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신대륙의 지하로, 로서 후예 등장하는 'WOW:내부전쟁' 베타

드워프와 같은듯 다른 토석인
2024년 06월 27일 01시 26분 27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가 향후 선보일 3가지 확장팩을 아우르는 세계혼 서사시의 포문을 열게 될 첫 확장팩,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내부 전쟁(World of Warcraft: The War Within)'의 베타 테스트를 지난 6일부터 시작했다.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플레이어들은 차기 확장팩 내부 전쟁에서 선보일 신규 지역과 던전은 물론 새로운 플레이 종족인 토석인, 신규 기능 구렁, 그리고 영웅 특성 계통도와 전체 레벨링 대장정을 비롯한 많은 신규 콘텐츠들을 체험할 수 있다. 내부 전쟁에서는 새로운 지역인 카즈 알가르가 개방되고 칼림도어 서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이 곳에서는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새로운 중심지가 될 도른의 섬과 용암이 들끓는 울리는 심연, 거대한 수정이 빛을 발하는 신성한 협곡, 네루비안 사회의 정점인 아즈카헤트를 탐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투부대, 하늘비행 등 기존의 기능을 보다 확장시키는 요소들도 출시에 앞서 미리 체험할 수 있었다. 출시 전 미리 확장팩이 컨텐츠 상당수를 체험할 수 있는 베타인 만큼 본 리뷰에도 중요 스포일러가 섞여있다.

 

 

아직 타이틀화면이나 게임 내 지도는 미공개다.

 

■ 토석인과 전투부대

 

베타 테스트에서는 처음부터 동맹 종족인 토석인을 생성해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토석인들은 카즈 알가르를 고향으로 삼아 독자적인 문명과 문화를 형성한 티탄벼림 종족이다. 토석인 동맹 종족이 해금되는 업적 동맹 종족:토석인을 해금하면 다른 동맹 종족들과 마찬가지로 동맹 종족에 맞춘 탈것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판암 돌산양이라는 이 지상탈것은 피부가 돌처럼 생긴 토석인들과 마찬가지로 돌의 표면 같은 피부를 지닌 멋들어진 뿔의 산양이다. 또, 타우렌 성기사의 코도처럼 일부 종족의 성기사들이 말 형태의 성기사 군마와 다른 소환 탈것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토석인 성기사는 이 돌산양 외형의 군마 토석인 재판관의 돌산양을 소환한다.

 

판다렌이나 드랙티르처럼 토석인 또한 얼라이언스와 호드 양쪽에 동맹 종족으로 추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선택 가능한 직업은 전사, 사냥꾼, 마법사, 도적, 사제, 흑마법사, 성기사, 주술사, 수도사이며 드루이드나 악마사냥꾼, 죽음의 기사, 기원사 등 일부 직업들은 선택할 수 없었다. 종족 지속효과로는 항상 포만감 상태를 유지하나 음식을 먹지 못하고, 보석을 소모해 포만감으로 얻는 효과를 변경할 수 있다. 호박석은 체력, 에메랄드는 가속 같은 식으로 말이다. 이외에도 초생산성, 착용 아이템 기본 방어도 10% 증가 효과를 가진 티탄이 벼린 골격, 휘둥그레진 경이, 그리고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아제라이트 쇄도가 존재한다. 아제라이트 쇄도의 경우 기원사의 강화 스킬처럼 3단계로 강화 효과가 붙는 방식이다.

 


 


마법책 디자인도 변경됐다.

 

