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서의 생존에 정치를 강화, '프로스트펑크2'

전작으로부터 30년 후
2024년 10월 02일 12시 44분 05초

폴란드의 개발사 11비트 스튜디오는 지난 21일 PC 스팀을 통해 빙하기 전략 시뮬레이션 프로스트펑크의 후속작 '프로스트펑크2'를 정식 출시했다.

 

프로스트펑크2는 눈보라의 재앙이 지구를 덮쳐 빙하기 생존을 목표로 했던 전작으로부터 30년 뒤를 배경으로 하는 사회 생존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도시의 대장을 잇는 위원장이 되어 개발과 확장, 발전을 지속적으로 도모하며 끝나지 않는 혹독한 겨울을 견디는 것, 그리고 그와 동시에 모든 결정들을 주시하고 요구, 의결에 참가하는 위원회 파벌들과 조화를 이루거나 정치 파벌의 세력을 조율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하게 된다.

 

한편, 콘솔 버전은 오는 2025년 출시될 계획이다.

 

 

 

■ 선택이 누적되는 스토리

 

프로스트펑크2에는 스토리 모드와 무한 샌드박스 모드인 유토피아 건설 모드가 제공된다. 유토피아 건설 모드 또한 스토리 모드처럼 처음부터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우선 게임의 핵심 시스템들을 배우기 위해 스토리 모드를 먼저 플레이하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유토피아 건설 모드의 경우 기본 7개 지역 중 하나를 골라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오픈엔드 샌드박스 컨텐츠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본격적인 무한 모드로 이어갈 수 있다.

 

스토리 모드는 뉴 런던의 유산이라는 줄기로 진행된다. 서막에서 오래된 드레드노트 맵을 바탕으로 가장 기본적인 조작법을 배움과 동시에 플레이어가 시민들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선택을 하게 만든다. 다가오는 화이트아웃에 대비해 식량을 축적하다 보면 오래된 드레드노트 잔해 아래 물가의 동물 서식지 씨를 말려 급한 불을 끄거나, 멸종을 피하고 적당량만 사냥할 지 같은 부분부터 식량을 쌓는 속도가 더딘데 노인 인구들이 스스로 영구 동토로 떠나 최후를 맞이하겠다는 선택을 존중할 것인지, 말 것인지 등의 시민 생명과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선택도 하게 된다.

 

스토리 모드를 플레이하며 플레이어가 위원장의 입장으로 내리는 큰 선택들은 누적되어 추후 스토리에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스토리 각 장의 선택이 다가올 미래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스토리 챕터가 넘어갈 때에도 새로운 기술 등이 발견되는 변화 같은 것은 있지만 이전 장에서 플레이 하던 도시 상황에서 이어 플레이하게 된다.

 


 


 

 

 

■ 생존에 정치를 더하다

 

전작으로부터 30년이 흐르고, 지구 전반을 뒤덮은 영구 동토 생존자들을 모은 뉴 런던의 대장이 목숨을 거둬 플레이어가 신임 위원장이 된 시점이다보니 여전히 목숨을 위협하는 추위가 도시 밖에 도사리고 있지만 한결 생존 상황은 나아졌다. 거기에 스토리를 진행하며 알게 되는 부분이지만 석탄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석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에너지원이 늘었기에 가용 온기가 더욱 늘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특별히 더 추운 시기와 상대적으로 따뜻한 시기가 오가며 화이트아웃과 같은 위협을 대비할 시간이 충분히 많아졌다. 아, 물론 앞서 이야기한 따뜻한 시기도 영하 수십 도에 이르는 기온이므로 따뜻한 시기가 오더라도 여전히 주위는 설원과 얼어붙은 지하자원들 천지다. 플레이어는 중앙의 발전기를 바탕으로 도시 전역에 열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건설과 발전, 확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당장 열기 전달에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인구가 늘어나 요구량 또한 늘 수 있으며 무계획적으로 당장 필요한 것만 지어대다 보면 어느새 열기가 굉장히 부족해지는 상황이 오면서 빨리 회복하지 못하면 시민들이 죽고, 이로 인해 영구 동토인 같은 파벌의 지지도가 큰 폭으로 깎여나간다.

 


구역에 추가로 건물을 지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다.

 


과부하 관리로 열기를 추가 생산할 수도 있다.

 

열기를 잘 전달해 추위 수치를 안정시키는 것 외에도 각종 자원 채집 시설이나 기술 연구, 구역 추가 건물 같은 요소를 통해 범죄 수치나 배고픔, 질병, 비위생이 오르내리는 상황을 잘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또, 한결 살만해진 시점이라 그런 것인지 정치 쪽에도 무게를 뒀다. 위원장인 플레이어와 각 파벌들이 위원회에서 정책을 올리고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이나 이를 위한 협상, 위원장의 권위를 활용한 법안 중립파가 찬성하도록 밀어붙이는 기능 등이 존재한다. 협상을 통해 특정 파벌이 원하는 연구를 기간 내에 진행하거나 다음 안건을 결정해둘 수도 있다. 추가로,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플레이어의 통치와 선택에 따라 각각의 파벌 지지도에 영향을 끼치며 이들의 균형을 맞추려면 신경을 좀 써줘야 한다.

 


 

 

 

 

 

■ 전작과 다른 요소 강조

 

전작이 엄청난 한파에 의해 지구가 영구 동토 신세로 전락한 시점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어떻게든 몸을 비틀며 온갖 시도를 하면서 생존하는 쪽에 가까웠다면 이번에는 30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의 달라진 환경을 조명하면서 차별화를 하려 했다고 느꼈다. 확실히 30년이 흐르면서 발전기와 새로운 연료의 활용, 열우표란 화폐의 사용 등 전작의 환경보다 좀 더 나아간 사회를 그려내는 데에는 성공했고 여전히 온기를 도시에 부족함 없이 채워줘야 한다는 정체성은 유지하고 있지만 전작만큼 추위로부터의 처절한 생존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며 전작 팬들의 아쉬운 소리도 종종 나오는 편이다.

 

정치적인 요소는 너무 디테일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도시 방침을 정하는 위원회의 의결 과정이나 뒤에서 오가는 협상, 그리고 각 파벌의 지지도를 관리하며 폭동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것이 2편의 나름의 재미를 준다. 위원회에서는 의제에 대해 찬성과 중립, 반대 입장이 있어 유동표가 움직이면서 아슬아슬하게 법안이 통과됐을 때의 쾌감이 은근히 괜찮은 편이고, 필요에 따라 파벌과 협상을 해서 간단히 법안이 통과되게 만들고 대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이 과정 자체도 괜찮았다.

 

프로스트펑크2는 전작보다 생존 자체의 치열함은 줄었지만 여전히 생존이 중요한 키워드이고, 정치적 요소를 강화해 파벌을 관리하는 위원장의 입장에서 도시를 경영하는 맛이 있는 게임이다. 고유한 매력은 조금 줄었어도 여전히 재미있는 편이다. 다만 게임의 프레임 유지나 턴이 길어질수록 느려지고 저장도 오래 걸리는 등의 최적화 문제는 사양이 높아도 공통적으로 겪는다고 제보된 부분이므로 추후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극단적 아이디어일수록 반발도 크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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