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이 열광하는 슈퍼히어로물의 거장 미국의 마블 코믹스社의 인기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을 주제로 한 VR 게임이 출시됐다.
지난 3일 PS VR 독점으로 발매된 ‘마블스 아이언맨 VR(이하 아이언맨 VR)’은 지난 2018년 PS4로 선보인 ‘마블스 스파이더맨’에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이는 마블 슈퍼히어로 IP를 활용한 작품으로 오직 VR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마치 자신이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된듯한 뛰어난 몰입감을 선보이는 게임 플레이, 그리고 본 게임만의 전용 오리지널 스토리, 그리고 VR 기기의 성능과 컨셉을 적극 활용한 고 퀄리티 액션 및 그래픽 등으로 무장해 마블 시리즈의 팬들을 반긴다.
■ 영화 못지않은 오리지널 스토리, 속도감에 만족
원작 코믹스판을 비롯해 대중에게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던 아이언맨은 지난 2008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그리고 ‘어벤저스’ 시리즈의 대흥행에 힘입어 어느덧 마블을 대표하는 인기 캐릭터로 그 입지를 굳혔다. 덧붙여 아이언맨은 스파이더맨,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마블 히어로 TOP 3의 일원이기도 한데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강화 슈트를 착용하고 지상과 공중의 경계없이 전장을 종횡무진 누비는 모습은 필자를 비롯한 국내외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때문에 필자는 본 작품의 출시 소식이 전해진 작년 봄부터 지금까지 1년여의 세월을 큰 기대감을 안고 기다려왔다.
이번에 선보인 아이언맨 VR은 필자의 기대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줬다. 물론 장점만이 가득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본 작품은 플레이 타임이 길어질수록 장단점이 확연히 들어나는 케이스인데 먼저 본 작을 호평할 만한 요소부터 살펴보겠다.
우선적으로 살펴볼 부분은 바로 앞서 언급한 게임 오리지널 스토리 요소.
어디까지나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이지만, 게임에서 접하게 되는 스토리라인은 한 편의 영화나 코믹스 판으로 발매해도 될 만큼 그 완성도가 뛰어났다고 느껴진다.
본 작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전쟁 특수로 상당한 이득을 얻던 글로벌 군수 기업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총수이자 작품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기업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무기를 탈취하는 해커이자 반기업 활동가이도 한 ‘고스트’의 흉악한 음모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이처럼 스토리 부분의 완성도는 마치 한 편의 영화 이상급으로 상당히 매력적이며 본 작에서 등장한 메인 빌런 고스트의 컨셉과 그 활약 역시 인상적이었다. 덧붙여 게임에 등장하는 고스트는 마블 유니버스에 등장하던 그 녀석이 맞다. 아이언맨의 영화판에서는 등장한 적이 없지만 평소 마블 시리즈에 관심 있거나 영화 ‘앤트맨’ 시리즈를 봤다면 어느 정도 친숙할 수 있겠다.
게임 진행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시점, 그리고 강화 슈트를 착용한 ‘아이어맨’으로써 활약,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다.
토니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플레이는 그다지 큰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필자를 포함, 많은 이들이 원하는 게임 플레이는 바로 ‘아이언맨’으로 활약하며 적을 쳐부수는 부분일 테니까.
토니의 대저택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컨텐츠는 사실상 게임 내 스토리 텍스트 및 시스템 설명, 그리고 후술할 장비 업그레이드가 전부. 심지어 스토리 진행 간 등장하는 대화의 분량조차 VR치고 상당히 많은 편이다 보니 토니 시점의 플레이는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게 반 이상이라 말해 과언이 아닐 정도.
물론 집에서 농구를 하거나 책을 보는 등 부가적인 즐길 거리도 일부 존재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존재일 뿐, 이 부분은 VR를 처음 접해보는 게이머라면 조금이나마 흥미를 끌 순 있겠지만 디테일도 생각보다 아쉬웠고 현장감도 그다지 우수한 편도 아니었다.
이에 비해 아이언맨 시점의 플레이는 정말 매력적이고 현장감이 넘쳐 플레이 줄곧 필자의 가슴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플레이어는 두 개의 모션 컨트롤러, 일명 무브봉을 양손으로 조작해 지상과 공중 모두를 아우르는 전투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적들을 처치하는 공중전이야말로 본 작품에서 선보이는 가장 재미난 컨텐츠.
하늘을 누비는 속도감 하나 입에서 감탄이 저절로 나올 만큼 뛰어난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리펄서 제트팩으로 하늘을 날아오를 때의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짜릿하고 시원해 정말 날아다니는 것 하나만으로도 게임에 흠뻑 빠져들 만큼 속도감 하나는 정말 일품.