전투부대의 적용도 눈길을 끈다. 전투부대 시스템은 기존에 업적이나 수집품 대부분이 계정 내에서 공유되던 기능을 보다 확장시킨 기능이란 느낌이 들었다. 전투부대를 통해 보상 체계나 평판 진척도 등이 공유되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게 부 캐릭터를 육성할 수도 있고 귀속 시스템도 전투부대 착용 시 귀속이 존재하는 등 플레이어가 자신이 키운 여러 캐릭터들의 모험을 인정한다는 스탠스다. 물론 전투부대가 적용됐다 하더라도 서사상 개별적인 캐릭터들이 체험해야만 하는 컨텐츠와 관련된 것들은 공유되지 않고, 형상도 전투부대 내 다양한 직업군의 형상을 수집할 수는 있지만 실제 형상변환에서는 해당 캐릭터가 착용 가능한 형상만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은 유지된다. 그래도 확실히 여러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에 부담이 적어지며 첫 회에 한해 평판 같은 전투부대 추가보상도 제공된다. 다른 캐릭터로 같은 퀘스트를 진행하는 경우는 초회 추가보상이 제거된 상태로 보상을 습득하는 식이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용군단에서 적용됐던 고속 비행 기술 용 조련술의 경우는 하늘비행으로 시스템이 개편되어 아제로스 등의 기존 지역에서는 평범하게 기존 방식으로 비행하는 방식과 하늘비행 방식으로 비행하는 스타일을 변경할 수 있게 된다. 상당히 많은 수의 비행 가능 탈것들이 하늘비행 능력을 부여받아 한동안 즐겨찾기를 지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탈것을 소환하는 기능을 쓰면 용조련술 탈것만 나오던 용군단 막바지와 달리 다시 무작위 탈것을 다양하게 꺼낼 수 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단, 신규 확장팩 지역에서는 하늘비행이 기본 상태로 적용되어 초반부터 날아다닐 수 있는 대신 자유로운 비행 기능으로의 전환이 막혀 최대레벨을 달성해야 기존 방식으로 비행할 수 있다.

 


캐릭터 선택 화면의 즐겨찾기 캐릭터들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난다.

 


에체로나 알라르의 재도 하늘비행이 가능하다.

 

■ 깊숙히 들어가며 모험하는 새로운 지역

 

신규 동맹종족인 토석인들의 고향 카즈 알가르와 이를 둘러싼 여러 신규 지역에 진입하기에 앞서 플레이어는 지난 확장팩들로부터 시간이 흐르며 속삭임을 듣던 각 진영 지도자 일부와 함께 아제로스의 대변자 마그니 브론즈비어드를 만나게 된다. 이후 달라란에서 카드가와 만나는 등 일련의 사태를 거치며 도른의 섬에 도달하는데, 아직 컷신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달라란은 또, 또 다시 고통받는 도시로 그 역할을 한다. 도른의 섬에 추락해 잔해만 남은 달라란과 인근에서 여러 달라란 거주 생존자, 희생자들을 발견하고 돕는 것이 확장팩 퀘스트 라인의 본격적 시작이라 할 수 있다.

 

내부 전쟁의 주요 무대인 새로운 대륙 카즈 알가르는 칼림도어 서부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가장 먼저 플레이어가 마주할 카즈 알가르의 지역은 지상에 위치한 도른의 섬이다. 도른의 섬은 산지와 초원 등이 주를 이루는 지역으로, 토석인들이 구축한 대도시 도르노갈이 큰 규모로 위용을 자랑하며 주변에도 토석인들의 마을이 존재한다. 도르노갈이 위치한 도른의 섬을 포함한 카즈 알가르의 지형적 특징으로 가장 큰 부분은 마치 도르노갈에서부터 점점 깊은 곳으로 들어가며 탐사하는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공격 받는 도르노갈

 


모단 호수의 드워프들이 생각나는 풍요산지 마을

 

도른의 섬 대장정을 플레이하다보면 이어서 다음 지역으로 도르노갈의 거대한 구멍을 통해 순차적으로 카즈 알가르의 지하 세계들을 탐험하게 된다. 이것이 앞서 언급한 울리는 심연, 신성한 협곡, 아즈카헤트다. 도르노갈에서 울리는 심연으로 들어갈 때 깊이 수직으로 내려가 통로를 통해 이동하고 신성한 협곡으로의 이동은 수평 방향으로 이동해 옆 구역의 지하세계를 간다는 느낌이라면, 여기서 아즈카헤트는 다시 약간 더 깊은 지하로 진입했다는 느낌을 준다. 특히 신성한 협곡에서 특정 통로에 접근하면 인접한 아즈카헤트 쪽 통로로 나오는 식의 진입구조가 존재한다.

