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PL과 한국 LCK는 상당한 경쟁 관계에 있다. 최근에는 MSI든 롤챔스던 간에 한국과 중국의 경기가 일반적이고, 올 해 9월 아시안 게임에서는 중국과 금메달을 놓고 다툴 예정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많은 선수들이 중국에 진출하기도 했다. 너구리처럼 적응에 실패해 리턴한 선수도 있지만 바이퍼처럼 중국 최고의 원딜러가 된 선수도 있다.
하지만 국내 유명 선수들이 출전한다고 해서 중국 LPL을 봐야 하는 것도 아니고(물론 기자처럼 전 세계의 수많은 리그를 관심 있게 보는 이도 있지만) 국내 LCK 경기를 보는 것도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굳이 LPL을 알아야 하나?’ 하는 질문 역시 아니라는 답이 정답이고 말이다.
그럼에도 알면 재미있다. 적어도 20년의 기억으로 중국 최강은 탑 이스포츠 아냐?(응 아니야…) 하는 일도, 21년의 기억을 가지고 EDG가 최고지!(응 아니야…) 하는 일도 없을 테고 말이다. 심지어 IG의 더 샤이는 요즘 뭐 하냐… 이런 말도 없을 것이다.
여기에 올 해 MSI에 진출하는 중국팀이 생소한 이름일 수도 있다. 롤 팬이라면 참을 수 없는 수치 아니겠는가.
그래서 준비했다, LPL 몰아보기! 모든 팀을 알 필요도 없다. 주요 팀의 현재 상황만 알아도 된다. 여기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의 중국 선발 선수들은 대부분 이 팀에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하다.
마치 드라마 몰아보기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읽어 보자. 그럼 당신은 중국 LPL의 최신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다.
- V5
V5는 중국 LPL 역사에 이렇다 할 큰 흔적도 없고, 역사도 길지 않으며 어떨 때는 압도적인 꼴찌를 또 어떤 때는 중위권을 오가는 식의, 그저 그런 팀이다. 심지어 이전 시즌인 21 LPL 서머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작년 까지의 이야기였고, 올 시즌은 확연하게 달라졌다. 아니, 달라진 정도가 아니라 환골탈태 했다는 말이 맞는 표현일 정도다
현재 LPL 스프링 시즌 1위를 기록 중이고 이대로 1위에 안착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는 팀 역사 상 최초이자 LPL 관계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무엇보다 팀의 짜임새가 단단해져 단순히 스프링 시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후 서머 시즌까지 상위권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올 해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통해 한국의 리치 선수를 영입했고, 탑 이스포츠에서 준수한 활약을 했던 카사를 정글러로 영입했다. 또한 IG에서 나온 한국인 루키 선수까지 영입하면서 상당히 괜찮은 상체 라인을 구성했다. 여기에 IG를 나온 ‘노페’ 정노철 감독을 영입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미 선수단 구성 면면으로도 솔직히 중위권 이상은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막상 스프링 시즌을 진행해 보니 그 파괴력이 상당했는데, 징동과 웨이보 게이밍에게만 패배했을 뿐 남은 팀과의 경기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탑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대 1 승리가 많다는 것이 고무적인데, 그만큼 접전인 상황에서도 승리가 가능한 팀이라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LPL에서 중체미로까지 평가받고 있는 루키의 효과와 농심 레드포스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던 리치가 한층 성장한 플레이를 펼친 것이 크다. 카사 역시 알토란 같은 연계를 해 주고 있으며 기존에 있던, 그나마 괜찮은 플레이를 펼쳐 왔던 포틱 또한 한 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리치의 경우 매우 단단하면서도 생존력 있는 플레이로 팀에 상당한 공헌을 하고 있다. 루키는 말 하면 입이 아플 정도. 루키의 가세로 V5의 공격력이 대폭 상승했다.
현재 웨이보 게이밍과 더불어 LPL에서 가장 강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포스트시즌에서 우승할지는 아직 미지수. 포스트 시즌에서까지 좋은 성적을 낸다면 서머 시즌까지 매우 좋은 성적과 더불어 롤챔스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
- 웨이보 게이밍
웨이보 게이밍이라 하면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바로 20년 담원과 롤챔스 결승을 진행했던 팀이 바로 이 팀이다. 팀명이 변경되었으며, 2021년에는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올 시즌, 거의 팀원들이 공중 분해된 IG에서 한국 선수 더 샤이를 영입했다.
더 샤이의 효과가 제법 컸는지 갈수록 성적이 좋아지더니 어느덧 2위까지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에는 어느덧 중국을 대표하는 미드라이너로 성장한 엔젤과 바이퍼 바로 다음 서열의 원딜(즉 중국인 중에서는 현재 최고의 원딜이라는 소리) 후안펑의 공이 컸다. 정글 소에프엠은 기복이 제법 있지만 실력만큼은 알아주는 선수.
이로 인해 서포터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에서 매우 상급의 수준을 갖춘 팀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신인 출신의 서포트 ON이 아직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빠르게 성장중이고 또한 33억이라는 거액을 받고 LCS로 이적한 소드아트가 방출, 다시금 팀으로 돌아오면서 짜임새도 보다 좋아졌다.
순위는 V5에 뒤진 2위에 위치하지만 선수들의 구성이 워낙 좋아 꾸준히 이번 스포링 시즌 우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올 해 롤챔스에 등장할 확률이 매우 높은 팀이다.
