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작이자 엑스박스 게임 라인업의 심장이라 부를만한 인기작 시리즈 헤일로의 최신작 '헤일로 인피니트'가 오는 9일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전작 헤일로5:가디언즈에서 마스터치프의 동반자였던 코타나가 AI들을 휘두르며 전 은하를 무력화시킨 피조물 봉기 사건으로부터 6개월, 마스터치프는 생존 모드의 자동 구난신호를 발신하는 상태로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다. 이미 공개됐던 분량대로 그런 치프를 펠리컨 파일럿인 에코-216이 발견하고, 이제야 집으로 갈 수 있겠다며 환호하는 그의 기대와는 달리 치프가 제타 헤일로로 진입해 배니시드 군벌들과 대립하며 제타 헤일로에 얽힌 이야기를 밝혀나가게 된다.
새로운 동료와 코타나를 대신하는 대 코타나 스마트 AI 무기와 함께 다시 여정을 떠나는 마스터치프의 여정이 헤일로 인피니트의 핵심 스토리다. 이번 프리뷰에 사용된 빌드는 헤일로 인피니트의 캠페인 컨텐츠를 끝까지 플레이할 수 있었으며 정식 출시 전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공개할 수 있는 전반부 위주의 이야기를 활용한다.
■ 전작으로부터 6개월
마스터치프가 명령에 불복하면서까지 구하려고 했던 코타나가 결국 AI들을 선동해 불러일으킨 피조물 봉기 사건으로부터 시간이 흐르고, 2599년 제타 헤일로에서 코타나를 유인해 제압하려던 작전은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했고, 저힐라네 중심의 배니시드 군대가 들이닥쳐 약체화 된 UNSC가 무력화되는 과정에 마스터치프 역시 패배를 맛보고 우주를 떠돌게 된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의식 없이 생존 모드로 구난신호를 뿌리며 떠돌던 치프는 이번에 새롭게 등장하는 펠리컨 파일럿 에코-216에게 발견되고, 6개월만에 못 다한 임무를 매듭짓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UNSC를 공격했던 배니시드와 맞서게 되며 코버넌트와 배니시드 병력들이 즐비한 제타 헤일로를 헤쳐나가야만 한다. 에코-216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마스터치프의 파트너 무기는 코타나를 제압하는 작전에 투입되는 목표로 준비된 스마트 AI로, 제타 헤일로에서의 여정에서 마스터치프를 위해 코타나의 빈 자리를 채운다.
시리즈가 이어지는 작품이므로 당연히 전작들을 플레이해야 이해할 수 있다. 또, 이번에 납득이 갈만한 끝을 보여주는 부분도 있겠지만 제대로 매듭이 지어지지 않는 부분도 존재하며, 제타 헤일로에 얽힌 비밀들을 파헤친다고 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납득이 되는 무언가를 보여줬다기엔 애매한 부분도 존재한다. 소위 말하는 떡밥으로 여겨진 추측들도 언급이 되지 않거나 상당히 빗나간 부분들도 많은데다 애초에 풀어놓은 이야기들을 헤일로 인피니트에서 모두 닫아버릴 가능성도 낮았거니와, 실제로 후속 스토리를 예고한다는 느낌을 주는만큼 한동안 또 헤일로를 놓지 못할 것 같다.
각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새로이 등장하는 하빈저는 그렇게 큰 매력을 느낄 수 없었지만 에코-216은 영웅적인 헤일로 시리즈의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소시민적이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어 매력을 뽐내고, 코타나의 대체 포지션인 무기도 앳된 모습에 감정을 잘 드러내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하는 등 발랄한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의 흐름에 끼어든다. 무뚝뚝하지만 헤일로 시리즈의 대표적 영웅 마스터치프는 여전히 단답형 대화 위주로 커뮤니케이션을 취하지만 멋지게 보일만한 부분에선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마스터치프 사이드의 등장인물들이 제법 매력적이다.
■ 오픈월드와 캠페인
이 빌드를 통해서는 게임의 캠페인 모드만 이용할 수 있었다. 플레이어는 가장 처음 캠페인을 시작할 때 난이도를 설정하고 해골 역시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처음에는 소유하고 있는 해골이 없으니 게임을 플레이하며 해골을 수집해야 한다. 캠페인 모드는 최초에 마스터치프와 에코-216이 만나고, 본격적으로 제타 헤일로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선형적인 캠페인 컨텐츠를 진행하지만 제타 헤일로에 진입한 이후론 비교적 자유롭게 제타 헤일로의 곳곳을 탐험할 수 있다.