 

토석인들의 생활상이나 네루비안이라는 주된 세력이 지상에서도 생활할 수 있지만 지상보다 지하나 동굴 같은 어두운 쪽에서 작업을 한다거나 터전을 잡고 살아가는 이미지를 주다 보니, 이번 내부 전쟁도 이름값을 한달까 지역 구분상 어두운 지역과 밝은 지역이 반반으로 나뉘었다는 감상을 준다. 도른의 섬 쪽은 확실히 지상이라 밝고 푸른 초지도 존재하지만 울리는 심연은 동굴 지형 특유의 어두운 색감이 토석인들의 마을을 제외하면 대부분이라는 느낌을 주며 일부 구역에서는 용암도 마주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가장 깊은 곳이란 느낌인 아즈카헤트는 특히 어두운 색감이 네루비안의 보라색 컬러와 어우러지는 식이다. 대신 아라시들의 생활 구역이 포함된 신성한 협곡은 천장의 거대한 수정이 밝은 빛을 내고 얼마나 규모가 넓은지 맵 가장자리에서는 마치 대해의 수평선처럼 보이는 배경을 그려내기도 했다. 단, 가끔 수정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어둠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으며 특정 퀘스트에선 어둠이 이 안에서 꽤나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울리는 심연이나 다른 지역에도 용 조련술의 그 인장이 있다. 추가로 늘어나는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신성한 협곡에 진입하면 보이는 거대한 수정

 


신성한 협곡에서 아즈카헤트 쪽으로 내려오는 길

 

■ 영웅 특성과 구렁

 

신규 확장팩 출시에서 주된 요소들을 꼽자면 각 직업의 개편이나 시스템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신규 컨텐츠도 마찬가지다. 일단 스킬은 기존 확장팩인 용군단의 것과 다소 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국내 서버에서 플레이하는 캐릭터 중 전사 캐릭터를 복사해오니 특성 트리의 중반부터 포인트가 환불되어 다시 스킬 트리를 구성해야 했다. 또, 최고 레벨이 다시 80까지 확장되면서 레벨을 올릴 때마다 1포인트씩 투자할 수 있는 영웅 특성이라는 것이 생기며 직업 판타지를 다시 충족시키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영웅 특성은 두 가지 특성 중 하나를 고르는 식이었다. 전사는 영웅 특성으로 산왕과 슬레이어 중 하나를 골라 트리를 올릴 수 있었고 한쪽 트리에서는 전투를 할 때 종종 적에게 벼락이 떨어지는 추가 공격이 가해지는 것도 보였다. 단순히 이런 식으로 처음에는 소소한 변화만 있는 케이스가 있는가 하면 스킬의 메커니즘이 추가되면서 영웅 특성으로 좀 더 연계에 신경을 쓰도록 강화되는 직업도 있다. 토석인 징벌 성기사를 주로 육성해봤는데, 일단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추가타 스킬들이 생기며 좀 더 많이 때릴 수 있게 되어 연속기를 구사하는 느낌을 받았다. 기본기를 사용하고 바로 이어서 추가타를 사용할 수 있는 식.

 


 


1번 슬롯에 불이 들어온 것도 연계 스킬이다.

 

징벌 성기사가 템플러 영웅 특성을 선택하니, 기존에도 한 번에 신성한 힘 3개를 충전하고 큰 피해를 주던 파멸의 재의 연계기가 추가됐다. 파멸의 재 사용 이후 일정 시간 빛의 망치라는 추가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게 신성한 힘 5개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존에도 다소 신성한 힘 계산을 하면서 딜을 해야했던 징벌 성기사는 빛의 망치 사용을 고려해 신성한 힘 2개에서 파멸의 재를 사용해 5개를 채우고 바로 빛의 망치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조절하며 딜사이클을 굴릴 필요성을 느꼈다.

 

구렁은 각 지역에 2개 내외로 존재하는 1인~4인 규모의 던전 컨텐츠다. 토르가스트처럼 단계별로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의 수준이 높아지며 혼자서 들어가도 브란 브론즈비어드에게 힐러나 딜러의 역할군을 지정해주고 함께 구렁을 탐험할 수 있다. 적당히 짧은 수준의 구렁에서는 마치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 시절 시나리오처럼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움직여야 하고 최종적으로는 보스급 적과 싸우는 방식이다. 구렁마다 나름의 기믹 요소들이 존재하는데, 질식하기 전에 공기 청정기 필터를 갈아가며 전진한다던가, 버섯을 밟고 다니거나 원거리에 줄을 날려 거미줄을 밟지 않고 이동하는 등의 기믹이 그 예시다.