- RNG
스프링 첫 게임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하기는 했지만 작년의 실력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현재 정규 시즌 3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에는 탑으로 자리를 옮겼던 샤오후가 다시 미드로 돌아가 정상급 실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빈 자리는 웨이보 게이밍에서 이적한 빈을 합류시켰다.
순위로는 3위지만 사실 RNG가 현재 V5나 웨이보 보다 나은 모습은 없는 편이다. 빈은 기복이 매우 심한 플레이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21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밍의 폼도 떨어졌다. 21년 바이퍼와 더불어 중체원을 놓고 다투던 갈라 또한 21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중.
그럼에도 무난하게 승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 신기하다 할 수 있는데, 어쨌든 현재의 모습은 최상위권 두 팀에 밀리는 모습이지만 선수들의 폼이 회복되면 현재보다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생각된다. 아직까지는 EDG나 LGD의 폼도 올라오지 않고 있기에 이들보다는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고 말이다.
- 탑 이스포츠
2020년 담원과 더불어 최고의 팀으로 평가받았던 탑 이스포츠는 21년 롤챔스에도 진출하지 못한 채 쇠락의 길을 맞았다.
올 시즌은 이보다는 양호하지만 20년 시즌의 강력한 맛은 없다. 메인 정글러 카사를 보내고 펀플러스에 있던 티안을 영입했지만 결과는 쏘쏘. 사실 티안이 21년 안식년을 원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펀플러스 사정 상 무리하게 경기를 참여했던 부분이 올 시즌에도 영향을 미치는 듯 보인다. 또 다른 영입 정글로 샤오펑 역시 그다지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369와 줌을 서로 교환하는 식의 영입으로 줌이 새로운 탑 라이너로 참여했지만 확연하게 드러나는 시너지 효과는 아직까지 없는 듯 보인다. 이와 더불어 메인 서포터 주오가 심리적인 문제로 시즌 휴식까지 선언하며 새로운 서포터 마크가 합류하는 일도 있었다.
이처럼 무언가 잘 되는 일이 없는 집의 전형적인 형태를 보여주는 탑 이스포츠지만 나이트와 재키러브 두 듀오의 힘은 아직도 건재하다. 특히 작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재키러브가 다시금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이들이 탑 이스포츠의 상위권 실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갈수록 경기력이 살아나며 승리 속도에 가속을 붙이고 있는 것이 고무적인데, 이대로라면 RNG와 함께 정규 시즌 3위 경쟁도 볼 만할 듯 하다.
- EDG
작년 시즌 롤챔스 챔피언 EDG는 스프링 시즌 초반에는 나름 잘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나 이후 조금씩 폼이 하락하더니 최근 2연패를 하며 최상위권 순위 경쟁에서 한 발짝 뒤쳐진 상태다.
멤버 자체가 2021년 우승 멤버 그대로인 만큼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이 예상되었지만 탑 라이너 플랑드레의 엄청난 하락세와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작년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행보가 걱정되는 상황이기도.
특히 이제는 구멍으로 전락한 탑 포지션으로 인해 올 시즌 미래가 생각보다 밝지 않다. 여기에 자신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팀들에게는 모두 패했다. 이 말은 컨디션 등에 따라 경기 결과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프링 시즌에서 현재의 실력에 머무를 만한 팀이 되었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높은 성적을 내가가 쉽지 않아 보이며, 플랑드레가 원래의 모습을 찾지 못할 경우 올 시즌 롤챔스 진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 LNG
국내 선수 타잔이 있는 팀으로 잘 알려진 LNG는 21년 롤 챔스 8강 진출 팀이기도 하다. 특히 21년 롤챔스에서 팀의 구멍이라 할 수 있는 미드 아이콘으로 인해 보다 높은 곳으로의 진출에 실패한 이래 LNG는 올 시즌 나름 특급 영입을 발표했다. 바로 펀플러스에서 나온 도인비를 영입한 것.
도인비는 자체의 실력도 중국 내에서 정상급이지만 도인비를 통한 리딩이나 시너지 능력도 우수하다는 평가가 있다. 마치 야구의 김성근 감독 같은 이미지라 할 수 있는데, 밑바닥 팀을 중위권으로 올려 놓는다던가 하는 부분에 남다른 재주가 있다고 할까.
사실 아이콘이 LNG를 나간 사실 하나 만으로도 호재라 할 수 있는데 그 자리에 도인비가 가세한 만큼 LNG의 평가도 상승해 기자 개인적으로 우승 후보에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개막 7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기세는 여기까지였다. 이후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에서 전패하며 이후 경기에서 1승 5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것. 물론 초반에 다소 약한 상대들과의 대전이 몰려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차이는 그러한 것 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다.
연패 과정에서 한 층 성장한 나이트를 제외한 상체 세명이 동반 부진하며 최악의 결과를 내게 되었는데 특히나 팀의 핵심이자 중체정의 위엄을 갖춘 타잔의 부진이 뼈 아프다.
그나마 LNG가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는 확실하게 승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남은 경기에서 승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자만 스프링 시즌 상위권 달성은 물 건너간 셈. 그래도 타잔과 도인비, 그리고 업그레이드 된 나이트의 존재로 인해 조금만 가다듬는다면 서머 시즌에서는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