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쳐 요소를 살짝 곁들인 수집형 RPG, '에버소울'

육성에 힘을 들여야 한다
2023년 01월 13일 00시 00분 08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5일 나인아크가 개발한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의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에버소울은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모바일 RPG로, 플레이어가 정령의 부름을 받은 구원자가 되어 정령술사로서 다양한 정령들을 지휘, 강력한 적을 무찌르고 세계를 구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고퀄리티 3D 애니메이션 그래픽, 독자적 세계관,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 정령과 교감하며 즐기는 인연 시스템 등의 컨텐츠다. 에버소울은 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전 세계에 출시됐으며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에버소울은 출시 전부터 AGF 2022, 지스타 등의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고, 브랜드 웹툰과 캐릭터 OST를 공개하는 등 플레이어들과의 접점을 늘려온 바 있다.

 

 

 

■ 소환으로 시작되는 정령술사 생활

 

서두에 소개를 인용했던 부분대로 에버소울은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모바일 RPG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대부분 판타지풍인데, 극초반이기는 하지만 유일하게 판타지풍이 아닌 녀석이 있다. 바로 플레이어이자 주인공인 구원자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스토리 전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부분이지만 플레이어는 설계된 존재인 메피스토텔레스란 소녀에 의해 구원자로 소환된다. 스토어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에버소울은 인류 절멸 후 새로운 세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에버소울 본편의 스토리다.

 

마지막 구 인류이자 구원자인 플레이어는 위기에 직면한 정령들을 구하기 위해 다양한 정령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 등을 살펴보게 된다. 이야기의 도입부를 담당하는 게임 초반부에는 스토리에 흥미를 덜 가질 수 있지만 게임을 일정 구간까지 진행하면서 3장 즈음까지 진행하면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을만한 전개들이 준비되어 있다. 다만 아직 스토리 컨텐츠를 많이 준비하지는 않았는지, 딱 흥미로운 부분 이후로 스토리가 끊기는 것은 초반 몇 지역을 클리어하면 스토리가 사라져버리는 모 스마트 플랫폼 함선 의인화 게임이 생각나기도 했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소환을 통해 수집할 수 있는 여러 정령들의 인연 스토리가 준비되어 있다. 마치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들처럼 영지나 연락처를 통해 연락을 나누면서 교감하며 수치를 채우면 해당 정령의 인연 스토리를 볼 수 있다. 인연 스토리는 루트가 나뉘어 있어 선택지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일단 모든 루트를 감상하기 위해선 약간의 투자가 필요하다. 또, 메인 스토리와 마찬가지로 스토리 기반이 덜 갖춰졌는지 인연 스토리를 가진 정령이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업데이트 예정인 상태.

 


나노머신 썬

 


모바일 서브컬쳐 게임 도입부로 자주 사용되는 장면

 


인연 스토리

 

■ 정령을 활용한 전투와 영지

 

모바일 캐릭터 수집형 RPG들이 그런 것처럼 에버소울 역시 캐릭터를 수집하기 위해 소환 기능을 활용한다. 스토리나 오픈 기념 달성 보너스 등의 방식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정령들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론 소환에서 정령을 수급해야 한다. 또, 에버소울을 맛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게 플레이하기 위해 파티를 꾸릴 생각이라면 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앞서 소환이나 목표 달성, 스토리 진행 등을 통해 정령을 얻을 수 있다고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정령은 한 장만 가지고 있는 상태, 소위 명함이라고 부르는 상태로는 제대로 활용하기가 어려운 편이다.

 

극초반 전투 지역이나 던전 등의 컨텐츠는 명함 상태의 정령을 육성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뚫을 수 있겠지만 최대 레벨 상한을 뚫기 위해서는 등급에 따라 같은 정령이나 같은 타입의 정령 등이 필요하다. 이걸 레어 단계부터 초월 승급까지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정령의 수나 그 수급을 생각하면 꽤 머리가 아파지기도 한다. 또, 이런 수집형 RPG에서 피하기 힘든 숙명인 캐릭터별 티어 분류가 존재해 상당한 성능을 보여주는 고 티어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기초 등급에 비해 성능이 아쉬운 정령도 존재한다.

 


전투는 정령들이 일반 공격을 자동으로 수행하고 플레이어가 스킬 등을 사용해주는 방식이다.

 


직접 진행할 다음 루트를 고를 수 있는 미궁

 

일반적인 모바일 RPG들과 마찬가지로 가진 정령들을 활용해 파티를 짜면 전투에 나갈 준비는 끝이다. 처음엔 무작정 레벨이 높거나 등급이 높은 것을 편성해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지만 금방 벽이라 느껴지는 스테이지에 도달하게 되고, 여기서부터 육성과 파티 구성에 신경을 쓰게 된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재화를 수집하고 일종의 정령들을 위한 장비들, 그리고 전용장비라고 볼 수 있는 유물 등을 갖춰야 하며 파티를 구성하고 있는 정령의 타입 등에 따라 이런저런 효과가 있고 스킬의 시너지를 잘 생각해 편성하면서 점점 컨텐츠를 소화해나가는 것이 주된 재미 요소다.

 

영지는 몇 가지 일거리나 캐릭터를 일정 시간 파견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기능, 각종 기능을 가진 건물이나 장식물 등을 배치하면서 나만의 영지를 꾸미는 컨텐츠다. 이런 요소들 외에도 인연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정령을 만나는 곳이 이 영지이기도 하며, 일정 시간마다 방문하는 정령들과 나들이를 나가 호감도를 쌓을 수도 있다.

 


오브제를 배치해 꾸밀 수 있다.

 


외출했을 때 키워드에 따라 인연 게이지 상승량이 달라진다.

 

■ 서브컬쳐에 걸친 신작

 

에버소울은 국내 서브컬쳐 관련 행사에도 참석할 정도로 서브컬쳐 팬들을 공략할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게임의 비주얼이나 일부 시스템들은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확실히 보이는 편이지만 막상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서브컬쳐 팬들이 요구할만한 요소가 생각보다 적은 편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소위 말하는 캐릭터를 파고들만한 요소가 상당히 적다. 메인 스토리는 메인 스토리대로 흥미를 자극하기 시작하는 부분에서 끊겨버리고, 인연 스토리는 인연 스토리대로 수가 상당히 부족하다. 때문에 어떤 캐릭터가 이러이러해서 좋다라는 커뮤니티적인 소모가 되기 어려운 편이다.

 

의외로 파티를 짜고 스킬을 직접 상황이나 타이밍을 맞춰 사용하면서 난관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은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를 위해 정령을 육성해야하는 요소가 꽤나 많다는 부분은 게이머의 선택을 위한 주된 요소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동종의 장르에서 비슷한 투자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에버소울은 서브컬쳐 게임 특유의 요소들에 대한 기대를 한껏 안고 있다면 아무래도 아쉬운 입맛을 다시기 쉬운 신작이다. 수집형 게임 자체를 좋아하고 서브컬쳐풍이면 더 좋다는 기준을 가지고 있거나, 캐릭터를 육성하기 위한 준비와 과정 및 결과물에 만족감을 느끼는 유형의 게이머라면 기호에 맞을 수 있을 수도.​ 

 


등장하자마자 모티브를 알 수 있는 캐릭터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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