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터렉티브와 세가를 대표하는 현실 기반 축구 클럽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 시리즈 풋볼 매니저(FM)의 신작 풋볼 매니저 2022가 오는 9일 스팀, 에픽게임즈 스토어,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출시된다. 게임샷은 게임의 출시 전 베타 버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프리뷰를 작성했다.
풋볼 매니저 2022는 축구 클럽 운영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나 스페인 라 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등 메이저한 리그들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1부 리그부터 하부 리그 팀까지 감독직을 맡아 자신만의 구단을 운영해나가는 것이 가능한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풋볼 매니저 2022를 플레이하며 세계 최정상의 클럽을 맡아 왕좌를 지켜내거나 강등 위기의 팀을 위기에서 구원해내고 하부 리그의 팀에게 1부 리그를 향한 성공신화를 그려줄 수 있다.
풋볼 매니저 2022는 현재 스팀과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구매하고 얼리액세스 베타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한편 정식 출시일 공개와 더불어 풋볼 매니저 시리즈의 한국 공식 인스타그램 소셜 채널이 개설되기도 했다.
■ 축구 클럽의 감독이 되어
서두에서도 소개한 바 있지만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플레이어가 세계 곳곳의 프로 클럽이나 국가대표 팀의 감독을 맡아 구단을 운영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축구 게임이라 하면 피파 시리즈나 위닝 일레븐 시리즈처럼 플레이어가 선수들을 직접 조작하는 게임을 떠올리기 마련이었지만 1992년 최초로 챔피언십 매니저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시간을 삭제하고 부부간의 불화를 일으키는 마성의 게임이란 유명세를 떨쳤다.
이름을 풋볼 매니저로 변경하고 이번 풋볼 매니저 2022까지 시리즈를 이어오며 이런저런 컨텐츠들을 추가로 붙여온 게임이지만 게임의 전체적인 골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았고, 고유의 재미는 잘 유지되었다. 오히려 너무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지만 매년 새로운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조금씩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플레이어가 생성한 감독 외에 실존하는 감독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능 등은 꾸준히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추가되지 않는다던가 꾸준히 아쉬운 면을 보여주는 요소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말이다.
그래픽에 있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시대적 흐름에 많이 뒤쳐진 퀄리티를 보여준다. 풋볼 매니저 2009 이전까지는 바둑알로 표현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보면서 전술을 지휘했다면 그 이후로는 3D 그래픽을 도입해 시각적으로 좀 더 디테일하게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다만 그 그래픽의 발전이 상당히 더딘 편이라 풋볼 매니저 2022 역시 3D 그래픽은 그냥 지금까지와 비슷한 느낌이다. 긴 간격으로 조금씩 선수들의 모션이 추가되어 경기가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엉뚱하게 공을 받았는데도 멀쩡히 드리블을 해가거나 어색한 모션들이 가끔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이번 작품은 매치엔진을 강화해 새로운 애니메이션 엔진을 적용해 보다 리얼하고 세세한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고, 이를 통해 좀 더 자연스러운 모션을 연출해낸다. 아직도 골을 넣었을 때 골망이 지면에서 떨어질 정도 들썩이기는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개선과 함께 AI의 개선으로 경기 진행에서 좀 더 매끄러운 흐름을 이끌어낸다. 또한 와이드 센터백 역할이 추가되어 날카로운 오버래핑이나 수비, 지원, 공격에 모두 가담하는 공격적인 선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 이적시장과 미팅
이번 작품에서는 실제 마감까지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적시장을 구현하기 위한 시도로 이적시장 마감일의 시스템을 개선했다. 기존처럼 뉴스피드 소식함에 이적시장 마감 기한을 알려주고 이제 마감시한이 지났다고 알려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으며 마감일에 이적시장 화면으로 진입해 최근의 이적 소식이나 루머, 제안들을 한 눈에 체크할 수 있으며 마감일에 참가 버튼을 누르면 UI 색상이 노랗게 변화하며 진행 버튼을 눌렀을 때 시간 단위로 턴을 쪼개 이적 협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이전까지 이적 등의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했더라도 마감일에 참가해 빠르게 에이전트 및 선수, 그리고 구단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매듭짓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를 시험해보기 위해 마감일까지 아무런 오퍼를 넣지 않다가 AC 밀란 소속의 알렉시스 살레마커르스를 영입하고 선수의 비자발급과 로스터 등록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확실히 기존의 이적시장 시스템에 비해 마감일에 참여하면서 경험할 수 있는 긴박한 마감일 러시를 체험할 수 있다고 느꼈다.
미팅에 있어서도 개선점이나 추가 시스템들을 찾아볼 수 있다. 전작에서도 회의 기능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각 파트의 주요 구성원들과 간소화한 대화를 나누며 팀의 개선점들을 간략히 확인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코치진의 역할 변경이나 영입 방향성, 선수 육성 방향, 스탭 관리 등이 간단하게 진행되며 직접 디테일한 설정을 만지지 않고도 추천 행동을 통해 회의 내용을 팀에 반영할 수 있다. 다만 당연하게도 추천 행동이 항상 완벽한 결과를 내는 것은 결코 아니다. 무지성으로 추천 행동만 누르다 보면 수석 코치를 내보내고 다른 코치를 들여놓게 되는 등 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니 주의깊게 행동해야 할 것.
