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VS T1, 또 다른 리매치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 분석
2024년 08월 29일 13시 22분 54초

2라운드 첫 경기는 젠지가 3대 0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거두며 승자전에 진출했다. 지금까지의 양상과는 사뭇 다른 방향의 결과가 나왔다.

 

젠지의 최근 전력이 상당히 좋았던 만큼 젠지가 승리하거나 혹은3 대 1 스코어 정도로 승리하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 하지만 디플러스 기아가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는 점은 최근 젠지와 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끈적한 경기력을 생각할 때 상당히 의외이기는 하다.

 

다만 이는 젠지가 너무 잘해서라기 보다는 디플러스 기아가 스스로 무너진 이유가 컸다. 일단 모든 세트 내내 이해할 수 없는 밴픽이 이어졌다. 심지어 1세트에서 다소 잘못된 방향성을 확인했음에도 그 이후 세트에서도 고집스러운 밴픽을 구사한 탓에 결국 패배를 헌납한 셈이 됐다.

 

그런가 하면 모함의 한계성이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물론 이 역시도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기는 하다. 모함이 젠지를 상대로 좋은 플레이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디플러스 기아는 앞으로 힘든 싸움을 이어가게 됐다. 아울러 오늘 경기에서 한화생명e스포츠가 패배할 경우 사실상 우승이 아니면 롤드컵 선발전으로 내려가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심지어 이번 젠지와의 경기 결과로 인해 우승 전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드러난 만큼 선발전을 통한 롤드컵 진출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듯 보인다. 

 

- 한화생명e스포츠 전력 분석

 

지난 젠지와의 최종전 이후 한화생명e스포츠가 어느 정도의 폼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물론 팀 자체의 체급이 높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체급으로 밀어붙이는 것 외에 운영이나 경기력으로 승부를 보는 느낌은 아니다.

 

결국 체급상으로 밀리지 않는 젠지를 상대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운영마저 젠지에게밀리는 것이 드러나면서 서머 시즌에도 우승은 어려울 듯한 인상이 강하다. 

 

특히나 상대가 피넛을 견제할 경우 운영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쳐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는다는 단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팀의 밴픽 문제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데, 매번 언급하지만 이 정도 체급을 가진 선수들로 이 정도 성적밖에 올리지 못한다면 답은 보드진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에서 코칭 스태프의 교체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도란이 좋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문제는 주사위형 캐릭터이다 보니 실력을 걷잡을 수 없어팀의 평균적인 전력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플레이를 잘 하다가 어느 순간 무너진다. 어떨 때는 상당히 좋은 플레이를 하나 어떨 때는 최악의 플레이가 나온다. 

 

물론 이러한 부분은 팀 운영이나 챔프에 따른 문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밴픽을 한다는 자체도 문제이고, 저점이 너무 많이 뜨는 것도 문제다.

 

제카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팀이 원하는 만큼의 도달하지 느낌이며, 피넛이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기는 하나 현재 한화생명e스포츠가 피넛 한 명에게 운영에 대한 부담감을 대부분 지우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피넛이 실수를 하거나 상대에게 지독한 견제를 당할 경우 경기 자체가 무너지는 모습이 종종 노출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정규 시즌에서도 많이 보여진 부분이기에 이에 대한 대처가 없다면 서머 시즌에서또 다시 결승전에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 T1 전력 분석

 

T1은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다. 정규 시즌 2라운드 후반부의 경기력을 봐도 그러하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의 경기력 또한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이러한 부분과는 별도로 선수들의 폼이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될 만하다.

 

특히나 T1의 두 핵이라 할 수 있는 제우스와 페이커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상당히 골치 아픈 부분인데, 심지어 페이커가 판을 깔아주고 제우스가 성장해 캐리하는 공식이 이미 충분히 간파되어 있고 선수들의 폼이 떨어지다 보니 예전처럼 초, 중반 주도권을 무난하게 가져갈 수 없다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제우스 고립시키기’를 수많은 팀들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러한 부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하체가 힘을 내야 하지만 구마유시가 아직까지는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다 보니 고전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다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승하는 점,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조커픽이 나름의 효과를 발휘하는 등 여러 긍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는 조금 더 다른 모습을 기대할 만하다.

 



- 양 팀 전력 비교 

 

체급 면에서는 확실히 한화생명e스포츠의 체급이 우세하다.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 역시 우위에 있으며, 아직까지는 메타의 적응력이나 숙련도 또한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인 지표 상으로 T1이 열세에 놓여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두 팀 모두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확실히 어느 한 팀이 우세하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포지션별로 비교를 해본다면 상체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전력을 보이고 있다. 각 포지션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느 한 쪽이 앞서거나 크게 밀리는 모습은 없다. 양 팀 모두 정글러가 잘해주고 있는 상황이고, 탑 라이너에 문제가 있으며 미드는 아쉬움이 있다.

 

반면 바텀 라인은 한화생명e스포츠가 우세하다. 플레이오프에 접어들면 구마유시의 전투력이 강해지기는 해도 바이퍼가 버티는 한화생명e스포츠의 전력이 훨씬 높다. 케리아 역시 현재의 모습으로는 딜라이트보다 낫다고 말하기 어렵고 말이다. 

 


승리를 위해서는 구마유시도 살아나야 한다

 

다만 밴픽에 있어서는 확실히 T1이 나은 모습을 보인다. 물론 T1 역시도 밴픽이 좋은 팀은 아니지만 최근의 한화생명e스포츠 밴픽은 문제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나 T1은 준비해 온 조커 픽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다. 이미 지난 스프링 플레이오프 결승 진출전에서 제우스의 베인이 경기를 캐리하는 모습을 만들어 낸 바가 있기도 하다.


- 실제 경기 양상은?

 

스프링 시즌에서 두 팀은 나름 팽팽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서머 시즌에서는 T1이 메타 이해도의 아쉬움과 더불어 팀 운영 스타일의 변화, 그리고 선수들의 폼 저하가 겹치면서 한화생명e스포츠의 일방적인 스코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러한 일방적인 양상이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이 경기는 사실상 피넛이 얼마나 오너의 플레이를 말리게 할 것인지, 그리고 제우스가 살아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지가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아무리 제우스의 현재 폼이 나쁘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플레이오프고, 어쨌든 잘 성장한 제우스는 분명 캐리를 해 주는 선수다. 한화생명e스포츠가 제우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거나 지난 스프링 시즌처럼 조커픽에 당하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T1이 승기를 가져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제우스는 폼이 좋지 않아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선수다

 

이와 더불어 피넛이 오너의 플레이를 초반부터 말리게 만든다면 그만큼 T1의 초반도 약해진다. 반대로 오너가 무난한 성장을 이루게 될 경우 T1이 상체의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으며, 무난하게 승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난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도 보듯 한화생명e스포츠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역전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는 팀이다. 결국 오너보다는 제우스가 성장하는 것이 T1에게는 더 확실한 선택이 될 수 있으며, 아울러 구마유시의 힘도 상당부분 필요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이 경기는 한화생명e스포츠가 확실하게 제우스를 봉쇄하면서 피넛의 영리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면 3대 0 승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제우스가 무난하게 성장을 하면서 오너마저 정상적인 플레이가 이어질 경우, T1의 승리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된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3대 1 정도로 한화생명e스포츠가 승리하는 양상이 그려지는 경기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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