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웃 스테이지 1 라운드 경기를 통해 A조에서는 DFM이, B조에서는 MAD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이와 함께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의 대진도 확정되었다. 한국시간 5일 오전 3시와 8시(첫 경기가 끝나면 바로 다음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두 번째 경기는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 B조의 MAD와 A조 2위 EG, A조의 DFM과 B조 2위 RNG가 마지막 2 장의 그룹 스테이지 티켓을 놓고 5전 3승제 경기를 치룬다.
현재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남은 2장의 티켓을 별다른 변수 없이 B조의 RNG와 MAD가 가져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나 스포츠 경기는 이변을 뒤집는 결과가 나와야 보는 즐거움이 있는 법, 과연 녹아웃 스테이지의 마지막 경기는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을까.
참고로 5일 진행되는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멕시코에서 진행되었던 플레이 인 스테이지는 마무리되며, 한국 시간 10월 8일 아침 6시부터는 장소를 미국으로 옮겨 본격적인 그룹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 1경기(새벽 3시) : EG vs MAD
EG의 폼이 플레이 인 스테이지 초반의 경기력에 비하면 제법 상승했지만 MAD 역시 롤드컵이 진행될수록 점차 폼이 올라오고 있다. 3일차 SGB와의 경기나 4일차 DRX전에서 볼 수 있듯이 MAD는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고, 롤드컵에서 북미 대 유럽 간의 경기 역시 유럽 지역의 팀이 많은 승리를 거뒀다.
우리가 체감하는 것이나 실제 데이터 모두 북미보다는 유럽 팀들이 한 체급 정도 더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EG는 현재 유럽 팀과의 경기에서 7연패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덕분에 EG로서는 최종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어렵게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에 진출했지만 상대적으로 MAD보다 전력도 약하고, 다른 지표들도 전혀 웃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플레이 인 스테이지가 멕시코에서 진행되다 보니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살리기도 어렵다.
EG의 장점이라면 MAD에 비해 보다 많은 경기를 펼쳤고, 수많은 접전을 경험하면서 경기 감각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반면 MAD는 마지막 DRX전을 제외하면 초 중반 단계부터 이미 승패가 거의 결정 난 경기를 해 왔기에 상대적으로 이러한 부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접전을 치루면서 그 가운데 드러나는 자신들의 미세한 실수나 컨트롤을 피드백 해야 하는데 상대가 너무 쉽거나 실력 차가 나는 상대이다 보니 그러한 데이터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 MAD의 현 전력이 EG에 비해 앞서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기를 본 게이머들이라면 느낄 수 있겠지만 팀 자체가 탄탄하다는 인상이다. EG로서는 솔직히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승패분석
MAD는 현재 정글러 엘요야의 폼이 최상이다. 엘요야는 챔프의 폭도 넓고 이미 유럽에서도 그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인데 롤드컵에서의 플레이도 나무랄 데 없이 좋다. MAD의 전력에 가장 핵심적인 선수이며, 경기 중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펼치고 있다.
반면 탑 라이너 아르무트의 경우는 플레이가 다소 불안하다. 아르무트로 인해 경기를 불리하게 만든 경우도 상당히 많고, 자신이 경기를 캐리하는 모습도 별로 없다.
이미 진행된 플레이 인 스테이지 경기들을 통해 현재 탑 라이너의 중요성이 원딜과 비교해도 크게 말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MAD에게는 분명 불안한 요소라 할 수 있다.
EG는 조조편이 나름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반면 노장으로 아직까지 현역 활동을 하고 있는 탑의 임팩트는 플레이에 번뜩임이 없는 느낌. 경기 내에서도 현재는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부분이 많은 편이다.
MAD 팀 선수단 자체가 EG에 비해 한 등급 정도 앞서 있는 만큼 팀 간 전력 역시 그만큼 차이가 나지만 이 중에서도 EG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전 능력이다. MAD가 나름 비슷하거나 자신들보다 조금 약체인 팀과의 경기에서 어느 정도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과 달리 EG는 교전 능력에 다소 문제가 있다.
운영을 중시하면서도 생각보다 교전 능력이 좋은 MAD이기에 EG로서는 이에 대한 분발이 필요할 듯 보여지는데, 전력 상 약 열세인 EG가 MAD를 잡기 위해서는 일단 밴픽 단계에서부터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틀에 박힌 전술 보다는 보다 다채로운 전술을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MAD는 SGB를 상대로 상당히 안정적이면서도 쓸 데 없는 교전을 피하는 플레이를 했다
특히 게임 초 중반부터 주도권이 넘어가 버릴 경우 MAD의 운영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기에 후반 챔프보다는 다른 경기들처럼 탑 라인에 공격 능력이 좋은 챔프를 기용해 초 중반부터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할 듯싶다.
그럼에도 경기에서 승리하기란 쉽지 않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본다면 MAD가 60:40 정도로 앞서 있는 상황이고, EG의 장점보다 MAD의 장점이, MAD의 단점보다 EG의 단점이 보다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3대 1 정도로 MAD의 승리가 예상되는데, 과연 EG가 이 정도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지가 숙제다.
