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만큼 높은 실전의 벽, 마블 투혼:파이팅 소울

곳곳에 들어간 정성은 확실
2026년 09월 05일 19시 11분 14초

'마블 투혼:파이팅 소울'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와 아크 시스템웍스, 마블 게임즈가 공동으로 개발한 4v4 태그 팀 격투 게임 신작이다.

 

마블 코믹스 IP 속 주요 히어로와 빌런들을 집합시켜 팀을 짜고 겨루는 대전 격투 형식의 게임으로, 앞서 여러 차례 온라인을 통한 베타 테스트와 세계적인 격투 게임 대회 현장에서의 시연을 거쳐 정식 출시에 이른 타이틀이다. 실제로 일부 현장 시연과 온라인 베타 테스트를 참가해보기도 했기에 새로운 게임임에도 뭔가 구면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간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히어로와 빌런들, 그리고 출시 직전 진행된 테스트에서 확인했던 스토리 모드 일부를 포함해 온전한 상태로 정식 출시가 이루어진 뒤 게임을 플레이해보며 느낀 것을 이야기해본다. 플레이 기종은 PS5다.

 

 

 

■ 만족도 높은 에피소드 모드

 

출시 직전의 베타에서 첫 선을 보였던 에피소드 모드는 개인적으로 생각 외의 복병이었다. 그 당시에도 대전 격투 게임에서 스토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작지만 만족스러운 초반 체험이었다는 감상을 남긴 바 있는데, 정식 출시 후 준비된 5개 팀의 에피소드는 하나같이 높은 퀄리티로 만족감을 선사했다.

 

정석적인 히어로 팀인 어벤져스나 X맨, 스파이더맨의 팀도 각각의 히어로와 빌런들이라면 이럴 것 같다 싶은 방식으로 내용이나 대사를 잘 풀어냈고, 닥터 둠의 팀의 경우 다른 팀들과 달리 빌런 서사로 진행해 처음부터 결말까지 빌런들의 모임다운 모습과 챔피언에서 도전하기까지, 그리고 그 이후의 후일담을 풀보이스와 함께 실제 만화책을 보는 것처럼 훌륭하게 연출해내 충분히 볼만한 에피소드를 완성했다.

 

 

 

이와 같은 퀄리티는 코믹스 원작에서 많은 활동을 했던 키어런 길런을 메인 작가로 삼고, 여러 만화가들을 기용해 완성도를 끌어올린 덕이라고 생각한다. 오사와 유스케, 마이크 데오다토, 벳텐 코토, 에마누엘라 루파치노, 마시마 히로, 주앙 카놀라, 데이비드 큐리엘까지 7명의 만화가들이 각각 아티스트와 컬러리스트로 참여해 에피소드 모드를 하나의 작품으로 제작했다.

 

동서양의 만화가들이 저마다의 실력을 뽐내며 그려나간 에피소드이기에, 팀마다 서양풍의 작화, 일본 코믹스풍의 작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출시 로스터에 데드풀이 포함되어 있어, 데드풀이 등장하는 사무라이 아웃라이더즈의 이야기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 역사를 품은 데드풀, 세세한 디테일이 좋다

 

데드풀의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마블 투혼:파이팅 소울은 IP에 기반한 세세한 디테일에 상당히 노력을 쏟은 게임이라는 점이나 대전 격투 장르에 대한 애정이 제법 많이 느껴지는 게임이기도 하다.

 

데드풀의 경우는 캐릭터 특성상 제4의 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캐릭터라는 점이나 유쾌한 성격이 맞물리면서 거의 격투 게임의 역사를 집대성한 캐릭터라는 점이 밝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블 투혼:파이팅 소울에서는 서로 팀을 고르고 게임을 시작하면 각 팀이 걸어나오는 연출과 함께 장내 아나운서가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이게 데드풀을 넣고 시작하면 데드풀 전용으로 변경된다. 또, 데드풀의 등장 모션이나 각 커맨드를 수행했을 때의 모션, 기믹 등 상당수가 데드풀 자신과 관련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껏 출시된 수많은 격투 게임에서 볼 수 있던 모션을 오마주한 것들이 무수히 많다.

