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는 지난 23일 신작 오픈월드 MMORPG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모티프와 코에이테크모게임스가 공동 개발한 대항해시대 시리즈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이틀로 대항해시대2와 대항해시대 외전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라인게임즈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에 대해 원작의 감동을 유지하면서 최상의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언리얼엔진4 기반의 그래픽을 도입하고 고증을 거쳐 16세기 주요 항구와 함선을 재현했다고 밝혔다. 또한 풍향, 풍속, 조류 등을 전 세계에서 수집한 빅데이터 기반으로 구축해 실제 해상에서 함대를 운용하고 있다는 느낌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편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스마트 플랫폼인 안드로이드OS와 iOS, 그리고 라인게임즈 FLOOR를 통한 PC 플레이가 가능하다. 멀티플랫폼 및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며 PC로 플레이하는 경우 사양에 따라 4K 고해상도 플레이도 가능하다.
■ 대항해시대2의 주역들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고 플레이어를 반겨준 것은 대항해시대2의 주역들이다. 플레이어는 선단명을 정한 뒤 처음 게임에서 플레이할 제독을 고르게 된다. 포르투갈의 왕국 탐험가 조안 페레로, 에스파냐의 해군 장교 카탈리나 에란초, 오스만의 무역상 알 베자스, 잉글랜드의 제독이자 사략 해적 옷토 스피노라, 네덜란드의 지리학 강사 에르네스트 로페스까지 5인의 주인공들 중 한 명을 골라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며 여기서 고른 캐릭터의 국적이 플레이어의 선단 국적이 되므로 생각보다 꽤 중요한 선택이다.
물론 특정 상황이나 향후 이민이 열리면서 다른 국가로의 이민을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민에는 몇 가지 조건이 붙기 때문에 원하는 국적으로 이민을 하려면 다소 어려움이 있다. 플레이어는 자신이 선택한 제독의 메인 스토리인 연대기를 따라가며 대항해시대2 원작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 연대기 플레이에는 행동력이 소모되고, 스마트 플랫폼 게임으로 출시되면서 컨텐츠 진행에 제약을 거는 요소들이 중간중간 생기며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다른 컨텐츠를 하면서 성장하고 다음 연대기로 넘어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베타테스트 당시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자신이 선택한 제독만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초기 제독도 선택해 해당 제독의 연대기를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당연히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아니고 선단 레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 하지만 추가로 다른 제독의 연대기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 다양한 항해사와 주요 3컨텐츠
개인적으로 느낀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매력 중 하나는 굉장히 많은 수의 항해사라고 할 수 있다. 항해사들은 각각의 직업과 교역, 모험, 전투에 특화된 분류가 존재한다. 이들은 알파벳 형식의 랭크 시스템으로 등급이 나뉘고 높은 등급일수록 각종 상호작용에 요구되는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항해사 영입에 제약이 없다는 것도 좋은 부분이다. 대화 요구 알림이나 승급 가능 알림 같은 것들이 늘어날 때는 다소 불편함도 있지만 항해사를 고용하는 데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항해사를 모으러 다닌다는 나름의 목표가 생기기도 한다.
모든 항해사는 각 항구의 주점에서 만날 수 있는데, 특정 항해사들은 앞서 다른 항해사들을 고용해야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로 인해 대항해시대 오리진의 초반 첫 주는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A급 항해사 샤를 달타냥에 대한 질문과 7명의 여항해사를 고용해야 주점에서 만날 수 있는 술탄 사피예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할 정도로 대항해시대 오리진 플레이어들의 관심사 중 하나를 차지했다. 오죽하면 초반 투자전이 진행되는 도중에 달타냥을 찾는 이용자가 많았던 에스파냐를 달타냥국이라 부르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급과 친해지면 의뢰를 받을 수 있기도.
