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中 막히자 日로 유턴

엔씨소프트, 17년만에 TGS 출전
2021년 09월 23일 16시 06분 54초


 

국내 게임업계가 최근 일본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중국으로의 판로가 막힌 시점에, 일본 시장에서 흥행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일본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국내 게임들의 수출액이 가장 많은 시장이었다. 그러나 일본 현지 게임사들이 너무나 쟁쟁한 만큼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는 좁았고, 그 와중에 중국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한참동안 일본 시장 공략은 소원해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 그러나 중국 시장 진출이 몇 년동안 막혔고, 중국 정부의 '게임 때리기'가 계속되는 등 재개 될 가능성도 낮아지면서 다시 일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은 '쿠키런: 킹덤'은 지난 4일, 일본 출시 이후 하루만인 5일 낮 현지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6일에는 1위를 차지했다. 약 20일이 지난 지금도 인기 5위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로 일본 현지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쿠키런: 킹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 게임사 세가와 협업, '소닉 더 헤지혹' 콜라보 콘텐츠를 추가했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일본 유명 IP ‘소닉 더 헤지혹’과의 콜라보를 통해, 현지 공략 초반 도출되고 있는 긍정적인 성과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내 적용되는 이벤트 던전 ‘그린 힐’에서 소닉과의 흥미로운 모험을 선사하고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테마파크 ‘도쿄 조이 폴리스‘에서 오프라인 이벤트도 개최한다.

 

다른 게임들도 일본 유명 IP와 활발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유명 격투 게임 'DEAD OR ALIVE 6'의 캐릭터 6종과 DOA6를 테마로 한 신규 던전을 업데이트하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NHN의 '크루세이더 퀘스트'도 스퀘어 에닉스의 인기작 '옥토패스 트래블러'의 캐릭터 8종을 업데이트했다.

 

또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Re: 제로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의 주요 등장인물과 특별 서브 스토리를 선보였고, 플레로게임즈의 '어비스리움'은 유명 만화 '보노보노'의 이야기 주인공들을 추가한 바 있다.

 


 

일본 유명 IP를 원작으로 한 게임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페이트/그랜드오더',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등 일본 유명 IP를 꾸준히 게임으로 만들어 온 넷마블은 지난 6월 일본 게임 '니노쿠니'를 원작으로 만든 '제2의 나라: Cross World'를 출시했다.

 

'제2의 나라'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합작한 판타지 RPG '니노쿠니' 시리즈를 집대성한 모바일 RPG로,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스토리와 언리얼엔진4 기반의 카툰 렌더링 그래픽, 감성적인 시나리오 컷신 등으로 한 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이 게임은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홍콩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전 다운로드 시작 6시간만에 한국 및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차지했으며, 먼저 출시 된 대만,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도 출시 당일 애플 앱스토어 매출 및 인기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출시 후 석 달이 지난 지금도 매출 30위권을 기록하면서 장기 흥행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에 다시 문을 두드리기 시작한 것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국내 게임사들의 입지가 점점 넓어지고 있기 때문. 일례로 엔픽셀의 '그랑사가'의 경우 일본에서 사전예약자 100만 명을 모으는데 성공할 정도로 국내 모바일 게임에 대한 호감도나 이용도가 예전보다 급격히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게임사들도 오는 9월 30일 열리는 도쿄게임쇼(TGS)2021에 대거 출전한다. SK텔레콤과 엔씨소프트, 엔픽셀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일본 시장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엔픽셀은 10월 3일, TGS 프로그램의 가장 마지막 순서에 '그랑사가'를 소개한다. 국내에서도 이슈를 불러모은 '그랑사가'는 지난 8월 티저 페이지 공개를 시작으로, 공식 채널을 통해 일본 쇼케이스를 실시,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등을 작업한 일본 JRPG 일러스트의 거장 ‘아마노 요시타카’가 참여한 '그랑사가'의 로고를 공개하는 등 현지 취향을 반영한 홍보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첫 날인 30일 오후 4시부터 단독 프로그램을 진행, ‘앤빌’ ‘숲속의 작은 마녀’ ‘베이퍼 월드’ ‘네오버스’ 등 4개 작품을 소개한다. 특히 액션스퀘어가 개발한 슈팅 액션 게임 ‘앤빌’의 경우 스팀 플레이 테스트에서 게임성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중국 60%, 미국 18% 등 해외 유저 비율이 90% 수준을 넘어서면서 해외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는 쇼케이스 마지막 날인 내달 3일 오후 4시부터 스페셜 프로그램을 진행, '리니지W'를 소개할 전망이다. '리니지W'는 '월드와이드(Worldwide)'를 컨셉으로 전세계 유저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로스플랫폼은 물론, 전세계 모든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각기 다른 국가의 유저들이 한 개의 서버에서 상호 작용할 수 있으며, 서구권에서 선호하는 다크판타지 감성을 더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도쿄게임쇼에 참가하는 건 2004년 이후 17년 만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최근 몇 년간 일본 시장에서 리니지 IP와 관련한 매출이 상승하면서 참가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국 시장 진출길이 요원한 가운데, 엔씨소프트 뿐만이 아니라 다른 게임사들도 다시 일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십 몇 년 전에는 높은 벽 같았던 일본 게임 시장에 국내 게임사들이 그 동안 역량을 쌓으면서 일본 시장에서 충분히 흥행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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