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온2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도 이제 1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첫날 엄청난 대기열을 동반하던 서버 상황도 어느 정도 안정화된 모습이고, 게임 자체의 플레이도 쾌적하다.
무엇보다 벌써 두 번이나 라이브 방송을 펼칠 정도로 상당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첫날부터 엄청난 인파가 몰린 아이온2, 과연 이 게임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 ‘소통’에 중점을 두고 있는 운영방식
현재 NC소프트와 아이온2는 상당히 ‘유저 말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출시 초기에는 보다 ‘보수적’인 난이도를 준비해 두고 이를 서서히 내려 가는 방식이 일반적이기에(실제로 MMORPG의 유저들의 헤비함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얼마 전 진행된 키나 2배 변경과 같은 부분은 충분히 나올 만한 부분이기는 하다.
반면 출시 전 ‘자동 이동이나 자동 사냥 없음’ 이라고 언급했음에도 실제 게임에 자동 이동 기능이 포함된 것이나, 모바일 한정이기는 하지만 스킬 자동 사용 기능을 넣은 것은 ‘보편적이지 않은’ 부분에 속한다. 아이온2 출시 후 보여준 일부 요소들 또한 그렇다.
사실 제작사 입장, 아니 정확히 말하면 메인 디렉터와 기획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준비한 틀 자체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 기분이 유쾌하지는 않다. 당연히 자신들이 생각하는 방향성이 있기 마련이고, 유저의 의견대로 변경하는 것이 어찌 보면 끌려가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과거에는 유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근래의 게임들은 조금 더 탄력적인 행보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렇게 보더라도 아이온2의 행보는 확실히 ‘더’ 능동적이다.
NC소프트가 유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행보는 지난 TL에서도 이미 충분히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이번 아이온2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앞서 언급했던 두 번의 라이브 방송이나 패치들, 그리고 한 발 빠르게 진행되는 문제 및 밸런스 수정은 이러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확실히 근래 출시된 어떤 게임보다도 아이온2는 상당히 발 빠른 패치와 더불어 유저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모습이 느껴진다. 이 부분이 게임을 하면서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 조금 벅찬 감은 있지만 할만 하다
출시 전 유저들이 가장 많은 부담을 가졌던 것은 바로 아이온2에 자동 이동과 자동 사냥이 없다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자동 이동은 실제로 적용이 된 상태로 등장했고, 덕분에 레벨업 시의 피로도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반면 사냥은 확실히 수동 사냥 형태로 발매됐다.
모바일에서 스킬 자동 사용 기능이 추가되기는 했으나 이는 모바일이라는 한계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에 한한다. 실제로 PC 버전은 수동 사냥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당장 이러한 기조가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오랜만에 수동 사냥을 즐기는 느낌은 사실 그리 편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최소한의 조작으로 사냥을 하려는 ‘본능적인’ 플레이가 유지됐다. 스킬은 많지만 최대한 적게 썼다. 아마 많은 이들이 기자와 비슷한 형태로 플레이를 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자동 사냥에 익숙해진 플레이를 바꾸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다만 어느 정도 적응이 되기 시작하면서 수동 사냥의 불편함은 사라졌고, ‘일반적’인 게임의 조작을 하기 시작했다. 어찌 보면 ‘레벨업을 해야 하는’ 게임에서 ‘즐기는’ 게임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고도 할 수 있겠다. 자신도 모르게 열심히 컨트롤을 하는 장면도 이어졌고 말이다.
사전에 제작진이 언급한 대로 일반적인 사냥은 난이도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어차피 패스와 코스츔 등이 과금의 주가 되는 게임에서 과금과 무과금을 나누는 기준이 다소 애매하지만, 어쨌든 패스를 구입하지 않아도 만랩까지 찍는 데 스펙 상으로 떨어진다는 느낌도 없었다.

- 확실한 액션 기반의 보스전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진 부분은 오히려 보스전이다. 일반적인 MMORPG는 레이드 보스나 파티 던전 등 특정한 경우에만 다양한 공격 패턴이 존재하는 보스가 배치되어 있고, 그 외의 보스전은 대체로 ‘전투력 측정기’ 정도의 의미인 반면 아이온2는 레벨업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벤트 보스도 컨트롤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사실 사냥은 장비 성능만 좋다면 컨트롤 자체가 필요 없고, 일반적인 경우라도 약간만 움직여 주면 된다. 하지만 보스전은 컨트롤을 하지 않을 경우 정말 엄청나게 장비가 좋지 않은 이상 클리어가 불가능한 구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는 퀘스트 진행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나 여타 MMORPG의 보스들처럼 말뚝 딜을 하다가 패턴을 피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2,3초도 쉬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움직이면서 딜을 해야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운이 좋지 않은 이상 말뚝딜은 꿈도 꾸기 어렵다. 그나마 초반 퀘스트나 30레벨 이하의 던전은 어느 정도 비벼 볼 만한 구석이 있지만 이후 컨텐츠는 사실상 피하기의 연속이다. 한 번의 보스전에서 대시 기능을 엄청나게 사용해야 한다.