회의에 참석하기 귀찮거나 다른 부분에 시간을 더 할애하고 싶을 때는 스탭의 조언들을 요약해 수신함에서 내용을 확인하고 적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팀 대화나 기자회견의 선택지가 조금 다양해졌으며 파악하기 쉬워졌다.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각종 대화 선택지를 수월하게 넘길 수도 있지만 시리즈를 꾸준히 플레이하지 않았거나 가볍게 겉핥기로 즐겼던 경우라면 고를 때마다 최악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대화만 연발하는 상태에 빠지기도. 그래도 이전처럼 경기 전과 하프타임, 경기 후의 라커룸 대화는 수석코치가 있는 경우 조언을 따라갈 때 얼추 괜찮은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
■ 데이터 센터
풋볼 매니저 2022에서 새롭게 추가된 것은 이적시장 마감일의 긴박한 시스템만이 아니다. 데이터 센터라는 이름으로 신설된 이 시스템은 팀에 관련된 모든 데이터와 퍼포먼스 분석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기능이다. 처음부터 데이터 센터가 활성화되지는 않지만 리그가 시작되고 표시되는 경기 횟수 내외의 일정을 소화하면 데이터 센터에 분석 자료가 추가된다. 첼시의 경우 시즌 시작 후 리그 세 경기를 소화하면 데이터 센터에 내용이 추가된다고 적혀있지만 실제로는 세 경기보다 조금 더 경기를 진행한 뒤 데이터 센터가 가동했다.
데이터 센터에서는 각 경기에서 팀의 플레이 경향이나 개인 퍼포먼스를 분석해 팀이 보완해야하는 부분이나 장점들을 보여준다. 기존의 경기 분석이 독자적인 시스템으로 확장됐다고 볼 수 있는 부분으로, 기존의 시스템보다 더욱 자세한 사항들을 알 수 있으니 팀을 분석해 개선하거나 다음 상대의 데이터를 파악해 전술을 세워나갈 수 있게 됐다. 경기 분석에서는 최근 경기에서 주요 득점 위치나 뛰어나게 소화한 전술, 도움 위치 등 긍정적인 정보들부터 취약한 중거리 슛, 최전방 침투력이 부족한 위치, 점유율 상실 위치 등 부정적인 정보들까지 제공된다.
데이터 센터는 팀이 보유한 스탭 중 수석 기록 분석가의 유무와 기록 분석가의 수에 따라 제공되는 정보들의 수준이 달라진다. 이번 프리뷰에서는 첼시로 게임을 플레이했으니 앞선 예시와 동일하게 첼시를 기준으로 처음부터 수석 기록 분석가와 기록 분석가 다섯이 존재하므로 데이터 허브를 통해 고급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도 선수 육성이나 스카우트 등 다방면에서 보이지 않는 스탭의 활약이 있었다면 풋볼 매니저 2022에서는 좀 더 스탭들의 역할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느낌을 준다.
■ 정식 출시에선 더 개선
프리뷰를 진행한 빌드가 아직 완성된 제품판이 아닌 베타 버전이므로 아직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부분이 보이거나 밸런싱이 덜 된 부분들이 눈에 띄기도 하는데, 이는 아직 마무리 작업 중인 부분들로 선수나 팀 데이터, 매치 엔진 등은 정식 출시를 통해 완성된 버전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베타 빌드에선 몇몇 버그들이 나올 수 있었지만 다수의 버그들은 이미 개발사 측에서 인지하고 있으니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고집스럽게 개선점을 보여주지 않는 부분들도 분명 있지만 감독으로 축구 클럽을 운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재미와 데이터를 자랑하는 시리즈다. 이제는 많은 선수 기반 축구 게임들도 감독 모드를 추가하기 시작하고 꽤나 시간이 흘렀음에도 개인적인 감상이나 감독으로서 팀을 운영하는 재미는 풋볼 매니저 시리즈를 따라올만한 게임은 거의 없었다. 이번 풋볼 매니저 2022는 특히 시스템적인 변화 몇몇이 눈에 띄어 고향에 돌아온 것 같은 느낌과 그렇게 돌아간 고향에 재개발이 이루어져 새로운 건물이 들어선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었다.
선수를 직접 조작하는 기능이 없으니 선수 플레이만을 선호한다면 풋볼 매니저 2022가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감독으로서 팀을 운영하는 재미는 확실히 보장하는 게임이다. 단언의 위험성을 우려해 평소에는 강력하게 추천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풋볼 매니저 시리즈는 축구 팬에게 강력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다. 아, 그런데 여전히 선수 프로필 사진 등은 대부분 비어있는 상태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일부 팀은 가상의 이름으로 대체되어 늘상 하는대로 로스터 패치 등을 애드온으로 추가해야 200%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