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한 레서판다의 섬 생활기, '아카(Aka)'

농사보단 퀘스트 위주
2022년 12월 30일 10시 45분 05초

지난 15일 네오위즈가 서비스하고 코스모 가또가 개발한 캐주얼 힐링 어드벤처 게임 '아카(Aka)'가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에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아카는 오픈월드에서 펼쳐지는 힐링 어드벤처 게임으로 퇴역 군인인 레서판다를 주인공으로 삼아 전쟁의 피해를 입은 영혼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힐링해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채집과 제작을 통해 섬을 가꿀 수 있고 미니 게임과 수영, 구름 관찰, 섬 탐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한 힐링 체험이 가능하며 NPC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주어진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은 또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정식 출시 버전에는 단풍 섬, 야자수 섬, 대나무 섬, 소나무 섬 등 각각 다른 기후와 매력을 느낄 수 있는 4종의 섬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고양이 술집, 타로카드 점집, 모자샵, 제분소, 발명가의 집 등 각 섬과 마을을 돌아다니며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에서 필요한 상호작용이나 미니 게임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이번 리뷰는 닌텐도 스위치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다.

 

 

 

■ 퇴역 군인 아카

 

게임의 타이틀인 아카는 이 게임의 주인공인 레서판다의 이름이기도 하다. 귀여운 비주얼로는 쉽게 상상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카는 전쟁을 경험한 퇴역 군인이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첫 번째 챕터에서 전쟁터를 떠나는 아카의 모습을 보여주며, 친구 톰의 편지에 따라 배를 타고 유유히 소나무 섬으로 향한다는 것이 이 게임의 도입부를 차지하고 있다. 이후 톰이 추천한 안식의 섬 소나무 섬에서 그의 호의로 빈 집을 받아 아카는 자유롭게 섬에서의 생활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일단 메인 스토리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처음 소나무 섬에서 집을 받고 친구의 유골함을 습득한 뒤 산 정상에서 뿌려주라는 것 외에는 연계되는 느낌의 메인 스토리가 없기는 하다. 다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초기의 소나무 섬과 다른 섬들을 돌아다니게 될 텐데, 여기서 만나는 캐릭터들이나 사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추가적인 퀘스트를 받아서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도 있기는 하다. 일부 퀘스트는 정말로 구색 맞추기 느낌을 주는 단순한 퀘스트에 부가 스토리도 없지만 어떤 스토리들은 꽤 시간을 들여서 진행해야 하고 연계 퀘스트로 이어지기도 한다.

 

주요 퀘스트들 중에서도 새끼 용들을 키워준다거나 밖에서 사는 고양이에게 집과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스토리 퀘스트가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아카에서 중요하게 여긴다고 느낀 퀘스트는 밤 시간대가 되어야 만날 수 있는 유령들을 성불시키는 퀘스트다. 낮일 동안에는 유령들이 보이지 않지만 어두워지면 각 지역의 특정 위치에 유령들이 생성된다. 아카는 이들과 대화하고 특정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들의 미련을 풀어 성불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또, 의외로 그들의 사연과 관련이 있는 아카는 유령 성불 과정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기도.

 


 


 

 

 

■ 농사와 서브 컨텐츠들

 

내면의 평화를 찾는 힐링 게임을 표방하며 출시된 아카에서는 집을 얻은 극초반부터 농사나 가구 제작 등의 컨텐츠들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출시작들과는 방향성을 조금 달리하고 있다. 우선 농사는 딱히 상점 같은 곳에서 씨앗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초기에 톰의 집 창고나 아카의 집 옆 창고에서 씨앗을 얻어 밭을 갈고 심어서 키우게 되며 이후에는 여러 섬들을 돌면서 바닥에 떨어진 무작위의 씨앗을 주워다 심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용도의 상점이 없는 것이다.

 

여기에 농사가 약간 심화된 시스템을 탑재하고 나왔다. 특정 작물과 작물은 근처에 있으면 잘 자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고, 익충이나 해충이 들러붙기도 하는 등 마냥 심고 물을 주면서 기르면 끝이 아닌 것이다. 그래도 다른 유사 장르 게임들과 달리 며칠간 다른 섬에 다녀와도 물만 주면 어지간해서는 작물이 잘 죽지 않는다는 부분은 편리했다. 또, 작물을 키워도 특정 퀘스트를 진행할 때 필요한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용도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퀘스트에 필요해서 키우는 작물은 종류가 많지 않고 다른 작물들은 키워도 일종의 출하상자가 없어서 판매해 돈으로 바꿀 수도 없다.

 

서브 컨텐츠는 몇 종류가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카드 게임과 악기 연주일 것이다. 카드 게임은 몇몇 NPC들이나 유령과 즐길 수 있는데, 체력과 방어력을 카드를 내면서 올리고 상대의 체력은 0으로 만드는 간단한 룰을 가지고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퀘스트나 대화를 통해 새로운 카드를 얻는 것도 가능한데, 따로 덱을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브 컨텐츠에 추가되어 무작위로 해당 카드가 나오는 식이라 치밀한 덱 빌딩과 카드 배틀의 재미를 느끼긴 어려운 컨텐츠였다.

 

악기 연주는 이름 그대로 연주하는 컨텐츠다. 이것 역시 특정 유령이나 NPC들, 장소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데 악기마다 조금 연주법이 다르다. 북 계열은 마치 태고의 달인처럼 버튼을 바꿔가며 두들기는 식이나 피리 계열은 중앙과 위, 아래를 오가며 맞는 버튼을 눌러줘야 하는 차이가 있다. 카드 게임과 마찬가지로 할 수 있는 장소만 알고 있다면 언제든 연주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특정 상황을 제외하고 별다른 보상이 있는 것은 아니니 계속해서 즐길만한 원동력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 귀여운 비주얼은 강점

 

힐링과 내면의 평화는 아카의 특징으로 내세워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힐링 컨텐츠라고 불리는 농사는 그다지 할만한 이유가 없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서브 컨텐츠들 역시 열심히 매진할만한 동기가 부족하다. 더불어 친구의 유골을 뿌려주거나 유령의 한을 풀어주는 성불 파트의 스토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번역이 조금 엉성하게 느껴져 말투가 오락가락 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들보다 더욱 강점으로 내세울만한 부분은 아카의 비주얼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인 레서판다 아카부터 시작해 게임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대개 상당히 귀여운 동화풍의 그림체로 표현된다. 용에 이르러서는 조금 상상과 다른 비주얼이라 놀라긴 했지만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동화적인 화풍으로 표현된 세계에 상당히 어울렸다. 수면 위로 세워진 철로를 따라 운행하는 전차와 각양각색의 문화권이 가진 분위기를 보여주는 네 개의 섬은 각자의 매력을 꽤 괜찮게 표현해주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이런 세계들의 넓이가 전반적으로 좁다는 것이다.

 

스타ㅇ밸리 등의 게임 플레이 스타일을 생각하고 구매한다면 실망할 수 있겠지만 캐릭터의 비주얼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했다면 전반적인 게임의 아트 스타일은 꽤나 만족감을 줄 것이다. 한편 컨텐츠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은 편.​ 

 


편지나 도서관의 시는 미번역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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