다만 이동 조작은 어느 정도 적응이 필요한 편. 특히 공중에서의 방향 전환이 생각보다 어려운 편이라 튜토리얼에서 많은 연습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절대 조작감이 나쁘거나 이동 모션에서 부자연스러움이 느껴지는 것은 아니니 충분한 조작 연습이 이뤄진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상당히 뛰어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 1인칭 현장감과 몰입감은 뛰어나, 빈약한 볼륨은 개선이 필요
아울러 아이언맨으로 즐기게 되는 전투 컨텐츠는 몰려드는 적들을 격추하며 목표물을 보호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설치된 폭탄을 제거하는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또 미션을 완료하면 일부 도전 요소와 레이스, 비행 모드 등을 해금할 수도 있다.
작중에서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아이언맨의 상징적 장비라 할 수 있는 빔 병기 및 주먹을 통한 근접 공격 등이 있다. 덧붙여 전투 시에 플레이어가 보고 즐기게 되는 게임 내 시점 또한 1인칭인데다 콘솔 UI마저 극장판의 모습을 빼닮아 플레이 내내 마치 자신이 슈트 안에 들어간 토니 스타크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이는 곧 게임의 현장감을 대폭 향상시키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더불어 무기의 조작 방식 역시 영화와 동일한 모션을 재현해 게임 몰입도가 상당했다.
플레이어는 무브봉을 손에 쥐고 트리거 버튼을 누르며, 동시에 손바닥과 손목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꺾어 빔 병기 및 로켓 등을 발사할 수 있다. 이렇듯 PS VR 본체로 아이트래킹하며 적을 탐지하고 무브봉의 물리 버튼과 손을 사방으로 움직이며 적을 쏴 격추시키는 재미는 상당히 뛰어났고 적들이 산산조각나는 물리 효과나 폭발 이펙트, 그리고 효과음 역시 만족스러운 수준이라 액션의 재미는 상당했다.
스테이지의 구성은 총 12챕터로, 각 챕터는 약 20분 내외의 플레이타임을 가졌다. 필자가 튜토리얼 화면부터 1회차 엔딩을 보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5시간 내외, 이는 미션 외에도 장비 업그레이드나 사이드 컨텐츠 등을 즐긴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 것으로, 오직 스테이지 플레이 타임만 따져본다면 3, 4시간 안팎이 될 듯싶다. 일반적인 비디오게임이라면 상당히 아쉬움 볼륨이지만 본 작이 VR 게임임을 감안한다면 딱 평균 정도의 볼륨이라 할 수 있겠다.
또 특정 상황에서 타이밍을 맞춰야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약점 공격이 필요한 적들, 그리고 지상에서 미사일 세례를 퍼부어 긴박한 회피 기동을 필요하게 만드는 병기나 높은 체력과 강한 공격력을 지닌 보스 등이 등장하는 점도 게임의 재미와 긴장감을 극대화시킨다. 또 본 작품은 단순 적과의 전투뿐만 아니라 아군 함의 수리 등 다양한 상호작용, 그리고 슈트 착용 및 발진 연출 등 다양한 볼거리로 무장해 영화 이상의 액션을 자랑하며 그래픽 퀄리티 역시 나름 만족스러운 편.
덧붙여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함으로써 토니 스타크의 차고에서 아머 및 능력, 슈트의 외형 등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더욱 화려한 연출, 그리고 고화력 병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포인트 수치도 낮은 편이라 미션의 반복 없이 1회차 플레이만으로도 모든 업그레이드 장비를 해금할 수 있을 정도. 다만 전반적인 업그레이드 컨텐츠는 많이 부실한 편.
이처럼 아이언맨 VR은 액션 및 속도감, 그리고 오리지널 스토리의 완성도는 만족스럽고 아이언맨이란 캐릭터 고유의 특징과 컨셉을 게임 내 멋진 모습으로 가깝게 담아내 팬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러한 감탄이 지속되는 시간은 게임 시작 후 30분에서 1시간 내외. 바로 너무나도 반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 시스템과 적의 재탕, 컨텐츠의 부재 때문이다. 앞선 내용은 어디까지나 호평 위주의 내용이었고 이제 본 게임을 접하며 느낀 단점들,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을 언급해보겠다.
필자가 느끼기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바로 적의 종류가 너무나 단순하고 재탕의 연속이었다는 점.
작중 등장하는 적의 종류는 총 6종으로 그 볼륨이 상당히 빈약한 편인데, 이마저도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적의 대다수가 로봇 병기 ‘드론’이다. 게임의 시작과 끝이 이 드론 격추라 말해 과언이 아닐 만큼 모든 스테이지가 드론 투성이라 플레이 타임이 늘어날수록 게임이 상당해 지루해진다.
더불어 스테이지 구성도 위의 적 구성처럼 재탕의 연속이다. 모든 스테이지 구조가 사실상 다 똑같이 생긴데다 총 12개의 스테이지 중 2개 정도는 사이드 미션으로 빼도 될 정도로 그 구성이 빈약해 억지로 스테이지 볼륨을 늘린 느낌이 들었다. 또 맵의 구조가 박스형 구조인 데다 그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 날아다니다 보면 금세 투명한 벽에 가로막혀 생각보다 자유로운 비행을 할 수 없어 앞서 말한 게임 자체의 특색이 쉽게 지루해져 버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혹여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러한 부분을 보다 보완하길 바란다.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