반대로 MAD는 지금까지 해 온 정도만 실수 없이 한다면 그룹 스테이지 진출이 무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플레이 인 스테이지의 결과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킬 수가 많이 나오는 경기들이 속출하고 있다. 다만 이는 마이너 팀 간의 경기, 또는 메이저와 마이너 팀의 경기일 경우에 해당되며 메이저 팀 간의 경기에서는 25킬 이하의 경기들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두 팀 모두 SGB처럼 닥공 위주의 팀도 아니고 무리한 교전을 즐겨 하는 팀은 아니지만 첫 경기에서는 서로 간의 기선 제압을 위해 활발한 전투가 벌어질 듯하여 많은 킬 수가 예상되지만, 이후 경기에서는 운영 중심의 경기로 갈 확률이 높아 킬 수가 많이 나지 않을 듯 보인다.
■ 2경기(아침 8시) : RNG vs DFM
DFM은 1라운드 경기에서 LLL에게 3대 1로 승리하며 2라운드에 진출했다 고무적인 부분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폼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고, LLL과의 경기에서는 1세트에서 4세트로 이어지는 순간조차 실시간으로 경기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DFM은 현재 야하롱의 폼이 상당히 좋으며 에비와 유타퐁 역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에 반해 스틸은 롤드컵 내내 꾸준히 바닥을 치고 있다.
아쉽게도 상대가 RNG이다 보니 승리 확률은 극히 낮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한국 2팀’ 으로 불리는 DFM이기에 국내 팬들의 성원도 많은 편이고, 업셋을 기대하는 이들도 상당하다(기자 역시 DFM이 RNG를 꺾어 주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그러나 DFM이 조 2위로 진출했다면 MAD 와의 최종전에서 일말의 승리 가능성이 있겠으나 RNG를, 그것도 다전제에서 승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팀원들의 완벽한 호흡과 컨디션, 그리고 전략적인 밴픽에 따라 불가능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스포츠 경기에서 업셋이라는 단어나 언더독이라는 명칭도 없었을 것이고 많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이변이 일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이변'이다. 그나마 RNG의 폼이 갑자기 바닥을 치지 않는 한, 그리고 DFM이 150%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지 않는 RNG를 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RNG의 경우 폼이 확연하게 좋아 보이는 선수는 없다. 브리스는 아직 경험이 필요한 신예 선수이고, 바텀 조합 역시 전성기 시절의 폼은 아니다. 여기에 지난 4일차 경기에서 볼 수 있듯이 SGB와의 경기에서 교전으로 압도하지 못했다. 메이저 팀 클래스에 맞는 운영 능력이 있었기에 골드가 밀리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 상 교전은 SGB에게 패했다. 어쨌든 DFM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경기 승패분석
실력적인 부분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DFM이 승리를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 일단 에비가 좋은 플레이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메타 최고의 대세 픽이라 할 수 있는 아트록스의 사용이 능숙하지 못해 대부분 상대에게 공짜로 넘겨주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제 1픽이라 할 수 있는 나르가 밴 당할 경우 챔프 폭이 좁아 케넨 등 추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픽이 제한적이다.
이 말은 마이너 팀들에게는 통할 수 있을지 몰라도 메이저 팀들에게는 탑이 고전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사실 LLL은 챔프 폭이 좁은 에비의 핵심 픽만 대 놓고 견제했어도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으로 보였다. 물론 RNG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길 만한 팀이지만 대 놓고 플레이 인 스테이지 예선 및 녹아웃 1라운드에서 좋은 효과를 발휘했던 에비와 유타퐁의 픽만 견제해도 DFM으로서는 경기를 풀어나가기가 상당히 힘들어진다.
여기에 DFM의 구멍이라 할 수 있는 정글러 스틸은 경기에서 한 사람 몫을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RNG의 약체 포지션인 탑 라이너 브리스는 그래도 1인분은 한다. 운영 면에서 RNG가 보다 우위에 있는 것도 당연한 사실이고 교전 능력도 앞선다. 심지어 DFM의 경우 뒷심이 약하다
DFM이 RNG에게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과거 경기에서 승리할 뻔했던 담원기아 전이나 올 시즌 플레이 인 스테이지에서 경기 초반 승기를 잡았던 FNC 경기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후반이 약한 만큼 최소한 초 중반에는 우위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를 뒤집히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초반 이득을 최대한 잃지 않은 채 중반 이후로 접어들 경우 어느 정도의 가능성은 있다. 현재의 DFM을 보면 그래도 라인전 능력이나 운영 능력이 MSI에 비해 좋아진 모습이다. 롤드컵 초반에는 교전 능력에 아쉬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괜찮아졌다. 어렵기는 해도 잘만 한다면 최소 한 경기, 상황에 따라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잘 해야 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보니 승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RNG 입장에서는 간단하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된다. 여기에 DFM 스타일이 경기 초반 킬을 얻으며 점수를 따는 경우가 많은 만큼 경기 초반만 조금 더 주의해 주면 중반 이후부터는 운영 능력 차이로 저절로 승리하게 될 수밖에 없다.
업셋 경기가 적은 만큼이나, 그리고 두 팀 간의 체급 차이가 두 단계 이상 차이가 나다 보니 RNG의 승리 확률은 95% 이상이며, DFM이 선전하면 한 경기 정도, 그렇지 않다면 3대 0 완패를 하는 경우가 높은 매치다.
팀 간의 전력 차이만큼이나 RNG가 승리하는 경기는 10킬 이상 차이나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며, DFM이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운영을 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전체적인 킬 수는 높지 않을 듯 보인다. 만약 1,2세트를 DFM이 패배할 경우 3세트에서는 과거처럼 DFM의 ‘될 대로 되라’ 식의 플레이가 예상되기에 보다 압도적인 차이로 RNG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