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을 들어 올릴 팀은 젠지인가, T1인가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결승전 경기 분석
2024년 04월 14일 13시 37분 52초

드디어 LCK 스프링 시즌의 마지막이다. 금일 경기를 통해 우승팀이 가려진다.

 

젠지와 T1은 22시즌 이래 빠짐없이 결승전에서 맞붙고 있다. 그만큼 두 팀이 꾸준히 최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사실상 2년간 서로 간에 가장 많은 경기를 치룬 두 팀이기도 하다. 상대방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이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는 젠지의 완승이었다. 최근 세 시즌 결승전에서 젠지가 모두 완승을 거뒀고, 풀 세트 접전까지 간 경기 또한 없었다.  

 

과연 24 스프링 시즌에서도 젠지가 승리하며 유일무이한 4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까 아니면 T1이 이 길고 긴 악연을 끝내며 새로운 역사를 다시금 써 내려가게 될까. 모든 것은 금일 진행되는 결승전에서 결정된다. 

 

- 젠지 전력 분석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은 초비의 슈퍼플레이가 없었다면 젠지가 패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던 경기였다. 그리고 디플러스 기아전에서 플레이는 실망스러웠다. 

 

사실상 플레이오프 두 경기 모두 젠지가 승리하기는 했지만 무언가 찝찝함이 남았던 경기였다. 그만큼 많은 단점들이 노출됐고, 이번 시즌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보완을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상체에서 어느 정도 이득을 얻지 못하면 하체의 힘이 상당히 약해지는 양상이 나온다는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는 달리 말하면 상체에서의 잉여 전력이 하체에 유입되지 않을 경우 하체의 힘이 상당히 빠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페이즈 스타일 자체가 혼자서 캐리를 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양분을 먹어야 경기력이 나오는 스타일이기에 그렇다. 플레이오프 들어 리헨즈의 폼이 상당히 떨어진 것도 바텀이 약해지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그나마 디플러스 기아전에서의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던 캐니언의 폼이 어느 정도 살아난 것은 긍정적이다. 현재 기인과 쵸비의 품이 상당히 좋다는 것 또한 반가운 부분이다. 

 

여기에 젠지는 남은 시간 동안 충분히 메타 파악 및 약점들을 보완하고 상대에 대한 연구를 해온 반면, T1은 결승 진출전 바로 다음 날 경기를 하는 관계로 전략을 준비하는 시간도 부족하고 컨디션 관리도 어렵다. 

 



- T1 전력 분석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으며 결승전에 진출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T1이 젠지에게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나마 제우스와 구마유시의 폼이 회복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연이어 진행되는 결승전으로 인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내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젠지에 대한 준비를 할 시간도, 그리고 어느 정도 공개가 된 자신들의 밴픽들 또한 T1에게 웃어주는 상황은 아니다. 

 

여기에 근래 있었던 경기에서 젠지에게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심지어 결승전에서도 완패했던 만큼 이러한 열세 상황을 극복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다. 

 


 

- 양 팀 전력 비교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도 확인 가능했듯이 T1은 제우스가 성장하면 상당히 귀찮아지는 팀이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2라운드 경기에서 T1에게 손쉬운 승리를 했던 것도 제우스의 성장을 억제했기 때문이고, 반대로 결승 진출전에서 3대 1 패배를 당한 것 역시 제우스의 성장을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한 면에서 기인은 제우스를 상대하는 데 효과적인 선수다. 기본적인 무력에서 제우스에게 전혀 뒤지지 않으며 캐리력 또한 뛰어나다. 

 

탱챔보다는 칼챔을 했을 때 더 위협적인 제우스와 달리 기인은 어떤 유형의 챔프를 사용해도 확실한 결과물을 내는 선수다. 

 

두 선수의 체급도 비슷하다. 다만 현재 기인의 폼이 최고조 상태이고, T1은 제우스가 망하면 경기 자체가 어려워지지만 젠지에는 기인이 망해도 다른 카드들이 있다는 것이 다르다. 그만큼 부담감도 적고 보다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젠지가 탑 라인에서 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오너의 폼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고는 하지만 23시즌 롤드컵 당시와 비교하면 아직은 아쉬움이 남을 만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페이커 또한 올 시즌 폼이 떨어진 상태다. 

 

반면 쵸비는 지난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인생 경기를 했을 정도로 경기력이 최상의 상태이고, 올 시즌 보여준 실력 역시 상당히 뛰어나다.

 

특히나 과거에는 라인전에 강한, 골드를 많이 버는데 특화된 선수라는 느낌이 강했다면 올 시즌 쵸비는 마치 페이커처럼 라인전의 우위를 바탕으로 확실한 로밍을 통해 상체와 하체를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교전에서의 전투력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상체 라인에 있어서는 젠지의 확실한 우위가 예상된다.

 

반면 하체는 T1이 더 낫다고 생각되는데, 케리아가 원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과 달리 리헨즈는 플레이오프에서 상당히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페이즈 또한 눈에 보이는 활약이 미미하다.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업그레이드된 경기력을 보여준 구마유시와 케리아의 조합이 보다 강력해 보이는 이유다.

 


한화생명e스포츠전에서 보여준 구마유시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그럼에도 팀 전체의 전력은 젠지가 앞선다. 그리고 이러한 원인에는 쵸비의 존재가 크다. 반대로 말하면 올 시즌 페이커가 쵸비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스프링 정규 시즌 성적만큼이나 두 팀 간의 전력 차이가 존재하고 있으며, 경기 준비 시간이나 컨디션 조절 등 외적인 부분 역시 젠지에게 웃어 주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차이가 미미한 수준도 아니다. 

 

다만 젠지의 바텀 라인이 플레이오프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T1 바텀 라인의 활약에 따라, 그리고 상체가 얼마나 비슷한 싸움을 해 주는가에 따라 T1이 우세한 양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 실제 경기 분석

 

지난 결승 진출전 경기에서 T1은 지금까지의 스타일과는 다르게 초반에 밀리는 양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 한타에서의 집중력을 통해 한화생명e스포츠에게 승리했다. 전반적으로 T1 플레이의 스펙트럼이 보다 넓어진 느낌이다. 

 

다만 젠지는 교전 능력이나 운영, 그리고 라인전까지 상당히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다. 특히나 라인전에 있어 최강자로 불리우는 쵸비의 존재가 팀 전체에 시너지를 주고 있기도 하다. 

 

만약 T1이 이 경기에서도 한타를 유리하게 이끌어 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는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젠지에게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의 승패는 사실상 바텀 라인의 성적보다는 탑과 미드, 즉 상체 싸움에서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나 T1은 제우스의 의존도가 큰 팀이고 젠지 역시 현재 탑과 미드의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상체가 밀렸다는 의미는 사실상 경기도 넘어갔다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한 점에서 보다 강력한 상체를 보유하고 있고, 지금까지의 상대 전적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는 젠지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젠지의 3대 1 승리를 예상하지만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고 올라온 T1의 전력을 생각한다면 풀세트 접전이 나올 가능성도 결코 낮지 않다. 아울러 T1이 풀세트 접전까지 경기를 끌고 간다면 T1이 승리하는 상황도 충분히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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