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차세대 심즈'로 부활할 수 있을까

게임스컴에서 공개할 첫 DLC가 중요한 반환점
2025년 07월 18일 19시 57분 44초

좋아하는 표현 중에 아직 순수한 대상을 두고 '흰 도화지이기에 자유롭게 그려나갈 수 있고 흡수도 빠르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 가지 변형이 있기는 한데, 이 쪽의 표현을 좋아한다. 크래프톤의 인조이는 이 흰 도화지에 거창하게 스케치는 했는데 첫 번째 선을 잘못 그어버린 상태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무대에서 많은 관심을 받은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출시 이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출시 전과 초반 1주차까지는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다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했고, 첫 날엔 스팀 동시 접속자가 최대 8만 7천 여 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데이터로도 확인하는 것이 가능했다.

 

아무래도 이 기대감에는 심즈 시리즈가 오랜 시간 단독 질주하며 쌓아온 아쉬운 부분이나, 비주얼적으로 실사를 지향해 높은 그래픽 퀄리티를 선보이며 심즈의 방향성과 다른 길로 갔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28일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 관심도는 빠르게 줄어들었다. 불과 1주일이 경과하기 전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컨텐츠량 등의 이유로 약 6만 명의 활성 유저가 줄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이후 일시적으로 반등하나 곧 빠르게 우하향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현 시점에는 1000명 내외의 동시 접속 유저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인조이의 접속 추이는 빠르게 감소했다

 

물론 컨퍼런스콜을 통해 발표했던 것처럼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는 온라인게임처럼 동시 접속자 수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근거로 들 수 있는 것이 장르 터줏대감 심즈 시리즈 또한 DLC가 출시됐을 때 반등하는 그래프를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확실히 심즈4 출시 초기에는 시리즈 팬으로부터 평가가 그리 좋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심즈4의 경우는 스팀에 출시되지 않았고 평가가 썩 좋지 않았던 5년 동안에도 일단 전체적인 게임의 컨텐츠는 틀이 잡혀 먹을만한 것이 있었고 인조이는 얼리액세스라는 차이가 있지만 먹을 것이 거의 없는, 그림으로 치면 스케치 단계에 있는 상태라고 해도 정말 할 것이 적은 상태라서 로드맵과 마일스톤을 준수할 필요성이 컸다.

 


심즈4의 동시 접속자 추이. 단, 스팀 출시 시점에 이미 6년차라 꽤 보완이 된 상태임을 감안하자.

 

엄밀히 따지면 스팀에서는 이미 컨텐츠와 DLC가 많이 다듬어진 상태로 스팀에 출시되어 정확하게 1:1로 비교할 수는 없어도 심즈4의 경우는 확장팩 출시 시점 전에도 하향보다는 우상향 그래프가 많았으며, 본편 무료화 시점에 굉장히 크게 이용자가 치솟아 이후 안정된 시점도 무료화 이전보다 높은 활성 이용자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계속해서 우하향 후 안정화 된 인조이와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인조이의 첫 번째 주요 업데이트 일정과 모드킷이 밀리면서 게이머들의 여론도 서서히 끓어오르기 시작했고, 이렇다 할 컨텐츠가 크게 늘지 않은 상태로 1달이 경과한 4월 마지막 주부터 긍정과 부정 평가 폭이 크게 변동하기 시작하고, 이후 첫 정규 업데이트라 할만한 시점에 일정이 밀려 신뢰를 잃은 것.

 

지난 6월 13일 모드 킷 출시 이후 약 3천 명 가량 동시 접속 유저가 늘었지만 다시 서서히 감소해 스팀의 최근 평가는 복합적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인조이의 첫 번째 만회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 2025 전야제 행사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에서 인조이의 첫 번째 DLC 트레일러를 공개할 예정이기 때문.

 

트레일러에서는 동남아시아 휴양지에서 영감을 받은 신규 지역 차하야가 소개되며,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과 현실감 있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발표 이후엔 20일부터 24일까지 현장 부스에서 인조이와 차하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시연 기회도 제공해 이 컨텐츠에서 DLC의 영향으로 얼마나 게임이 달라질지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이는 트레일러와 시연 빌드 공개일테니, 출시까지의 일정을 이번에는 확실히 지킬 필요가 있다. 추가로, 단순 섬과 커스터마이즈 추가만이 아닌 인조이의 근본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완성도 있는 컨텐츠 보강'이 해당 DLC 출시 시점 또는 이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인조이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이지, 커스터마이징 게임은 아니니까.

 

심즈4가 초기에 혹평을 받았다가, 꾸준히 사후지원을 이어오며 올해로 약 10년 이상 운영되는 가운데 이미 평가를 회복한 상태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 장르에 익숙한 게이머들은 지금 실망한 상태라도 사후지원과 DLC를 통해 인조이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다는 희망은 다소 남겨두고 있을 것이다.

 


물론 심즈4 역시 많은 DLC 판매와 그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부정 평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심즈4가 초기에 혹평을 받았던 것과 달리, 인조이는 극찬을 받았다는 것처럼 현재 평가는 심즈4와 정 반대다.

 

심즈4가 먼저 해내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같은 장르를 표방하는 인조이도 일정을 칼 같이 준수하면서 약속을 지키는 모습과 꾸준한 컨텐츠 보강을 해나간다면 잃어버린 게이머들의 신뢰와 재미를 얻어, 인조이라는 도화지에 잘못 그렸던 첫 선을 만회해 더 멋진 그림을 완성할 기회는 남아있을 것.

 

그런 의미에서도 첫 DLC는 인조이의 앞날에 꽤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지금의 실망은 그만큼 기대감이 컸던 반동이라 생각된다. 인조이는 극복할 수 있을까?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알립니다

창간 24주년 퀴즈 이벤트 당첨자

창간 24주년 축전 이벤트 당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