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스퀘어에닉스의 35주년 기념작, 실시간 액션 RPG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이 출시될 예정이다.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은 도트풍 고전 작품인 파이널 판타지 1편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주인공인 잭 일행이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들을 3D 그래픽으로 그려냈고 플레이어가 스토리에 따라 던전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전통의 턴 기반 전투를 탈피한 실시간 전투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기념적인 시작이었던 1편의 빛의 전사 전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며 턴 기반 전투였던 기존 시리즈에 비해 플레이어의 손을 타는 장르로 변화했다.
게임샷은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의 출시에 앞서 게임을 엔딩까지 즐겨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이번 리뷰는 PS5에서 플레이되었다. 리뷰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터뷰 등에서 언급된 내용을 제외한 게임 최후반부에 대한 스포일러는 삼가면서 진행하도록 하겠다.
■ 빛의 전사와 크리스탈
파이널 판타지 1편에서는 네 명의 빛의 전사와 세계를 구성하는 불과 흙, 물, 바람 네 가지의 힘을 지닌 존재들을 무찌르고 최종 보스를 쓰러뜨리는 어찌보면 시대에 맞게 단순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최종적으로 그들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 등은 당시 의외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외에는 왕도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시리즈 35주년 기념작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 역시 스토리 라인은 단순한 편이지만 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당시 원작 시리즈에서는 다룰 수 없었던 뒷면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플레이어는 주인공 잭 일행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바라보게 된다. 잭 일행은 모두 기억을 잃은 상태로 카오스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일념을 가진 이들로, 모두가 검은 크리스탈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만났을 때 크리스탈이 공명하는 등 그들의 관계성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 카오스를 적대시하는 그들의 강렬한 신념으로 코넬리아 왕국은 그들을 빛의 전사로 대하면서 마물 퇴치를 명한다. 이런 나름대로 초반부 스토리 컨텐츠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컷신과 텍스트 몇 줄로 넘어가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잭 일행이 카오스 신전으로 향하면서 카오스 퇴치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것이 게임의 시작이다.
카오스를 쓰러뜨리는 여정에서 파이널 판타지 1편을 플레이해본 팬이라면 친숙할만한 존재들이 대거 등장한다. 코넬리아의 왕과 대신, 세라 공주는 물론이며 해적 빅케 등을 포함한 등장인물이나 4대 원소에 대응하는 카오스들이 고스란히 3D로 구현되어 등장한다. 1편에서 다루지 못했던 뒷면을 그려내는 김에 기존 캐릭터성이 보강된 등장인물도 존재하고,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의 주인공 잭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플레이어는 파이널 판타지 1편과의 접점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게임이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쭉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스테이지 형식으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초반에는 특히 게임 스토리가 파편화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스토리 외적인 부분이라면 게임의 디폴트 설정인 일음으로 플레이했는데, 캐릭터들의 입모양은 맞아떨어지지만 주로 주역이 아닌 엑스트라 캐릭터들의 보이스가 조금 미스매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자막은 일음 기준이 아닌지 단순한 싱크 오류인지는 모르겠어도 대사와 자막의 싱크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스토리를 감상할 때 조금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
■ 난이도 높은 액션 지향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은 출시 전부터 언급해왔던 것처럼 난이도가 높은 액션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처음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난이도는 크게 세 가지로 액션 초심자도 무난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스토리 난이도와 액션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액션 난이도, 그리고 하드 난이도를 제공한다. 여기에 추가로 스토리 난이도에선 조금 더 게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세이프티 모드를 켜거나 끌 수 있어 하위 난위도에서도 추가적인 조절이 가능하다. 중간 단계인 액션 난이도만 하더라도 제법 난이도가 있는 편이라서 실수하면 죽음을 맞이하기 십상이다.
이번 리뷰는 시간 관계상 액션 난이도로 진행하다 스토리 난이도로 내려 게임을 클리어했는데, 난이도 사이의 격차가 확실한 편이다. 스토리 난이도의 경우 액션 난이도에서는 공격할 타이밍을 잘 보고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도 동료와 함께 공격을 퍼부어서 다음 페이즈로 넘어갈 수 있는 구간이 분명히 많아진다.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면 신규 난이도인 카오스 난이도가 추가되며 일부 서브 미션 스테이지와 추가 클래스가 해금된다.
