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MMORPG로 추억소환 시도, '바람의나라:연'

익숙한 음악, 낯선 시스템
2020년 07월 20일 15시 29분 10초

넥슨의 모바일 기대작으로 언급됐던 '바람의나라:연'은 24년 동안 한결같이 서비스를 운영해온 넥슨의 첫 번째 IP '바람의나라'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MMORPG 신작이다. 원작은 도트 그래픽의 변화 등을 가미하며 초기의 감성과는 다소 거리가 생겼지만 바람의나라:연에는 원작의 감성과 추억을 고스란히 모바일로 가져오겠다며 그래픽 리마스터를 실시하는 등 구버전 바람의나라를 추억하는 팬들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5일 정식으로 출시되어 서비스를 개시한 바람의나라:연은 모바일 트렌드에 맞게 UI를 모바일 사용감에 어울리도록 최적화하고, 플레이어간 전투 컨텐츠는 자동매칭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플랫폼 출시에 맞춘 어레인지를 가했다. 게임은 가로모드와 세로모드를 전부 지원하고 커뮤니티 시스템을 통해 소통의 재미를 추구해 보편적인 전체 채팅은 물론, 바람의나라 특유의 사자후, 오픈 채팅, 단톡방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채팅 기능을 도입해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바람의나라:연은 안드로이드 구글플레이 스토어 기준 인기 게임 1위, 최고 매출 게임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뒤를 이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 익숙한 BGM과 함께 찾아온 오토

 

바람의나라:연을 처음 시작할 때 익숙한 BGM이 들려오며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게임의 흥행정도를 보여주려는 듯, PC버전에서 즐기던 연 서버를 포함한 네 개의 서버에 캐릭터 생성이 마감되어 어쩔 수 없이 호동 서버를 선택해 캐릭터 생성을 진행했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제공되는 캐릭터 슬롯은 세 개이며 상점에서 추가로 캐릭터 슬롯을 구매해야 추가 슬롯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40레벨 이상이 아니면 캐릭터를 삭제할 수 없다.

 

기본 프리셋은 머리스타일 10종과 외모 10종이 주어진다. 플레이어는 외형과 성별, 고구려나 부여로 나뉘는 국적, 그리고 주작, 청룡, 백호, 현무의 4신수 중 자신의 신수를 선택하게 된다. 모든 것을 정하고 닉네임 중복체크까지 끝내면 익숙한 원형 로딩 아이콘과 BGM이 들려오며 본격적인 바람의나라:연 플레이가 시작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두근거렸다. 하지만 게임이 시작되는 사냥의 길에서 퀘스트 버튼을 누르자마자 다소 아쉬운 탄식이 새어나왔다.

 


 

 

 


오……그 소리.

 

바람의나라:연은 막상 없으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진 자동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이다. 레벨이 꽤 올라 게임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까지는 자동에 몸을 맡기고 느긋하게 퀘스트를 오가며 레벨을 올리는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 30레벨 부근에서 일일 던전 개념의 컨텐츠가 해제되고, 제대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것이 이후의 레이드 컨텐츠 해금이다. 이때까지 아주 기나긴 시간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 자동 선생님에게 맡겨두고 필요할 때마다 화면을 눌러주고 적정 레벨을 넘어가면 회복약 2종을 넉넉히 채워주면 될 정도로 꽤 널널하다.

 

사실 자동전투 자체는 구버전 바람의나라에서 하던 일과를 자동으로 돌려놓은 느낌이다. 당시에 주술사 캐릭터가 회복음식과 술을 넉넉히 챙겨들고 XX굴에 들어가 타깃을 바꾸면서 키보드로 주술 피아노를 치며 경험치를 모으던 행위가 자동+퀘스트로 바뀌었다는 느낌이다. 확실히 직접 전투를 진행하는 손맛은 덜하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레벨이 올라가면 좋든 싫든 전투 경험치 페널티 시스템 등으로 플레이어가 직접 사냥할 수 있는 선을 찾아가게 만든다.

 


 


 

 

 

■ 주술의 나라?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에서도 주술사는 꽤 각광받는 직업이었다. 전사 계열 직업을 먼저 해보고, 바람의나라에서도 전사를 플레이했지만 이번엔 그 기억을 살려 주술사를 택했다. 조금 다른 점은 있지만 바람의나라:연에서도 주술사가 꽤 강력한 효율을 보여준다. 특히 장비 내구도나 거리, 순간화력 등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지고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타 근접 직업인 전사나 도적에 비해 꽤나 효율이 좋다.

 

심지어 주술사는 강력한 개체인 개왕을 상대로 기술과 무빙을 조합해 혼자서 사냥하며 도안을 모을 수 있는 수준이기도 하다. 고레벨이 아니더라도 주술사 직업을 갖는 순간부터 퀘스트 진행이나 전투의 효율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 자동에 몸을 맡기는 초반 퀘스트 구간에서도 다른 근접 직업군이 접근하는 사이에 몹에게 주술을 꽂아 처치하고 유유히 움직이는 주술사 캐릭터를 볼 수 있다. 때문에 그룹 사냥에서는 각광받는 직업과 천대받는 직업의 골이 생긴다.

 

PK가 가능한 시점부터는 폭쥐파티를 포함해 인기 스팟에서 자동사냥 도중인 그룹을 노리고 급습해 죽인 뒤 유유히 떠나는 PVP 유저도 많이 생겨났다. 주술사의 독보적인 효율 등을 비롯해 게임 내 밸런스가 균등한 수준과는 멀다고 할 수 있다. 밸런스 문제를 많은 플레이어가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니 여타 직업군의 효율 향상이나 스킬 변화 등을 내세워 변화를 도모함직도 하나 실질적으로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 아 효율차이

 

바람의나라:연은 출시를 앞두고 호기롭게 국내성과 부여성, 사냥터와 집, 몬스터, NPC 등의 컨텐츠 부분부분을 원작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고 표방했지만 사실 완벽히 원작이나 구버전과 동일하다곤 할 수 없다. 시스템적으로는 지금의 바람의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을 차용한 모습과 모바일 버전의 BM을 융합한 모습이 보이고 비주얼적으로도 완벽히 구작과 같은 감성을 전해준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또한 BM에 따른 플레이어 사이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편이다. 물론 이런 유형의 게임에서 도입하는 BM 구조를 생각하면 게임에 과금을 한 플레이어가 그렇지 않은 플레이어에 비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바람의나라:연에서는 둘 사이의 격차가 상당히 큰 편이다. 만약 그룹사냥 비인기직종에 작중 국민과금에 미달한다면 지옥의 채팅채널 서칭이 시작된다. 그러다 구직에 실패해 흑화라도 하면 그룹 사냥에 달려들어 그룹 전멸 사태를 벌이곤 하는 것이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기간제 상품이 꽤 많아서 일정 기간마다 갱신하며 과금상태를 유지해야 효율을 뽑아낼 수 있는 특정 상품이 거의 필수로 여겨지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 금전 수급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구간이 끝난 90레벨 이후부터는 금전난에 시달리는 플레이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마 날을 잡고 대대적인 구조 개선이나 구제책이 주어지지 않으면 등을 돌리는 플레이어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바람의나라:연은 우선 바람의나라를 추억하는 세대와 모바일게임을 갈아타며 즐기는 현세대 게이머들의 눈길을 끄는 것에는 성공했다. 이를 유지하고 번성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운영측에 달려있다.​ 

 

 

 


일단 태고는 필수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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