과했다

 

이번 LCK컵 결승전 및 결승 진출전은 LCK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가 아닌 홍콩에서 개최됐다. 

 


 

e스포츠의 경우, 일반적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다소 열악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다. 여타의 스포츠 종목들이 ‘게임화’를 통해 라이선싱 비용을 받거나, 선수 트레이드 등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것과 달리 e스포츠는 이러한 부분이 불가능하고 경기장 입장료의 일부나 대회 상금, 그리고 팀 행사 및 일부 굿즈 판매 수익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중계권 수익도 큰 편이 아니다.

 

경기 수익 역시 많지 않은 경기 수와 다른 스포츠 경기보다 협소할 수밖에 없는 구장 크기로 인해 아쉬운 부분이 있다. 결국 ‘라이엇 게임즈’에 의지하는 수익 모델로는 한계가 있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글로벌 팬 층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는 하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최종전을 홍콩에서 개최한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다만 가장 마지막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을 외국에서 진행한 것은 조금 과한 느낌이다. 

 

실제로 ‘메이저리그’도 다른 나라에서 경기를 하고, 축구 역시 타국에서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은 정식 경기보다는 프리 시즌, 또는 이벤트 매치이고 정식 시즌 경기를 하는 경우는 개막전이나 일부 시즌 경기에 그친다. 자국 대회의 결승전을 해외에서 하는 경우는 없다. 대회 자체가 글로벌한 성격이 아닌 이상 말이다. 

 

그런데 이번 LCK컵의 경우는 가장 마지막 경기를 홍콩에서 치뤘다. 국내 팬들도 결승전을 직접 보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이는 작은 이익을 위해서 큰 것을 놓친,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부분이다.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글로벌 팬을 위해 충성도 높은 국내 팬들을 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자 역시 홍콩에서 결승 진출전과 결승전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확인했을 때 이게 맞는 선택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결승전을 굳이 왜?’ 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국내 팬 입장에서 누구도 반가울 리 없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경주나 부산 등 국내 특정 지역에서 결승전을 하는 자체는 긍정적이다. 어차피 국내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원하면 갈 수도 있고, 서울에만 팬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해외는 이야기가 다르다. 사실상 팬들 대부분이 가기 어렵다. 그래도 가고 싶은 이들이라면 최소한 3일간의 휴가를 내고 백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출해야 한다.  

 

굳이, 왜, 결승전을 해외에서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메이저리그처럼 개막전을 홍콩 등에서 한다?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축구처럼 프리 시즌 등이나 이벤트 대회 자체를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도 문제될 것 없다. 

 

다만 LCK로 대변되는 국내 축제의 마지막을 어째서 해외에서 해야 하는지는 기자의 입장에서도, 팬의 입장에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것이 정말 효과가 있다면 유명 스포츠 종목들도 해외에서 이미 결승전 진행을 했을 것이다. 

 

의도는 이해하지만 악수다. 앞으로는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팬들의 충성도를 일부러 하락시키고 싶은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다. 

 

- 한화생명 게이트, 아무도 사과를 하지 않는다

 

2승을 기록한 팀이 떨어지고, 0승과 1승 팀은 ‘플레이인’에 진출했다. 이미 팬들이라면 무슨 이야기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고, 그만큼 그 이야기를 반복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시 보는 한화생명 선수들의 시무룩한 퇴장 모습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철저한 준비 과정이다. LCK컵 1회와 2회 대회 모두 치명적인 문제가 노출됐다. 그리고 이 모든 문제는 사전에 충분히 가능성을 인지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양대 그룹 대전 시스템을 채용했음에도 불합리한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LCK컵 자체는 좋다. 확실히 시즌 초부터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된 것도 긍정적이고, 시즌 초에서 오는 다양한 변수들로 의외의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앞서 말한 시스템이 문제다. 내년 LCK컵에서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하는 바램이 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이것이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말이다. 아직도 이번 한화생명e스포츠 사태에 대해 납득이 되지 않은 이들도 많고, 글로벌로 확대하면 프로 씬에서는 나올 수 없는 수준의 결과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다만 관계자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 말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옳지 않다. 적어도 해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이야기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실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최근의 세상은 ‘밈’이 되던, 박제가 되던 다양한 방식으로 ‘팩트’가 이어지기에 결코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법은 절대 없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