전투는 앞서 적었던 대로 실시간 액션 방식이다. 스테이지에 진입해서 던전을 클리어하는 방식의 구성인데, 주인공인 잭을 포함해 총 세 명의 캐릭터가 하나의 파티로 움직인다. 초기에는 공격 일변도인 동료들만 있어 일률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스토리 전개에 따라 추가적으로 동료가 합류하면서 파티원을 선택할 수 있고, 그들이 얻을 수 있는 클래스가 달라 조금씩 전투에서의 개성이 드러나는 편이다. 동료들은 전투에서 레조넌스라는 커맨드를 사용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스킬을 활용하고 적의 시선을 끌기도 하니 레조넌스를 잘 활용하는 것도 게임의 진행에 큰 도움이 된다. 예로 현자 클래스를 얻을 수 있는 한 동료는 획득 수에 제한이 있는 포션과 마찬가지인 체력 회복기나 도트 방식으로 조금씩 체력이 차오르는 스킬을 사용하면서 강력한 공격 마법을 구사하는 등 클래스에 따라 뚜렷한 전투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동료들과 달리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잭은 모든 클래스를 얻을 수 있다. 클래스별로 스킬 트리처럼 잡 트리가 존재해 이를 기반으로 해당 클래스의 어빌리티나 새로운 클래스 해금이 이루어진다. 상위 클래스로 갈수록 더욱 다양하고 강력한 어빌리티를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며 다양한 장비와 그에 붙은 클래스 적합도를 통해 더욱 강력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잡 트리에서 얻을 수 있는 어빌리티는 커맨드 발동형과 콤보형, 패시브형이 있어 전투에서는 콤보에 따라 파생기로 사용할 수 있는 어빌리티와 커맨드 형식으로 발동해 일시적으로 강화효과를 얻을 수 있는 어빌리티로 나눌 수 있다.
일반 몬스터들도 나름대로 강력해 스토리 난이도 외엔 방심하면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다. 인왕 시리즈의 팀 닌자가 참여했다는 것을 게임 플레이 내내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브레이크 게이지를 빠르게 소모하지만 타이밍을 맞춰 사용하면 상대의 능력을 빼앗아 소모형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울 실드 등은 게임의 전투에서 난이도가 오를수록 제법 중요했고 신중하게 전투를 이어가거나 혹은 브레이크 게이지를 빨리 깎아내서 적의 체력이 남아있음에도 즉사시키는 등 전투에도 몇 가지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점이 좋았다.
한편 개인적으로 적응하기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팁을 적자면 일반 몬스터부터 보스 몬스터까지 각각 붉은 안개를 표출하면서 가드 불능기술을 걸어오곤 하는데, 몸집과 행동이 모두 거대한 오거 계열은 그래도 전조를 확실히 보여주지만 난전 도중에 전조를 파악하기 힘든 정령 계열이나 박쥐 계열의 가드 불능기는 늘 신경을 쓰면서 전투를 펼쳐야 할 것이다. 인왕 시리즈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난이도 높은 전투는 플레이어에게 도전 의식을 고취시킨다.
■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사전 공개된 트레일러에서도 느꼈겠지만 카오스라는 말을 질리도록 많이 듣게 된다. 카오스야 게임의 핵심을 관통하는 요소이므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납득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JRPG 특유의 오그라드는 행동이나 대사가 군데군데 스며들어있는 편이다. 이런 부분에 민감하다면 종종 눈에 밟힐 수 있는 요소다. 물론 이런 오그라드는 요소들이 있더라도 게임의 종반부로 향하면서 점점 몰입도를 높여가며 게임 구석구석에 숨겨진 오브젝트도 잘 챙기고 다양한 텍스트를 꾸준히 확인해왔다면 느끼는 재미도 배가 될 것이다. 한편, 아무래도 사전 플레이였기 때문에 제한된 인원으로 다른 플레이어와의 매칭이 어려워 온라인 관련 컨텐츠는 다루기가 어려웠다.
PS5를 기준으로도 프레임 드랍 현상을 종종 보게 된다. 이펙트나 오브젝트가 많은 컷신 및 스테이지에서의 전투를 진행하면 프레임이 떨어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마을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메뉴에서는 컷신을 다시 활용한다는 느낌이라 동일한 각도와 확대 연출을 자주 사용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화->확대->종료의 구조가 대부분이다.
위에 적었던 내용대로 이번 리뷰의 경우 중반까지 액션 난이도로 진행하다 스토리 난이도로 내려서 엔딩까지의 내용을 확인했는데, 하나의 난이도로 진행하진 않았지만 액션 난이도로 중반까지 대략 4~6시간, 이후 스토리 난이도로 쭉 플레이하면서 서브 미션까지 모두 클리어하는 데에 대략 15~16시간으로 엔딩을 볼 수 있었다. 또한 HDR 기준 전반적으로 게임의 화면이 어두운 편이라 느껴져 밝기를 조금 올려서 플레이해야 했다.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은 그야말로 '오리진', '낙원의 이방인'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파이널 판타지 1편을 플레이하지 않았고, 심지어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전체를 모르더라도 플레이하는 것에 큰 영향은 없다. 다만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특히 1편을 플레이해봤다면 확실히 더욱 인상깊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초반부 스토리가 스테이지 구성처럼 파편화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게임을 플레이하며 잭이라는 주인공의 상황에 몰입한다면, 게임이 보여주는 스토리를 더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플레이를 마무리하고 이윽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 그리고 이어지는 영상까지 감상하게 되면 플레이어는 스토리를 돌이키면서 더러는 여운을 느끼고, 더러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팀 닌자의 액션과 파이널 판타지의 세계가 만나 새로운 뒷면의 이야기를 다룬 스트레인저 오브 파라다이스 파이널 판타지 오리진은 오는 18일 PS5, PS4, Xbox Series X/S, Xbox One, PC 플랫폼에 출시될 예정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