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배틀 재현, 상당히 높은 만족감...'드래곤볼 스파킹! 제로'

혼자 놀아도 충분한 재미
2024년 10월 18일 18시 18분 51초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PS5, Xbox Series X/S, PC 스팀용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를 지난 11일 정식 발매했다.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는 천지를 뒤흔드는 한계 돌파 드래곤볼 배틀을 슬로건으로, 에네르기파, 무공술 등 드래곤볼 특유의 기술을 구사하며 싸우는 3D 대전 액션 게임 신작이다. 드래곤볼 시리즈에 등장하는 개성 넘치는 능력과 특징을 살려 초사이어인으로 변신하거나 극한까지 기를 모아 펼치는 강력한 필살기로 일발 역전을 노리는 등 드래곤볼 특유의 드라마틱한 배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번 작품은 전작 드래곤볼Z 스파킹! 메테오에서 진화해 날려버린 후 추격, 타이밍을 읽어 사용하는 카운터 등 스파킹! 시리즈의 전통이라 할만한 배틀 시스템은 유지하고 새로운 액션을 더하며 시리즈 최대 규모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번 리뷰는 PC 스팀 버전을 게임패드로 플레이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 오공을 비롯한 8인의 스토리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의 싱글 플레이 컨텐츠 중에서는 게임의 메인 스토리 컨텐츠인 에피소드 배틀이 준비되어 있다. 에피소드 배틀은 8인의 등장인물을 꼽아 그들의 본편 스토리 또는 IF 스토리로 구성해서 장 형식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손오공이 주인공인 손오공전은 초반에 라데츠와의 대결을 필두로 이어지는 제1장을 사이어인편, 프리저와 싸우는 나메크성 편 등으로 진행되고 드래곤볼 슈퍼의 지렌과 맞서 싸우는 우주 서바이벌 편까지를 큰 덩어리로 나눠서 전개하고 있다.

 

각 에피소드는 몇 개의 배틀로 구성되어 배틀의 시작이나 종료 이후 3D 컷신이나 스크린샷 형태의 연출을 활용해 플레이어가 스토리의 흐름을 따라가게 만들었다. 여기에, 스토리에서 원작보다 훨씬 빨리 상대를 쓰러뜨려버리거나 특정한 조건을 갖추고 진행한다면 IF 루트로 분기가 나뉘기도 한다. 분기가 있는 스테이지에는 갈림길 표시로 해당 스테이지에 분기점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때문에 무작정 상대를 쓰러뜨리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원작의 명장면들을 재현한다는 느낌으로 플레이해야 정사 루트로 진행되는 느낌이다. 예시로, 오공 블랙과의 최종전에서는 연전 끝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살아남는 방식으로 정사 루트에 진입할 수 있다.

 

손오공 외에도 매력적인 빌런으로 등장해 거의 선역 수준으로 돌아서 손오공과 라이벌리를 형성하던 베지터, 손오반, 피콜로, 미래 트랭크스 같은 캐릭터는 물론, 프리저나 오공 블랙, 지렌과 같은 악역 사이드의 캐릭터들도 에피소드 배틀이 준비되어 있으므로 색다른 느낌의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프리저 같은 경우는 종종 밈으로 쓰이는 기업 총수 같은 느낌의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 이외에도 단편 형식의 IF 컨텐츠인 엑스트라 배틀이나 에디트 모드, 월드 라이브러리를 통해 더 많은 배틀을 즐길 수 있다.

 


 


스토리에서 행동 선택지를 고르는 것으로도 분기가 나뉜다.

 


빠질 수 없는 그 장면

 

 

 


3D 컷신

 

■ 뛰어난 퀄리티의 드래곤볼 배틀 재현

 

드래곤볼의 명장면이나 캐릭터를 가지고 다양한 명승부를 만들어가는 정체성이 드래곤볼 스파킹! 시리즈의 정신이라면 최신작 드래곤볼 스파킹! 제로 또한 확실히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에피소드 배틀이 다이제스트 형식으로 통째로 넘어가는 부분도 있기는 하나, 배틀에 있어서 플레이어는 드래곤볼 원작의 멋진 캐릭터들이 보여주는 장면들을 만족스럽게 재현할 수 있기 때문. 배틀에는 182종 가량의 캐릭터가 플레이를 통해 차차 해금되고, 이들을 활용해 앞서 언급한 에디트 모드를 활용하는 식으로 나만의 배틀을 만들어보는 것도 가능하다.

 

계왕권 등 일부 기술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드래곤볼 속 배틀의 재현도가 높고 퀄리티 또한 훌륭하다. 오공의 머리 광택 등 역시 일부분에서는 원작처럼 무광처리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은 점도 있지만, 배틀은 단순히 캐릭터들의 기술들만 보더라도 멋지게 재현됐으며 숙련도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마치 드래곤볼의 장면들과 같은 눈이 따라가기 힘든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 중 하나가 고수들끼리 붙으면 보이는 Z카운터, 초카운터의 연속이나 순간이동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것을 서로 주고 받는 모습이다.

