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도 중요하지만, '1인 개발자' 키워내고파

[인터뷰]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정대식 교장
2024년 11월 15일 17시 54분 34초

국내 유이의 게임 전문 고등학교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에 새로운 교장이 취임했다.

 

지난 3월 취임해서 이제 8개월차인 때, 지스타 2024에 참가해 학생들의 실력을 가감없이 뽐내고 있는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의 정대식 교장을 만나보았다.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정대식 교장

-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그라비티 초창기에 있다가 네오사이언 사업총괄 이사를 지낸 후 2011년도에 개발사를 창업해 쭉 게임산업에 몸 담고 있었다. 20년 정도 된 것 같다.


- 이번 지스타를 보니 어떠신지?


규모는 역대급이지만 사실 국내 게임산업은 침체기다. '교장'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우리 학생들을 업계로 내보내야 하는 입장이다보니 마음이 좀 무거웠다. 특히 최근 여러 대기업들이 인력 감축에 나선다는 기사를 보면 잠이 안 온다.

 

- 구체적으로 어떤 마음이신지?


혁신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기존의 방식과 생각으로 접근하면 안될 것 같다. 위기라던가 AI 같은 새로운 파도가 밀려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정말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계속 고민하고 주변의 의견도 듣고 있다.

 


 

- 2D 일러스트는 AI에게 맡기면 된다는 표현까지 나왔는데, 이제는 AI가 3D 모델링 동영상도 만든다. AI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는가?


인간이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원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창의성이나 창조적인 능력, 문제 해결 능력을 좀 더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경험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기본적인 이론, 기능, 실기, 기술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지만 앞으로 1~3년만 지나면 사실 그런 것들은 AI들이 잠식하거나 차지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사람이 해야하는 것'에 대한 강점을 더 부각하고 활성화해야 하는데, 그걸 교육에서 소화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여건이 잘 되어 있는가 생각해보면 사실 쉬운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이 자꾸 생기고 있다.

 

- 학생들이 사회에 처음으로 나갔을 때 추천하는 곳은? 인디게임 시장인가 게임회사 취업인가?


지금의 교육이나 구조상으로는 사실 취업을 해서 좀 더 실무를 경험하거나 시야를 넓히는 쪽이 중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정말로 '지향'을 하는 곳이 어디냐 하면 '1인 개발자'라고 할 수 있다. 인디 개발자로서 성공 여부를 떠나 '1인 개발자'라는 것은 자기가 오너십을 갖고 주도적으로 독립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갖거나 찾으면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으로 본다면 사실 '1인 개발자'가 가능한 인재를 키워내고 싶다.

 

그리고 그런 인재가 된다면 회사를 가더라도 충분히 자기의 역할 이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우리 학생들의 목표는 취업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좀 더 넓게 보고 멀리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학교에서도 이런 부분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제시하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을 제공할 수 있을지 등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 GIGDC에서 보면 확실히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 실력이 뛰어나더라. 비결이 있다면?


게임 개발에 대한 학습이나 지식, 시간 등이 다른 학생들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숙사 학교다 보니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점호 시간이 11시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스스로 새벽 1시, 2시까지 공부나 개발에 시간을 쏟고 있다. 학생들 스스로 프로젝트를 만들기도 한다.

 

또 중학교 때부터 목표를 잡아 우리 학교를 지원할 정도로 동기부여가 상당히 높은 학생들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학생들끼리 모여 공부를 하다 보니 게임에 대한 아이디어나 설정, 컨셉 등에 훨씬 더 많이 고민하게 되고, 그 안에서 뛰어난 친구들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거나 서로 배울 수 있는 환경도 제공된다.

 

여기에 게임업계에 계신 대표님들이나 경력이 많은 개발자님들이 많이 협조해주신다. 교육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특강, 멘토링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셔서 우리 학생들도 더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최근 졸업생 중 우수 사례가 있다면?


지난해 졸업생 팀 중에 좋은 성적과 대회 성과를 얻은 팀이 있었는데, 한 회사에서 그 팀, 그 프로젝트 그대로 선발해서 개발을 진행 중이며, 내년 초 상용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도 그런 사례가 생겨서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시장에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나 도전으로 봤을 때 그 자체로 정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흥행도 잘 됐으면 좋겠다.




- 현재 마이스터 고등학교가 게임으로 자리를 잘 잡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있다. 시장 상황이 변해서 다른 마이스터고로 바뀌어버리면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학교가 없어지는 건데, 그런 우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다. 왜냐면 마이스터 고등학교는 산업 수요형 맞춤 학교인데, 게임 산업은 불확실성도 있고 빠르게 변하는 분야이다 보니 제 때 대응하지 못하고 뒤처지면 다른 산업의 마이스터 고등학교로 바뀔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위기감도 갖고 있다. 빠른 시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부분을 학교에서도 더욱 민감하고 중요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


- 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를 추천하고 싶은 학생들이 있다면?


단순한 말이기도 하지만 게임은 재미있지만, 그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들다. 어떤 면에서는 고통스럽다. 그렇기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작성해야 하는 자기소개서에 '뭔가를 시도하거나 도전해 보거나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지' 적어달라 했다. 그런 경험을 다양하게 해봤던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오면 더 잘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단순히 게임 회사의 취업을 위해서 오겠다는 학생들은 오히려 삼성이나 현대 같은 대기업을 지망하시는게 낫지 않겠나 싶다. 그래도 게임은 '종합 예술'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창의성이나 창작이 많이 요구된다. '나'의 생각과 구상을 통해 게임에서 얻은 경험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의지가 분명한 학생들이 와야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 그래야 그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운 과정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항상 학생들에게 "왜 게임 개발자가 되려고 생각했는지, 어떤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에 대해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고민과 동기가 앞으로 게임 개발자의 길을 걷는데 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 

 


경기게임마이스터고등학교 정대식 교장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