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발언권 강화...업계도 기관도 긴장

카겜, 게임위...목소리 듣는다
2022년 11월 10일 17시 48분 39초


 

지난해부터 강해지기 시작한 이용자들의 발언권에 게임업계도 관계 기관도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11월 10일, 오늘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등급 분류 회의록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고 이용자들과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불공정 심의 논란에 따른 개선책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10월 초, 게임위는 '블루아카이브' 및 여러 서브컬처 게임물을 대상으로 등급 상향을 통보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게임들에 대한 선정성 민원이 제기되면서다. 12세∼15세 이용가로 서비스되던 '블루아카이브', '페이트 그랜드 오더', '소녀전선'은 '청소년이용불가'로, 전체이용가 등급이던 '명일방주'와 '백야극광'은 각각 12세·15세 이용가로 등급이 상향됐다.

 

이에 해당 게임물 이용자들은 '남성 이용자들이 많은 게임들만을 대상으로 철퇴를 휘둘렀다'며 '심의에 공정성과 편향성이 의심된다'고 극렬히 반발했다. 특히 국민동의청원까지 진행하며 사전심의를 폐지하고 게임물에 대한 심의를 민간에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러한 이용자들의 목소리는 국회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10월 13일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해당 논란에 대해 '밀실 심사'로 정의하고 “최근 3년간 심의과정에서 위원 의견이 개진 된 경우는 227건에 불과했고, 위원들이 대부분의 경우 연구원의 검토의견에 따라갈 뿐이었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체계적인 기준 및 공정하고 투명한 등급분류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

 

일련의 논란이 있은 후 내놓은 이번 개선책에 따라 게임위는 우선 분기별로 '게임이용자와 대화'를 정례화하여 게임이용자들과 위원회 간 직접 소통을 추진하고, 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임이용자들의 정책제안 코너를 신설한다. 또 올해 안에 ‘게임이용자 소통간담회’를 개최하고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할 계획이다.

 

특히 등급분류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의사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현재는 정보공개 청구가 있을 때만 회의록 공개를 '검토'했지만, 내년부터는 선제적으로 등급분류·직권등급재분류·분과위원회 회의록 모두를 게임위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로 했다.

 

또 게임물 심의와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직원·위원의 전문성도 강화한다. 위원 3명으로 운영되는 직권등급재분류 분과위원회 위원을 5명으로 늘리고, 외부 게임 전문가 2명도 추가 영입한다. 게임위 측은 “모니터링단 채용 시 게임학과 졸업자, 게임업계 경력자를 우대해 전문 인력을 확보하겠다”라며 “내부 직원 교육도 강화해 위원회 내 전문가 양성에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태동기에서 성장기까지는 게임회사가 산업의 중심이었다면, 게임산업의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은 게임이용자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앞으로 게임이용자분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직접 현장에서 듣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앞서 9월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소송까지 진행되면서다. 

 

지난 8월,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운영과 소통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며 서비스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한국 서버가 일본 서버보다 중요 이벤트를 훨씬 늦게 공지하는 등 이용자들과의 소통이 부실하고, 각종 카드와 재화 지급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게이머를 차별하고 있다며 항의 문구를 적은 마차를 성남시 사옥 앞으로 보내는 ‘마차 시위’를 진행했지만, 카카오게임즈의 미숙한 대처로 이용자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고, 불매운동에 이어 급기야 집단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논란 역시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다행히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간담회 개최와 대책 마련에 힘썼고, 그 동안 이용자들이 요구하던 사항을 이행하거나 이행하기로 약속하면서 오늘인 11월 10일 이용자 단체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낸 집단소송을 취하했다.

 

소송단 대변인이자 소송대리인인 이철우 변호사는 “궁극적인 소송 목표는 게임 정상화였기 때문에 수시로 카카오게임즈측에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거나 개별 이용자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이 있었다”며 “사측이 이러한 의견을 대부분 반영했음을 확인했고, 내부 회의와 소송 참여자들 의사를 전부 취합해 취하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송인단을 모집하고 소송을 진행했던 김성수 단장은 “아쉬운 부분은 남지만 게임 정상화라는 목적을 대부분 달성했다고 본다”며 “한국 첫 게임 소비자 집단소송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이용자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결과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쿠키런: 킹덤'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데브시스터즈도 최근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이용자들을 중심으로 운영 미숙 논란에 휩싸였다. 공식 카페 매니저가 자유게시판에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고, 임시점검 보상이 중복으로 지급되는 등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놓은 사과문에는 꼬리자르기식 해명에 급급했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용자들은 성명서를 내고 "데브시스터즈는 개편이라는 이름하에 노골적인 재화 감축과 게임 피로도 증가를 일삼았고 이용자들은 이에 대한 피드백 및 수정 요구를 지속해왔으나, 한국 쿠키런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CM과 PD의 피드백 회피와 게임에 대한 낮은 이해도, 이용자 기만으로 보이는 거짓 발언 등은 이용자들이 더 이상 데브시스터즈의 운영 능력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매주 목요일 진행되던 생방송도 11월 2일부로 종료, 이용자들은 '아예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쓴 소리 듣기 싫다고 이용자들과 소통을 막아버린 것", "CM이 게임을 하면서 적성에 안맞는다고 말하면 어쩌라는거냐, 우리도 게임 잘 아는 CM을 원한다", "그나마 있던 소통 창구를 없앤 것" 등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던 넥슨은 진심어린 사과와 적극적인 대처, 이용자에 대한 소통 강화 등으로 올해들어 급격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게임 내 각종 확률형 아이템들의 확률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넥슨 나우'를 도입하고, 이용자 간담회 개최 및 라이브 방송, 콘서트 개최나 전시회 참가 등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평이다.

 

이에 넥슨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특히 활발한 소통 행보를 지속하며 신규 콘텐츠,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낸 ‘메이플스토리’가 전년동기 대비 47% 매출이 증가했고, ‘마비노기’에서 진행한 론칭 18주년 기념 이벤트와 대규모 여름 업데이트가 인기를 끌며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66%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에 대한 공으로 넥슨은 이용자들 덕분이라고 평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처럼 좋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넥슨 게임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유저들 덕분이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서 오래도록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정헌 대표도 "여러 방면에서 계속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자 노력할 것이고 재미있는 게임을 잘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넥슨이 되는 방향으로도 체질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정헌 대표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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