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롤챔스 본선에 직행할 팀은 과연 어디?

T1 VS 한화, 롤챔스 선발전 승자 예측
2021년 09월 02일 14시 17분 43초


 

금일 오후 5시, T1과 한화의 롤챔스 선발전 최종전이 펼쳐진다. 

 

이미 리브 샌드박스와 농심 레드포스를 꺾고 당당히 최종전에 올라온 한화 생명과 포인트 순위 2위 조건으로 최종전에 자동 진출한 SK T1의 경기는, 두 팀 모두 롤챔스 티켓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승자가 롤챔스 한국 3번 시드를 받아 본선에 직행하고 패자는 4번 시드로 ‘플레이 인 스테이지’ 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까지 서머 시즌 7위 팀이 롤챔스에 진출한 적은 없었다는 것, 만약 최종전에서 승리할 경우 한화는 7위 팀이 3번 시드 진출이라는 독특한 기록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롤챔스에 진출하는 한화와 새로운 멤버들로 또 다시 대권에 도전하는 T1, 과연 3번 시드로 롤챔스 본선에 진출할 팀은 어디가 될까.

 

- 세대교체가 잘 이루어진 현 2인자 T1

 

현재 T1의 핵심은 칸나와 케리아다. 칸나는 T1의 상체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라인전이나 한타 능력, 솔킬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고른 능력치를 보이고 있다. 올 시즌 들어 폼이 매우 하락한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서머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그림같이 폼이 살아나더니 현재는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실제로 이번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다른 팀들의 탑 솔러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재미 있는 것은 이번 서머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최다 킬(41)과 최다 데스(35)를 모두 기록했다는 것인데 T1이 가장 많은 경기를 진행한 만큼 이는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어찌 됐건 잘 죽이고 잘 죽는 그런 선수라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캐리아는 현재 LCK 최고의 서포터다. 실력이나 센스도 출중할 뿐 아니라 최근 폼이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다른 서포터들에 비해 한 단계 정도 높은 곳에 위치한 느낌이다. T1에 있어 확실한 강점이 되는 요소다. 다만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존도가 낮은 서포터 포지션의 절대 강자라는 점에서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쉽다. 

 

팀의 키 플레이어는 페이커다. 왕년의 황제지만 지금은 흔한 고참 선수가 되어 버린 페이커가 과연 어떤 기량을 보이는가에 따라 이번 결정전의 승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페이커는 고점과 저점이 상당히 많이 차이 나는, 매우 기복이 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페이커가 고점을 기록한 경기들은 대부분 승리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저점을 보이는 경기는 대부분 졌다. 

 

뭐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페이커의 상태에 따라 팀의 승패에 영향을 상당히 크게 미친다는 말이다. 다만 현재의 실력 자체가 고점의 페이커라고 할지라도 쇼메이커나 쵸비보다 잘 한다고 볼 수 없는 만큼 최소한 평균 이상의 모습을 보여야 한화전에서 승기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서머 시즌 결승전에서는 저점의 페이커였다. 

 


결승전에서는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페이커…

 

정글의 오너는 신인 치고 상당히 안정적인 능력을 보여주고 있고, 상황에 따라 기용되는 바텀의 구마유시나 테디 역시 실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 모두 평균 정도의 실력은 가진 선수들이다. 

 

테디의 경우 지난 플레이오프에서 이즈리얼로 강력한 캐리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오늘 경기에서도 그와 같은 모습이 나올지 기대 되는 선수다. 

 

- 봄에 벌어 놓은 포인트로 선발전, 그리고 최종전까지 올라온 한화

 

한화의 1티어는 누가 뭐래도 쵸비다. ‘쵸비는 상수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인정하는 국내 1티어급 미드라이너이자 확실한 캐리력을 갖춘 선수다. 쇼메이커와 마찬가지로 생존 능력이 상당히 강해 잘 죽지 않는 선수고, CS를 수급하는 능력에 있어서 국내 미드라이너 중 최고라는 평가도 가지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 더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다만 완전히 망한 게임을 역전시킬 수 있는 능력까지는 없다. 어느 정도 불리한 전세를 반등시키거나 상황을 보다 유리하게 만들 수는 있다. 이 때문에 다른 라인이 완전히 망하게 되면 쵸비의 가치 또한 상당히 떨어진다. 다른 선수들도 다 그렇지만 쵸비 역시 안 되는건 안된다는 거다. 

