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시프트업 스튜디오 사옥에서는 6월 12일 PC 버전 출시가 진행된 ‘스텔라 블레이드’를 기념한 개발진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출시 이후 1시간 만에 동시접속 5만명 이상을 기록했고, 첫날 스팀 동시 접속자 18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며, 해외 유저들의 평가도 매우 좋다. 예약분을 포함한 판매량도 순항 중이다. 순수 국내 제작 1인 패키지 게임으로서는 가장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좌: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 우: 김형태 디렉터
인터뷰 자리에는 시프트업 ‘김형태’ 디렉터 및 ‘이동기’ 테크니컬 디렉터가 참여했으며, 인터뷰는 질의 응답 형태로 진행됐다.
- 향후 본편 이야기 확장 계획이나 프로젝트 스피릿 협업 가능성이 있는가
현재 스토리 라인이 다소 빈약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게임을 만들 때 굉장히 게임 자체가 일찍 만들어졌는데 발목을 붙잡았던 것이 컷신이다. 대부분의 분량이 액션으로 이루어져 있고, 액션에서 스토리 텔링을 하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컷신으로 내러티브 드립을 해야 되는데 처음에는 굉장히 많은 설정을 했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옷을 갈아입는 것도 이야기상에 있었을 정도다. 다만 제작을 하다 보니 컷신 제작 코스트가 너무 높아 메인 줄거리를 제외한 세계관이나 캐릭터의 서사를 완성시켜 줄 수 있는 그런 컷신들 외에는 효율적으로 쳐내고 겨우 완성을 할 수가 있었다.
이는 이러한 부분들을 담당하는 개발 인력 풀이나 시스템 정착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약간의 부족함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현재에 이러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이야기가 유저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진행될 수가 있는 만큼 조심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추후에 작품을 만들 기회가 있다면 그때는 충분히 서사가 풍족한 상태로 제작을 해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스피릿이나 다른 협업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가능성이 열려있다. 다만 스텔라 블레이드를발매한 지 1년이 지난 만큼 어디까지 스텔라 블레이드를 서포트 할 것인가, 그리고 차기작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조금씩 변화는 있을 예정이다.
- PC 버전 발매를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
PC 버전을 준비할 때 저희 쪽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은 유저들이 즐기는 환경에서 최적의 경험을 주는 것이었다. PC 환경에서 키보드 및 마우스로 즐겼을 때도 유저가 충분히 만족할 수 있도록 풀 커스터마이징 같은 것을 지원했다.
하이엔드 시스템을 가진 유저들은 이를 활용한 퀄리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사양이 다소 떨어지는 유저들의 경우에도 게임을 쾌적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했다. 정리하자면 모든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때 특정 상황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최적화와 조작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 출시 하루만에 동시 접속자 수가 18만명을 넘었다. 이 정도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을 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다. 10만만 넘겨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유저분들이 많이 사랑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욕심을 내서 이제 20만까지 갔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지금도 너무 훌륭한 수치라서 정말 감사드린다. 다만 이러한 맥스 동접 수치에 집착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게임이 사람들에게 스테디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 나가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 최근 많은 게임들에서 비공식 모드 제작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이 궁금하다
사실 데이터 변조라는 부분은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속도를 올려주는 것부터 게임성을 바꾸는 것까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악용이 되는 것만 아니라면 저는 게임의 플레이 감각이나 플레이 영역을 넓혀주는 역할을 모두가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해킹에 가까운 정도이거나,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는 만큼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념하셔서 적용을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모드라는 자체가 저희 쪽에서 검토하거나 테스트를 한 것이 아니다 보니 유저분들이 이를 활용해 게임을 즐기시는 것은 괜찮지만 만약 게임 동작이 이상하거나 하다면 다시 순정 상태로 돌려서 그런 부분들을 테스트해 보시거나 게임을 해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모더들이 아직 화력이 약하다. 아직은 오피셜이 조금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
- 아무래도 모드에서 유저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라면 역시 ‘스킨’이 아닐까 싶다. 지난 프랑스 IGN 여성 기자의 어처구니없는 리뷰 내용도 그렇고 스텔라 블레이드가 일부에서는 남성 중심의 게임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어느 정도의 노출은 괜찮지만 누드 패치 같은 다소 선 넘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저희 게임이 18세 이상인 만큼 그것을 제재할 명분이 없다고 생각한다.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실제로도 이러한 부분들이 컨트롤이 된 케이스가 아마 없을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누드 패치 등을 만들어서 비싸게 파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보다는 유저들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티 같은 느낌으로 해 주신다면 어떤 형태가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
유저들의 자유이고, 게임을 소유하신 만큼 그걸 어떻게 내 마음대로 즐기느냐는 전적으로 유저분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제재를 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다만 여러분들이 사회인인 만큼 커먼 센스 안에서 생각을 해 주실 것이고,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해 주실 거라고 저는 믿고 있다.