테크니컬 프리뷰 빌드에서도 볼 수 있었겠지만 오픈월드 컨텐츠로 UNSC 분대를 구출하거나 주요 표적인 네임드를 처치, 전진기지 점령 등의 컨텐츠와 마스터치프의 네 가지 보조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스파르탄 코어 수집 및 멀티플레이용 커스터마이즈 아이템, 라디오 기록 수집 등이 준비되어 있다. 물론 아주 좁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타 헤일로의 일부 구역만을 오픈월드로 구현했고, 오픈월드 컨텐츠들을 진행하면서 포인트를 모으면 차차 추가 장비들이 개방되어 전진기지에서 소환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각 맵들이 섬처럼 거대한 협곡을 사이에 두고 분포해 특정 지역은 캠페인 진행이나 비행용 탈것을 사용해야만 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캠페인은 제타 헤일로 내 표시된 목적지에 도달하면 진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번 프리뷰에서 활용된 빌드에선 캠페인을 다시하는 기능을 찾아볼 수 없었는데, 각 캠페인 미션에도 수집 요소 등의 부가 컨텐츠들이 표시된 만큼, 정식 출시 버전에선 이런 기능들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캠페인을 마무리하고 나면 오픈월드의 각종 컨텐츠들을 소화하게 되며 엔딩을 보더라도 점령하지 않은 기지나 제타 헤일로 곳곳에는 배니시드와 코버넌트 병력이 돌아다니는 장소가 존재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캠페인을 진행할 때도 다른 캐릭터로의 교체 없이 쭉 마스터치프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새로운 적은 하빈저와 닮은 스키머란 이름의 비행 유닛들이 등장해 마스터치프를 위협해온다. 그래플 건을 비롯한 네 가지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전투를 벌일 수 있게 되고, 초기 그래플 건만으로도 높은 곳을 꽤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처음에는 좀 미묘한 성능의 장비도 있긴 하나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면 나름대로 쓸만한 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된다.
한편 필드의 네임드 표적 외에도 캠페인을 진행하며 만날 수 있는 네임드 보스들이 존재하는데, 일부는 캠페인 챕터 보스라는 느낌을 주는 전투 방식을 보여주나 일부는 그냥 필드의 네임드 표적들처럼 별다른 회화 없이 죽일 수 있어 보스의 느낌이 약하다는 감상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QTE식으로 퉁치는 전투는 없었고 나름대로 보스의 유형에 따라 대처법을 달리해 공략하는 전투는 즐겁다.
■ 14시간 내외의 캠페인
멀티플레이 컨텐츠는 이미 앞서 선보였고, 캠페인도 나름대로 흥미롭게 즐길 수 있었다. 사실 플레이하는 도중에 허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그대로 14시간 내리 끝장을 볼 생각을 했을 정도로 몰입도와 흥미는 충분했다. 대체 전작에서 이야기를 어떻게 끌어갈 것인지 보자 싶었던 기분도 이런 플레이 방식에 영향을 주긴 했겠지만, 개인적으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집중도가 떨어지는 구간은 없었다. 결국 엔딩을 보면서 이렇게 끝이야? 싶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무래도 체험한 빌드가 정식 출시 빌드는 아니었을테지만 몇 가지 오류들도 있었다. 일단 캠페인을 8시간 정도 진행한 시점에서 멀리 떨어진 몇 군데를 오가야 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 부분에서만 몇 번의 튕김 현상이 있었다. 또, 한국어 음성의 녹음이 끝났지만 자막과 음성이 다른 부분들이 상당히 많았으며 번역이 애매한 부분이라던가, 자막의 타이밍이 맞지 않는 부분, 하빈저의 대사 하나가 영어 그대로 출력되는 부분이 있다. 후반부 마스터치프의 대사도 한 줄 내지 두 줄 정도 녹음이 되지 않아 무음 처리된 부분이 있다.
일부 거점을 확보하는 곁다리 플레이를 하기도 했지만 엔딩 크레딧 약 30분 내외를 포함해 캠페인 엔딩까지의 플레이타임은 14시간 전후다. 물론 보통 난이도 기준이며 본격적인 헤일로 전투의 맛은 영웅 난이도 이상을 플레이해야 느낄 수 있겠지만 말이다. 일부 전진기지나 스파르탄 코어, 가는 길에 발견할 수 있는 라디오 등을 수집하긴 했지만 캠페인을 종료한 시점에서 36%의 컨텐츠 달성도를 보였으니 100%까지 플레이한다면 좀 더 긴 플레이타임이 확보될 것으로 생각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