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일기당천을 실제로 구현한 게임이 있다.
나홀로 1000명도 처치할 수 있는 코에이테크모의 일기당천 액션 게임 '무쌍' 시리즈는 유비, 조조, 손권이 등장하는 삼국지 배경의 '진삼국무쌍'부터 오다 노부나가를 위시한 일본 전국시대의 역사를 다룬 무쌍 게임 '전국무쌍', 트로이 전쟁을 다룬 '트로이 무쌍' 등 굉장히 다양한 테마로 출시됐다. 심지어 단순 역사 기반 액션 게임에 그치지 않고 기존 작품의 IP를 활용해 로봇들이 등장하는 건담무쌍, 젤다의 전설 IP 기반의 젤다무쌍 등이 출시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진삼국무쌍의 등장인물과 전국무쌍의 등장인물, 그리고 그 외 무쌍게임의 일부 참전 캐릭터들이 한 곳에 모여 전개되는 스토리를 다룬 크로스오버 시리즈 '무쌍오로치'의 최신작인 '무쌍오로치3'이 최근 PS4, Xbox One, 스팀 등의 플랫폼에 출시됐다.
신작 무쌍오로치3은 진삼국무쌍과 전국무쌍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게임으로 이번 작품에서 신들이 사는 신계 올림포스에서 제우스가 세계를 융합시켜 170명에 달하는 영웅들이 하나의 세계에 등장하게 된다. 이 등장인물들은 게임 진행에 따라 모두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무쌍오로치3은 핵앤슬래쉬 게임 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부문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 올림포스의 음모
지난 무쌍오로치2와 확장판을 거치면서 마왕 오로치, 요사, 구미호 타마모노마에까지 세계의 통합으로 음모를 꾀했던 적들을 무찌른 삼국과 전국의 무장들은 하나된 세계에서의 기억을 잃고 원래의 세계로 돌아간다.
하지만 올림포스의 주신 제우스는 그렇게 흩어진 영웅들을 원래의 역사가 흐르는 세계에서 다시 불안정한 하나의 이계로 불러들이면서 무쌍오로치3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신 제우스의 뜻을 따라 행동하는 올림포스 소속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인 아테나, 아레스 등은 신의 힘을 담은 도구인 똬리를 튼 뱀 모양의 팔찌를 이계의 특정 인물들에게 제공하고 인간의 왕으로 삼겠다며 유혹한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속한 삼국과 전국의 영웅들은 자신들의 시간에서 느닷없이 이계로 전이하게 되고 제각기 다른 시점에서 이계로 넘어왔기 때문에 원작의 아군과 관계 없이 서로 다른 진영에 소속된 채 이계에서 올림포스 신과 오다 노부나가의 주 세력, 그에 반대하는 반란군으로 재회하게 된다. 하지만 전작 스토리의 종료 시점에서 모든 선계 인물 같은 특별한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모두 기억을 잃은 상태이므로 과거의 공투 사실은 어렴풋한 위화감으로만 느낄 뿐.
무쌍오로치3에서는 제우스가 사용한 이 팔찌가 스토리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게임 내적으로는 새로운 시스템인 신기와 더불어 주요 시스템으로 한정된 무장에게 추가된 신격화의 키 아이템이며 이 아이템을 지닌 영웅들이 이번 작품의 주요 캐릭터로 활약한다.
신격화가 가능한 캐릭터는 삼국지 진영에서 조운, 조비, 관은병, 여포의 네 명이며 전국 진영에서는 사나다 유키무라, 이시다 미츠나리, 오다 노부나가, 이이 나오토라의 네 명으로 총 여덟 명의 캐릭터가 신격화 무장으로 선택됐다. 여기서 이이 나오토라는 이번 작품에서 첫 스테이지부터 등장하고 이후로도 신격화 시점까지 비중이 꽤 높아 사실상 전반부 주인공급 비중을 받았다. 전반부 스토리에서 주된 적으로 등장하는 오다 노부나가는 꾸준히 반란군을 막아서며 적으로도 가끔씩 등장하는 등 일부 신격화 무장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고, 전작에 비해 1회만 등장하는 캐릭터가 굉장히 늘었다.