- 2차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이나 앞으로의 정책 및 생각을 어떻게 가지고 계신지 궁금하다
저희는 회사 창업을 했을 때부터 2차 창작에 대해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고 한계를 두지 않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많은 분들이 2차 창작을 해 주시고 계시고,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도로롱’ 같은 경우는 저희가 원 제작자분들에게 저작권을 구입해 상품화를 진행한 케이스다. 앞으로도 유저분들이 이러한 창작을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고, 그 중에서 저희가 공식적으로 채용할 만한 그런 것들이 있다면 양해를 부탁드리고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 자리를 빌려서 2차 창작물을 만들고 계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
현재도 다양한 ‘도로롱’들이 판매되고 있다
- 현재 준비중인 ‘스텔라 블레이드2’가 원래는 스토리 DLC로 개발을 하다가 방향이 바뀌면서 2편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2편의 경우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때쯤 확실히 만날 수 있을까. 2편 역시 소니의 세컨드 파티 기조를 유지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DLC를 준비하다가 볼륨이 너무 커졌다. 결국 차기작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서진행중인 상태다. 다만 그 뒤로도 많이 바뀌었다. 여기에 지금 현재는 PC판에 전 인력이 다 투입이 된 상태라 진척이 많이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지금은 어떻게 해야 저희가 또 다음 세대의 비전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면서 R&D를 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2027년에 나오면 너무 좋겠지만 생각보다 남은 시간이 짧은 만큼 최대한 노력은 해보겠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하지만 2편도 멋진 작품이 될 것이라는 부분은 제가 장담 드릴 수 있다.
- 스텔라 블레이드가 현재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유저분들이 어떤 부분을 가장 높게 평가해 주셨다고 생각하는가
게임은 필수적인 삶을 살고 남는 휴식 시간에 가치 있게 쉴 수 있는 것을 고를 때 골라주시는 엔터테인먼트다. 그래서 재미적인 측면에 신경을 많이 썼다.
게임에서 무언가를 가르치려고 하거나, 아니면 뭔가 사상을 전파하려고 한다거나, 선민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면 게임의 세계가 망가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배제하려고 생각을 했었고, 이러한 부분들이 유저분들에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본질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는 인정을 해 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게임도 한 사람의 창작물이기 때문에 거기에 무엇을 담을지는 자유다. 저는 그 다양성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들이 가끔 쉬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즐거움도, 몰입할 만한 경험도 있는 게임이 필요한 타이밍이 왔을 때 저희 게임이 그것을 채워드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 ‘스텔라 블레이드’ IP를 활용한 다른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실 의향이 있는지 궁금하다. 추가로 RPG 게임의 경우는 숨겨진 요소들을 찾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한데 상대적으로 액션성이 강한 게임들은 이러한 부분이 다소 적은 편이다. 차기작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대폭 넣을 의향이 계신지 궁금하다.
스텔라 블레이드도 PC판 및 플스판을 포함해서 의외로 숨겨진 데가 많이 있다. 아직도 유저들이 발견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을 것 같다.
제가 직접 레벨 디자인에 참여해 배경을 만들고 다른 곳에 있는 아이템을 그곳에 옮겨놓고 하는 작업들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의외로 재미있는 곳에 아이템들이 숨겨져 있는 것들이 많다. 수치적으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상당히 많이 숨어 있다.
다만 이것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보니 의미 있는 보상보다는 소소한 재미 요소로 들어가게 됐고, 그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앞으로 제작하는 게임들은 이러한 소소한 재미뿐 아니라 “필수 요소가 아닌데 이렇게까지 했어?” 라고 생각할 만한, 굉장히 비효율적인 부분을 더 많이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게임을 효율적으로 하려고 플레이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여러 가지 비효율적인 일들을 하면서 로망과 낭만을 느낀다. 저는 이러한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말씀주신 대로 앞으로 그런 것들에 더 힘쓸 예정이다.
IP 같은 경우는 당연히 확장의 의지가 있다. 사실 애니메이션 관련해서도 지금 열심히 서치를 하고 있고, 그 외에 스핀 오프 같은 것들을 제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만큼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저희가 무리하게 회사를 확장할 계획은 없다.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회사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파이프라인을 늘리는 것은 상당히 신중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 스텔라 블레이드 1편과 이후 나올 2편 사이의 공백을 어떤 부분으로 채우실 예정인지 궁금하다.
원래 스토리 DLC로 만들려던 부분이 2편으로 넘어가게 됐다는 것은 이미 말씀드렸고, 그러한 만큼 큰 시나리오가 추가되는 것은 아직 예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유저분들이 원하신다면 저희가 고려를 해 볼 수는 있다.
공식적인 내용을 발표하는 자리가 아니다 보니 정확하게 언급드릴 수는 없지만 공백 기간을 메울 수 있는 준비는 하고 있다. 다만 이는 추후 PR팀을 통해 나가야 할 이야기일 듯하다.
아무튼 공백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을 맞이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굉장히 중요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고, 그것의 일부가 결과로써 여러분들께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니 앞으로도 기대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현재 PC버전의 반응이 뜨겁다. 그만큼 시프트업에 대한 글로벌 유저들의 관심도 상당한 편인데, 이러한 글로벌 팬 베이스의 잠재력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궁금하다
이제 게임 산업이 점점 고비용 산업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그만큼 한국 시장만으로는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글로벌 인기를 바탕으로 국가와 지역사회를 지역을 넘어서서 유저들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코리아 게임’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세계적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데 저희가 일조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인터뷰 후 팬들을 위한 ‘김형태’ 디렉터의 미니 사인회도 진행됐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