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와 LPL만이 진정한 메이저리그

2024 롤드컵 총평
2024년 11월 04일 01시 03분 05초

T1이 팀 사상 5번째 롤드컵 우승을 이루어 내며 롤드컵의 대 장정이 마무리됐다. 올 시즌은 LCK 팀이 3시즌 연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만들어 냈다는 점 외에도 MSI와 EWC까지 국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한 연도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롤드컵에서 T1을 제외한 다른 팀들의 플레이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더불어 현재의 롤드컵이 이전의 롤드컵보다 재미 면에서 더 낫다는 느낌을 가지기도 어렵다. 

 

올 시즌 롤드컵은 끝났지만 롤드컵은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열린다. 이 시간에는 이번 롤드컵에 대해 간단히 평가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한다.  

 

- 확실한 2강 2약이 되어 버린 메이저리그

 

이번 롤드컵에서도 확실히 드러난 부분이지만 LCK와 LPL을 제외한 다른 메이저리그 팀들의 수준은 이제 같은 메이저리그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을 만한 상황까지 온 것이 사실이다. 

 

LCS는 더더욱 그러하고 LEC 역시 G2를 제외하면 마이너리그 팀들과 전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흥행이라는 부분도 고려를 해야 하는 상황이나 어차피 내년이면 현재의 메이저 및 마이너 리그 등 여러 개의 리그가 존립하는 현 상황에서 5개 리그로 리그 통폐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는 LCK와 LPL이 상위 리그로, 그 외의 리그들이 하위 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LEC와 LCS(리그 개편 이후는 LTA)의 롤드컵 위상이나 시드권 배정 역시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G2의 경우는 충분히 LCK 및 LPL 팀과도 승부를 할 수 있는 실력이라는 것이 증명된 만큼 LEC의 경우 어떤 취급을 받게 될지 궁금한 상황이기는 하다.  

 


LEC와 LCS 중 제대로 된 실력을 갖춘 팀은 G2가 유일했다


- LCK는 확실히 LPL보다 나은 리그일까

 

올 시즌을 포함해 LCK가 3년 연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확실하게 LCK 리그 자체의 수준이 LPL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물론 최상위권 팀의 파워는 분명 LCK가 보다 높지만 이번 롤드컵에서도 3시드 팀인 디플러스 기아가 LPL 팀과의 경기에서 모두 패했던 점, 그리고 1시드를 받고 올라온 한화생명e스포츠가 BLG에게 패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아직은 비슷한 수준이거나 LCK가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심지어 이러한 결과는 T1이 LPL 팀을 꺾고 2년 연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만들어 내며 이루었던 부분이고, T1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그 외의 팀들은 LPL 팀에게 최근 전적 면에서 열세인 상황이다.  

 

결국 T1이 2년 연속으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준 점을 제외하면 결코 LCK의 수준이 LPL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없다. 심지어 최근의 LPL은 한국 선수들을 많이 영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기에 중국 선수들의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LCK가 강했던 것이 아니었다, T1이 강한 것이다


- 늘어지는 일정, 긴축 조정이 필요하다

 

롤드컵은 사실상 ‘플레이 인 스테이지’와 본선에서는 다소 타이트한 일정이 진행되고 토너먼트 형태로 진행되는 8강전 이상부터는 상당히 루즈한 일정이 이어져 왔다. 

 

물론 중요한 경기일수록 각 팀이 준비하는 시간에 다소 여유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현재의 방식은 너무 늘어지는 인상이 강하다. 

 

심지어 예선과 본선 모두 새로운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이마저도 루즈한 느낌이 강해졌다. 여기에 8강전이 일주일, 4강전이 또 다시 일주일, 그리고 결승전이 다시 일주일을 잡아먹으면서 플레이 인 스테이지가 일주일, 스위스 스테이지가 10일간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은 딜레이가 존재하는 느낌이다. 

 

결국 롤드컵 역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8강전의 경우 하루 두 경기씩 2일 일정으로 소화하고 4강전까지 일주일 일정으로 소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물론 결승전의 경우는 티져 영상 촬영 등 여러 문제로 인해 현재와 동일한 텀을 사용하더라도 루즈한 일정을 일주일이나 당기는 것이 가능하다. 

 


최근의 롤드컵은 하루 종일 경기를 즐기는 느낌이 사라진 지 오래다

 

또한 단순히 결승전만을 진행하기 보다는 3,4위전 같은 부분을 넣거나 아예 8강전부터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진행 방식을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사실상 8강전에 진출하는 팀들은 전 세계 팬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팀들이기도 하고, 그만큼 이들 팀의 경기에 대한 관심도 높기 때문에 경기 수를 늘리는 자체가 흥행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 스위스 스테이지는 계속 운영될 것인가   

 

스위스 스테이지는 버리는 경기가 없다는 장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그만큼 보는 즐거움이 줄어든 방식이다. 이전의 조별 리그를 바탕으로 한 본선 시스템의 경우 이미 탈락과 진출이 결정된 팀들이 하는 경기가 존재하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많은 경기를 진행하는 만큼 ‘롤드컵’ 하면 치킨을 뜯으며 보는 즐거움이 많은 느낌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위스 스테이지로 방식이 변경되면서 하루에 즐길 수 있는 경기의 수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심지어 세 시간도 안되어 그 날 경기가 끝나는 경우도 많아졌다. 

 

3승을 기록한 팀의 경우 단 네 세트(2세트 승 기록시)만에 본선이 끝나는 반면, 3승 2패 팀의 경우는 최고 11세트 경기를 진행하는 차이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전 세계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강팀의 경기는 최대한 줄어든 반면 중, 하위권 팀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경기 수가 많아진다는 단점도 있다. 

 


버리는 경기는 없지만 관심 없는 팀들의 경기는 많아졌다

 

경우에 따라 험난한 여정이 진행되는 팀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수월한 일정이 진행되는 팀도 있다. 올 시즌 8강 진출에 실패한 G2와 8강에 진출한 FLY가 좋은 예다. 

 

여기에 과거 조별 리그일 때는 롤드컵에 몇 번 시드로 진출하는지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었지만 스위스 스테이지 하에서는 이러한 시드 자체의 메리트가 크지 않다. 마치 월드컵 조 편성처럼 어떠한 조에 편성되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재미도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작년부터 스위스 스테이지를 도입하면서 보는 즐거움과 더불어 몰입도가 더 떨어진 느낌인데, 현재로서는 버리는 경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 시즌에는 다시 조별 리그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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