아무래도 17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캐릭터가 등장해 모든 캐릭터의 비중이나 디테일을 챙겨줄 수 없었겠지만 무쌍오로치 시리즈 기준으로 전작으로부터 5년 만에 출시되는 작품인만큼,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의 비중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다. 물론 무쌍오로치 자체가 스토리에 큰 힘을 싣는 편은 아니지만…….
혹자는 무쌍 게임에서 주가 되는 것은 전투라 하고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바지만 무쌍 시리즈에서 전투만큼 중요한 것으로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는 개성과 그 배경 스토리도 중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기반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진삼국무쌍이나 전국무쌍에 비해 내러티브가 힘에 부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분명하나 애초에 무쌍 시리즈가 스토리나 캐릭터성을 아예 배제했다면 지금보다 더 빨리 질려버리는 게임이 되고 말 것이다.
■ 신격화와 신술, 전작 따라간 전투
무쌍오로치3의 첫 스테이지에서 플레이하게 되는 이이 나오토라와 양자 이이 나오마사, 전국 최강으로 거론되는 혼다 타다카츠로 스테이지를 진행하다보면 본작의 주요 시스템들을 스테이지에서 만나보게 된다. 첫 스테이지에서는 여포군과 맞닥뜨려 종반부에 등장하는 여포를 밀어붙이면 이벤트 영상과 함께 여포가 신격화를 선보이며 두 명을 단숨에 제압하고 세 명을 퇴각하게 만든다.
애초에 한정된 캐릭터들만 사용할 수 있는 신격화지만 그 캐릭터가 아군에 편입되고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진행에 따라 신격화 기능이 추가되는 식이다. 신격화는 무쌍극의 및 각성을 발동시키는 것과 동일한 자원을 공유하고,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특수한 적 카오스 오리진을 300히트 이상을 쌓은 상태에서 처리하면 획득 가능한 신력의 물방울을 통해 발동한다. 때문에 신격화가 없는 나머지 162명의 장수도 무쌍극의를 사용하려면 300히트 이상을 채운 상태로 카오스 오리진을 처치해야 한다. 신격화는 신화 속 신의 특징을 담아 힘을 각성한다는 설정으로 이이 나오토라의 경우 아프로디테의 힘을 받는 식. 여포와 마찬가지로 신격화 상태에서는 외형과 무쌍난무가 달라진다.
이이 나오토라 신격화
이어지는 스테이지에서는 뜬금없이 바닥에 놓인 신기를 발견하고 사용하게 되는데, 신기는 각각의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신술을 제공하며 170종의 신기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10종 이상의 신기를 여러 무장이 중복되게 사용하는 식이다. 신기에 따라 구사할 수 있는 신술이 다른데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기피되는 신기가 있기도 하다. 국내와 일본 등에서 공통적으로 꼽는 최약 신기는 탈라리아.
신술은 각각의 신기에 통상신술과 차지신술, 고유신술 그리고 합체신술이 존재한다. 통상신술은 소량의 신술 게이지를 소모해 적을 모으거나 공격하는 등 유틸기의 성향이 강한 기술들로 구성되어 있고 차지신술은 신술 게이지를 전부 소모하지만 큰 피해나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공격적 성향의 신술로 구성되어 있다. 신술은 신기를 따라가기 때문에 통상신술과 차지신술이 중복되나 신기 게이지와 무쌍게이지를 한 칸 소모하고 발동하는 고유신술은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강력한 공격이 나가 170명의 개성을 고루 즐길 수 있다.
합체신술은 신술 게이지와 별도로 합체신술 게이지를 소모해 발동하는 특수한 기술인데, 아군 팀으로 편성할 수 있는 세 명의 캐릭터와 네 명의 서포터가 동시에 등장해 모 전설적인 격투 만화 속 원X옥 같은 연출과 함께 광범위하게 적을 공격할 수 있는 신술이다. 의도적으로 합체신술 게이지를 모으지 않으면 생각보다 자주 쓰기는 어려운 기술이나 종종 스테이지 부가목표로 합체신술로 n명 처치가 있어서 쓰지 않을 수는 없다.
