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LCK 서머 시즌도 드디어 오늘과 내일, 그리고 단 4경기만이 남았다. 그러한 만큼이나 이제는 어느 정도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다만 상위권 경기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kt롤스터와 젠지의 1위 싸움은 마지막 경기에서 결정날 예정이다. kt롤스터가 농심 레드포스에게 한 세트를 내주면서 현재 두 팀이 완벽한 동률 상태인데, kt롤스터가 상대 전적에서 앞서는 만큼 마지막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둘 경우 정규 시즌 1위가 확정된다.
반면 젠지가 마지막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거두고 kt롤스터가 2대 1 승리를 거두거나 패배한다면 젠지가 1위로 올라선다.
한화생명e스포츠와 디플러스 기아의 3위 경쟁은 금일 펼쳐지는 두 팀의 최종전에서 결정되게 됐다. 현재 페이커의 가세로 T1의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는 만큼, 3위를 향한 두 팀의 경기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플레이오프 참가 자리를 놓고 다투는 동부팀 간의 경기에서는 농심 레드포스가 패하고 리브 샌드박스가 T1에게 2대 1로 패배하는 결과가 나오면서 농심 레드포스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은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다만 6위가 될 팀은 8월 6일 서머 시즌 가장 마지막 날 경기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여지는데 kt롤스터와 리브 샌드박스의 경기에서 리브 샌드박스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DRX와 광동 프릭스의 경기에서 어느 팀이 승자가 될지에 따라 6위 팀이 결정 날 예정이다.
참고로 DRX가 광동 프릭스를 꺾는다면 6위가 거의 확실시되지만(리브 샌드박스가 kt롤스터에게 승리하지 않는 한 DRX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패배할 경우에는 리브 샌드박스가 6위가 된다.
유일한 변수는 광동 프릭스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광동 프릭스가 DRX 경기에서 2대 0 승리를 하고, 리브 샌드박스가 kt 롤스터에게 2대 0 패배를 당하는 경우 리브 샌드박스와 승패 득실이 동일해진다.
특히나 이 두 팀은 상대 전적마저 동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생기게 된다면 추가적인 요소까지 따져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 1경기 : 디플러스 기아 VS 한화생명e스포츠
디플러스 기아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순위 싸움은 결국 여기까지 왔다. 두 팀 모두 마지막 경기 전에 3위를 확정 짓고 싶었겠지만, 아쉽게도 두 팀 모두 비슷한 행보를 걷게 되면서 결국 데스매치를 치루게 됐다.
특히나 누구도 1라운드에서 페이커가 복귀한 T1을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이고, 동부 팀 중 가장 실력이 좋은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그 팀에게 승리할 확률이 더 높은 만큼 3위 결정전은 1라운드를 무난하게 통과하느냐, 아니면 패배할 가능성이 있는 경기를 치르게 되는가 하는 커다란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직진 경기에서 젠지에게 일방적으로 패했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 상당히 뼈아픈데, 이는 전반적으로 그리즐리가 젠지의 피넛에게 참교육을 당하면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불리한 상황이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컸다.
이는 사실상 그리즐리가 잘못했다기 보다는 경험이라는 요소가 컸다. 신인인 그리즐리는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부분을 피넛이 잘 노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포지션이 다양한 롤을 맡게 되는 정글러이다 보니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던 듯하다.
어쨌든 예방주사는 이미 맞은 셈이고, 그리즐리는 그만큼 더 성장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험이 보다 좋은 플레이에 바탕이 될 수 있고 말이다. 특히나 플레이오프 이전에 이러한 양상을 경험한 것이 오히려 팀 약점 극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만 디플러스 기아의 캐니언 역시 상당한 두뇌 플레이와 더불어 많은 경험을 갖춘 선수라는 점에서 철저한 대비가 없을 경우 젠지전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디플러스 기아는 사실 올 시즌 모든 것이 완벽했던 팀은 아니다. 팀 전력도 그러하고, 선수들의 컨디션 역시 좋다고 하기 어렵다.
캐니언이 POG 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캐니언이 잘해서인지, 아니면 디플러스 기아의 다른 선수들이 실망스러웠기 때문인지는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모든 선수들이 POG 포인트를 200점 이상 기록중이다. 어느 한 선수의 활약에 기댄 것이 아니라 전 선수들이 상황에 따라 활약을 펼쳤다는 의미다.