 

또 다른 핵심은 서머 시즌 후반부터 갑자기 부활, 선발전에서 전성기의 모습에 준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는 원딜 데프트다. 

 

이번 대전에서 한화의 키 플레이어이기도 한 그는 샌드박스와 농심전에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며 한화를 롤드컵에 진출시킨 일등공신이 됐는데, 만약 T1전에서도 데프트가 이러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매우 긍정적인 경기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생각된다. 반면 원래의 데프트로 돌아갈 경우 한화의 승리는 결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어제까지 잘 하던 선수가 갑자기 오늘 폭망하는 일은 그다지 없다. 

 

반면 탑의 모건은 LCK 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라 보기 어렵고, 현재의 성적도 깔끔하지 못하다. 정글러 윌러는 올해 7월 아서 대신에 챌린저스 팀에서 올라온 선수로, 화려하고 강력한 맛은 없지만 기본은 해 주는 스타일이다. 

 


농심전에서는 카밀로 상당히 준수한 플레이를 했다

 

마지막으로 서포터 뷔스타는 워스트 서포터로 꼽힐 정도로 서머 시즌 페넌트레이스까지 상당히 문제가 많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롤챔스 선발전에서의 기량은 페넌트레이스에 비해 많이 올라 온 상태다.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선수 같은 느낌이 풍길 정도다.   

 

- 각 팀의 포지션 매칭은?

 

T1과 한화는 포지션 별 매칭에서 매우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먼저 탑에서는 이견이 없을 만큼 칸나의 완벽한 우위가 예상되며, 정글 역시 오너의 약 우위가 점쳐진다.  

 

반면 미드에서는 페이커의 주사위가 6이 나오지 않는 이상 쵸비가 확실한 우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만약 주사위가 6이 나온다고 해도 페이커의 우위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바텀 듀오의 경우, 강점이 있는 포지션이 서로 다르다. T1은 현재 최고의 LCK 서포터인 케리아가 뷔스타를 압살하는 모양새지만 한화 원딜 데프트의 선발전 폼이 현재 미친 수준이라 구마유시던 테디던 간에 누가 나와도 데프트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는 어려울 듯 하다.  

 

이를 정리해 보면 T1이 강세인 포지션은 탑과 서포터, 한화가 강세인 포지션은 미드와 원딜이다. 정글의 경우 T1이 약 우세지만 가장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미드와 원딜 포지션에서 한화의 우세가 점 쳐지는 상황이기에 모든 라인을 총합해 이야기한다면 45 대 55 정도로 한화가 전력 면에서 앞서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는 롤챔스 선발전에서 보인 한화의 현재 폼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에 서머 정규시즌과는 차이가 있다. 정규 시즌의 폼이라면 한화에 40을 주기도 아까울 정도다. 

 

- 두 팀의 상대 전적은?

 

올 해 6월 9일 펼쳐진 두 팀의 1라운드는 T1이 가볍게 한화를 2대 0으로 제압하며 승리를 가져 왔다. 반면 가장 최근 경기인 8월 15일 경기에서는 폼이 상승하기 시작한 한화가 T1을 2대 0으로 잡으면서 T1의 상위권 진출에 제대로 딴지를 걸었다.

 


두 팀의 최종전은 한화가 가볍게 승리했다

 

이는 폼이 올라오기 시작한 한화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무엇보다 막바지 순위 싸움으로 인해 최선을 다 한 T1에게 승리했다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팀이 최근에 상대한 샌드박스를 예로 들어보면 T1은 플레이오프에서 3대 0 완승을 거뒀고, 한화는 선발전에서 3대 1 승리를 거뒀다. T1이 가볍게 승리를 한 것과 달리 한화는 어느 정도 접전을 펼친 모양새다. 


- 최종전의 관전 포인트는? 