 

격투 게임을 깊이 파지는 않았더라도 이것저것 혼자서 가지고 놀기만 했던 얕은 플레이어의 시선에서도 보이는 것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며 밝혀지는 오마주 내역들을 보니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들도 있었다.

 

데드풀이라는 캐릭터의 디테일만 훌륭한 것은 아니다. 코믹스 원고 같은 느낌의 UI는 물론이고, 코믹스 캐릭터를 3D로 끄집어 낸 것 같은 좋은 품질의 히어로 및 빌런 모델링, 각 커맨드의 액션, 판정을 통해 좌우 방향으로 이동하게 되는 맵의 배경 디자인, 심지어 이런 맵들의 특징을 모아 구성한 로비에 뿌려진 비 플레이어블 캐릭터들의 SD도 마냥 흩뿌린 것이 아니라 납득이 가는 조합과 위치에 심어뒀다는 것이 느껴진다.

 


 

 

 

■ 입문 저점은 낮아도 실전은 높은 편

 

입문하기까지의 저점은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손뼉도 두 손이 만나야 소리가 나듯, 대전 격투 게임들은 CPU 대전만 할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2명의 플레이어가 필요한 장르다. 그러나 대전 격투 게임은 여러 게임 장르들 사이에서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을 때까지 알아가야 하는 시간이나 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시간이 제법 길다는 것. 더불어 태그 방식의 대전 격투 게임은 장르 안에서도 난도가 있는 편으로 알려져있는 편이다.

 

이런 부분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대전 격투 게임 프랜차이즈는 그간 버튼 하나를 사용해 기본적인 콤보나 상황에 맞는 기술이 나가도록 초기 진입 장벽을 허무는 과정을 마련해왔다. 마블 투혼:파이팅 소울 또한 이런 방식을 택해 간단한 방식으로 기본 콤보를 구사할 수 있게 했다. 태그 방식이라도 우선 하나의 캐릭터만 제대로 다룰 수 있다면 그럭저럭 싸울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딱 입문해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부분까지의 진입장벽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데모와 시연들을 거쳐 본격적으로 모든 플레이어가 판에 뛰어든 정식 출시 시점에서는 이 장르의 벽이 다소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실전을 치르기 위한 과정이 긴 편인 점은 부정할 수 없기도 하다. 어느 정도 수준까지 캐릭터의 운용에 숙달하기 전에는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어를 잡아주는 랭크 매치에서도 정말 손도 못 쓰고 얻어맞다가 나가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사실 다양한 커맨드나 콤보 연계를 활용해 프레임 단위로 겨루는 PvP 메인의 장르인데다 기존에 다른 격투 게임을 즐기던 팬들도 함께 시작한다는 환경의 특성상 그간 경험이 쌓인 장르 기성 플레이어와 신규 유입 플레이어의 간극을 어느 정도 메우기까지가 큰 고비가 될 수 밖에 없다.

 

 

 

극단적으로 '뉴비가 고인물 플레이어를 이겨야 한다'같은 주장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손 한 번 질러보기도 전에 맞다가 끝나게 되면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서 주먹은 지를 수 있게 되고, 제대로 싸워볼 수 있을 때까지 연습장이나 실전을 굴러야 한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선뜻 달려들기 쉽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

 

그만큼 많은 플레이어 풀을 확보해야 흥미를 붙일만한 여유가 늘어난다고 본다.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참 괜찮고, 정성도 많이 들어갔다고 느낀다. 앞서 이야기했던 에피소드 모드의 퀄리티나 게임 전반에 깔린 요소들을 볼 때 잘 만들었다는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대전에서의 재미도 있는 편이다.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느낌도 조금 들었다. 하지만 실전의 벽이 높은 만큼, 이 부분을 고려하고 진입해야 하는 게임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준비된 연출들을 하나하나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연습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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