합체신술
이번 작품은 이전에 출시된 진삼국무쌍8이 아닌 진삼국무쌍7 엠파이어스, 전국무쌍 사나다마루가 아닌 전국무쌍4-II, 무쌍오로치2 Ultimate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모델링도 기반이 되는 작품의 것을 차용하고 있으며 신작에서 등장하는 차차 같은 캐릭터나 신작에 앞서 등장한 주창 같은 캐릭터들은 참전하지 않았다. 전투 시스템도 전작의 것을 활용하고 있어 진삼국무쌍 진영의 경우 8에서부터 바뀐 중복 무기나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맞지 않았다면 무쌍오로치3이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다.
전국무쌍 계열의 무장들에게는 '신속' 시스템이 있어 빠르게 이동하며 다수의 병졸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삼국무쌍 계열의 무장들에게는 신속이 없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쪽에는 차지 기술에 딸린 고유 기술들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관우의 딸 관은병은 특정 차지기에서 스틱을 돌렸을 때 무기를 붕붕 돌리며 회전하는 등 재미있으면서도 유용한 기믹들이 고스란히 부여됐다. 또 신속 자체가 적장이 무방비한 상태가 아니라면 반드시 튕겨내는 공격이기도 하고 이번에는 신술로 말을 곧장 불러내 탑승할 수 있어 빠른 이동기라는 이점도 희석된 느낌인지라 두 진영 사이의 균형은 어느정도 맞는 편이다. 외려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건 효율격차가 큰 신기 밸런스.
멀티플레이를 통한 코옵 컨텐츠와 별개로 완전 멀티플레이 컨텐츠인 배틀 아레나 모드가 있다. 일본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국내에서는 배틀 아레나를 해보려면 사전에 인원을 모으고 진행해야 할 정도로 매칭이 어려운 편이다. 아무래도 무쌍 자체가 2인 플레이나 멀티 코옵 플레이를 하면 했지 배틀 아레나 모드 같은 것을 즐기려고 사는 플레이어가 별로 없는 편인지라 이용자 풀이 스토리 모드 쪽에 쏠려있다. 차라리 진삼국무쌍7의 장성모드나 전국무쌍4의 전국유랑 모드 같은 추가 컨텐츠 쪽이 더 호응도는 좋지 않았을까.
고유신술
■ 성장하는 진지와 인연
무쌍오로치3에서는 진지 시스템이 간소화됐다. 무쌍오로치2 계열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캐릭터를 움직여 진지 내에서 다른 장수와 상호작용을 하거나 상점에 들르는 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진지가 단순 UI로 축소되어 진지의 각 기능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전작처럼 진지에서 직접 플레이어가 돌아다닐 수 있는 방식도 장점은 있었으니 단순 UI로 변한 진지가 아쉽게 다가오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
이번에는 진지를 캐릭터 성장과 마찬가지로 각종 재화를 사용해 성장시키는 시스템을 채택해 스킬 트리처럼 진지를 성장시키게 된다. 합류 무장의 특정 능력치를 강화해주거나 시스템 기능을 추가해주는 등 스토리 모드 외에도 진지를 통해 개방할 수 있는 컨텐츠가 존재한다. 비교적 초기에 개방할 수 있는 기능으로 갤러리 기능은 진지에서 강화하기 전까지 표시되지 않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이미 본 영상이나 전작의 스토리를 짧은 텍스트로 정리한 내용을 확인 가능하다.