 


거미줄 밟으면 네루비안 나온다~

 


구렁 내부에 적용되는 이런 강화 요소도 있다.

 

■ 카즈 알가르 힐링캠프

 

베타에서 플레이해본 대장정 스토리는 군단 확장팩의 사제 유물 무기였던 잘아타스를 쫓는다는 큰 줄기의 목적은 있지만 실제 피부로 와닿는 것은 크게 마그니 일가와 안두인 린의 이야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여기부터는 스토리 중요 스포일러가 확실히 나올 예정이니 스포일러를 피하려면 여기부터는 정말 읽지 않기를 추천한다.

 

대변자라는 지위를 얻으면서 아제로스의 목소리를 듣던 마그니 브론즈비어드는 내부 전쟁 시점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아제로스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라는 이유가 어느새 억하심정으로 바뀌며 떠나버린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상태다. 플레이어가 스랄 같은 인물들과 함께 찾아갔을 때 이미 다소 비뚫어진 마그니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것이지 아제로스를 위한 것이 아니라며 심장의 방에서 의식을 거행하고, 이후 일련의 이야기와 함께 무대가 카즈 알가르로 넘어간다.

 


이야 참 오랜만이다 여기.

 

이후 지상인 도른의 섬과 도르노갈, 그리고 울리는 심연을 거치며 도르노갈의 토석인들이 받고 있는 네루비안으로부터의 위협을 적당히 방어하고 안정된 시점에서 울리는 심연의 문제들을 해결해가는데 이 과정들에서 모이라 타우릿산이나 그녀와 검은무쇠 부족의 산왕 다그란 타우릿산 사이의 아들인 다그란 타우릿산 2세가 꾸준히 플레이어와 함께 대장정을 진행해나간다. 잠시 떨어지더라도 어느새 그들과 함께 대장정을 수행하는데 아예 처음 도른의 섬에 불시착했을 때부터 그렇다. 심지어 모험이 있는 곳이니 브란 브론즈비어드도 빠질 수 없어 구렁 등에서 행동을 함께 하며 이렇게 드워프들과 모험을 하다 보면 무려 마그니 브론즈비어드의 몸이 정상적인 드워프의 몸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목도할 수 있다. 이후 그들을 뒤로 하고 플레이어는 신성한 협곡으로 향하게 된다.

 

신성한 협곡에서부터는 안두인 린이나 공허 엘프의 지도자인 알레리아 윈드러너, 그리고 새로운 등장인물 페어린 로서가 주로 함께한다. 여기서 안두인 린은 얼라이언스의 핵심 등장인물이자 인간들의 대도시 스톰윈드 국왕이다. 지난 확장팩 어둠땅에서 간수에 의해 타락하여 공격대 보스로 플레이어들과 맞서기도 해 이후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캐릭터이며 세월의 흐름을 반영해 앳된 브래드 피트 페이스였던 젊은 시절을 거쳐 이제는 확실히 성인의 모델링으로 변경된 것이 특징적이다.

 


과연 다시 필멸자가 된 마그니는 살아남을 것인가

 

빛을 잃고 방황하고 있으며 자신의 자격에 대해 번민하는 안두인의 모습이 대장정을 진행하는 동안 꾸준히 드러나며 이런 갈등은 자신이 로서의 핏줄보다는 아라시라는 독립된 집단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인식한 페어린 로서와의 주고받음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도른의 섬과 울리는 심연 대장정도 마그니 일가의 힐링캠프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신성한 협곡은 더욱 안두인과 밀착해 다니다 보니 그의 멘탈 치유 세션에 참가하고 있는 느낌을 주기도.

 

네루비안과의 적대적인 대립은 아무래도 신성한 협곡이나 아즈카헤트까지 진행해야 본격화된다는 느낌이다. 토석인들도 네루비안의 습격을 받고는 있으며 확실히 잘아타스의 음모로 토석인들이 변하는 모습 및 그들과의 전투도 발생하나 절반 정도는 토착 생물과의 싸움들도 있다는 느낌. 또, 메인 스토리는 아니지만 서브 퀘스트에서 동굴 내부의 바다와 같은 지역에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어오는 물고기를 풀어주는 퀘스트가 있는데 이후 해당 물고기가 변신하는 모습이나 대사를 살피면 추후 스토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활용될 떡밥이 될 것인지도 꽤 궁금했다.

