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인기 MMORPG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신규 확장팩 '용군단' 베타 테스트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용군단은 그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가의 여러 사건들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던 아제로스의 용들이 살던 고대의 고향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강력한 힘으로 필멸자 종족을 이끌고 여러 사건에 영향력을 끼쳤으며, 이따금 본인의 목적을 좇기도 한 그들은 신성한 일족의 땅이 다시 깨어나면서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영웅들에게 표면 위로 부상하는 위협과 수수께끼에 대처할 힘을 빌려달라고 부탁하게 된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상 처음으로 종족과 직업이 결합된 막강한 드랙티르 기원사가 등장하는 등 새로운 컨텐츠들을 한움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용군단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평판 세력들
■ 대부분의 컨텐츠 개방
용군단은 이달 초 베타 테스트 서버를 개방하기 전 몇 번의 알파 테스트 서버를 개방하면서 게임의 각종 컨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예를 들어 알파 테스트 페이즈1에서는 신규 종족 및 직업이 결합된 드랙티르 기원사를 생성해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 신규 지역인 하늘빛 평원의 대장정 스토리와 일부 서브 퀘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미 초기 용 조련술 기능을 익힌 상태로 간단한 용 조련술 맛보기가 가능했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이어 페이즈2는 60레벨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는 상태로 두 개의 던전을 체험할 수 있으며 직업 개편이 진행된 주술사 체험이 가능했다. 여기에 캐릭터를 생성하면 하늘빛 평원으로 바로 넘어가 퀘스트를 경험할 수 있었던 페이즈1과 다르게 드랙티르 기원사 캐릭터의 인트로 퀘스트가 진행되는 금지된 해안 파트를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외에도 여러 제작 전문 기술의 전문화 및 요리 기술의 테스트가 진행된 바 있다. 이후로도 알파 테스트 페이즈에 따라 각기 다른 내용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알파 테스트 당시 개방됐던 울다만:티르의 유산
이번 베타 테스트 서버는 대부분의 컨텐츠가 개방된 상태로 게임을 즐기게 된다. 확장팩 어둠땅을 플레이한 캐릭터를 복사하지 않았다면 기본적으로 아이템 레벨 180의 캐릭터를 생성하게 되며, 이로 인해 직업에 따라 각 부위의 장비를 얻는 퀘스트를 한 사이클 돌리기 전까지 초반부 플레이에서 꽤나 고역을 겪는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직업 특성 트리의 경우도 알파 테스트 당시와 달라진 부분들이 있었다. 당장 전사의 특성 트리도 기존 알파 테스트와 달라져 알파 테스트 당시 연구된 특성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었다.
베타 테스트에서는 다른 클래스들 모두 대도시에서 처음 신규 확장팩 지역인 용의 섬으로 넘어가는 퀘스트부터 시작해 대장정 스토리 라인을 체험할 수 있다. 깨어나는 해안에 도달해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고대부터 용의 섬에 살아온 존재들과 마주하고, 이들이 빠진 위험에 대해 알게 되며 아제로스의 영웅들과 구면인 생명의 여왕 알렉스트라자 등 오색용군단 소속의 등장인물들에게 제안을 받아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용군단과의 협력 관계를 쌓아올린다. 이 과정에서 신규 평판 세력인 발드라켄 협의회 등과도 관계를 맺게 된다.
용의 섬에서 처음으로 상륙하게 되는 장소
■ 용 조련술과 드랙티르, 용의 섬
역시나 가장 눈에 띄는 기능 중 하나는 이번 확장팩에서 강조되고 있는 용 조련술이 아닐까 싶다. 기존에 알파 테스트들에서 이미 용 조련술을 배운 상태로 시작했다면, 처음부터 차근차근 스토리와 컨텐츠를 밟아나가는 베타 테스트에서는 대장정 퀘스트를 조금 진행해 용 조련술을 배우는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초기 용 조련술은 기존 제작 아이템인 글라이더의 비주얼과 성능을 강화시켰다는 느낌을 준다. 초기에 배우고 있는 용 조련술은 실제 용이 비행하면서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비행을 한다기보다는 활강하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 물론 이런 부분들은 용 조련술의 특성을 올리면서 점차 완화되기는 한다.
