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이전을 다루다, '크로노스:비포 디 애쉬'

아무리 기존 작품이라곤 하지만
2021년 01월 13일 22시 16분 16초

지난 12월 초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자막 및 음성 한국어판으로 출시한 건파이어 게임즈의 어드벤처 RPG '크로노스:비포 디 애쉬'는 전작 '램넌트:프롬 디 애쉬' 이전 시점의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거대한 악으로부터 자신의 고향을 지켜내기 위해 일생을 바친 한 명의 젊은 영웅의 연대기를 직접 체험하게 되며 선택된 자로서 미지의 장소 깊숙한 곳을 탐험하고, 점점 더 강해져야 한다. 던전을 주파하며 최종적으로 용을 무찔러야 한다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실패했을 때의 페널티도 감수해야만 한다. 캐릭터가 죽음을 맞이할 때마다 한 살씩 나이를 먹기 때문.

 

한편 크로노스:비포 디 애쉬는 숱한 몬스터들과 전투를 벌이고, 독특한 기믹의 보스전을 즐기며 던전을 진행하는 방식의 게임이지만 전작인 램넌트:프롬 디 애쉬를 생각한다면 다소 기대가 빗나갈 수 있는 작품이다.

 

 

 

■ 전작 이전을 다룬 스토리

 

크로노스:비포 디 애쉬는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건파이어 게임즈의 전작 램넌트:프롬 디 애쉬 이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임이다. 때문에 전작을 어렵더라도 즐겁게 플레이했던 입장에서 상당한 기대를 안고 게임을 시작했다. 뭐니뭐니해도 즐겁게 플레이한 게임과 관련된 작품은 나름의 기대를 하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크로노스:비포 디 애쉬는 그런 기대감을…….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용을 무찌르기 위한 젊은 전사로 여정을 떠나게 된다. 게임을 시작하기에 앞서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캐릭터의 성별과 초기 사용 무기 정도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즈는 지원하지 않으며 몇 가지 무기를 여정 도중에 획득하고 이에 따른 무기 외형이 변경되는 것을 제외하면 커스터마이즈 요소가 전무한 것이나 다름없다. 전작에서 각종 장비에 따라 외견이 변경되던 것과 달리 플레이어의 캐릭터는 언제까지나 누더기를 입고 전투에 나선다.

 

게임의 시작은 전작의 거점과 마찬가지로 과거 인간의 기술이 사용된 기지이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돌을 사용해 차원이동을 한다. 다만 이동할 지역의 그림을 보고 선택하는 방식이라서 장소를 외우지 않으면 이동 포인트가 많아질수록 헷갈리게 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루트로 추정되는 존재도 등장하는 등 몇 가지 연결고리를 각처에서 찾아볼 수 있다.

 


 


 

 

 

■ 뻣뻣한 느낌의 전투와 퍼즐 요소

 

전투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약간 난이도가 있는 편이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요령을 터득하면 꽤나 쉽게 이끌어갈 수 있다. 다만 다소 뻣뻣한 느낌의 조작감이 느껴지고 초반에는 한없이 때려야 쓰러지는 적들도 등장해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이를 길찾기나 아이템 획득을 위한 퍼즐 요소가 보완해준다.

 

특히 첫 보스까지 다다르기 위한 퍼즐을 풀어나갈 때 사용된 기믹이 꽤 흥미롭다. 자칫 지나다니다가 힌트를 놓치게 될 수도 있지만 눈치가 빠른 플레이어라면 척척 퍼즐 요소를 풀어나가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돌파 자체가 불가능해보이는 첫 번째 보스를 쓰러뜨리기 위한 과정이 꽤 흥미로우며,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보스가 보여주는 박력 또한 훌륭하다.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는 회복 아이템인 용의 심장이 죽기 전까지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나 게임을 진행하면서 최종적인 적, 용의 힘을 하나둘 얻게 되며 이는 전투에 다소 도움이 되고​ 난이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플레이어가 계속 죽으면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종의 구제책을 준비해 10단위의 나이를 먹을 때마다 몇 가지 특성 중 하나를 선택해 강해질 수 있다.

 


 


 

 

 

■ 치명적 버그가 존재

 

캐릭터가 죽을 때마다 나이를 먹는 에이징 시스템은 독특하지만 그 외의 단점들이 몇 안 되는 장점을 가린다. 가장 처음 플레이어가 실망하게 되는 것은 게임의 시스템이나 UI, 게임성을 아우르는 상당수의 요소가 2000년대 초중반 시절을 연상케 하는 수준이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기존에 있었던 게임을 PS4 플랫폼에 재탄생시킨 것이라 램넌트:프롬 디 애쉬를 생각하고 구매했다면 다소 당혹감을 감출 수 없을 부분이다.

 

게다가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플레이하더라도 꽤 치명적인 버그가 있는데, 구시대적인 게임플레이를 감안하며 즐기면서 그나마 램넌트:프롬 디 애쉬 이전의 이야기를 탐색하는 재미를 느끼려고 하더라도 한국어로 언어를 설정하면 게임 내 두루마리나 책 등의 읽을거리 텍스트들이 쉼표나 마침표, 느낌표 같은 부호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출시 후 약 2주일이 지난 시점에 플레이했음에도 이런 치명적 버그가 패치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램넌트:프롬 디 애쉬 이전의 이야기가 정말 궁금한 플레이어라면 한 번 플레이해봄직 했겠지만, 적어도 텍스트 비표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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