전투 외의 모든 컨텐츠는 진지에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될 정도로 나머지 컨텐츠가 집약됐다. 인연무장 관계에 놓인 장수들의 대화 이벤트를 감상하거나, 무장의 레벨업, 그에 따른 스킬 트리 업, 장비의 장착과 연성, 매각 전반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중반부부터는 무사 수행을 보내 경험치와 장비를 획득해오도록 지시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인연무장 우호도 이벤트는 메인 스토리에 관계가 있는 내용보다는 단순히 개그성 스토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류의 짤막한 서브스토리를 즐긴다면 꽤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스테이지에는 추천 멤버로 보너스 무장이 지정되어 있어서 자신이 좋아하는 무장을 쭉 키우는 게 아니라 이런 무장들을 포함해 골고루 아군을 성장시키는 플레이어라면 진지의 레벨업 기능과 스킬 트리 기능을 수시로 들락거리게 된다. 진지나 스테이지 완료 메뉴에서 실행 버튼이 ㅇ버튼이 아닌 옵션 버튼이 더 자주 사용된다는 점은 미미하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스테이지가 어두운 편인데 너무 밝게하면 눈이 부시다
■ 혼돈화 스테이지
무쌍오로치3에서는 무쌍 시리즈 전통의 쉬움, 보통, 어려움과 엔딩 이후의 수라 난이도를 제공한다. 아직 아군 성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임 진행 초반부에서는 보통 난이도로 진행하면 생각하고 있는 무쌍 게임의 이미지보다 적병이 쓸려나가지 않는다는 감상을 받을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며 캐릭터들을 성장시키고 고성능의 무기를 사용하게 되면 일기당천 액션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
무쌍 시리즈를 즐기면서 어려운 난이도를 선택해 플레이하는 사람들에게는 수라 난이도나 언리미티드 모드가 엔드 컨텐츠로 제공됐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수라보다 더욱 높은 난이도로 무쌍오로치2 Ultimate에서 보스로 등장했던 혼돈이 특정 스테이지에 출현하면 난이도가 한시적으로 혼돈 난이도로 변경되면서 특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스테이지로 대체된다. 혼돈화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트로피도 존재하고, 전통적인 사기 연성 속성이나 후반부로 갈수록 자주 쓰이는 희소석을 얻기 위해 해당 스테이지에서 혼돈을 쓰러뜨리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한 개의 파티만 집중적으로 육성시킨 플레이어라면 중반부에 등장하는 혼돈화 스테이지를 진행할 때 꽤 어려움을 겪게 된다. 혼돈화 스테이지에서는 세 명의 캐릭터 중 대기멤버인 나머지 둘의 체력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플레이를 하거나, 사기적인 회복량을 자랑하는 흡생 속성을 연성시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혼돈화 스테이지 자체가 일반 잡졸의 공격력도 굉장히 강한데 혼돈화+신격화+여포처럼 강력한 적으로 등장하는 스테이지가 혼돈화한 경우는 최대 체력 상태에서도 여포의 공격 한 방에 나가떨어지기도 하니 일기당천 액션 게임이 순식간에 암흑 영혼 같은 고난이도 게임으로 둔갑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수라 모드에서 각 무장의 유니크 무기도 다 얻고 난 뒤에는 사실상 혼돈화 스테이지가 주요 파밍 루트가 되기 때문에 진정한 엔드 컨텐츠는 혼돈화 스테이지가 되는 셈이다.
급사주의
■ 세세한 부분이 아쉬워
무쌍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의 시각으로 발전한 부분도 분명히 있고 긍정적인 변화들도 눈에 보이지만 세세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다소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처음 게임을 인스톨하고 실행하면 개발사인 오메가포스의 로고 영상 이후 무쌍 시리즈하면 응당 생각나는 인트로 영상이 아예 없다. 오메가포스 로고 이후 바로 초기 화면이 나타나 기존의 패턴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에게 당황스러운 느낌을 준다.
