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 경영과 액션 RPG의 재미를 동시에, 문라이터(닌텐도 스위치)

참신한 시스템이 인상적
2021년 02월 25일 23시 36분 35초

도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프로스트펑크’ 및 생존형 어드벤처 ‘This War Of Mine’ 등 우수한 게임성과 완성도가 일품인 걸출한 대작들을 선보이며 국내외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아온 폴란드의 게임 개발사 ’11 비트 스튜디오’의 신작이 지난 4일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국내 정식 발매됐다.

 

이번에 소개할 작품 ‘문라이터’는 지난 2018년 PC 및 PS4, XBOX ONE 플랫폼으로 선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작품의 스위치 이식작으로 로그라이크 요소와 액션 RPG가 결합된 독창적이며 참신한 게임성이 특징.

 

게임샷은 신규 플랫폼으로 돌아온 본 작품을 플레이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 낮에는 상점 운영, 밤에는 던전 탐색을

 

고고학 발굴 도중 발견된 고대의 통로 ‘차원문’을 드나들며 보물을 수집하고 판매하는 상인 겸 모험가인 주인공 ‘윌’의 여정을 다룬 본 작은 앞서 언급했듯 게임 내 ‘상점 운영’이라는 기발하고 참신한 시스템을 도입해 동종 장르의 타 게임들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선보인다.

 

게임의 시간대는 낮과 밤, 크게 이 두 가지로 구분되며 밤에는 던전을 탐험하며 그곳의 마수를 물리치고 낮 시간대에는 마을로 돌아와 마물을 물리쳐 얻은 갖가지 전리품들을 마을 사람들에게 판매하게 된다. 마물 사냥과 전리품 판매를 병행해 주인공의 상점을 부흥시킬 수 있고, 동시에 한 단계 더 높은 난이도의 던전을 도전할 수 있게 되는 게임 진행 전개는 프롤로그부터 엔딩까지 쭉 이어진다.

 

덧붙여 상점 운영 컨텐츠는 판매가격이 정해진 일반적인 대다수 게임들과 달리 플레이어가 직접 아이템의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상품의 질에 비해 가격이 턱없이 높을 경우 상점을 방문한 마을 주민(NPC)들은 구매를 보류한 채 상점을 떠나게 되며 역으로 너무 싼 가격에 판매할 경우에는 던전 탐색의 노고에 비해 벌어들이는 수입이 턱없이 적어 상위 장비 구입에 많은 시간이 지체되며 이로 인해 게임의 진행도 역시 떨어지니 주민들의 상품 반응을 체크해 적절한 가격대를 찾는 것이 상점 운영의 가장 큰 핵심이라 할 수 있겠다. 

 

덧붙여 아이템의 판매 외에도 게임 내 화폐인 골드의 관리 및 상점을 함께 꾸려나갈 조력자인 조수의 고용, 그리고 상점 업그레이드 시스템 등 다채로운 운영 컨텐츠가 존재해 그 재미 역시나 뛰어난 편. 심지어 물건을 훔치는 도둑까지 등장하는 등 여러모로 참신한 부분이 가득하다. 또한 이렇게 벌어들인 자금으로 새로운 무기를 제작할 수 있는 대장간이나 전투에 큰 도움을 주는 각종 물약 및 마법 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무 모자 상점(약국), 그리고 가구 등 다양한 상점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판매하는 행상인 등 다수의 NPC들을 마을에 영입해 작을 마을을 보다 크고 활기차게 번영시킬 수도 있다.

 

이렇듯 게임에서 시장 경제를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 있는 점, 단순한 로그라이크 게임에서 탈피한 색다른 게임 시스템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 부담 없이 즐기기 적합한 난이도, 반복적인 수집, 판매 요소는 아쉬워

 

액션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던전 탐색은 앞서 말했듯 게임 내 시간이 밤이 된 후에야 가능해진다. 한시라도 빨리 던전에 진입하고 싶다면 낮에 운영되는 상점을 열자마자 닫고 상점 밖으로 나가보자. 지루한 기다림 없이 시간대가 밤으로 바로 바뀔 것이다. 역으로 던전 탐색의 재미보다 상점 운영 컨텐츠에 더 큰 흥미를 느껴 이를 빨리 즐기고 싶다면 마을에 위치한 자신의 집 침대에서 하룻밤을 자면 된다.

