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소프트는 지난 9일 스팀을 통해 정착지 시뮬레이션 x 타워 디펜스 게임 '아크 오브 카론(Ark of Charon)'을 앞서 해보기로 출시했다.
아크 오브 카론은 걸어 다니는 신비한 나무 세계수의 등에 요새를 건축하면서 길고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신작이다. 세계수가 소실되고 생명이 사라진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수의 묘목이 싹 튼 시점에 세계수의 관리자가 된 플레이어는 세계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모판을 향해 나아간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카론의 방주는 거대한 짐승 형태의 세계수의 묘목을 모판까지 무사히 인도해야 하는 타이틀로, 정착지에서 최대한 준비를 갖추고 다음 목적지까지 안전히 이동하기 위해 몰려드는 어둠과 마물들을 막아내야 한다.
앞서 해보기 빌드에서는 현재 새로운 세계와 편안한 여행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
■ 모판에 세계수의 묘목을 인도하라
카론의 방주는 세계수가 소실되어 생명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는 일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계열 게임이다. 세계수의 존재나 이동식 세계수 묘목, 세계수의 관리자 역할인 플레이어나 플레이어의 수족이 되어 명령을 수행할 사역마들, 그리고 이동할 때마다 습격해오는 마물들이 상당히 판타지 특유의 느낌을 내는 존재들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다 기술 트리를 살펴보면 마치 발달했던 인류 문명 내지 비슷한 고대 문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구조물들을 지을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티타늄제 방호벽 같은 것들은 우리가 SF 게임 등을 플레이 할 때 흔히 볼 수 있는 비주얼로 디자인 되어 있다. 무엇보다 인트로 영상에서 현대식 건물이나 비행기가 날아다니는 모습도 나오고.
플레이어의 임무는 서두의 게임 소개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세계수를 다시 길러내기 위해 동물은 사실상 멸망한 세계에서 사역마들과 외롭고 고된 여정을 통해 세계수의 묘목을 키울 모판에 도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에서 수많은 정착지를 거치고, 그 정착지와 정착지 사이에서 끊임없이 공격해오는 마물들을 방어해내야 한다.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도 이 세계관 설정에 맞춰져 있다. 플레이어는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사실상 핵심 코어 외에 아무 것도 없는 이동식 방주와 사역마 세 명을 소유한 상태로 정착지 화면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사역마들에게 지시해 자원을 채집하거나 식량을 모으고, 채집한 자원과 식량을 토대로 피로를 회복하면서 이동식 방주의 등짝에 수직형 건축을 해야 한다. 물자를 둘 보관 장소나 사역마들이 위험을 피할 건물, 그리고 마물들이 몰려들 때 막기 위한 방어용 시설 등을 잘 건축하면서 다음 정착지까지 안전한 이동을 도모해야 한다.
이동할 정착지를 고르는 화면
■ 빠르게 치우고 갑시다
사실상 멸망하고 있는 세계를 그리고 있으며 시스템도 이 설정을 바탕으로 짜여 있으므로 플레이어는 항상 시간에 쫓기면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정착하고, 이동하고, 다시 정착한다. 아, 물론 기본 모드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의 경우가 그렇고, 편안한 여행은 시뮬레이션 초보자나 마음 편하게 게임의 컨텐츠를 즐기고 싶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한 없는 샌드박스 모드에 가깝다. 시간제한이 없으니 마음 편하게 아예 이 모드로 대략적인 게임의 시스템을 파악할 수도 있다.
처음에 무사히 몇 개의 정착지를 넘기 전까지는 사역마도 세 명에서 늘릴 수 있는지 알 수 없고, 그러니 약 일주일 내외의 제한시간 내에 해당 정착지의 자원을 채집하고 식량을 수급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반드시 그 다음에 오는 이동과 마물의 습격을 대비해야 한다. 이동 시퀀스에서는 계속해서 점점 더 강하고 많은 수의 마물이 습격해오고 그 증가량도 꽤 가파른 편이라 안일하게 발리스타 한 대만 두고 첫 웨이브를 넘기려는 생각을 한다면 상당한 양의 물자를 잃거나 사역마를 잃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마물들의 양이 꽤 많고 발리스타의 재장전 시간은 늦다. 충분히 대비하자.