스토리 모드는 무쌍오로치 시리즈의 이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워낙 많은 캐릭터가 등장하니 이들의 비중을 균등하게 배분하려면 5장 길이의 스토리에 우겨넣기 어려웠을 것이고 스토리 진행에도 애로사항이 생겼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진삼국무쌍이나 전국무쌍 시리즈 수준의 내러티브를 원하는 플레이어라면 조금 실망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특정 캐릭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공기 수준의 비중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
서브 스토리나 메인 스토리 진행 중 무장들 사이의 관계에서도 일부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다. 기존 캐릭터들의 관계가 2편의 종료를 기점으로 리셋되면서 서로의 관계가 옅어졌겠지만 이게 복구되는 시점에서 스토리가 종료되기 때문에 기껏 복원한 전작의 관계가 이어지면서 볼 수 있을 그런 장면들이 연출되지 않는다. 각각의 무장들이 기시감을 느끼는 정도. 이전의 일들을 기억하는 선계 소속 무장의 특성상 전작의 핵심 인물이었던 카구야가 서운해하는 장면은 잘 뽑아냈다.
헌데 무쌍오로치 시계열에서의 사건과 무관하게 원작에서 이미 부부로 좋은 관계인 손상향과 유비의 경우는 아예 부부관계가 없었던 일이 된 것 같은 장면이 인연 스토리에서 보여져 의아하다. 카구야의 예를 보면 과거작과의 연계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데 일부다처 상황을 표현하지 않는 무쌍 시리즈 특성상 유선 등장 후 아예 의도적으로 갈라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물론, 3편의 시작 시점에서는 각기 다른 시간대에서 이계로 넘어온 것으로 표현되니 두 사람의 혼인 자체가 발생하기 전에 각각 이계로 넘어왔다는 설정이라면 이해가 되는 부분.
장점으로 어필할 수 있는 부분들은 주로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팬들 쪽으로 치우친다. 진삼국무쌍8에 들어서면서 맞이한 변화들과 대립하는 부분들인 경우가 꽤 많은 탓이다. 특히 진삼국무쌍8에서 크게 바뀐 시스템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기존으로 회귀한 무쌍오로치3의 시스템들이 좋게 느껴진다. 전투 자체가 진삼국무쌍7 때와 같고 8편에서 오픈월드로 변경된 진행방식은 채택되지 않았다.
또 대다수의 무기들이 중복 무기 체제 하에 제거됐던 8편과 달리 7편처럼 개성적인 무기들을 각각의 무장들이 가지고 있어 기존의 개성적인 전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에 각각의 무장이 가지게 되는 유니크 무기는 기존 장비와 다를 바 없는 중복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에 큰 아쉬움을 준다.
새 시스템 신술도 일장일단을 가지고 있다. 현재 신기를 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기 때문에 이 신기에 딸린 신술 성능 탓에 상대적으로 기피되는 캐릭터가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가령 쿠노이치 같은 경우는 신기의 성능이 안성맞춤인 편이라 이번 작품에서 압도적인 사기 캐릭터로 각광받고 있지만 탈라리아 같은 꽝 신기를 착용한 캐릭터는 예능 플레이 외에는 상대적으로 쓰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쓰려면 못 쓸 것도 없지만, 아무래도 추후 신기 교체 기능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을 격차로 남을 것.
늘상 그렇듯 출시되는 DLC 무기는 유니크 무기가 개성을 잃은 탓에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레전드 의상은 색놀이라는 것이 밝혀져 아직까지는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다.
히트를 올리기 좋은 나오토라의 통상신기
PS4 기준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매끄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신격화를 했을 때는 프레임 드랍이 체감될 정도로 발생한다. 절정으로 프레임드랍이 발생하는 상황은 신격화 후 무쌍을 사용했을 때 다수의 적이 있는 경우다. 이외에 로딩은 그렇게 길지 않은 편이고, 어느 정도는 로딩 바를 보기 전에 로딩이 완료되어 바로 스테이지에 진입할 수 있을 때도 있다. 또, 패치를 통해 꾸준히 새로운 연성용 속성을 추가해주고 버그들을 잡아주고 있어 지금 구매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일단 170명이나 되는 캐릭터들이 참전하는 방대한 작품이고 진삼국무쌍 최신작에서의 변화가 생소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플레이어이면서 무쌍오로치 시리즈의 팬이라면 구매해도 손해봤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것. 하지만 기존작의 진행방식에 질렸다면 한 번은 생각해보고 구매하도록 하자.
이 때 가장 격렬한 프레임드랍 발생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