스프링 시즌을 통틀어 정규 시즌에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전승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패한 전력이 있다. 단순히 정규 시즌 성적으로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전반적인 전력을 본다면 젠지에게 패하기는 했어도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보다 강한 측면이 있다.
사실상 한화생명e스포츠와 젠지는 팀 간의 상성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느낌인데, 유달리 한화생명e스포츠가 젠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 왔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 경기에서도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현재로서는 정글러를 제외하면 모든 포지션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위다. 캐리력이나 교전 능력에서 킹겐과 제카가 칸나 및 쇼메이커를 압도하고 있으며, 바텀 라인 역시 서머 시즌에서는 바이퍼가 데프트보다 앞서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그간 클리드와 더불어 한화생명e스포츠의 구멍으로 평가받았던 라이프마저 그리즐리가 가세하면서 플레이가 상당히 좋아졌다. 켈린과 바이블이 상황에 따라 기용되고 있는 현재의 디플러스 기아 서포터에 비하면, 이 역시도 한화생명e스포츠가 더 낫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과연 두 팀 중 어느 팀이 승리하게 될까? 사실 이를 예측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처럼 예측이 너무나 어렵다.
분명 전력상으로 보기에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세한 것이 맞지만 지난 지난 젠지전에서 그리즐리가 고전했던 것처럼 디플러스 기아전에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특히나 최근 한화생명e스포츠의 상체 힘이 강해진 상황은 그리즐리의 지원이 컸다. 젠지전에서도 그리즐리가 꼬이면서 한화생명e스포츠의 상체 힘이 빠져 버렸고 말이다.
바꿔 말하면 이 말은 디플러스 기아가 캐니언의 힘으로 충분히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이나 두 팀의 경기는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매치다. 사실 상 이 정도면 금일 경기에서 운 좋은 상황이 더 연출되는 팀이나 컨디션이 더 좋은 팀이 승리할 만 한 상황이다.
다만 두 팀이 전력으로 승부를 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객관적인 전략을 평가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가 분명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패턴을 생각한다면 디플러스 기아가 오히려 승리 확률이 높을 수도 있다.
어느 팀이 승리하든 간에 풀세트 접전, 그리고 매 세트 치열한 접전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러한 만큼이나 경기 또한 제법 긴 시간 동안 진행될 확률이 높다.
그에 반해 두 팀 모두 신중한 플레이를 할 것으로 생각되고 그만큼 도박성 짙은 플레이나 승패가뻔히 보이는 교전은 피할 것으로 보이기에 장시간의 경기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될 확률이 높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우 초 중반 상황이 여의지 않을 경우 후반을 바라보며 웅크리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사실상 이번 경기 승리 확률은 반반이다. 어느 팀이 이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그럼에도 두 팀 중 한 팀을 굳이 선택해야 한다면 한화생명e스포츠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 2경기 : OK저축은행 브리온 VS 젠지
젠지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2 대 0 완승을 거둬야 한다. 현재 kt롤스터와 모든 것이 동일한 상황이지만 상대 전적에서 젠지가 밀리고 있는 만큼 1위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 세트라도 앞서야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상대는 현재 최하위로 떨어진 OK저축은행 브리온이다. 팀 분위기도 좋지 않고 선수들의 품도 떨어져 있다. 젠지의 입장에서는 확실한 승리의 재물인 셈이다.
만약 이 경기에서 젠지가 한 세트라도 내주게 된다면 kt롤스터가 마지막 경기에서 패배하지 않는 이상 젠지는 사실 상 2위가 확정된다. 젠지의 입장에서는 절대로 한 세트도 내줄 수 없는 경기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은 단 2주 만에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팀에서 이제는 최하위를 탈출해야 하는 팀으로 변해 버렸다. 팀 분위기 역시 바닥을 치고 있으며 좋았던 경기력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상 플레이의 절실함도 떨어진 상태인 만큼 승리가 쉽지는 않다. 심지어 오늘 상대는 2위팀 젠지다. 그것도 전 세트 승리를 위해 엄청난 힘으로 몰아 칠 준비가 되어 있는 팀이다.
이 경기는 팀 간의 격차도 격차지만 동기부여와 컨디션, 심지어 팀의 분위기마저 모든 부분에서젠지가 압도할 수밖에 없는 경기다.
그만큼 젠지의 깔끔한 2대 0 승리, 그리고 매 세트 젠지가 자비 없는 경기력으로 큰 격차를 벌리며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과정에서 빠른 경기 시간, 그리고 젠지의 진중한 플레이가 예상되기에 많은 킬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