 


올바른 캐릭터 디자인으로 우려가 컸던 페어린은 의외로 로서 가문이라는 혈통보다 아라시의 정체성에 더 무게를 뒀다.

 


안두인의 힐링캠프

 

■ 적이 꽤 강해졌네

 

아제로스에서의 새로운 모험은 매번 내게 즐거우니 일이었다. 베타 테스트의 체험으로 미루어 지하 세계로 점점 깊이 들어간다는 것 또한 나름의 독특한 경험이라 생각된다. 다만 신규 동맹종족인 토석인의 경우는 드워프와의 유사점이 많은 편이라 이미 검은무쇠 드워프라는 동맹종족이 얼라이언스에 있는 시점에 새로운 확장팩에서 추가되기에는 의외성이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은 있다. 실제 무브셋도 드워프와 꽤 비슷한 느낌을 주고 말이다.

 

전체 지역들의 톤도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것 같다. 스스로는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었던 수중 지역 바쉬르가 큰 불호를 겪었던 정도는 아니더라도 도른의 섬이나 밝을 때의 신성한 협곡은 몰라도 다른 두 지역의 경우 동굴인지라 톤이 어두운데, 실제 칙칙했던 나락을 자주 가야 했던 것이 힘들었다는 게이머도 있는 이상 기본적으로 밝은 톤에서 먼 편인 내부 전쟁의 지역 절반은 조금 불만족스러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필드 자체가 동굴이라 용군단의 자랄레크 동굴처럼 날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좋았다.

 

전투 면에서는 80레벨로 상한이 오르면서 영웅 특성이라는 강력한 신 요소까지 제공하는 것을 보고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이었는데, 확실히 적들이 강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예 베타 테스트 서버 자체로 생성한 70레벨 징벌 성기사는 퀘스트 중에도 은근히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고 신성한 협곡 즈음에 이르러서는 적이 두 마리만 붙어도 체력 회복을 위해 잠시 시간을 가져야 하기도 했다. 용군단 파밍이 충분히 된 시점에서는 덜할 것 같은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예 이 시기에 복귀하는 게이머라면 조금 아슬아슬한 전투를 맛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인스턴스 던전의 경우도 비슷하게 강해졌다는 감상이다. 80레벨 캐릭터를 생성해 바로 던전 컨텐츠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전용 서버가 있는데, 여기서 풍운 수도사를 생성해 던전 컨텐츠를 체험했다. 풍운 수도사의 경우 범의 장풍 같은 기술을 사용하면 전방에 수많은 할퀴기를 추가 시전해 공격하는 것 같은 딜링 요소가 늘어난 것은 좋았는데 리테일 서버에서 거쳐가는 정도로 생각된 지 오래인 영웅 던전도 꽤 강력한 적이나 공격이 등장해 가끔 위험한 구간이 있었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바위금고 영웅 던전이다. 다른 적들은 무난한 편인데 고위 대변자 에리히 앞에서 두 마리 정도 만날 수 있는 바위 강타자 같은 적들은 그야말로 플레이어를 강타해 한 방에 곤죽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 물론 안 맞으면 되기는 하지만 모르고 맞았을 때 리스크가 큰 편이다. 바위 강타자의 바위 강타 자체도 흡수된 것을 포함하면 60만 내외의 피해가 들어오고 대지 파열 토템은 Earth Burst 스킬을 사용해 120만에 가까운 자연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 파티에서는 이 Earth Burst를 맞고 딜러들이 죽어나갔다.

 

이것도 플레이어가 공략을 파악하고 빠르게 스펙이 오르면서 거쳐가는 일이 되기야 하겠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내부 전쟁은 새로운 구조의 탐험과 컨텐츠, 시스템들로 채워져 플레이할만했다. 각 직업의 변경점을 보는 것도 꽤 즐거웠고 영웅 특성으로 보다 강화된 직업 판타지도 마음에 드는 것들이 종종 있었다. 무엇보다 영웅 특성에서는 선택하지 않은 트리를 제외하면 80레벨에 도달했을 때 모든 특성을 찍은 상태가 된다는 점도 괜찮았다. 구렁은 조금 토르가스트가 떠오르는 바가 있었고 스토리면에서 본격적인 잘아타스 서사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는 하겠지만 시네마틱 영상이나 인게임 컷신들이 완성된 상태로 만날 수 있을 내부 전쟁의 정식 출시가 기다려진다.

