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 본사에서는 25일 얼리 억세스를 시작하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관련한 공동 인터뷰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네오플 '윤명진' 대표와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규철' 아트 디렉터 및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가 자리해 카잔과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좌측부터 '이규철' 아트 디렉터, 네오플 '윤명진' 대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인호' 테크니컬 디렉터
- 작업 중 기억에 남는 보스가 있다면?
우리가 처음에 제작한 맵은 엠바스다. 이 맵을 기준으로 어느 정도 퀄리티로 제작할 것인지를 엠바스로 실햄했다. 엠바스의 보스가 '바이퍼'다. 제 기준에서는 공략을 보지 않고 10회 안에 클리어하면 쉽다라는 기준을 가지고 있다.
제 기준에서 바이퍼가 쉽다고 생각했고 이에 대해 수정을 의뢰한 적이 있다. 이후 리뷰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바이퍼 공략을 시도하셨는데 아무도 클리어를 못 하셔서 제가 한 번 하겠다고 했는데 그 사이에 밸런싱이 조절된 탓에 10번 실패하고 깔끔하게 포기했던 기억이 제일 많이 난다. 바이퍼는 정말 많은 수정을 거쳤고, 지금도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 비주얼이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이다
다른 부분들은 몰라도 전투나 이런 부분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능력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두고 진행을 했다. 저희가 이미 알고 있고 그동안에 해왔던 무기 종류나 재질, 타격의 색이나 방향과 것들을 기본으로 깔고 가고 카잔이 어떻게 하면 다른 게임들과 다를지, 그리고 제가 상상했던 그런 처절한 느낌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과거에 봤었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같은 것들을 많이 상상하면서 하나하나 옆에 계신 PD님들과 같이 논의를 하면서 만들었다.
- 최적화가 상당히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임을 만들 때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정말 즐겁게 게임을 즐겨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상당히 고 사양의 게임을 만들기 보다는 사양을 최대한 낮춰서, 게임을 할 수 있는 PC가 있다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기를 바랬다.
그래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최적화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진행을 했었다. 사실 최적화를 한다는 것이 고난이도의 어떤 기술적인 역량이 필요할 것 같고 상당히 뛰어난 사람들이 필요한 것 같지만 실제적으로 1년에서 1년 반에 걸친 끊임없는 반복 작업의 연속이다. 기획이나 아트 쪽에서도 많이 도와줘야 한다.
출시 전까지 16개월 이상 작업을 한 것 같고 실질적으로 이제 거의 끝나간다고 느꼈던 것이 2개월 정도밖에 안 됐다. 노하우가 있다기 보다는 정말 열심히 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 원작 요소들을 재구성하는데 어려웠던 점이 있었나
사실 초반부터 중반, 또 이제 후반까지 전투 콘텐츠 구성 이런 것들을 하면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각 콘솔 등의 플랫폼에 맞춘 액션의 체험을 해야 하는데 원작을 모르는 분들도 더 재미 있게 즐길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통해 원작의 관심까지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부분에는 높은 숙련도와 시스템 매커니즘에 대한 이해 같은 것들이 필요했다. 그렇다 보니 초반부에는 디자인적으로 억압된 느낌이 있는데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열려진 구성들이 것들이 나온다.
초반부의 카잔은 생존이 목적이고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주변 인물들이 이렇게 되었는지를 밝혀내고 복수를 해 나가야 하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상황이다. 그래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다양한 이유들과 관계들을 탐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탐색하는 방법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나 엔딩 같은 것들도 변화가 생긴다.
이런 부분과 같이 버무려서 초반부에는 전투적인 측면에서도 다소 억제된 경험을 얻게 했다. 그렇다 보니 바이퍼가 있는 엠바스까지를 튜토리얼 구간으로 생각해 디자인을 했다.
타잔은 귀검사들의 선조가 되는 영웅이다. 타잔의 복수극을 다루고 있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라드 대륙의 귀검사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그러한 부분들도 다뤘다. 그러자면 타잔이 가지고 있는 스킬, 버서커나 귀검사의 스킬 원형 같은 것들도 보여 주어야 했다.
그래서 초반부의 액션들은 다소 절제되면서도 장군으로서 가지는 당당한 느낌의 스킬들이 나오고 후반부 부터는 보다 거칠고 복수의 느낌이 살아 있는, 광전사에 어울리는 스킬들로 구성했다.