결국 보스전은 상당히 바쁜 움직임이 필요하다. 사실 난이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소울라이크 게임들처럼 찰나의 순간 반응이 필요한 수준도 아니고 극악의 컨트롤을 요하지도 않는다. 다만 많이 바쁘다.
그나마 퀘스트 진행 중에는 나 혼자서 해결하는 문제이기에 부담이 적지만 파티 플레이에서는 다소 부담감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어차피 아이온2가 수동 사냥에, 템으로 찍어 누르는 PVP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더 중요하게 갈리는 플레이를 보여주다 보니 주 타깃층 자체가 다른 편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리니지 라이크’나 보편적인 MMORPG 보다는 ‘로스트아크’ 같은 액션성 강한 게임이나 ‘블레이드 앤 소울’ 같은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더 맞다.
어찌 보면 레벨 업 단계에서 이러한 게임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성향에 맞지 않는 이들을 걸러내는 장치 같은 느낌이기도 하다. 이전 작품인 TL에서도 이러한 액션성 강한 플레이가 강한 느낌이었지만 아이온2는 더 강하다. 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이들에게는 한숨이 나올 만한 정도다. 반대로 조작의 즐거움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코드가 잘 맞는다.
- 레벨업은 빠르면 하루!!
전작에 비해 만랩 도달이 상당히 빠른 것도 특징적이다. 워낙 오래된 기억이기에 기억이 가물거리지만 아이온의 경우는 30레벨 제한에 만랩까지 대략 4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반면 아이온2는 빠르면 하루만에 45레벨 만랩 달성이 가능하다.
기자의 경우는 대략 20여 시간 정도, 모든 이벤트를 스킵하고 최단거리로 레벨 업을 할 경우는 15시간 전후로 만레벨 달성이 가능할 정도다. 레벨 업의 거품을 뺐다. ‘굳이’ 레벨 업 시간을 늘리기 위해 몬스터를 4,50마리 잡는 것이 아니라 몇 마리만 잡으면 된다.
그렇다 보니 지겨운 레벨업이라는 느낌도 덜하고, 직접 사냥을 하지만 피로감이 크지도 않다. 여기에 레벨 업의 상당 구간을 오픈형 필드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1인 인스턴스 던전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수많은 유저들에게 치이는 일도 없다.
이러한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통상적으로 국내 MMORPG들은 시작과 동시에 우르르 사람이 몰려 몹보다 사람이 몇 배 더 많은 아비규환이 벌어지기 일쑤고, 단순히 몹만을 잡는 상황에서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아이온2는 1인 인스턴스 던전을 적절히 활용해 보다 ‘퀄리티 있는’ 레벨업을 보여준다. 어차피 레벨업 자체가 ‘과정’이나 ‘재미’를 느끼기 보다는 단순히 거쳐가는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과감하게 레벨 업 단계를 줄이고 그 이후의 즐거움을 올린 부분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NC소프트의 이전 출시작인 ‘길드워’ 역시 레벨 업 과정은 단 하루만에 끝났지만 플레이는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아이온2 또한 다양한 만랩 컨텐츠로 충분히 할 만한 것들이 많은 느낌이며, 무과금도 효율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물론 아이템 거래가 되는 부분으로 인해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방법에 의한 현질은 충분히 가능하고, 그만큼 오버 스펙을 가진 유저들이 적지는 않다.
그렇다고는 해도 ‘리니지 라이크’ 정도로 갭이 벌어져 있는 상황도 아니고, 헤비 현질러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컨트롤로 극복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에 무과금 플레이어라고 해도 비관적인 상황은 결코 아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것은 비주얼이다. 게임 내 캐릭터의 디테일은 조금 아쉽지만 필드 자체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과거 TL에서 상당히 아름다운 월드 맵을 보여준 바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 기대만큼 아이온2의 월드는 멋지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