 


사실 베지터처럼 블루 변신은 하지 않는 게 더 나아보이는 캐릭터도 있다.

 


 


프리저는 오공으로 잡기를 사용하면 특수한 모션이 발동된다.

 

싱글 플레이 컨텐츠에서 일종의 엔드 컨텐츠는 에디트 모드라고도 볼 수 있다. 엑스트라 배틀까지 전부 섭렵하고 나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업로드한 커스텀 배틀을 플레이해보거나 자신이 직접 간단하게 배틀을 만들 수도 있고, 아예 장면을 구성하는 대사나 제목, 전투 트리거들까지 조절해 드라마틱한 배틀을 만들어내보는 것도 가능하다.

 

트리거의 종류 중에는 자신의 체력이 몇 퍼센트 이상 또는 이하 같은 식의 조건도 존재하고 이런 트리거를 만족했을 때 캐릭터를 변신시키는 등의 연출을 넣을 수 있다. 생각만 잘 해보면 만들 수 있는 배틀이 다양해 직접 몇 개 만지작거리다 보면 최종적으로 컨텐츠를 다 즐기고 나면 이런 쪽에 매진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멀티플레이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캐릭터가 최다 참전이기도 하고, 밸런스 면에서 돌출된 캐릭터들이 있기 마련인지라 난이도가 꽤 있다. 지난 미디어 인터뷰에서도 온라인 대전의 실력차 관련 문제에 답변하면서 '드래곤볼다운 배틀을 즐긴다는 관점에서 플레이해달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확실히 이용자 리뷰에도 일부 캐릭터의 돌출된 강함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거대 캐릭터에 대한 대응법을 알지 못한다면 만났을 때 꽤나 고생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 손오공전 에피소드 배틀 제1장에서도 베지터가 거대 원숭이로 변하는 스테이지가 일종의 '통곡의 벽'이 되기도.

 


에디트 모드의 연출 설정

 


근데 대사 같은 건 찾기가 좀 힘들다.

 

 

 

■ 드래곤볼 팬이라면 안 할 수가 없다

 

사실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180명이 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전부 다른 캐릭터인 것이 아니라 손오공과 베지터, 손오반 같은 주요 캐릭터의 바리에이션을 캐릭터화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따지고 보면 그보다는 조금 줄어든다.

 

물론 확실히 초사이어인 단계에 따라 다른 기술을 구사하기도 했고, 이렇게 다른 변신 형태에서 캐릭터를 소홀하게 만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변형 나름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이기는 하다.

 

다만 스토리 모드인 에피소드 배틀의 경우 잘린 파트들이 아쉽기도 하고, 스테이지가 그렇게까지 많은 편은 아닌데도 스토리 연출의 꽤 많은 부분을 이미지로 떼운 것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배틀 밸런스나 특정 컨트롤 방식에 대한 직접적인 이슈도 조금 대처가 늦는 편이다. 밸런스야 캐릭터가 그렇게 많으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클래식 컨트롤이 온라인 대전에서 특정 조건을 갖추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버그 등 플레이 경험에 영향을 주는 이슈는 보다 빠른 피드백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 외에도 전작에 있던 싱글플레이 컨텐츠들을 좀 되살려주길 바란다.

 


랭크 배틀은 확실히 비슷한 플레이어랑 잡히니 긴장감 있는 승부가 가능하다.

 


플레이를 통해 용신이나 슈퍼 용신을 불러낼 수 있는 드래곤볼을 얻을 수 있다. 확률은 낮다.

 

배틀 중에는, 아쉬운 부분이라기보단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역의 문제로 '난이도'가 있다. 기본 난이도 설정으로 플레이 하고 있을 때 보통 손오공의 에피소드 배틀 컨텐츠를 플레이해보게 될 것 같은데 이게 극초반인 베지터의 거대 원숭이 스테이지부터 꽤나 난이도가 뛰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의도된 바로, 조금 고생했던 스테이지들은 실제 원작에서도 손오공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명장면들이었다. 이런 면에서 기자는 의도한 대로 반영된 난이도 곡선이라 생각하나 그 시기가 너무 빠른 편이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파훼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미는 좀 떨어지게 될 지도 모르겠지만 난이도를 내려도 정 못 이기겠다면 기를 한계까지 모으고 초과분을 채우면 발동하는 스파킹 상태에서 연타로 적을 날리고 기술을 사용하면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다. 심지어 이 방식은 손오공 에피소드 배틀 마지막까지 거의 다 통한다.

 

전반적 퀄리티는 드래곤볼 열성 팬이라면 눈에 밟히는 것이 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하지 않을 수 없는 게임이며, 한 번이라도 드래곤볼 원작을 접해본 적이 있는 게이머라면 플레이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 기자 또한 과거 만화책으로 뒤늦게 드래곤볼을 접했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원작의 배틀을 잘 구현했다고 느낄 수 있었다. 특유의 그 끓어오르는 배틀을 즐겨보고 싶다면 플레이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격투 게임을 잘 못하더라도 정말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통곡의 벽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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