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손에 꼽는 수작 중 하나, 2D·3D 오가는 액션 '견습 기사 모험기'

아기자기한 아트와 창의력 넘치는 시스템
2024년 09월 20일 00시 00분 11초

글로벌 인디게임 퍼블리셔 디볼버디지털의 기대작 '견습 기사 모험기(The Plucky Squire)'가 18일 정식으로 출시됐다.

 

2D와 3D 사이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액션 어드벤처 신작 견습 기사 모험기는 주인공 견습 기사 저트를 비롯한 이야기책의 캐릭터들이 주역이며 페이지 바깥의 3차원 세계에 모종의 이유로 접하게 되면서 이야기 속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를 넘나드는 모험담을 그려낸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이자 작중 등장하는 이야기 속 영웅 견습 기사 저트를 조작해 사악한 마법사 험그럼프의 부하들을 쓰러뜨리며 최종적으로 그의 음모를 저지하고 다시금 이야기 세계를 구해내야 한다. 2D와 3D를 넘나든다는 컨셉에 맞춰 퍼즐 요소, 액션, 미니게임 등으로 컨텐츠를 채워넣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플레이 기종은 PC(스팀)이며 플레이타임이 아주 긴 편은 아니기에 스토리 관련 스포일러는 가능하면 너무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 동화의 주인공, 현실과 책을 넘나들어

 

게임을 시작하면 개발사가 의도한 난이도인 모험 모드, 손쉽게 스토리를 즐기며 진행할 수 있는 이야기 모드 중 하나를 고르게 되며 이후 견습 기사 저트의 장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마치 동화책을 읽는 것처럼, 아니 실제로 책상에 놓인 동화책 견습 기사 모험기의 페이지를 넘기며 게임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하기 전까지 작중 설정상 견습 기사 저트는 주인공이며 영웅, 승리하는 정의의 편이었고 험그럼프는 그런 저트에게 패배하는 악당으로 묘사된다.

 

게임의 연출 상당 부분은 책을 넘기며 그림책을 읽는 스타일로 표현된다. 스토리는 권선징악 영웅담을 다룬 동화 견습 기사 모험기의 저트가 이 세계가 이야기 속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금 암약하는 험그럼프를 막으려다 한 번 책 밖으로 추방당하면서 차원을 초월하는 능력을 얻어 이를 활용해 험그럼프의 음모를 막아내려는 영웅담을 담고 있다. 비교적 초반부에 책 바깥으로 추방되지만 현실 세계와 자신의 고향 책의 세계를 오가는 일은 게임을 플레이하며 빈번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미 견습 기사 모험기의 주인공인 저트는 성장이 완료된 완성된 영웅으로 보아야 하며, 이 완성된 영웅이 새로운 위기를 풀어나가는 내용과 친구들과의 협력 등이 주된 스토리의 흐름을 채워넣는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길이는 아주 긴 편은 아니나 너무 짧지도 않고 가격에 알맞는 수준의 볼륨을 자랑한다고 생각된다. 게임 진행은 선형적인 방식.

 


 


 

 

 

■ 2D와 3D 오가는 모험

 

견습 기사 모험기​는 앞서 여러 차례 이야기했던 것처럼 주인공 저트가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 속 이야기와 게임 속 현실세계 사이를 오가는 2D와 3D의 경계를 허문 작품이다. 저트가 자신의 책 속 이야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험그럼프를 찾아갔다가 책 밖으로 추방된 것을 계기로 동화책 밖으로 드나들 수 있는 굉장한 능력을 얻게 된 셈인데, 이런 스토리 특성을 살려 저트의 모험은 2D, 3D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퍼즐, 전투, 미니게임들로 수놓아져 있다. 마치 동화책을 보는 것처럼 게임을 진행하다가도 간단한 방식의 미니게임으로 장면을 전환하거나, 현실이나 책 속 세계의 물건을 다른 쪽 세계로 가지고 들어가 돌파구를 만들어내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시스템에 풀어냈다.

 

책 속 세계는 닌텐도의 고전 명작 젤다의 전설 초기작처럼 비스듬한 탑뷰 시점으로 페이지를 돌아다니면서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이 페이지들에는 적대적인 몬스터들도 등장하지만 우호적인 캐릭터들도 RPG처럼 저트 일행과 대화를 하는 등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며 일정 간격마다 등장하는 상점 NPC도 준비되어 있다. 수풀이나 나무를 공격하면 코인이나 갤러리에 수집되는 특전 이미지들을 해금할 수 있고 회전베기, 점프 공격 같은 기술들은 상점에서 구매해야 사용할 수 있다.

 


 


아니 남의 집에는 들어가지 마

 

물론 시점이 탑뷰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때때로 횡스크롤 플랫포머 형식으로 진행되는 페이지도 존재하며 보스전이나 일부 지점에선 미니게임 방식의 페이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이라는 특징을 살려 페이지에 서술된 내용 중 지정된 위치의 단어를 꺼내서 다른 단어로 대체하면 실제 페이지 내의 상황이 교체한 단어에 맞게 변화한다. 비단 통과하기 위한 정답이 아닌 경우에도 해당 상황을 잘 만들어뒀기 때문에 일부러 오답을 골라넣어 보는 것도 나름의 소소한 재미가 있다.

 

진행하다보면 페이지 밖으로 나가 이전 페이지 중 원하는 단어를 골라내거나 책을 기울여서 페이지 안의 상황을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며 페이지 밖에서는 제트팩이나 미니게임 겸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도구를 얻기 위해 카드로 들어가거나 그림에 들락날락하는 구간도 존재한다. 외부는 기본 3D 액션 게임 형식이지만 자신이 등장하는 책이 아닌 그림도 엄연히 다른 세계로 취급되어 들어갈 수 있다는 설정을 활용해 책만 출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낙서 등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 최고에는 한끗 모자라도 정말 훌륭한 게임

 

견습 기사 모험기​는 올해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 손에 꼽을 수 있는 수작이라 생각된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게임 자체도 약간이지만 사양을 타기도 하지만 책이나 낙서, 그림 속을 진입할 수 있다는 훌륭한 설정 속에서 사실상 정해진대로 가야하는 선형적인 방식이기 때문에 그 창의적인 즐거움을 더 느낄 기회가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고 PC에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조작할 경우에는 전체화면이 아닌 다른 옵션일 경우 마우스 버튼이 드문드문 씹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소소한 아쉬움 속에서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전반적인 스토리가 단순하더라도 작중 등장인물들의 대사를 활용해 나름의 복선을 깔아두는 방식, 게임의 시점과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물론 과감하게 동화책 바깥의 3D 세상으로 끄집어내 이 오가는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즐거운 퍼즐과 미니게임을 담는 방식으로 플레이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즐거움에 빠지게 만들어준다. 난이도 자체도 평소 비슷한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해봤던 사람이라면 개발사의 의도에 부합한 모험 모드를 선택한다 해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정도이므로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디볼버디지털은 대박을 건져올렸다. 재미있고, 개성적이면서도 귀여운 아트 디자인을 즐길 수 있으며 잘 만들어진 수작이다. 기분 좋게 플레이할만한 신작을 찾고 있다면 가볍게 견습 기사 모험기​를 장바구니에 넣어보는 것도 좋겠다.​ 

 


놀랍게도 한국어 더빙이 완료되어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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