 

던전의 구조는 기존의 로그라이크 게임 구성과 동일한 퍼즐형 구조를 띈다. 하나의 던전은 총 3개의 층으로 나뉘며 각 층은 열 개 내외의 방이 매번 무작위로 등장하고 1층은 잡몹이, 그리고 2층과 3층엔 각각 미니 보스와 해당 던전의 최종 보스가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던전은 총 4개가 있고 이 4개의 던전을 모두 클리어할 시 최종 보스가 등장하는 5번째 문이 열린다.

 

던전 내 사망 시 획득한 수집품들을 모두 떨어뜨리고 처음부터 재시작하는 부분도 흡사하다. 허나 본 작은 정통파 로그라이크 게임들에 비하면 게임 진행이 매우 수월한 편에 속하는데 우선 체력 게이지도 넉넉한 편인데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갖가지 회복 능력을 가진 물약을 소지한 채 던전의 입장이 가능한 점, 혹여 사망하더라도 자신의 능력치와 장비, 수집품 모두를 잃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타 게임에 반해 잃는 것이라고는 오직 인벤토리 내 수집품들뿐이며 골드만 있다면 손쉽게 마을로 귀환해 체력과 장비 셋팅, 물약 구매 등을 하며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 덕분에 게임 진행의 중압감이 적어 로그라이크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라 할지라도 부담 없이 던전을 즐길 수 있다.

 

아울러 플레이어는 주무기와 보조무기, 총 2가지의 무기를 지닐 수 있으며 그 종류 역시 대검과 방패, 너클, 창과 활 등의 근거리와 원거리를 아우르는 무장이 다채롭게 준비돼 취향에 맞는 무기로 전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또 앞서 말한 상점 운영과 이를 통해 얻어진 수익으로 대장간에서 장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고 장비에 갖가지 이로운 특수 효과를 부여하는 인첸트 시스템 또한 존재해 캐릭터를 육성하는 재미 역시 만족스러운 편.

 

 

 


 


 

■ 개성 없는 보스전은 아쉽지만 이식 퀄리티는 일품

 

허나 전투 시스템의 경우 여러모로 아쉬움을 자아내는 부분들이 많았다. 근, 원거리 공격할 것 없이 타격감이 사실상 없어 손맛이라고 할만한 부분을 게임 내내 느끼기 힘들었고 플레이어블 캐릭터와 적군 할 것 없이 공격 모션이나 피격 판정이 애매한 편이라 특히 근거리 공격 시 많은 불편함이 따랐다. 덧붙여 맵 곳곳 쓸데없이 많은 낙사 포인트와 귀찮은 원거리 포격형 몹이 존재했고 던전의 디자인과 디테일 역시나 1장부터 엔딩까지 특색이라곤 전혀 느껴볼 수 없는 비슷한 컨셉인 점, 그리고 각 던전을 대표하는 최종 보스의 디자인마저 색 놀이 재탕에 패턴마저 비슷한 점은 게임의 완성도를 여러모로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덧붙여 던전에서만 획득 가능한 특별한 장비나 아이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보스까지 힘겹게 잡아봐야 얻어지는 것이라고는 잡템 뿐, 한마디로 상점에서 판매할 폐지 수집이 전부라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느끼기 힘들다. 아울러 게임의 진행을 위해선 많은 양의 골드가 필요하다 보니 바로 앞서 말한 폐지 수집, 그리고 상점 운영을 지겹도록 반복해야만 한다. 이 부분은 지나친 반복 플레이 노가다 형태를 띄니 개선의 여지를 남긴다. 아울러 게임 내 로딩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인데다 플레이타임 역시 그리 길지 않고 회차 플레이 요소 또한 없다시피 하다.

 

더불어 본 작의 장르는 로그라이크 액션 RPG라 나와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로그라이크라 부를 수는 없다. 사망 패널티도 적은데다 반복적인 노가다로 얻은 고 스펙의 장비와 인첸트만 있으면 보스의 패턴마저 무시하고 데미지로 찍어 누를 수 있는 평범한 RPG에 더 가깝다. 덕분에 정통 로그라이크 액션게임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이렇듯 문라이터는 상점 운영 시스템과 액션 RPG, 그리고 일부 로그라이크 요소가 결합된 색다른 시스템이 매력적이나 그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도트 그래픽의 색감과 디테일, 그리고 게임 내 BGM 등의 시청각적 퀄리티는 매우 아름다운데다 스위치 이식 품질 역시 기존에 선보인 PC 및 거치형 콘솔 기종에 버금갈 만큼 만족스러운 편이니 색다른 RPG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즐겨보자.

 

 

 

김자운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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