 


 

 

 


대지 파열 토템의 가공할 위력

 


토석인들이 기억 보석이라는 매체로 토석인들의 기억을 보존한다는 설정 같은 건 꽤 매력적

 

■ 주요 캐릭터 소모 버틸 수 있을까?

 

덤 정도로 덧붙여 개인적으로 스토리 면에서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세계혼 서사를 새롭게 시작하며 서비스의 추가 장기계획을 밝힌 만큼 이제는 슬슬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도 영웅들의 희생과 소모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미 몇 확장팩 전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었는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오리지널과 초반 몇 개의 확장팩 스토리를 견인하던 영웅, 악역들은 대개 RTS 시리즈 워크래프트부터 골고루 등장하던 이들이다. 초기라고는 할 수 없는 확장팩 군단의 주적인 불타는 군단이나 킬제덴 같은 이들도 워크래프트에서 먼저 등장한 이들이며 용군단에서도 알렉스트라자를 위시한 용의 위상들과 연관된 고향 용의 섬에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티탄들의 이야기도 겸해서 말이다. 이번 내부전쟁에서도 사건의 발단이나 주요 사건에는 돌아온 안두인 린, 그 외에 초반에 등장했던 스랄 같은 인물들이 모습을 비추며 안두인 린의 경우는 그의 번민도 확장팩 대장정을 진행하며 곁에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나름 비중이 있다.

 

문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만의 영웅이 없거나 상당히 드물다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워크래프트에서 언급만 되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이야기를 전개하며 본격적으로 등장한 캐릭터도 있고, 매 확장팩마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확장팩에서 서사를 쌓아가며 플레이어가 정을 줄만한 영웅들이 적다는 것이다. 하사관부터 시작해 장군까지 승진하며 플레이어와 함께하고 최후를 맞이했던 호드의 나즈그림이나 얼라이언스의 테일러 같은 캐릭터 말이다.

 

예시로 든 인물 중 나즈그림을 보면, 상당히 초창기 확장팩인 리치 왕의 분노부터 하사관으로 등장했고 대격변에서는 부관이 되어 퀘스트를 함께하기도 했으며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비로소 함대사령관이자 장군이 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충성심으로 플레이어와 대적하는 공격대 보스가 되어 최후를 맞이하기는 했지만 테일러나 나즈그림이나 이렇게 플레이어와 긴 시간을 함께하며 쌓은 서사가 있는 나름의 매력을 지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고유의 등장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헌데 이후 이런 매력을 느낄만한 캐릭터를 거의 만나볼 수 없다. 그야 일반 NPC 정도였던 그들이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확장팩에서 매번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다음 확장팩에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해당 확장팩의 대장정이나 컨텐츠를 즐기고 나면 이후엔 뭐 하고 사는지도 잘 모를 지경이다. 그렇게 가겠다면 워크래프트 출신의 인지도 높은 영웅들의 소모라도 줄여야 하는데 매번 확장팩마다 타락하거나 적대의 길을 걸어 던전, 퀘스트, 공격대 보스로 갈려나가기 일쑤다. 이번에도 시작하자마자 달라란이 추락하면서 카드가가 행방불명된 상태에 미완성 컷신의 설명문에서는 카드가를 위해 잠시 시간을 갖는다는 표현이 있어 또 다시 쉽게 영웅을 잃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물론 카드가가 오래 이야기에 속했던 등장인물이었으니만큼 짧게 써먹고 버리는 것은 아닐지라도, 새로운 영웅의 서사를 쌓아 적절히 빈 자리를 채우면서 뒤를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페어린 로서 같은 새로운 이야기로의 열쇠가 될 수 있을만한 중요한 캐릭터도 등장시키기는 했고, 전례없을 정도로 인물 서사에 다양한 퀘스트라인을 활용해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 느껴지는 만큼 추후 이런 기조를 가진 등장인물이 더 늘어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이대로 소모되는 인물만 계속 늘어가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지닌 등장인물이 충분히 쌓여가길 기대해본다.​ 

 


스랄이나 제이나 같은 캐릭터들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들에게 행복한 퇴장은 주어질 것인가?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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