배에 배치할 항해사들을 고용하면서, 그리고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플레이하면서 꼭 하게 되는 메인 컨텐츠 3요소가 있다.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근간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3요소는 항해사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교역과 모험, 전투다. 처음 선택하는 5명의 제독들도 세 가지 중 하나의 컨텐츠에 특화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루에 한 번 바꿀 수 있는 선단 성향은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해당 성향에 부합한 더 많은 의뢰나 과제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교역은 이름 그대로 각지의 명산물을 싣고 다른 항구에 내려 교역품을 매각해 차익을 버는 시스템이다. 바다를 가르며 무역을 하면서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무역의 기본을 이행하며 두카트를 버는 것이 교역의 재미요소로 실제 오스만 무역상 알 베자스를 플레이하는 오스만 이용자들의 경우 캐비어 무역을 통해 초반 자금을 쏠쏠하게 벌어가는 경향을 보였다. 모험은 해상에서 망원경 아이템을 소모해 특별한 발견물들을 발견하거나 육지에서 선원과 물자를 활용해 육지탐색을 하면서 발견물을 찾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발견한 발견물을 각지에 존재하는 명사 저택에서 보고해 많은 양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전투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참고한 대항해시대2의 전투처럼 턴 기반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버프가 사라지는 20레벨을 기점으로 다른 해적 등에게 강습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는 전반적인 조정이 이루어져 모험과 전투의 효율이 상대적으로 교역에 비해 떨어지는 편인데다, 대항해시대 시리즈의 자금 확보원이 교역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플레이어가 교역에 힘을 쏟고 있다. 베타테스트 시기에야 교역에 비해 다른 컨텐츠가 효율이 좋아 교역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선택한 길이겠지만 이번에는 다른 두 컨텐츠의 효율이 너무 떨어지는 편이라 다른 컨텐츠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 취향을 타지만 맞으면 시간삭제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지금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다. 원작인 대항해시대 시리즈 IP 자체가 취향을 많이 타는 편이지만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베타 모집 시절부터 대항해시대2 관련 지식으로 테스트를 하고 참여자를 받았던 게임답게 이 작품으로 처음 대항해시대를 접한 게이머들에겐 어리둥절한 게임일 수 있다. 상당히 다양한 시스템을 구현해두고 디테일을 신경 쓴 부분들도 분명 눈에 띄지만 썩 친절하지만은 않아 정말 기본적인 튜토리얼이 끝난 이후 플레이어를 물가에 내놓은 아이처럼 방치하는 편이다. 조합에서 의뢰를 통해 모험과 교역, 전투의 기본을 차차 배우는 등 추가적인 배움 요소도 존재하긴 하지만 막막함은 많은 플레이어가 채팅을 통해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냐는 의문을 던지는 모습이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아쉬운 부분들이 없지 않고, PC 버전의 메모리 누수나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지만 취향에 부합하는 게임이라면 정말로 시간과 일상이 삭제되는 경험을 할 수 있기도 하다. 어느 부분이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계속 플레이하게 된다면서 10시간을 넘게 게임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등 BM적인 면에서도 요즘의 스마트 플랫폼 게임들과는 방향성을 달리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투자전을 통해 항구의 소속이 바뀌면서 관세가 부여되기도 하고 국가간의 관계가 변하면서 전쟁이 발발해 검문을 당하기도 하는 등 시스템적인 스토리도 만들어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조선 랭크를 올리기는 여전히 힘들다.
물론 전부 나열하자면 셀 수 없는 다양한 아쉬움들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다. 앞서 직접 언급했던 3 컨텐츠 사이의 밸런스 조절이라던가 모험, 교역, 전투에 특화된 선박들이 큰 차별점이 없어 대부분 빠른 속도의 모험 선박을 타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 UI/UX 측면에서 채팅창 갱신으로 이전 대화를 읽기 불편하다는 점 등 여기에 언급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을 앞으로 올바른 항로를 잡아 개선한다면 충분히 훌륭한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대항해시대 시리즈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게이머, 그리고 최근의 게임 BM에 지친 게이머라면 혹 마음에 맞을 수 있는 게임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