 

롤챔스 선발전에서 한화는 샌드박스와 농심과의 경기 모두 비슷한 형태의 전략을 구사했다. 어차피 쉽지 않은 탑은 최대한 투자를 아끼고 이러한 자원을 모두 하체에 투자해 쵸비와 데프트의 힘으로 상대를 눌러 버린 것이다. 

 

사실 최근의 메타는 누구나 인정하듯 상체 메타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상체가 강한 팀이 하체가 강한 팀보다 쉽게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화는 탑 라이너가 약점이라고 해도 될 정도이다 보니 하체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쵸비 혼자 모든 짐을 짊어지고 플레이를 하는 상황이 아닌, 데프트와 그 짐을 나누어 지다 보니 이것이 더욱 큰 시너지를 내고 있는 모양새기도 하다. 

 

그에 반해 T1은 상체와 하체가 모두 나쁘지 않지만 한 라인이 압도적으로 강해 상대를 찍어 누를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전에서는 상체에 보다 많은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한화가 선발전에서 보여준 모습이 탑과 정글러는 최대한 몸을 사리면서 미드와 바텀 라인의 성장에 올인하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상대적으로 상체 공략이 수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어차피 잘 할 상체를 두고 하체에 집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어쨌든 T1 입장에서는 이러한 한화의 최근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했을 것이고, 이에 맞춘 대처 방법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T1의 경우 서포터 포지션에 확실한 우위가 있는 만큼 서포터와 정글러를 최대한 잘 활용하는 액티브한 플레이가 예상되는데, 실제로도 최근 페이커가 라이즈를 많이 선택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했다. 

 

 

 

반면 한화는 이번 선발전에서 탑과 정글러 포지션에 한타 싸움에 강한 챔프보다는 생존력이 좋고 이니시를 잘 열 수 있는 챔프 위주로 선택을 하고 있다. 어차피 한화의 딜은 쵸비와 데프트가 다 책임질 것이니 한타에서의 활약까지는 바라지 않는 느낌이랄까. 

 

한타 싸움에서는 한화가 약 우세를 점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최근 T1의 챔프 구성 자체가 포킹이나 기동력이 좋은 챔프 위주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판단 착오로 어이없는 한타 실수가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한화는 집중 투자로 강력한 딜러를 육성해 한타에서 승부를 보는 패턴이기에 비슷한 상황에서라면 한화가 한타 교전을 유리하게 이끌 확률이 높다. 반면 어느 정도 상체를 포기하고 운영하는 만큼 오브젝트 싸움에서는 T1이 보다 유리한 측면이 많다. 농심전에서 모건이 카밀로 상당한 재미를 본 만큼 T1에서 카밀을 필밴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양 팀간의 이번 대결에서는 과연 한화가 재미를 봤던 플레이 스타일을 그대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T1에 맞춘 새로운 전략을 가져올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어느 팀이 하체에서 우위에 설 것인지를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 같다. 

 

- 그래서 3번 시드는 어느 팀에게 돌아갈까

 

농심과 한화의 선발전은 대부분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한화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만큼 롤챔스 선발전에서의 한화 기세가 매섭다. 

 

하지만 T1 역시 분위기가 나쁜 편은 아니다.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실력만 본다면 담원의 바로 아래 2인자 자리는 확보한 듯한 실력이 느껴진다.  

 

문제는 한화의 현재 기세가 그냥 좋은 정도가 아니라 엄청나게 좋다는 데 있다. 페넌트레이스 정도의 상황이었다면 T1의 3대 0 승리를 예상했겠지만 연승을 하고 올라온 한화의 분위기와 최근 폼이 미친 듯이 올라온 한화 바텀 라인의 기세가 너무 높다. 기자의 생각임을 전제로, 한화의 3대 1 승리를 예상해 본다. 

 

단, 페이커가 ‘우리혁’의 모습을 보여줄 경우에는 3대 0 또는 3대 1로 T1의 승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때문에 첫 경기를 가져간 팀이 무난하게 최종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이며, 어떤 팀이 승리하더라도 4세트 이내에 승부가 결정될 것 같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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