용 조련술이 적용된 용 비행탈것의 디자인을 해금해서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부분은 좋았다. 게임 내 퀘스트 컨텐츠를 비롯해 각 용 비행탈것의 커스터마이즈 파츠를 해금할 아이템을 얻어 이를 기반으로 나만의 용 조련술 탈것의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기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존재하는 용 형태의 탈것에서 개인 취향에 따라 아쉬운 부분들을 조금 만져줄 수 있다는 정도의 커스터마이즈이긴 하지만 각기 다른 디자인의 용을 보는 것도 제법 용을 소재로 한 확장팩의 느낌이 잘 묻어나온다.
드랙티르 기원사는 기존의 감각과 비슷하지만 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는 클래스다. 근거리 또는 중거리에서 전투를 치르는 드랙티르 기원사는 다른 클래스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나 기술을 잘 숙지하고, 자신이 지향하는 방향으로의 특성을 골라주지 않으면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가 되어버릴 공산이 크다. 여기에 새로운 스킬 메커니즘이 도입되어 버튼을 누르고 있다가 원하는 단계에서 떼는 것으로 발동하는 스킬이 있거나 다른 파티원을 돕는 스킬을 구사하는 등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감각을 새롭게 익혀나가야 하는 부분들이 은근히 있었다. 드랙티르 기원사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요소는 기존 종족 커스터마이즈 요소와 비교해도 조금 더 많은 수준의 선택지를 제공하며 체형이 추가되었어도 여전히 덩치나 기반이 되는 골격 면에서 아쉬운 느낌을 주는 감이 있다.
신규 확장팩의 무대가 되는 용의 섬은 용군단의 고향이자 넬타리온이 각 용군단의 강점을 뽑아내 창조한 드랙티르 기원사들의 고향이다. 깨어나는 해안부터 하늘빛 평원, 온아라 평야 등 새로운 지역들이 아제로스의 모험가들을 기다리고 있다. 헌데 각 지역에 관련된 용군단의 특색을 부여하려고 했기 때문인지 새로운 지역임에도 은근히 익숙한 지형과 풍경이 떠오르는 부분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푸른용군단과 칼렉고스에 연관이 있는 하늘빛 평원은 리치 왕의 분노 확장팩 지역인 노스렌드의 수정노래 숲을 떠올리게 하며 녹색용군단 이세라의 딸 메리스라와 협력하는 온아라 평야는 불타는 성전의 나그란드가 떠오르는 장소였다. 아무래도 많은 확장팩을 거치다 보니 친숙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지역들이 제법 보인다는 것이 이번 베타 테스트를 플레이하며 둘러본 용의 섬의 특징이었다.
■ 베타라서 불안정한 부분도
전반적인 컨텐츠가 개방된 상황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용군단 베타 테스트 서버는 아무래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가 아닌 테스트 서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몇몇 문제나 제한사항들이 있었다. 한국어 클라이언트가 아닌 영문 클라이언트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면 다르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우선 각 지역의 맵은 녹색으로 칠해진 상태라 확인할 수가 없었다. 이미 관련 정보들이 많이 나와있는 상태지만 말이다. 또, 분명히 개방된 상태여서 신청한 일부 던전의 경우 입장하자마자 이 앞은 위험하다는 메시지의 출력과 함께 던전 밖으로 내보내지는 모습 등 아직 덜 다듬어진 부분들은 보이는 편이었다.
그래도 신규 던전에 용 조련술을 접목시켜 빠르게 넓은 지역을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든 온아라 평야 지역의 노쿠드 공격대 인스턴스 던전은 넓어서 지상탈것을 허용했거나 일종의 연출로만 비행탈것을 태워줬던 기존 인스턴스 던전과 달리 자유롭게 용 조련술 탈것을 이용해 빠르게 날아다닐 수 있다는 부분이 좋았다. 새로운 회복 및 공격 역할 특성을 지닌 드랙티르 기원사 역시 무난하게 던전 환경에 녹아든 것 같았다.
UI의 변화나 커스터마이즈, 신규 종족 및 직업이 출시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용군단의 베타 테스트는 기존과 비슷하지만 약간은 다른 맛을 선사한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용군단이고 용의 섬인데, 실제로 각 용군단 소속의 용이 많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수많은 용들이 있는 모습보다는 그들이 각 종족의 형태로 변신한 상태로 돌아다니는 모습을 더 자주 보게 된다는 점일까.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