- 진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다회차 플레이가 필수적인가
처음 플레이를 하셔도 여러 가지 단서들을 수집하고 특정 조건들을 만족시켰을 때 엔딩을 선택할 수 있는 질문들이 등장하고, 그 선택을 통해서 여러 가지 엔딩들을 볼 수 있다. 1회차에서도 진 엔딩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 액션을 소재로 한 게임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플레이 타임이 길다
사실 플레이 타임을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이야기를 많이 했다. 플레이 타임이 길다는 것은 어쨌든 그만큼 개발 시간이나 인력과 같은 여러 가지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데도 훨씬 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유사한 장르의 게임 플레이 타임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를 조사도 하고 비교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 게임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 게임에서 우리가 만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봤다.
원작이 이제 한국에서 20주년이 됐다.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서비스를 해왔고 정말 많은 유저분들이 계시다. 처음으로 다른 플랫폼의 패키지 게임이라는 것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정말 우리 게임을 많이 좋아하시는 분들과 앞으로 카잔을 통해서 DNF의 세계관에 들어오시게 될 정말 많은 분들께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줄이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카잔의 이야기는 굉장히 깊고 이 게임 전반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 그래서 원작의 서비스를 하는 과정에서도 카잔과 오즈마의 이야기가 여러 차례 다루어졌다. 이 작품에서도 IF 세계관의 다른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근간이 되는 카잔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플레이 타임을 적당히 맞추는 그런 의사결정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나가기 위해서 미션 설정에 집중을 했고, 플레이 타임 역시 보다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패키지 게임의 첫 시도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여러 가지로 만족감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게임을 오랫동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줄여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요소들을 넣어주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 무기가 조금 적은 것 같기도 하다. DLC를 발매할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다. 카잔을 만들면서 정말 너무너무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더 만들고 싶은 부분이나 다른 형태로 만들고자 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이 있다. 의지는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아직 고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기 종류가 적다는 피드백은 테스트 중에도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게임 형태 상으로 볼 때 소울라이크 같지만 조금 다른 부분도 있다. 무기 종류가 많지 않은 이유는 무기 하나 하나가 정밀 깊이 있게 만들어져야 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각자의 길을 명확하게 해야 하는데, 무기 종류가 늘게 되면 이를 완성도 있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현재와 같은 방향성을 가지게 됐고, 현재로서는 이를 잘 마무리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패키지 게임 런칭 경험이 없다 보니 런칭하고 나서 어떤 것들을 저희가 빠르게 대응을 해야 될지, 어떤 걸 해야 많은 분들이 더 즐겁게 게임을 하실 수 있을지를 정확히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다. 그래서 앞으로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준비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 원작이 아시아권에 인기가 많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서구권을 공략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에 대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서양 진출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글로벌 시장에 나간다는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그래서 원작을 즐겨 주신 분들, 그리고 아시아와 서양 시장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모두를 타깃으로 해서 만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향성을 정할 때 보다 대중적인 장르에서 저희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가 20년 동안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던 액션 게임으로의 가치를 이 게임을 통해서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만들면 글로벌 시장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즐기는 느끼는 심리적인 진입 장벽 같은 것이 덜할 것으로 생각했다.
- 회차 플레이로는 다양한 즐거움을 느끼기에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즐길 만한 요소를 더 다양하게 추가할 만한 계획이 있나
‘도전’과 ‘성취’가 게임을 만들면서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들이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2회차나 3회차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렇게 시작되는 회차 플레이는 경험적인 측면에서 캐릭터를 빌드 업 시키는 부분에 대한 확장이다. 새로운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고, 새로운 아이템에는 추가된 옵션들이 있을 것이다.
1회 차에서 나오지 않는 옵션들로 캐릭터를 빌드 업 시켜 새로운 플레이를 완성해 보고 또 플레이를 고도화시키는 그런 재미들을 추구하는 방식의 콘텐츠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하드코어 난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식의 의견을 주는 분들은 도전을 정말 좋아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차 플레이는 도전보다는 파밍, 캐릭터 빌드 업의 즐거움을 보다 심화한 부분이다.
아직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보다 도전에 특화된 콘텐츠를 여러 방면에서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