에이 첫 웨이브인데 튜토리얼 정도겠지 라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계획적으로 채집, 수확, 건축을 진행하는 편이 유리하다. 다행히 게임 내에는 일시정지 기능이나 배속 기능이 존재해 계획을 잘 세워 사역마들을 지시할 시간은 충분하다. 고려해야 할 점은 모든 작업에서 사역마들이 상호작용하거나 이동할 수 있는 타일의 수가 정해져있다는 부분이다. 대강 네 칸 정도까지는 사역마가 사다리 같은 구조물 없이도 채집이나 건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사다리를 달아주면 자원을 채집하기 위해 아래로 파고들어도 나올 때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건축의 경우는 공간 안배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건축 강도라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소재로 사용하는 건축물마다 건축 강도가 다른데, 아무래도 가장 초기 자원인 목재의 건축 강도가 가장 낮고 기술을 연구하며 지을 수 있는 콘크리트 등의 건축 강도가 점점 강해지는 식의 밸런스가 잡혀 있다. 초반에도 목재 건축물로 마물들의 공격은 잘 나눠서 맞는 경우 꽤 버티는 편이지만 건축물을 이동식 방주 상부에 위로 쌓아올려야 하는 구조상 강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건축과 채집 외에도 정착지에 존재하는 기본 작물 외에는 직접 재배 구역을 지정해 재배할 필요가 있다. 사역마의 수에 맞춰 행동을 고려하는 편이 좋고 그들의 특성을 잘 살피며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다만 떠날 시기가 오면 어둠이 플레이어를 점점 쫓아오고 지속 피해를 입기 때문에 아까워도 지체하지 말고 하던 행동을 멈춘 채 출발해야 한다.
기술 트리
■ 꽤 빡빡한 난이도
카론의 방주는 생각보다 꽤 빡빡한 난이도가 배분되어 있다. 당장 처음 시작하고 첫 이동에서 오는 마물조차 어느 정도 양이 밀려드는지 모르고, 처음이라고 발리스타 한 대 정도로 어떻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 그게 오산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발리스타에는 직접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면 탄약이 필요하고 발리스타를 고지대에 지어 보너스를 얻기 위한 토대나 발리스타 본체에 드는 목재 외에도 탄환마다 제작에 목재가 필요하며 자동 발사의 명중률이 은근히 절망적이라 수로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면 탄약 낭비가 제법 되는 편이다. 이처럼 첫 이동에만 해도 상당량의 목재가 필요한데, 시간은 제한적이니 빡빡한 난이도라 느껴진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상태로 발리스타 한 대를 가지고 이동했다고 하더라도 큰 손실을 입을 뿐 다음 정착지에 도착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닌 것이 아주 매운 난이도는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다만 튜토리얼이 다소 빈약한 것은 조금 당황스러울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게임을 시작한 뒤 영상을 보고 나서 화면을 보면 우측에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 감이 잡히는 내용들이 있어서 뭔가 하게 되기는 하는데, 그래서 이제 뭐함?이라는 질문이 생길만한 공백이 조금 있다. 또, 조금 이리저리 시행착오를 거치면 알 수 있는 정보지만 사역마들이 작업을 하기 위한 공간 같은 것들도 직접 체험해서 파악해야 한다. 시스템을 빠르게 주입하기보다는 기본적인 것부터 좀 하다 다른 것을 알아가라는 의도로 보인다. 실제로 타이밍은 애매한 것들이 있지만 그런 의도가 느껴지는 간격으로 새로운 튜토리얼이 우측에 표시된다.
아크 오브 카론은 아직 완성된 작품이 아니지만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줄만한 신작이라 생각된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럽더라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이것저것 시도해볼만한 즐거움이 있다. 생존에는 과하게 디테일을 부여하지 않아 난이도를 높이지 않았고, 대신 디펜스 쪽에 비중을 둬 정착지에서의 활동과 디펜스라는 큰 줄기를 만들어 집중했다. 수직형 건축 및 이동식 정착지라는 개념과 아트에 매력을 느낀다면 관심을 가져볼만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단, 물자 저장의 효율화 등 진행할수록 건축이 난잡해질 수 있는 부분 등 보완할 면은 확실히 눈에 띄기도.
마물을 잡고 나오는 소울을 어떻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사역마의 이점, 불리점이 결정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